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컬처, 아포칼립스, 최후의 셸터, 기계군단과 기계소녀... 뭔가 키워드만 들어도 감이 오는 타이틀이죠.
'네오리진'의 서브컬처 신작 '에이펙스 걸스'가 9일 출시됐습니다. 장르는 방치형 RPG 요소를 접목시킨 캐릭터 수집형 RPG입니다. 아니, 반대로 캐릭터 수집 요소를 접목시킨 방치형 RPG라고 해야 할까요?
미워할 수 없는 서브컬처 클리셰 덩어리인 스토리로 시작합니다. 이쯤 되면 오히려 친숙하니 좋을 정도네요.
등장인물들의 대사뿐만 아니라 독백 내레이션까지 분량을 살려 흔히 쓰이지 않는 감성적인 미사여구가 많이 쓰이는 편인데 다만, 이야기가 휘뚜루마뚜루 진행되다 보니 깊이감이 많이 아쉽습니다.
또, 캐릭터 성우 더빙하고 나서 예산이 다 떨어졌는지 정작 가장 말이 많은 튜토리얼 안내 목소리가 너무 AI 티가 나서 어색함이 컸고요. 성우 더빙 반응이 늦어서 캐릭터를 좀 빠르게 넘기면 엉뚱한 캐릭터의 소개 멘트를 들어야 할 때가 많았습니다. 이런 불완전한 마감이 아쉽네요.
여기서 플레이어는 '지휘관'으로 불리고, 수집 대상은 '스텔라'라 불리는 기계소녀입니다.
근 미래의 세련된 복장도 복장인데 그보다도 하나같이 상당히 거대한 화력 무장을 하고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언뜻 캐릭터보다 무기에 더 눈이 가는 경우가 있을 정도니까요.
일러스트가 비율도 예쁘고 다 좋은데 뭔가 얼굴과 몸이 따로 노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Live 2D 때문인지, 화려한 무장 탓에 일러스트 리터치가 많아서 그런지 개인적인 예민함 때문인지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다행히 Live 2D 자체는 자연스럽고, 터치 리액션도 화려해 볼 맛이 납니다.
전투는 순수 자동입니다. 플레이어가 관여할 부분은 사실상 거의 없고, 덱 조합을 잘 짜서 출격시키면 캐릭터 고유의 속도에 따라 순서가 정해지고, 그에 따라 스킬을 쿨타임에 맞게 자동으로 사용합니다.
멋진 스킬 컷씬은 없지만 SD로 표현된 캐릭터들의 전투 씬이 생각보다 디테일해 나름 보는 맛은 있습니다. 혹시 SSR+ 등급 최상위 캐릭터들은 컷씬이 있을까 모르겠네요. (뽑질 못해서...ㅠㅠ)
방치 요소가 있어서 스테이지 진행 정도에 따라 방치 보상을 얻을 수 있습니다.
뽑기에서 SSR 이 비교적 잘 나오는 편이라 2025년에 운이 트이나- 생각했는데 그 위쪽으로 SSR+ 등급이 있었네요. 그것도 굉장히 많이.
이런 류 게임이 흔히 그렇듯이 판타스틱5 가 있다기보단 속성별로 여러 덱을 준비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에이펙스 걸스만의 특징으로 '메카'가 존재하고, 함께 출격합니다.
막 여러 종류가 있는 것은 아니고 론칭 기준 5종의 메카가 있는데 일단 디자인이 멋있습니다. 파티에 참여해서 전투 시 강력한 스킬을 날려주는 것은 물론 유용한 패시브 효과를 줍니다.
초반에 뽑기 재화도 많이 주고, 성장도 쭉쭉 되는 편이기에 뭔가 수집하고 육성하는 재미를 붙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순 서브컬처 수집형 RPG로 보면 볼륨이 엄청 큰 게임은 아니지만 반대로 방치형 RPG로 보면 오히려 규모가 큰 편에 속한다고 볼 수 있겠죠.
다만, 할 수 있는 선에서 많은 것을 준비했지만 전체적인 마감이 좋다고는 볼 수 없어 최근 눈이 높아진 서브컬처 팬덤의 기준을 채우기엔 부족함이 있어 보입니다. 끝에 두 어절만 수정할까요? 매우 보여진다-로.
개발/배급 네오리진
플랫폼 AOS / iOS
장르 캐릭터 수집 방치형 RPG
출시일 2025년 1월 9일
게임특징
- 그냥 넘기기엔 너무 거슬리는 미완의 결과물
[김규리 기자 gamemkt@chosun.com] [홍이표 기자 siriused@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