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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조선통신사] ㅇㄱ ㅈㅉㅇㅇ? 거짓말 같지만, 증명이 완료된 게임 속 요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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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통신사'란 조선시대 조선에서 일본의 막부 장군에게 파견됐던 공식적인 외교사절을 뜻합니다. 외교 사절이지만 통신사를 통해 양국의 문화상 교류도 성대하게 이뤄졌습니다.
 
이에 <게임조선>에서는 '게임을 통해 문화를 교류한다'라는 측면에서 게임을 소재로 다양한 이야기를 다루는 '조선통신사'라는 기획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최근 뜨거운 화제부터 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까지. <게임조선>이 매주 색다른 문화 콘텐츠를 전달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돌진이 있는 것을 보니 이미 발업이 완료된 상태인 것 같다
 
1월 22일, '하스스톤'은 확장팩 '스타크래프트의 영웅들'을 내놓으면서 자사의 게임인 스타크래프트와 첫 공식 콜라보를 진행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몇몇 카드는 디자인 측면에서 원작에 대한 낮은 이해도가 아쉽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반면, 개별 카드의 성능에 대해서는 꽤나 독창적이고 기발한 발상이 돋보여서 재미있다는 평가가 함께 공존하고 있어 사실상 호불호의 영역에 가까운 확장팩이라는 의견이 많다.
 
​그 와중에 유독 돋보이는 카드가 무엇이냐 한다면 당연히 '광전사(질럿)'다. 광전사는 일부 직업만 사용 가능한 영웅 카드인 아르타니스나 주문 카드인 시간 증폭의 효과로만 불러낼 수 있고 그렇게 불러낸 하수인 성능이 무려 3/4에 돌진이 붙어 있어 개별 유닛으로는 분명 준수한 스펙을 가지고 있지만 그렇게까지 사기적인 것은 또 아니다.
 
​그런데 저 광전사가 왜 주목을 받느냐고 한다면 아무런 조건이 걸려 있지 않은 풀 컨디션에서 테란 '전투순양함(배틀크루저)'의 '야마토 포'를 맞아도 죽지 않는 스타크래프트 1의 고증을 쓰잘데 없이 잘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토 포' 카드에 표기된 텍스트 플레이버에서도 '질럿은 한 방에 안 죽는다'고 명시되어 있다
 
해당 내용은 스타크래프트 관련 커뮤니티에서도 무려 20년 가까이 꾸준히 재탕되고 있는 것이 특징인데 '질럿은 야마토 한방에 안죽어'라는 제목만 보면 어떻게 테란 공중 최종 유닛의 필살기를 맞아도 프로토스의 지상 기본 유닛이 살아남을 수 있느냐, 가짜 뉴스가 아니냐는 반응이 나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실제로 해당 게시물의 내용을 보면 '야마토 포의 위력은 260이고 질럿은 실드 60에 체력이 100이라 당연히 죽어야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공격과 방어 유형의 영향을 받지 않는 실드가 60의 피해를 받아내고 남은 200의 피해는 기본 방어력 1로 인해 199로 줄어들며 폭발형인 야마토 포의 피해는 소형인 질럿에게 반감되기 때문에 99.5의 피해를 입고 체력을 1남기고 살아남는다는 설명과 함께 스크린샷을 첨부하여 사실임을 증명하고 있다.
 
비록 거짓말처럼 보이는 이론이지만 해당 게시물의 작성자 '거소그'는 철저하게 유닛의 정보와 상성을 조사한 자료를 토대로 사실임을 증명해내며 스타크래프트 이용자들은 물론 개발사인 블리자드로부터도 인증서를 받은 셈이 된 것인데 이번 조선통신사에서는 게이머들의 끝모를 탐구심이 사실임을 증명해낸 사례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참고로 해당 게시물은 25년 1월이 끝나가는 현 시점에도 꾸준히 올라오고 있다(...)
 

 

무, 무, 무, 무무-
 
디아블로 시리즈를 넘어서 블리자드의 유구한 전통의 장난질 '카우 레벨' 또한 이용자들이 존재를 증명해낸 사례 중 하나다. 디아블로 1편만 해도 숨겨진 젖소방의 존재는 그냥 루머에 불과했고, 우리가 아는 지금의 지옥 젖소(헬 보바인)의 모습이 담긴 스크린샷을 디아블로 2의 개발 단계 스크린샷이라고 블리자드가 직접 배포했을 때에도 날짜가 만우절이다 보니 그냥 웃어넘기는 게 일반적인 반응이었다.
 
심지어 스타크래프트를 싱글 모드로 플레이할 경우 플레이하던 게임/캠페인을 승리하는 치트 코드에도 '카우 레벨은 없다(There is no cow level)'는 내용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를 진지하게 생각하는 게이머가 있을리 만무했다.
 
그러나 디아블로 2에서 실제로 비밀의 젖소방, 음메음메 농장이 등장하면서 성역의 용사들은 경악을 금치 못헀고 장난성이 다분한 해당 인스턴스 던전이 엄청난 수준의 경험치와 아이템 드롭 테이블을 가진 사냥터라는 점에 두번 놀라고 말았다.
 
젖소방, 그런건 없다
 
때문에 후속작인 디아블로 3가 나올 당시 초유의 관심사는 젖소방의 유무였다. 로딩 화면에서 '젖소방은 없습니다' 라고 공언했지만 이를 믿는 이들은 아무도 없었고 숨겨진 젖소방으로 향하기 위한 레시피 내지는 루트를 찾기 위해 다들 안간 힘을 쓰고 있었다.
 
결국 용사들은 마치 젖소방으로 인도할 것만 같은 키 아이템 '소몰이 지팡이'의 도면과 재료 입수법을 찾아내는데 성공했고 그렇게 온 성역을 뒤져서 워트의 종, 레오릭의 정강이뼈, 검은 버섯, 무지개물과 재잘재잴 보석을 모아서 젖소방에 입장하는 상상을 하며 젖소 왕의 유령을 찾아갔지만, 그들이 마주하게 된 것은 무지개빛 가득한 알록달록동산이었다.
 
유혈이 낭자한 포니방도 젖소방만큼 괴악한 것은 사실이긴 한데...
 
숨겨진 던전이 있는 것은 맞았지만 젖소방은 없었다. 제작진들은 개발 과정 중에 여러번 무지개빛 유니콘들과 구름, 햇님으로 꾸며진 이미지로 암시를 줬기 때문에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카우방은 존재한다고 믿음을 꺾지 않는 이들이 있었고 결국 확장팩에서 젖소 끌창이라는 전설 미늘창을 통해 진짜 젖소방으로 향하는 입구를 찾아냈다.
 
때문에 현재 서비스 중인 디아블로 4에서도 젖소방의 존재를 찾아 헤매는 용사들은 열심히 성역을 뛰어다니고 있다. 실제로 전작의 소몰이 지팡이 레시피에 들어가던 일부 재료들이 디아블로 4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증명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쟁에서 노인은 절대 얕볼 수 없는 강자다. 숱한 전투에서 살아남은 것이 그 증거다
 
메탈 기어 솔리드 3의 주요 적대 세력은 '코브라 부대'다. 전세계 각국에서 차출한 최정예 특수부대원 출신이라는 설정이 있는 만큼 3편의 주인공인 네이키드 스네이크 입장에서도 결코 만만한 적이 아니며 군인으로서 갈고 닦은 전투 기술 외에도 초인의 영역에 도달한 특별한 능력이나 기술이 존재하기 때문에 기상천외한 공략법을 따라갈 수 밖에 없다.
그 중에서도 전설의 저격수 '디 엔드'는 굉장히 까다롭기로 유명한 상대다. 정공법으로 상대할 경우 숲속에서 미리 은엄폐를 하고 플레이어를 노리기 때문에 선공권이 디 엔드 측에 있는데다가 그 위치를 찾는 것조차도 쉽지 않고 만에 하나 위치를 찾아냈더라도 단숨에 처치하지 못하면 위치가 바뀌기 때문에 이를 다시 찾는 번거로운 과정이 반복될 수 밖에 없다.
 
심지어 노킬 플레이와 같은 파고들기를 한다면 디 엔드는 마취총으로 개조된 모신나강을 이용하여 네이키드 스네이크를 압박해오지만 반대로 스태미너를 깎아 제압하려고 들면 속전속결로 끝내지 못할 경우 자연회복해버리는 부조리함의 극치를 보여주게 된다.
 
그가 샀습니다... 가 아니라 그가 죽었습니다
 
둠삣...이 아니라 노환이 원인 아닐까요?
 
때문에 디 엔드를 처음 공략할 당시 그를 마주친 다음 일주일이 지나면 자동으로 클리어된다는 황당한 공략법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디 엔드가 평소에는 거동조차 불편해하는 노쇠한 인물이라는 점은 사실이라서 만약 포니조브예 창고에서 소련군이 그를 호송하는 과정을 발견하면 무방비 상태의 그를 한방에 처치할 수 있다는 공략은 어느정도 알려져 있었지만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고 일주일이나 버티라는 방법은 비현실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전작을 플레이해본 사람들 중 일부는 이미 플레이어의 조작 입력(인풋)을 읽고 사기를 치는 사이코 맨티스에게 대항하기 위해 컨트롤러를 다른 슬롯에 연결하는 황당무계한 공략법을 겪어봤기에 이를 실제로 시행했고 놀랍게도 사실이라는 것이 증명되고 말았다.
 
​이는 나중에 코지마 히데오의 발언을 통해 제작자의 의도가 밝혀지게 됐는데, 정면 승부로 클리어하기에는 굉장히 높은 난이도로 설계했기 때문에 주말에만 게임을 플레이하는 직장인과 학생을 위해 해당 해결책을 넣었다고 언급하며 정확히는 디 엔드를 조우한 다음 게임을 저장한 뒤 일주일을 기다리거나 콘솔 또는 가상 콘솔의 물리적인 시간을 일주일을 돌리라는 정확한 방법이 알려지게 됐다.
 
또 당신입니까? 바이 히데오 코지마
 

 
히히! 블러드 앤 바이올런스!
 
락스타 게임즈는 대표작인 GTA, 레드 데드, 맥스 페인, 맨헌트만 봐도 알수 있듯이 피와 폭력이 난무하고 플레이어가 하고 싶은 대부분을 재량껏 실현 가능하게 해주는 게임들을 주로 만들고 있다.
 
​애초에 GTA는 타이틀 명에서 차량 절도를 언급하고 있는 만큼 기본적으로 플레이어를 비롯한 대부분의 등장인물들이 법보다는 범죄에 가까운 영역에 발을 들이고 있으며 범법행위를 저지르는 일상이다.
 
​물론 그 이면에는 고증이 철저하게 지켜진 시대적 배경 묘사나, 법의 경계에서 범죄자들을 때려잡는 자경단으로서의 플레이도 가능한 높은 자유도가 간과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은 GTA를 즐기는 데 있어서 어떤 행동이 가능한지, 어떤 행동을 하면 경찰이나 군대에서 입질이 오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며 가상 현실을 만끽하고 있다.
 
​때문에 'GTA: 산 안드레아스' 내에서 야스각을 볼 수 있다는 문제의 '핫 커피 모드'가 존재한다는 소문에 대해서도 사람들의 의견은 크게 갈렸다. 이전에도 성인 클럽과 매춘부를 게임 내에서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는지라 간접적인 표현이 등장하는 선정성을 문제로 게임을 발매할 때마다 ESRB 등급 M(17세 이상 이용가)을 받은 상태였고, 게임 내에서도 실제로 뭔가 일어났을 거라고 암시되는 묘사는 있었지만 본 게임에 들어가는 것이 직접적으로 표현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커피 한잔 마셨습니다... 게임이 잘 안되도 좋습니다. 하지만 야스각 하나만 기억해주세요
 
그러나 게임의 데이터를 파헤치던 모더와 해커들이 데이터 마이닝을 하는 과정에서 숨겨진 파일의 존재를 찾아내고야 말았고 '커피 한잔 하자'는 멘트를 시작으로 진짜 본게임에 들어가는 것과 관련된 내용들이 발굴되면서 존재 증명이 완료된다.
 
​실제로 락스타 게임즈는 선을 넘고 싶다는 생각이 다분했고 해당 내용을 제작까지 했지만 만에 하나라도 ESRB 등급이 AO(성인 전용)를 받기라도 한다면 대부분의 콘솔 온라인 스토어에서 유통 불가 판정을 받게 되고 오프라인 도소매점에서도 극히 제한적으로만 취급할 수 있기 때문에 유통에 문제가 생길 것을 우려한 모기업에서 태클을 걸었다는 것이 사건의 전말이었다.
 
​결국 야스각을 보던 문제의 핫 커피 모드는 개발 일정 문제로 삭제되지는 않고 숨김 처리되어 빛을 보는 일이 없어야 했지만, 모더들이 배포한 핫 커피 모드 때문에 GTA: 산 안드레아스는 판매가 중단되고 등급분류 AO를 피하기 위해 관련 파일을 전부 날려버리고 재발매하는 헤프닝을 감수해야 했다. 그러니까 착한 GTA 플레이어들은 야스각을 멀리하고 평범한 범죄행위(?)를 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신호현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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