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일년이 조금더 지난 지금. 가람과 바람은 레이디안 제작 당시보다 조금 더 파워업한 모습으로 돌아왔고 <실(<실>)>이라는 새로운 게임의 데모버전을 발표해 게이머들의 중간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 데모를 실행후..
<실>의 데모는 어느 마을 한가운데서 시작한다. 데모버전임을 나타내는 대사와 함께 게임을 플레이 할수 있는데 이때 처음 보게된 마을이 참으로 기억에 남는다. 마치 동화속에 실재하는 마을인듯 너무나도 잘표현해 낸 것이다. 하늘 거리는 꽃들과 바람에 앞뒤로 흔들리는 간판등이 마을에 생동감을 불어넣어주고 있고 마을 사람들역시 각자 개성있게 디자인되어 있어서 눈을 즐겁게 해주었다.
게다가 이러한 조연들 역시 데모버전임을 강조하며 코믹한 대사를 ?조려 손노리에 버금가는 가람과 바람의 코믹성을 엿볼수 있었다.
필자가 너무 코믹성만을 강조하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시나리오의 분위기는 어두운 듯 하다. 데모버전만으로는 평가하기 힘들지만 슬픈음악과 절벽으로 떨어져 버리는 주인공. 그리고 레이디안의 극악한 비극상황등을 생각해보면 <실> 역시 비극이 되지 않을까 하고 의심이 되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역시 데모버전만으로는 파악이 불가능 하다. (정식버전이라도 엔딩을 본후에야 말할수 있는 문제니까..)
비극이던 아니던 레이디안의 어색한 시나리오가 아닌 좀더 다듬어지고 앞뒤가 맞는 이야기를 <실>이 가지고 있었으면 하는 맘이다.
다음으로 접해볼수 있는게 <실>의 인터페이스와 다이어리 모드인데, 일단 인터페이스의 경우 간단명료라는 단 네음절의 말로 나타낼수 있을정도로 간단하고 쉽게만들어져 있다. 쓰이는 키는 방향키, 선택키와 취소키가 전부이며 메뉴와 스테이터스 화면등은 매뉴얼을 전혀 보지 않고도 무난하게 게임을 즐길수 있을정도로 편하게 구성되어 있다. 이것저것 복잡하게 신경쓰지 않고서도 게임을 즐길수 있는 것이다.
다이어리 모드는 발더스 게이트의 저널과 비슷한 용도로 지금까지 일어난 사건들과 앞으로 해야할 일들에 대한 힌트를 제시하고 있다. (게이머 자신이 텍스트를 직접 써넣을수도 있을거라고 한다. 하지만 데모버전에서 쓰기는 지원되지 않았다.)
∴ 그래픽
실질적으로 <실>의 그래픽은 256컬러이다. 부분적으로 비주얼씬에서 16비트 컬러가 쓰이긴 하지만 게임의 그래픽은 256컬러이며, 요즘 게임의 표준이 된 3차원 그래픽의 게임이 아닌 2D그래픽의 전형적인 필드형 롤플레잉 게임이다. 16비트 컬러에 3차원 랜더링. 혹은 리터칭 그래픽의 게임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가람과 바람은 게임환경으로 2D를 선택했다.
<실>에 가람과 바람 특유의 느낌을 입혀 부드러우면서 아름다운 그래픽을 만들어 냈다. 2D 필드형 롤플레잉. 솔직히 요즘 들으면 참 시대에 뒤떨어지는 그래픽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은 256컬러 라고는 생각하기 힘든 그래픽과 동화적인 느낌으로 화려하기만한 3D그래픽의 게임들과는 확실한 차별을 두고 있어서 2D게임에 목말라 하는 게이머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듯하다.
∴ 사운드
서풍의 광시곡의 스텝이기도 하며 웹상에서 인기높은 작곡가인 황주은씨가 <실>의 음악을 맡았고 결과는 대단히 성공적이다. 음악은 특별히 튀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게임에 묻혀 버리지도 않는다. 게임을 통해서만 들을수 있다는게 아쉬울 정도로 감미로운 음악은 많은 사람들에게 어필할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가람과 바람은 레이디안과 함께 <실>로써 좋은 음악의 게임을 만드는 제작사로 능히 손꼽힐수 있을 듯 하다.
정말로 좋은 음악이 흐르지만 데모버전의 음악파일의 갯수 때문인지 상황에 안맞게 선곡된 부분이 조금있어서 수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실>에 대해서 필자의 개인적인 바램이 있다면 꼭 정품 패키지에 OST가 포함되었으면 한다는 것이다. 언제어디서나 들을수 있게…
∴ 전투
<실>은 필드맵에서 적의 이동이 보이며 <파이널판타지>시리즈의 시간이 정해져있는 전투를 한다. 다만 <파판>의 전투시스템을 베이스로 하되 가람과 바람만의 아이디어를 추가 함으로써 좀더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즐길수 있게됐다.
예를 든다면 타임게이지가 찬 후 공격을 하러 갔을 때 적이 없다면 그 공격은 그대로 끝나버리고(물론 반대되는 일도 일어난다) 다른 캐릭터를 방어할 수도 있는 등 이런저런 아이디어가 추가 되어서 박진감 넘치는 전투를 즐길 수 있다.
더불어 전투를 끝낸후 캐릭터의 대사(꽤 많은 양으로 준비되어 있다)가 예상외로 쏠쏠한 재미를 주고 있어 필자를 즐겁게 하고 있다.
∴ 단점
무기만의 특성이 잘 표현되지 않은게 아쉽다. 무기에 따라서 착용할수 있는 캐릭터와 착용할수 없는 캐릭터로 나뉘긴 하지만 전체적으로 본다면 무조건 "비싼물건 = 좋은 물건" 라는 공식이 성립된다.
파괴력이 세고 무거운 무기라면 타임게이지 차는 시간이 ?춰진다던지 하는 발란스 조절이 이루어졌다면 자기 취향에 따라 무기를 선택 할수도 있었을테지만 아쉽게도 무기에 속성같은것은 없다.
인터페이스와 스테이터스 화면은 간단명료하기는 하지만 너무 단조롭기도 하다. 스테이터스 화면의 경우 요즘게임에 비해 편해지긴 했지만 좀더 유동적으로 연결이 되어있었으면 게이머가 조금 더 편해질수 일었을텐데 그렇지 못한게 못내 아쉽다.
필드맵은 보기엔 아름다울지 몰라도 돌아다니기엔 고역이다. 서풍의 광시곡만한 미로는 아니지만 너무 그곳이 그곳같고 넓은 느낌이 있어서 길안내를 위한 돌이 깔려 있음에도 자칫하면 길을 잃을수도 있다. 미니맵이 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부분이다.
음악에 비해 그리 특별한 느낌을 가질수 없는 효과음 역시 아쉬움이 남는부분이다.
∴ 기다려 볼 만한 게임
이런저런 작은 단점들이 존재하고 전체적으로 많은 게이머들을 경악 시킬 만한 카리스마를 느끼긴 힘든 게임이지만 화려하기만한 3D게임이 넘쳐나는 요즘 아름다운 그래픽과 감미로운 음악. 그리고 낮은 시스템사양으로 많은 이들에게 다가갈수 있는 게임이라 생각한다.
특히 펜티엄 120의 비교적 낮은 사양에서도 무리없이 실행되고 플레이할수 있는등 저사양 유저를 위한 배려는 엄청난 고사양을 요구하는 게임에 지친 사람들의 많은 이들의 호응을 발을수 있을거라 생각해본다. 될수 있는한 많은이들이 우리가 만든 게임을 즐기게 하겠다라는 제작사의 의지가 엿보이기도 하는부분이기도 하고 가람과 바람의 게임 제작 목표를 살짝 엿볼수 있는부분이기도 하다.
넘쳐나는 3차원의 세계에서 아름다운 파스텔의 세계를 뛰어다니는 귀여운 캐릭터. 그리고 감미로운 음악을 지닌 <실>을 기다린다는 것은 참으로 기쁜일이다. 그리고 그런 기다림을 실망시키지 않는 모습으로 <실>이 다가왔으면 좋겠다. 3차원의 세계에서 답답함을 느끼고 있거나 필드형 롤플레잉 게임을 즐겨하는 게이머가 있다면 필자와 함께 <실>을 기다려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게임조선 명예기자 한기훈 RoseBoy@)
제 작 : 가람과 바람
출시예정일 : 3월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