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라이엇 게임즈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리그 오브 레전드 e스포츠 전용 경기장 롤 파크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체제에서 처음 선보이는 그룹 대항전 방식의 컵 대회 '2025 LCK컵'의 개막전을 진행했다.
LCK 컵은 2025 시즌부터 신설되는 새로운 국제대회 '퍼스트 스탠드 토너먼트'의 진출팀을 가리기 위한 리그로 10개의 LCK 참가팀은 5개씩 바론 그룹과 장로 그룹으로 나뉘어 대항전을 진행하는 그룹 배틀 이후 플레이인 스테이지-플레이오프 방식으로 경기를 진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 LCK와는 다른 포맷으로 진행하는 기조에 맞춰 밴픽 측면에서도 매치 내에서 이전 세트에 등장한 챔피언을 고를 수 없는 하드 피어리스 밴픽 규칙이 적용되며, 신규 중립 오브젝트인 아타칸과 주도적인 게임을 하는 팀에게 어드밴티지가 주어지는 무력행사 등 녹서스 테마가 적용된 2025시즌 소환사의 협곡에서 대결을 진행한다.
한편, 스토브리그를 통해 참가팀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개막전에서 만나볼 수 있는 오케이 저축은행 브리온(BRO)는 2군 팀인 KT 롤스터 챌린저스에서 좋은 평가를 받던 함박(함유진)와 하이프(변정현)를 임대/영입하거나 비엔케이 피어엑스의 클로저(이주현 선수)를 데려오며 전력을 크게 강화했다.
비슷하게 육성 기조를 유지하던 농심 레드포스(NS) 또한 킹겐(황성훈 선수)와 리헨즈(손시우)라는 걸출한 베테랑을 데려오며 체질 개선을 꾀했으며 DN 프릭스의 버서커(김민철)와 라이프(김정민), DRX의 리치(김재원)와 유칼(손우현)처럼 해외에서 활동하던 기성 선수들이 LCK로 대거 리턴하여 이슈가 됐다.
■ 1경기 오케이 저축은행 브리온 vs 디알엑스
전반적인 게임 양상은 바뀐 환경에 맞게 빠른 속도전을 보여줬다. 프로 환경 특성상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선취점과 첫 포탑 파괴를 통한 무력행사 조건 충족이 어려운 탓에 매 세트마다 첫 유충 생성 시간인 6분에 맞춰 양 팀에서 솔로라이너들조차 궁극기가 확보되지 않았음에도 모두 집결하는 대규모 교전이 벌어졌다.
대부분 유충 교전에서 승리한 팀 측이 성장이나 운영 측면의 주도권을 잡고 상대를 흔드는 패턴이 나왔으며 게임의 템포가 빠른 것과는 별개로 사상자가 나오지 않아서 즉발 부활 효과를 주는 '탐식의 아타칸'을 처치한 쪽에서 그대로 적진 억제기를 부수고 초토화하는 과정이 반복됐다.
그러나 3세트에서 바이-리 신-녹턴이 전부 잘려나간 탓에 BRO측에서는 AD미드/AP정글 조합을 상정하고 레넥톤과 야스오로 상체 스왑 심리전을 꺼내들었지만, DRX가 밴에서 풀려난 암베사로 응수했고 이는 신의 한수가 됐다.
DRX의 이른 바텀 다이브 설계에 대해 BRO는 미드-정글을 전부 호출하는 대응으로 막아내며 2:0 교환을 연거푸 성공시켰으나 무난하게 초반을 넘긴 유칼의 암베사가 16분 드래곤 교전에서 딜러 라인을 공개처형으로 붙들고 늘어지며 트리플 킬을 기록했고, 레이지필(쩐 바오 민 선수) 또한 안딜(문관빈 선수)과 함께 적대적 인수-운명의 부름을 극한까지 째며 버티는 좋은 플레이로 초반의 실점을 만회했다.
그나마 전령을 두고 벌어진 대치전에서 클로저의 야스오가 단독으로 3인을 에어본시키고 최후의 숨결로 묶어놓는 슈퍼 플레이를 통해 교전을 대승하고 탐식의 아타칸까지 가져가기는 했으나, 레이지필이 바로 다음에 벌어진 드래곤 교전에서 높은 집중력을 유지하며 하이프가 뿌린 부패의 사슬을 피하고 끝내 뽑아찢기로 처치하며 도주한다.
핵심 딜러를 잃은 BRO의 남은 병력은 그대로 밀고 들어오는 DRX의 상체라인을 버텨내지 못한 채 완전히 무너졌고 교전 승리 이후 내셔 남작을 손에 넣은 DRX는 내내 열세였던 글로벌 골드 격차를 뒤집는데 성공, 리드를 유지하다가 바론-장로 버프를 두르고 넥서스를 파괴하며 패승승 역전승을 거둔다.
■ 2경기 디엔 프릭스 vs 농심 레드포스
밴픽은 전반적으로 DNF에서 우위를 점하긴 헀으나 정작 게임내에서는 킹겐이 두두(이동주)를 상대로 약우세를 유지하고 피셔(이정태) 또한 불독(이태영)을 상대로 상성상 불리한 카드를 쥐고 있음에도 노림수를 대체로 잘 흘리면서 NS가 좋은 기량을 보여준다.
불독의 경우 상성 우위를 바탕으로 잘 큰 아칼리로 사이드에서 허무하게 잘리거나 오리아나-녹턴의 궁극기 연계에서 타이밍을 놓치는 실수가 눈에 띄었고 이로 인해 유리한 상황에서 게임을 굴려나가는 스노우볼 운영에 차질을 빚었다.
3세트에서도 킹겐의 기습적인 초장거리 이니시에이팅을 연거푸 당해주며 아쉬운 모습이 매치 내내 이어지는 듯 싶었지만 버서커가 애쉬로 공격적인 포지션을 잡으면서도 쉬이 잘리지 않은 채 전선을 유지했고, 앞라인에서 어느 정도 내구도와 유틸리티를 보강하자 불독은 쌍포 중에서 후반이 가장 강력하다는 스몰더의 장점을 제대로 살려내며 캐리로 보답하는데 성공한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