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년 말에 그 웅장한 자태를 드러낸 프리스페이스 2(이하 FS2)는 거의 모든 면에서 전작을 몇 배는 뛰어넘는 `위대한` 작품이다.
대전쟁(The Great War) 그 32년 후...
게임은 전편의 무대가 되었던 대전쟁(Great War)으로부터 32년이 지난 시점에서 시작한다. 전편에서 게이머는 시반(Shivan)의 공포스러운 Super Destroyer, 루시퍼를 파괴하고 지구를 구할 수 있었으나 루시퍼의 폭발로 인한 여파로 테란(Terran)의 다른 항성계(system)와 지구와의 연결 즉 섭스페이스 노드(SubSpace Node)가 파괴되어 버린다. 루시퍼의 실패와 더불어 위협적인 적, 시반은 물러가게 되고 지구로 돌아갈 수 없게 된 테란과, 베수단(Vasudan)은 앞으로 닥쳐올지 모를 시반의 또 다른 공격에 대비하기 위하여 동맹을 맺게 되고 파괴된 그들의 사회를 재건하게 된다. 그러나 베수단과의 동맹을 반대하는 테란의 보쉬 장군이 네오 테란을 결성하여 반기를 들게 되면서 게이머가 활약할 무대가 주어지는 것이다.
전작의 줄거리는 정말 극적이었다. 압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시반의 공격으로 테란과 베수단은 극도의 위협에 빠져들었고 게이머는 정말 필사적일 수 밖에 없었다.결과적으로 줄거리가 게이머를 완전히 압도하는 놀라움을 보여주었고 필자 역시 그때의 느낌을 잊을 수가 없다. FS2는 그러한 전작의 줄거리보다 더욱 뛰어난 전개를 보여주어야만 높은 평가와 함께 흥행을 보장 받을 수 있다는게 현실이다.
이는 제작진에게 대단히 부담스러운 요소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그들은 멋지게 해냈다. 오히려 전작보다 더욱 극적인 요소가 항시 등장하여 게이머로 하여금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한다. 줄거리가 미션에 그대로 녹아 있음은 물론이며 게임의 어떠한 미션도 그 결말을 예측할 수가 없을 정도로 갖가지 다양한 사건과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놀랍게도 그 반전과 긴박함의 강도는 게임이 진행할수록 서서히 커지게 되며, 마지막 미션으로 치닫게 될수록 게이머는 감담하기 힘든 상황 때문에 걷잡을 수 없이 참담한 심정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적은 분량이지만 게임 사이 사이에 나오는 동영상도 분위기를 고조시키는데 한 몫 하게 될 것이다.
지금 필자의 심정은 이 가슴 떨리는 내용을 누구에게라도 호소하고 싶어 견딜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아직 끝까지 플레이 하지 않은 게이머들의 재미를 반감시키게 되므로 어쩔 수 없이 참고 있다. (--)
외적으로도 매우 향상되다...
앞서 말했듯이 FS 2는 거의 모든 부분 (그래픽, 연출, 사운드, 음악)에서 전작을 능가한다. 이중에서 가장 발전된 부분은 역시 그래픽이 아닐까 싶다. 전체적으로 자연스러운 컬러 광원 효과가 추가되었으며, 자칫 단조로워질 수 있는 우주의 심연을 화려한 성운으로 덮어 보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이에 더하여 더욱 세밀해진 텍스쳐와 함께 엄청나게 커진 (크기의 비례가 확실한...게임에서 6km의 전함은 끝이보이지 않는다.) 인상적인 전함들을 들 수 있겠다.
그리고 가장 커다란 특징으로 출시 전부터 잘 알려진 성운 속 전투의 구현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 스크린샷으로만 보아오다가 실재로 대하고 나니 그렇게 감동적이고 놀라울 수가 없었다. 자욱한 안개 속에서 희미하게 함선의 윤곽이 드러나는 모습에서 감탄사를 연발하지 않는 게이머는 별로 없을 것이다. 이처럼 FS 2는 현존하는 우주 비행 시뮬레이션 중에서는 가장 뛰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물론 앞으로 나올 스타랜서(StarLancer)의 눈이 뒤집어질 듯한 환상적인 그래픽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해도 그건 몇 개월 후의 이야기고 현제까지는 분명 최고라고 할 수 있겠다.
제작진은 향상된 그래픽을 등에 업고 각종 무기와 폭발등의 연출에도 상당한 신경 썼다는 것을 게임을 플레이 하면서 저절로 느낄 수가 있었다. 아마 연출력에는 FS 2를 따를 게임이 없을 것이다. 전작에서 루시퍼에게만 한정되어 있었던, 빔 캐넌(Beam Cannon)이 이번에는 모든 종족의 전함에 구비되어 있는데, 이 빔 캐넌에서 발사되는 빠르고 위협적인 광선은 게이머에게 두려움의 대상이 될 뿐 아니라 전함끼리의 전투시에 정말 멋진 볼거리를 제공해준다.
광선을 주고 받는 전투가 성운안에서 벌어지면 더더욱 가관이다.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데 어디선가 커다란 효과음과 함께 광선이 서로 오간다... 처음 이런 상황을 접했을 때 필자는 너무나 멋져서 숨이 막히는 줄 알았다. ^^; 함선의 폭발도 매우 정교하게 표현했으며 거대 전함의 폭발은 그 기나긴 폭발시간과 함께 엄청난 충격파의 표현으로 덩치(?)에 걸맞는 폭발을 연출해준다. 또한 몇몇 미션에서 보이는 성운에서는 번개가 쳐서 시야를 상당히 가리기도 하고 어떤 장소는 EMP 폭풍이 불어 계기가 엉망이 되는 등 이전에 다른 게임에서 볼수 없었던 색다른 연출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연출이 나타날 때마다 필자는 감동을 한다.) 이런 감동적인 연출에는 FS 2의 뛰어난 효과음이 항상 따라다니면서 게이머의 흥분을 더해줄 것이다.
게임의 재미를 높여주는 요소로써 음악은 대단히 중요한 역활을 당담하고 있다. 게임의 분위기를 잘 살릴 수 있어야 하며, 덤으로 음악의 완성도까지 높으면 더할 나위 없이 멋질 것이다. FS 2가 그 좋은 예로 들 수 있겠다. FS의 음악은 그 특유의 색깔로(대체로 어둡고 무겁다) 자신만의 음악 풍을 가졌다는 점에서 대단히 칭찬하고 싶은데, FS 2에서는 고유의 분위기를 그대로 계승하면서 음악의 완성도는 더욱 발전하여 대단히 감동적이다.
무게있는 타악기와 함께하는 박력있는 리듬, 아름다운의 코러스와 성악에서나 들을법한 고음의 노래등 다채로운 사운드와 매력적인 선율을 제공하여 게임의 맛이 한층 살아난다. (필자가 FS 2의 여러 음악중 특히 좋아하는 것은 Credits 때 나오는 음악이다. 한번 들어보라) 거기에 그때 그때의 상황에 따라 정말 어울리는 음악이 재생되는데 정말 개발진의 센스에 혀를 내두를 뿐이다.
멀티 플레이...
요즘은 멀티 플레이의 지원 없이는 성공하기 힘들다. FS 2 역시 멀티 플레이를 지원하는데, 전작에서 문제시 되던 멀티 플레이시의 불안정을 말끔히 해소하고 정신없는 도그 파이트부터 협동 모드까지 모두 갇춰 놓고 있다. FS 2에서는 편대전쟁(Squad War)이라는 새로운 방식이 생겼는데 게이머들이 편대를 구성하여 서로 전쟁을 벌여 그 우열을 가리는 것으로 스타워즈 게임팬들이 서로 편대를 만들어 인터넷 상에서 비행하는 것을 본따 만든것 같다.
이렇듯 여러가지 배려를 하고는 있지만 FS 2 자체가 싱글 플레이가 위주이다 보니 멀티 플레이의 재미 면에서는 스타워즈 시리즈에 뒤지는 감이 있다. 고성능의 전투기들이 이리 저리 회피 기동을 하는것을 기총으로 끝장내기란 힘들고 대부분의 전투가 미사일을 이용한 단발성으로 끝나게 되는데 이것도 나름대로의 재미가 있겠지만, 역시 멀티 플레이에 알맞은 구조를 갖춘 스타워즈 시리즈를 따라잡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위대한 작품...
결과적으로 FS 2는 무엇이 `진정한` 게임인지를 가르쳐 주는 좋은 예다. 그래픽에만 치중하고 정작 알맹이가 부실한 최근의 여타 게임과는 차원이 틀리며 많은 부분에서 감탄사가 쏟아지는 게임이었다. 많은 의문을 남기는 허무한 엔딩과 고사양은 옥의 티이지만 그러한 단점이 이 게임이 주는 감동과 재미를 깎아내릴 수는 없었다. 단호히 말하는데 FS 2는 `무조건` 구입해야 하는 필수 소장품이며, 조이스틱이 없는 게이머라도 (키보드로도 된다) 구입을 `고려` 할 것을 권한다.
FS 2는 그야말로 `위대한` 작품이며 우주 비행 시뮬레이션 장르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한 게임으로 기억될 것이다.
(게임조선 명예기자 박기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