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동호 공동대표, 오세민 아트디렉터, 송종현 대표
지스타에는 화려한 부스와 빛나는 조명 속에 큰 기대를 받는 대형 게임사 뿐만 아니라 미래의 엔씨, 미래의 넥슨, 미래의 넷마블, 미래의 크래프톤...이 되기 위해 꿈을 쫒는 인디게임사들도 존재한다.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게임을 만들기 위해, 자아 실현을 위해, 사업적 성공을 위해... 등 제각기 목적은 다르지만 하나의 꿈을 쫒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그들 중 일부는 지스타2024라는 대한민국 최대 규모 게임쇼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출전했다.
엔씨소프트의 지원으로 이번 지스타의 B2B 부스에 개설된 '스타트업 위드 엔씨' 부스에 참가한 '올라프게임즈'의 3인방도 그 꿈을 쫒는 이들 중 하나다. 기왕 부산에 왔으니 부산식으로 말하면 '단디' 쫒고 있는 중이다. 중심엔 이번 인터뷰에 응해준 송종현 대표가 있다.
송종현 대표는 군생활 중인 20대 초 막연히 '사업이 하고싶다' 고 생각했다. 회사의 톱니바퀴가 싫어서? 사업성공으로 돈을 많이 벌고 싶어서? 게임이 좋아서? 등 그럴듯한 이유는 없었다. '그냥 하고 싶었다'고 덤덤히 말했다. 언뜻 보면 을 칩으로 건 도박과 같은 마인드지만 당시 송대표는(지금도 그렇지만) 젊었다.
송대표의 첫 활동은 '이 무모할지 모르는 행보의 동행자'를 찾는 것이었다. 그리고 첫 공범자는 '야 나두!'를 외친 이동호 대표다. 그리고 그 둘은 군대에서 말그대로 24시간 숙식하며 '뭘로 사업할건데?'를 정했다. '올라프게임즈'가 탄생하는 순간이다.
두 대표는 게임을 만들기로 결정했지만 둘 모두 게임개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사소한(?) 장애물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군 내에서, 제대한 이후에도 기획, 코딩 등 각자 맡은 바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그 과정에서 도저히 해결할 수 없었던 아트 분야는 송대표의 고등학교 동창을 꼬시는데 성공, 현재의 올라프게임즈에 이르게 됐다.
송대표를 중심으로 모인 3인은 자신들의 미숙함을 잘 알고 있기에 처음엔 모바일 중심 하이퍼 캐주얼 게임을 개발했다. 그리고 수 많은 인디게임사가 그렇듯 모두 망했다. 수 년에 걸친 과정에서 그들이 얻은건 게임 개발 노하우와 같은 실패를 경험한 구성원들간의 유대감, 그리고 '모바일은 우리랑 맞지 않는다'는 교훈이다.
모바일 개발을 버리고 과감하게 PC/콘솔로 무대를 옮긴다. 갖은 고생 끝에 스팀을 통해 출시한 '세이비어 더 어비스'는 게이머들의 관심을 받으며 꽤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이때 사이버프톤드코리아(CFK)와 연이 닿아 협업도 진행됐다. 그리고 이 모든 노하우가 뭉쳐 탄생한 게임이 엔씨소프트의 '스타트업 위드 엔씨' 프로젝트의 도움으로 지스타2024에 입성한 'X인베이더'다.
X인베이더는 액션 슈팅 로그라이크, 흔히 말하는 '뱀서' 장르다. 여기에 스토리 텔링과 함께 각종 패러디와 밈을 버무려 몰입도를 높였다. 게임은 2023년 긴 기간동안 앞서해보기를 통해 공개하고 지난 8월 13일 정식 출시하기에 이른다. 송대표는 '세이비어 더 어비스'도 꽤 성공한 작품인데 '엑스인베이더'는 몇곱절 많이 판매됐다고 한다.
20대의 패기로 시작된 3인의 개발자는 '올라프 게임즈'라는 사명에 대해 "All 과 Laugh를 합성어로 모두가 웃는 게임을 개발하고자 하는 마음에 '올라프게임즈'라고 말했다. 아직 모두 웃는 게임을 만들었는지는 확실치 않아도 현재 행보를 볼 때 아직 진행 중인 것은 확실해보인다.
[(부산)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