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새해 첫 포문을 개방한 신작이 있다.

지난해 지스타, AGF 등 각각 굵직한 오프라인 행사에 시연 버전을 출품하며 완성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남다른 보법을 보여주더니 막바지 박차를 가해 새해 첫 파문을 일으킬 론칭 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위메이드커넥트'와 '코드캣'의 '로스트소드',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발할라 서바이벌'이다. 우연찮게도 남부럽지 않을 성적의 전작을 가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로스트소드는 '소드마스터 스토리'로 잘 알려진 '코드캣' 개발의 신작이다. 서브컬처풍의 캐릭터와 장르 공식을 내세운 방치형 RPG로 보다 볼륨 있는 콘텐츠 구성이 특징이다. 카멜롯 전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기존의 방치형 RPG가 여러 이유로 캐릭터를 간소화하는 측면이 컸다고 한다면 로스트소드는 오히려 8등신 캐릭터 전신을 전면에 부각시켰다. 또, 사이드뷰의 화면을 가득 채우는 시원시원한 액션을 강조했다. 

이 덕에 똑같은 떼전투가 벌어져도 전황이 비교적 쉽게 눈에 들어온다는 장점이 있으며, 무엇보다도 스킬 컷씬에 아낌없이 사용된 애니메이션 연출이나 무기가 부러지거나 갑옷이 파괴되는 신선하고도 과감한 연출의 맛을 살렸다. 국내 최대 규모의 서브컬처 행사로 발돋움한 AGF 2024에 부스를 마련하고, 시연 버전을 출품했다는 것만으로도 전략도 확실하다는 걸 알 수 있다.

로스트소드 지난 CBT 버전 플레이 = 게임조선 촬영

또, 로스트소드는 위메이드커넥트로서도 중요한 타이틀이다. 그간 '에브리타운',  '두근두근 레스토랑', '바이킹 아일랜드'와 같은 감성적인 SNG를 주로 서비스했던 위메이드커넥트의 장르 다양화 모멘텀에도 지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위메이드 그룹이 가진 무거운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한 신중한 접근이 돋보이는 이유다.

이처럼 로스트소드는 이미 성공한 전작의 노하우를 가진 개발사 코드캣이 든든한 우군 위메이드커넥트를 만나 본인들이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을 잘 버무린 야심작이라 할 만하다.

로스트소드는 1월 16일 출시 예정으로 그야말로 초읽기 단계에 있다.

그렇다면 '발할라 서바이벌'은 라이온하트 스튜디오가 '보여 주고 싶은 것'을 잘 엮어낸 타이틀이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전작은 '오딘 발할라 라이징', 바로 직전년도까지도 마켓 매출 1위를 턱턱 찍곤 했던 MMORPG 장르의 거두다.

그런 라이온하트 스튜디오의 차기작 발할라 서바이벌은 '핵앤슬래시 로그라이크' 장르다. 더 쉽게 풀어보자면 탄막 기반의 흔히, 속칭 뱀서라이크로 불리는 미니멀한 프로젝트인 셈이니 의문 부호가 생기지 않을 수 없겠다. 하지만 가야 하는 길이었음에는 분명하다.

2021년 6월 첫 출시작으로 단숨에 헤비급으로 올라선 개발사의 2025년 숨돌리기는 신작 텀을 메우기 위한 선택이라는 시선을 면치 못하겠지만 반대로 보자면 프로젝트 선정에서 자유로움과 유연함, 즉, 개발 역량으로도 평가된다. 더욱이 이번에는 직접 서비스 타이틀이라는 점에서 개발 외적인 부분으로의 도전적인 성격이 있는 만큼 보다 폭넓은 연령층을 함유할 수 있는 장르의 선택은 영리한 측면이 있다.

지스타 2024 시연 버전 플레이 = 게임조선 촬영

장르는 가벼워졌지만 그 면면은 결코 그렇지 않다. 라이온하트 스튜디오가 가진 하이퀄리티의 이미지는 장르를 넘어서도 이미 확인이 됐다.

판타지 세계관의 바이블이라 할 수 있는 북유럽 신화를 담아낸 캐릭터 모델링과 배경 디테일(장르 시점상 바닥 타일), 몬스터와 오브젝트들이 가진 질감, 쉴 새 없이 터지는 스킬 이펙트 등은 언리얼 엔진 5가 구현할 수 있는 그래픽 퀄리티를 십분 뽐낸다. 세로형 화면을 가득 채우는 시네마틱 컷씬도 볼 거리.

지스타 현장을 방문했던 김재영 의장은 미디어를 대상으로 "백종원 씨가 흑백 요리사에서 짬통을 뒤져 문제점을 발견한 것처럼 생각지도 못했던 중요한 점들을 발견했고, 많은 아이디어를 얻어 가는 장이 됐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 이후로 약 2개월이 지난 시점, 발할라 서바이벌은 1월 21일 글로벌 출시 예정이다.

[박성일 기자 zephy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