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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승리의 여신: 니케', 덕업일치 로망을 이룬 사나이! '정재성 : EGGHOOD' 시나리오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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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필이면 크리스마스 특별 방송 직후, 그러니까 'FOOTSTEP, WALK, RUN', 라피의 과거 이야기가 밝혀지는 업데이트 당일에 인터뷰가 잡히고 말았다.

덕분에 니케에 푹 빠진 실무진 다 제치고 참여하게 된 것은 기자 개인으로서는 참 행운. 니케를 플레이해온 근 2년을 통틀어 가장 궁금했던 이야기가 밝혀지는 그날에 가장 만나보고 싶었던 이와 허겁지겁 만나게 됐으니 그 자리를 흡사 팬미팅과도 같았다고 당일 분위기를 전할 수 있겠다.

레벨인피니트가 서비스, 시프트업 개발의 미소녀 건슈팅 액션 '승리의 여신: 니케'는 최근 지휘관들의 든든한 부관이자 카운터스의 리더 '라피'의 각성 모드, '라피 :  레드 후드'를 공개했다.  또, 과묵한 그녀의 과거 이야기 'FOOTSTEP, WALK, RUN'를 선보였다. 과거와 현재의 의지가 이어지는 이번 사건은 니케의 또 다른 시작을 알리는 시즌이기도 하다.


정재성 시나리오 팀장

승리의 여신: 니케의 시나리오 팀을 이끄는 정재성 팀장. 그는 이미 니케 지휘관들 사이에서 너무나도 잘 알려진 인물이다. 니케 세계관의 창조자이자 매력적인 어른 동화를 완성시켜 나가는 걸출한 이야기꾼.

왠지 동류임이 느껴지는 아우라와 달변가이며 목소리까지 좋은 그는, 니케 팬이라면 푹 빠질 수 밖에 없는, 재미있는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냈다.

Q

반갑습니다. 사실 저보다도 유저분들이 더 잘 아실 것 같네요. 그래도 물어봐야죠.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승리의 여신: 니케 시나리오 팀장 맡고 있는 정재성입니다.

아무리 고민해 봐도 이 이상 달리 소개할 문구가 없네요.

열심히 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Q

먼저 '승리의 여신: 니케'의 시나리오 팀에 대한 소개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A

저희 시나리오 팀은 말이 시나리오 팀이지, 여러 설정 업무를 전반적으로 관여하고 있습니다.

각종 캐릭터들의 발주, 몬스터 외형 발주, 배경 이미지 발주 등 여러 아트 관련된 발주를 도맡아서 하고 있고, 시나리오가 게임에 제대로 굴러가기 위한 데이터도 가능한 팀 내부에서 소화하고 있습니다.

말하다 보니 스스로 금칠하는 느낌도 있지만 그만큼 정말 굉장히 많은 일을 하고 또 다들 너무나도 잘하는 팀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서 한 가지 꼭 알리고 싶은 부분이 있는데 니케 시나리오 팀은 지금 이 순간에도 관심 있으신 분들의 지원을 받고 있으니 열렬한 지원 부탁드립니다.

Q

매번 주년 이벤트에 계절 이벤트에 메인 시나리오까지, 매달 이게 가능한 작업량이 맞나요? 이 정도의 방대한 시나리오 업데이트는 처음 보는 것 같습니다.

A

아, 네, 사실 저도 처음입니다.

이 정도의 작업량은 물론 부담스럽고 힘든 일이긴 하지만 라이브 서비스를 하면서 그만큼 유저분들이 좋아하시는 걸 보면서, 거기서 또 원동력을 얻게 됩니다. 즐겁게 일하니까 그만큼 더 효율이 난다고 할까요?

니케는 시즌마다, 캐릭터 하나마다 작업량이 꽤 되는 편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러한 일정을 소화하는 데는 정론 외에는 방법이 없긴 합니다. 책상 앞에 앉아서 그만큼의 시간을 들여 몰두하면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Q

…팀장님, 아마 이 답변 탓에 지원율이 떨어질 것 같습니다만?

A

물론 시프트업은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며 여러분의 워라밸을 보장합니다. (웃음)

Q

니케는 도로롱이나 홍북이 같은 인터넷 밈에 너그럽고 오히려 독려하는 편인 것 같습니다. 이렇게 캐릭터들이 자유롭게 활용되는 건에 대한 창작자로서의 기분을 들어보고 싶습니다.


 국내 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도로롱 밈

A

너무 감사한 일입니다. 창작자로서 오랫동안 꿈꿔왔던 로망을 이룬 느낌입니다.

열심히 만든 결과물을 가지고 유저분들이 재미있게 즐겨주시는 것에 정말 감사함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재조립되는 방향에 대해서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만 이런 커뮤니티 분위기는 정말 오랫동안 꿈꿔왔던 일입니다. 
더 적극적으로, 더 재미있게 놀아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만, 너무 감사한 마음과는 별개로 그런 외부 밈을 게임의 공식적인 라인에 넣는 것 자체는 최대한 경계하고는 있습니다. 게임 안팎의 분위기가 섞이게 되면 몰입감을 흐트러뜨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차용해서 쓴다 해도 만우절과 같이 농담이 용인되는 상황 한정이나 미니게임에서 가볍게 패러디하는 재미 요소로만 활용하고 있습니다.

Q

스토리를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A

1순위는 ’인상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야기 완성도를 높이면서도 보다 더 인상적인 경험을 드릴 수 있도록 시간을 많이 투자하는 편입니다.

사실 니케는 스토리 업데이트 주기가 빠른 편에 속하죠.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가 나오고 있지만 이게 그렇다고 자주 나온다고 해서 하나의 이야기가 지루해도 된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캐릭터의 외형이나 성격, 시나리오 설정이 될 수도 있겠죠. 니케가 선사할 수 있는 장점을 살려 다방면으로 인상 깊은 점을 남기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있습니다.

(그는 개인적으로 복각도 좀 했으면 좋겠다는 귀여운(?) 볼멘소리도 했다.)

Q

바로 직전의 겨울 이벤트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수가 없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팀이 정말 아이디어가 샘솟는구나- 이 세계관을 재미있게 즐기고 있구나- 하는 생각을 받을 수 있었거든요.


유쾌함과 감동을 동시에 선사했던 겨울 이벤트
ICE DRAGON SAGA

A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실 이번 겨울 이벤트는 이야기는 짜는 입장에서 새로운 창구가 뚫린 기분이 있습니다.

니케 세계관이 SF 기반이다 보니 아무래도 여타 판타지 세계관보다는 상대적으로 사실적인(?) 기반의 설정을 신경 쓰지 않을 수가 없거든요. 이번 게임 설정을 세우면서 판타지적 요소를 마음껏 써볼 수가 있었습니다.

이러한 확장성에 빗대어, 아마도 자주는 아니겠지만 앞으로도 필요할 때 꺼내어 쓸 수 있는 재미있는 창구를 마련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기대해 주실 수 있는 재미있는 이야기를 또 준비하고픈 마음이 있습니다.

Q

신규 캐릭터와 소재, 이야기를 이루는 등장인물까지 항상 생각지도 못한 케미를 보여주는 이벤트 스토리들의 기획 절차가 궁금합니다.

A

니케는 철저하게 설정 베이스로 캐릭터가 제작됩니다. 대부분은 캐릭터에 대한 설정 문서가 먼저 나온 후 아트 팀에 전달을 하고 그에 맞춰 제작되는 편입니다.

물론 그렇지 않게 흘러가는 경우도 있긴 한데요, 아트 팀이 워낙 바쁜 팀이다 보니 드문 편이긴 하지만 이따금 아트 팀에서 마치 신내림 받은 듯이 캐릭터를 제시해 줄 때가 있습니다.

그때 외형만으로도 캐릭터성이 확 와닿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 작업의 대표적인 캐릭터로는 '일레그'가 있습니다


각종 서브컬처 행사에서 코스프레 높은 선호도를 보이는 일레그

Q

캐릭터나 이야기가 자신의 취향과 팀원들의 선호도가 달랐던 적도 있었을까요?

A

물론 있을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저희 팀은 딱히 없었던 것 같습니다.

캐릭터의 이야기, 조합, 설정들에 대해 어느 정도 일맥상통한 이해도를 가져가고 있고, 회의를 통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디벨롭되는 분위기입니다. 전체적인 궤를 맞춰놓고 진행한다고 볼 수 있죠.

...어, 물론 답변을 하다보니 팀원들은 생각이 다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긴 하네요.

Q

또, 다른 면에서 스토리나 캐릭터 설정을 기획하고 라이브 하면서 이용자의 반응이 의도와 달랐던 때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A

아마 다들 예상하실 것 같은데 바로 '슈엔'이 그런 케이스입니다.

사실 게임 내의 행동이나 대사 등을 생각해 보면 이렇게까지 인기가 많아질지는 몰랐습니다. 오히려 좋아하려야 좋아할 수가 없는, 말 그대로 욕먹을 각오를 하고 만든 캐릭터였거든요.

물론 외형은 귀엽고 사랑스러운 면이 있는 것은 맞지만 이 정도의 인기가 있으리라곤 생각지 못했습니다.

이런 분위기 덕분에 올해 만우절 이벤트 같은 재미있는 기획을 해보기도 했습니다.

만우절 이벤트로 깜짝 등장한 슈엔의 버스트 스킬 컷씬

그리고 또 하나, '도로시' 역시 의외였습니다.

'도로시'가 '도로롱'이란 캐릭터로 이미지 변신한 것을 생각해 보면 중간 과정이 없이 어느 날 한순간에 변한 것 같아요.

게임 내 성격이 좋다고도 보기 어렵고, OVER ZONE에서도 굉장히 비극적인 일을 겪은 인물로 나오는데 완전 정반대의 무언가가 떡 하니 나온 것에 대해 미스터리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런 것이 바로 커뮤니티의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생각지도 못했던 매력을 끄집어내어 여러 방향으로 좋아해 주시는 것에 감사하고 있습니다.

Q

라피가 과거의 의지를 계승하는 장면은 니케가 오랫동안 준비해온 굉장히 상징적인 사건이었습니다. 2년에 가까운 열매가 결실을 맺은 셈인데 '라피 : 레드 후드'를 선보이게 된 현시점에서의 기분은 어떠하실까요?


홍대입구역에서 만나볼 수 있는 '라피 : 레드 후드' 옥외광고

A

후련합니다! 아! 큰 거 하나 치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이전에도 '라피'를 조금 더 빨리 각성시켰으면- 일찍 파워업시켰으면- 하는 욕심은 있었어요. 아무래도 주인공 일행만으로 서사를 이끌어가기 힘들단 생각이 있었습니다. 특히, 새로운 인물들이 계속 나오다 보니 아무래도 그쪽에 서사가 맞춰지는 측면이 있었죠.

하지만 이번 이야기처럼 오랫동안 잘 준비해서 보여 드리게 된 결과물을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서두르지 않고, 차분히 준비해서 많은 분들이 만족하실 수 있게끔 다음 스텝을 밟아나갈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Q

'라피 : 레드 후드'의 설정을 구체화할 때 영감을 얻은 부분이 있을까요?

A

누군가의 힘을 계승하고 앞으로 나아간다-라는 시추에이션 자체는 전통적인 클리셰라고 생각하며, 딱히 영감을 받은 부분은 없습니다.

다만, 설정 쪽으로는 신경 쓴 부분은 있습니다.

아무래도 니케는 총을 쏘는 사격전 위주의 게임이다 보니 캐릭터의 필살기라고 할 만한 것을 드러낼 부분이 적거든요. 흔히 서브컬처에서 말하는 초상 능력이나 이능을 가진 니케의 종류도 굉장히 적은 편입니다.

때문에 '라피 : 레드 후드'의 경우 확실하게 필살기! 라는 느낌의 스킬을 만들어주고 싶었습니다. 여기에서 개인적인 제 인생작에 등장하는 소재, '드릴'을 차용했습니다. 

그리고 외형적으로도 한 가지 말씀드리면서 아트 팀에 꼭 정말 감사하다고 전하고픈 일을 하나 소개하고 싶습니다.

'라피 : 레드 후드'를 기획할 때 "원본을 최대한 해치지 않되 강하고, 예쁘고, 달라 보여야 한다"라는 말도 안 되는 요청을 드린 적이 있었는데 (그는 여기서 와- 하며 진심으로 감탄을 했다.) 바로 지금의 '라피 : 레드후드' 디자인이 나왔습니다. 

정말 대단한 분들입니다. 이 자리를 빌려 아트 팀에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기존 라피의 이미지를 가져가면서 색다른 느낌을 강조한 라피 : 레드후드

Q

그렇게 많은 준비를 통해 ‘라피 : 레드 후드’가 등장했습니다. 앞으로 '라피' 개인에게, 혹은 니케 세계관에 어떤 변화가 생기게 되나요?

A

라피는 사실 그동안 욕심을 밖으로 드러낸 적이 거의 없는 캐릭터입니다.

하지만 이제 앞으로는 더 적극적으로 욕심을 드러내는 성향을 보이게 됩니다.

성격 역시 이전에는 어떤 일이든 무던하게 넘어가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했다고 하면 앞으로는 자신의 의견도 더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제안하면서 여러 가지로 개성을 많이 드러낼 것입니다

또한, 주인공 파티의 전투력이 라피 한 명으로 인해서 수직상승했으므로 스쿼드 분위기 자체도 기존 대비 더 여유로운 분위기를 가지게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메티스, 갓데스, 인헤르트 스쿼드와 같은 세계관상 강자들은 자신들끼리 모였을 때 어느 정도 여유로운 분위기가 묻어나는 편이었죠.

그에 반해 사실 카운터스 멤버들은 위험한 상황에서의 대처 능력은 많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주눅들지 않고 만담 케미를 뽐내며 분위기 메이커로서 역할은 했지만요. (실제 게임상에서는 카운터스 멤버 ‘네온’와 ‘아니스’가 자신들의 부족한 능력에 대해 고민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런 면에서 앞으로는 여유가 생긴 카운터스 멤버들이 전략 면에서, 케미 면에서 여러 활약이 두드러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라피의 소중한 동료, 네온과 아니스

Q

네온-아니스 얘기가 나와서 하는 말인데 니케의 뛰어난 성우 디렉팅을 말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혹시 성우 디렉션에도 관여하시나요?

A

아, 이 기회에 꼭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디렉션은 제가 직접 하지는 않습니다. 전 니케 오픈 때부터 지금까지 몇 번 인사드리러 간 것이 전부에요.

작업을 할 때에 저희 팀원 중에 두 분이 주축이 되어 녹음을 나가고 계시는데 제가 개인적으로 이분들을 '디렉션의 여왕님'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분들과 성우분들 덕분에 니케의 캐릭터가 완성됐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이번 '라피 : 레드 후드' 설명에 '레드 후드'의 “코어와 융합된”이란 설명 문구가 있어 눈길을 끌었습니다. 애초에 '라피'와 '레드 후드' 이 둘에게는 어떤 작용이 있었던 것일까요? 마치 침식 관계처럼도 느껴집니다.

A

침식은 어쨌든 NYMPH를 건드는 쪽이고, 코어와는 무관계하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코어와 융합이 된다는 이야기가 바로 이번 라피 이야기에 언급이 됩니다.

물론 자세하게 설명할 수는 없겠지만 이번 이야기에서 코어 융합에 대해 언급이 되므로 이에 대한 궁금증이 어느 정도 풀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레드 후드와 만남은 라피에게 중요한 전환점이 됐다

Q

라피 각성 이후 발전된 모습과 현재 시점에서 공개할 수 있는 장애물이 있다면요?

A

그동안은 라피가 욕심이 없는 인물로 그려졌기 때문에 안티테제격 인물, 라이벌이 없었습니다. 결국 이러한 상대는 의견 충돌에서 생긴다고 생각해요. 마치 나X토와 사X케처럼 손X공과 베X터처럼 말이죠. 

하지만 이제 라피는 능력도 커졌고 욕심도 드러내게 되다 보니 앞으로 충돌을 하는 인물이 생겨날 것이라 생각합니다. 언제 어느 시점에 누구와 충돌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라피가 자신의 길을 걸어가다 보면 앞으로 반하는 인물이 나타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 당장 예정에는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창작자로서 그렇게 되지 않을까 짐작할 뿐입니다.

Q

유치한 질문들을 몇 가지 이어서 해보겠습니다. '라피 : 레드 후드'는 지금처럼 On - Off 모드인가요, 아예 외형이 변해버린 건가요?

A

후자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나중에 이벤트 스토리가 나올 때 라피의 외형에 따라 시간대를 짐작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Q

 '라피 : 레드 후드'의 설정상의 파워는 어느 정도라고 볼 수 있나요?

A

일단 라피는 전투 경험이 굉장히 많은 인물이며 항상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때문에 기량 자체는 이미 완성된 캐릭터였습니다.

여기에 바디와 능력, 무기까지 강력해진 상태이므로 방주 내에서 손에 꼽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다만, 필그림까지 생각해 본다면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어느 만화에서 언급됐던 것처럼 절대적인 우위는 없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상성, 상황, 혹은 컨디션에 따라서 우위가 달라질 거라 생각합니다. 


붉은 의지를 계승한 라피 : 레드 후드

Q

창작자로서 이번 스토리 관전 포인트가 있다면요?

A

방주에 있었던 굵직굵직한 사건을 라피의 시선으로 관전할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는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이전까지 단편적으로 다뤘던 사건들, 2차 지상 탈환전, 갓데스폴 사건이라든가 하는 사건들이 라피의 시선에서 간접적으로나마 조명되죠.

이 점에 집중한다면 어느 정도 궁금증도 풀리고 색다른 느낌을 받으실 수 있을 거라 생각됩니다.

Q

인터뷰 공개 시점 '라피 : 레드 후드'와 '라피의 과거 이야기'를 한창 즐기고 계실 유저분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이번 이야기로 궁금해하셨던 부분들이 어느 정도는 해소가 됐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물론 그만큼 새로운 뭔가가 생겼겠지만요.

라피의 이야기를 라피 한 명에게 집중해서 풀어낸 것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모쪼록 잘 즐겨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등장인물 간의 케미가 주된 요소인 만큼 더 그렇겠지만 니케의 스토리는 '관계'에 집중한 경향을 보입니다. 니케의 주제의식이 반영된 결과일까요? 혹은 팀이 이런 부분을 좋아하는 걸까요?

A

니케가 지향하고자 하는 부분이 사람들의 이야기, 인간관계의 이야기다 보니 그런 쪽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팀원 분들도 그런 취향이 많은 것도 사실일 것 같네요.

하지만 또 어떻게 생각해 보면 니케들이 처한 환경이 그럴 수밖에 없는 환경이기도 합니다. 

다른 게임과 달리 지역을 옮겨 다니며 여러 인물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방주라는 좁은 환경에 많은 인물들이 모여있다 보니 제한적인 부분이 있습니다. 이 탓에 한정된 공간 내에서 밀도를 높이다 보니 서로 간의 관계에 대한 소재가 주력으로 다뤄지는 면이 많습니다.


신데렐라와 그레이브의 이야기로 또다른 모습을 보여줬던 OLD TALES

Q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고점을 경신했다는 평가가 항상 이어집니다.

A

해서 사실 부담스럽기도 합니다. 대체 언제까지 경신할 수 있을 것인가-

그래도 참 그런 후한 평가에 감사하는 마음뿐입니다. 열심히 노력해 보겠습니다.

Q

조금 뻔한 질문인데 특별히 아끼는 캐릭터가 있을까요?

A

좋아하는 캐릭터와 아끼는 캐릭터가 약간 다릅니다.

좋아하는 캐릭터는 '마리안', '도로시'가 기본적으로 깔려 있고, 이벤트 스토리를 쓸 때마다 사실 좀 달라집니다. OLD TALES를 쓸 때는 '신데렐라'가 좋아졌다가 2부 쓸 때는 '그레이브'가 좋았다가 그런 식입니다.

개인적으로 힘들게 구르는 캐릭터를 좋아하는 경향이 있긴 합니다.

아끼는 캐릭터는 '네온'입니다.

이유도 댈 수 있어요. 네온이 없으면 카운터스 망합니다…!

사실 네온이 없었다면 카운터스가 다른 스쿼드와의 케미를 만들어낼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라피는 “응 알았어~” 이러고 넘어갈 거고 아니스는 물어뜯기만 할 테니... 여기서 네온이라는 윤활유가 스쿼드와의 연결고리가 되어줬고, 결국 최초의 지상 탈환을 성공시킨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래서 네온을 굉장히 아끼고 있으며 그런 네온을 많은 분들이 사랑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모든 일정과 관계와 설정을 떠나 개인적으로 써보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실까요?

A

답변은 없다에 가깝습니다. 사실 써보고 싶은 것 다 써봤습니다.

처음에 0.5주년에 OVER ZONE을 쓰면서 너무 개인적인 취향이 많이 반영이 된 것이 아닌가 걱정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개발팀 내에서도 반응이 좋았고, 유저분들도 좋아해 주셔서 그 뒤로는 자신 있게 쓰고 싶은 거 다 쓰고 있습니다.

풀어내고 싶은 이야기에 목마르지 않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벤트 스토리 명작 중 하나로 평가받는 OVER ZONE

Q

얘기를 듣다 보니 팀원 분들 분위기도 좋을 것 같습니다.

A

물론. 굉장히 좋다고 생각합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지금이 4번째 회사지만 팀원들의 분위기가 가장 좋고, 기량 역시 지금이 최고에 가깝습니다. 이후로도 만나보기 힘든 팀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래오래 같이 일하고 싶습니다.

 


그가 짊어지고 있는 바로 그...

여기서 그의 사진 한 장과 함께 그가 입고 나온 후드 짚업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겠다.

사진에도 나온 이 애착(?) 후드 집업은 정재성 팀장의 생일을 기념하여 맞춘 시나리오 팀의 팀복으로, ‘EGGHOOD’라는 그의 가장 유명한 애칭과 함께 잘 알려진 일러스트가 수놓아져 있었다.

왜 EGGHOOD인지는 거센 저항이 있을 수 있어서 감히 언급을 삼가도록 하겠으나 사실 기자는 그런 언급에서 자유로운 입장이긴 하다.

Q

지금에 와서는 알 것도 같습니다만 그래도 여쭙겠습니다. 개인적으로 비극과 희극, 어느 것이 더 취향인가요?

A

콘텐츠 소비 자체는 비극을 많이 소비하는 편입니다.  그 취향이 니케에 적극적으로 반영이 됐다고 생각은 하고 있습니다.

다만, 글을 쓰다 보니 어느 순간 각 캐릭터들에 대한 애정이 많이 생기게 됐어요. 그러다 보니 애들한테 이렇게 심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고 할까요? 비극은 깔려 있지만 희극을 향해 달려 나가는 그런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쪽으로 말이죠.

물론 앞으로 제게도, 등장인물들에게도 어떤 변화가 있을지 모르고, 또, 앞으로 가는 길이 험난할 수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는 다들 행복한 결말을 맞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Q

그렇지만 정작 사망해서 퇴장한 친구들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A

개인적으로 캐릭터를 죽인다는 점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있습니다.

만약에 어떤 캐릭터가 스토리상 죽었다면, “내가 가진 캐릭터는 어떻게 되는 거지?” 이런 생각 말이죠. 물론 레드후드 같은 케이스가 있습니다만 그건 조금 다르다고 보고 있고요.

굳이 분류하자면 사실 개인적으로는 캐릭터를 죽이는 걸 선호하는 편이기도 하고, 죽음으로써 서사가 완성되는 케이스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직은 어떤 캐릭터가 어느 시점에서 죽었을 때 아직 유저들의 덱에 남아 있는 캐릭터에 대한 인식의 변화나 활용에 대해 말끔한 해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Q

개인 취향의 추천 작품이 있을까요?

A

로봇물로 치자면 앞서 언급했던 '천원돌파 그렌라간', '톱을 노려라! 건버스터'와 같은 슈퍼로봇 계열들의 영향을 많이 받았습니다. 슈퍼로봇물 특유의 타오르는 전개를 좋아하거든요.

또, 인간관계에 대한 이야기는 '13기병방위권', '오딘스피어'와 같은 작품을 들 수 있겠습니다. '바닐라웨어'의 작품들이 전반적으로 이야기도 그렇고 화면에서 보는 압도감이 있어요. 연출, 구도, 일러스트가 그렇습니다.

RPG에서는 '파이널판타지6'가 있겠습니다. 사실 이 작품으로 인해서 게임 시나리오를 써봐야겠다고 마음먹게 된 작품이기도 합니다. 지금 해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세련된 스토리라고 생각합니다.

아, 그리고 또 깜빡할 뻔 했는데, 숨쉬듯이 몸에 배어 있는 작품이 하나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예상하셨을 것 같은데, 바로, '니어: 오토마타'입니다. 정말 최애 중의 최애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될 정도로 많은 영향을 받았고, 사고방식 자체가 물들어 있어서 가끔 이런 질문을 받았을 때 깜빡하고 빠뜨릴 정도입니다.

Q

듣고 보니 니어: 오토마타 콜라보의 경우 그 독특한 철학을 정확하게 던져줬단 평이 있습니다.


니어 : 오토마타와의 콜라보는 그야말로 찰떡궁합이었다.

A

개인적으로도 너무 즐겁게 준비할 수 있었습니다.

덧붙여 말씀 드리자면 니어: 오토마타 콜라보의 경우 제가 업계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같이 일하는 분이 있습니다. 지금 시나리오 팀 부팀장을 맡고 계신 분인데 그분이 작성하신 시나리오입니다.

처음 시나리오를 받아보고 깜짝 놀랐어요. 이 두 가지 세계관을 이렇게 풀어낼 수 있다니! 정말 감탄했습니다. 사족으로 그분이 최근에 WORDLEES도 담당하셨습니다. 정말 사람 울리는데 도사죠.

Q

게임 시나리오 기획자를 꿈꾸는 많은 분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

부담스러운 질문이라 고민되지만 이렇게 답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도 하고 있는데", "저 같은 사람도 현업에서 일을 하고 있는데" 다른 분들이라고 못할 리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전문적인 교육을 받은 사람도 아니고, 그냥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던 오타쿠일 뿐이었습니다. 그냥 팬심을 주체하지 못해서 슈퍼로봇대전 팬픽을 시작으로 글이라는 걸 써보기 시작했을 뿐이고, 그렇게 하나, 둘 도전하고, 경험하다 보니 결국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일단 시작하고, 포기하지 않고, 타협만 하지 않으면 좋은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합니다. 부디 타협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국내서도 서브컬처 시장이 많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만큼 좋은 프로젝트를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지고, 타협하지 않고 자기만의 길을 가며 기량을 갈고닦으면 앞으로도 좋은 기회가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글을 쓰는 분들뿐만 아니라 현업에서 일하는 분들, 같은 분야에 관심이 많은 분들과 얘기를 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하게 도움을 받게 되는 일이 많습니다.

단순히 취업뿐만 아니라 자신이 쓰고자 하는 글이나 소재에 대한 도움도 받을 수 있습니다.

자신의 이야기를 많은 사람에게 보여주고, 여러 시점과 관점에서 많은 이야기를 듣고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Q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모 만화에 그런 표현이 있습니다. '압도적 감사'라고요.

전 언제나 그런 생각뿐입니다.

글을 쓰는 사람 입장에서 우리가 쓴 글, 우리가 만든 이야기를 가지고 유저분들이 의견을 나누고 재미있게 즐겨주신다는 점, 그 장면 자체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상상만 하던 일, 그냥 망상만 하던 일이었습니다. 

지금도 매일매일이 꿈을 꾸는 느낌이에요. 굉장히 감사한 일입니다. 정말 감사드려요.

앞으로도 실망시켜 드리지 않기 위해 전력을 다해, 정말 열심히 하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짧은 문답이라도 누구라도 알 수 있을 터다. 정재성 팀장을 비롯한 이들 시나리오 팀은 정말 니케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는걸. 그리고 자신들의 일에 큰 만족감을 느끼며 작업을 한다는 것이 느껴졌다.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니... 창작자로서 가장 행복한 일이 아닐 수 없겠다. 

아마 그래서라고 생각이 들었다.

그게 우리가 니케의 이야기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니케는 올해 큰 산을 올랐다. 2년이 지났음에도 앞으로의 이야기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요즘 무속 얘기하면 좋을 것 없지만 사람 만나는 업을 삼고 있는 기자가 창작자의 기운을 보아하니 니케들의 이야기는 더욱 숨 가쁘게 흘러갈 모양이다. 그들은 이미 달리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짧은 시간이었지만 물러나야 했다. 언젠가 또 이야기를 나누자고 약속을 나누면서. 

2년을 기다려 비로소 완성되어 새로운 시작을 맞이한 라피의 이야기처럼, 지휘관이라면 충분히 더 기다릴 수 있는 시간이다. 행복한 이야기꾼들의 능숙한 글타래를 기대하기에도 충분한 시간이고.

[박성일 기자 zephyr@chosun.com] [홍이표 기자 siriused@chosun.com] [gamechosun.co.kr]

박성일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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