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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워크래프트 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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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크래프트로 유명한 미국 게임개발사 블리자드는 내년 유럽에서 열리는 게임전시회 ECTS를 좋아하는가? 우연인지는 몰라도 매년 새로운 타이틀은 미국에서 열리는 E3보다 ECTS에서 먼저 발표하고 있다. 어쩌면 대작들이 쏟아지는 E3보다 한산한 ECTS에서 터트리는 것이 언론의 집중을 받기에 효과적이라고 판단해서일까?

아무튼 이번 99 ECTS에서 블리자드는 또 한 번의 히트를 쳤다. 워크래프트 Ⅲ, 혁신적으로 모습을 탈바꿈한 워크래프트 시리즈의 밀레니엄 버전. 이번 ECTS는 아마도 이 작품을 보러 간 듯 하다. 사실 블리자드는 이번 ECTS에서 스타크래프트 세계를 이어갈 작품을 선 보일 것이라고 올해 초부터 말해와서 그 스타크래프트 게임은 어떻게 되었냐고 물어보았지만 현재로서 진행되는 작업은 이것뿐이라고 간단히 답했다.

* 뭐가 달라졌나

가장 중요한 게임 플레이부터 보자. 게임 화면을 보면 알겠지만 지형과 유닛을 모두 3D 폴리곤으로 디자인한 3D 게임이 되었다. 이런 3D 환경은 미스에서 보아온 터이라 크게 놀랄만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누가 '블리자드가 만들면 다릅니다.'라고 했나? 기존의 리얼타임 전략 시뮬레이션이 발전할 만큼 진보되었다고 결론짓고, 그간 개발하던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형태를 만들어 보고자하는 개발진들의 욕구가 자칭 '롤플레잉 전략 게임', 혹은 '3D RPS'라 이름 붙여진 워크래프트 Ⅲ로 표출되었다.

롤플레잉 전략 게임? 랍 파르도에 따르면 자원 모으기에 급급한 현재의 전략게임에서 벗어나 롤플레잉 요소를 대폭 접목시켰다는 것이 핵심이다. 스타크래프트나 다른 전략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당연히 자원이다. 자원이 있어야지 유닛을 생산하고 또 유닛을 생산할 건물을 짓는다. 이러다 보니 대부분의 플레이 시간 동안 플레이어는 자원관리에 온 힘을 쏟아야 했다. 하지만 워크래프트 Ⅲ에선 다르다. 랍 파르도는 기존 전략게임에서 70%를 자원 모으기에 심혈을 기울였다면 워크래프트 Ⅲ에선 30%만 자원관리에 할당하고 나머지는 전투에 신경을 쓰도록 한다는 것이 워크래프트 Ⅲ의 기본방향이라고 밝혔다.

모든 건물은 이미 존재한다. 지휘할 유닛도 마찬가지다. 기계처럼 특정 건물에서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각자 집과 같은 곳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플레이어는 돈으로 건물을 짓고 유닛을 뽑아내는 게 아니라, 돌아다니면서 쓸만한 부하들을 모으면 된다. 그렇다고 돈이 존재하지 않는 건 또 아니다. 분명 돈은 필요하다. 현재로선 적을 죽일 때 돈을 얻게 되는데 이 돈으로 무기를 살 수 있다. 물론 무기 파는 곳이 어디에 있는 지부터 알아봐야 할 것이다.

* 영웅이 이끄는 전투

유닛이 모으고 조종하는 역할을 맡은 것은 히로 유닛이다. 플레이어는 히로 유닛으로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히로 유닛을 이동시켜서 병사들이 살고 있는 곳을 찾고 자신의 지휘하에 둔다. 히로의 리더십에 따라 최대

12명까지 거느릴 수 있는데 히로 밑에 속해있지 않으면 아무리 착해 보여도 조작할 수 없다. 그럼 최대 자신이 거느리는 유닛은 13명인가? 아니다,

이런 히로를 미션에 따라 최대 6명까지 둘 수 있다. 물론 각 히로들은 능력치가 다 제각각 이다. 파워, 리더십, 방어력, 속도, 마법술 등 롤플레잉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능력치가 있는데 역시 롤플레잉 게임과 마찬가지로 전투 경험치에 따라 레벨이 올라가게 된다.

앞서 말한 대로 히로의 지휘하에 없는 유닛은 통제할 수 없다. 그럼 전투중에 히로가 먼저 죽으면 어떻게 될까? 당연히 그 부대는 모두 잃은 셈이다. 다행히 옆에 살아있는 히로가 있다면 대장을 잃은 부하들을 클릭해서 그 히로 밑에 끌어다 놓으면 되지만 리더십의 한계가 있음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그럼 만약 히로가 하나 뿐이었는데 죽었다고 하면 게임 오바인가? 그렇지는 않다. 지정된 최초의 히로 유닛은 죽으면 원래 출발했던 마을에서 부활하게 된다. 그럼 처음부터 다시 돌아다니면서 병사들을 모으는 작업을 하면 되는 거다.

* 롤플레잉 방식을 그대로

미션의 구조도 전면 바뀌었다. 아니 이젠 미션이 없다. 동영상이 나오고 미션 브리핑 받고 게임해서 이기면 다음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아제로스를 무대로 퀘스트를 하나 둘 풀어나가면서 차츰차츰 지역을 탐험해 나가는 방식이다. 이 역시 롤플레잉 게임 요소를 도입한 결과이다.

결국 돌아다니면서 병사들도 모집하고 마법 아이템 등 물건도 찾고 어떤 인물을 만나 퀘스트도 받고, 어슬렁어슬렁 돌아다니는 괴물도 처치하고 그러다 보면 유닛 레벨도 올라가고, 아무튼 게임 진행 방식은 우리에게 무척 친숙하다. 친숙하지 않는 게 있다면 이 워크래프트 Ⅲ에는 종족이 6가지란 점이다. 인간과 오크 말고 불을 내뿜는 날짐승 종족 버닝 리전이 존재한다고 밝혔지만 나머지는 3 종족은 어떤 것일지 베일에 가려져 있다. 뻔히 판타지쪽을 생각한다면 토탈 : 킹덤과 같이 해골 종족이라던가 좀비 등이 있겠지만 누가 아나...

* 3D의 장점만을 살려

워크래프트 Ⅲ는 3D게임이지만 미스나 워존 2100 등 대부분의 3D게임이 지원하는 자유로운 카메라 조정은 불가능하다. 그저 약간 멀리서 보는 시점이 하나 더 존재하는 정도이다. 하지만 이렇게 고정된 시점이 게임 자체에 집중할 수 있게 만든다. 언뜻 인포그램에서 나온 실버와 비슷한 느낌을 주는 것도 바로 자동 카메라 뷰가 장소에 따라 가까이도, 멀리도, 옆에서도 잡아 최적의 시점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캐릭터의 움직임에서도 블리자드는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뼈대와 피부 애니메이션 프로세스로 초당 60 프레임 수준까지 다다른다는 것이다. 이 말은 유닛의 움직임이 물결 같이 자유롭다는 것과 동일하다. 실제로 시연에서 보여준 유닛의 동작들은 전혀 어색함이 없었다.

등에 매달은 창을 뽑아들고 말을 채찍질하며 적에게 돌진하는 행동은 디즈니 만화영화와 조금도 차이가 없었다.

랍 파르도에 따르면 워크래프트 Ⅲ는 '어드밴스드 월드 빌더'란 시나리오 빌더를 제공한다. 이 어드밴스드 월드 빌더는 플레이어에게 게임 환경을보다 마음대로 창조하고 변화시킬 수 있도록 하고 있다는데 지형, 유닛, 히로, 마법, 미션 목적, 인공지능, 특수능력 등을 조작하게 된다.

퀘이크 3에서도 선보인다지만 플레이어의 사진을 스캔해서 자신의 얼굴 모습을 한 유닛도 만들 수 있다고 한다.

* 스토리하면 블리자드

워크래프트 시리즈, 아니 모든 블리자드 타이틀의 특징이라면 스토리가

매우 탄탄하다는 점이다. 이야기의 구성이 짜임새 있어 싱글 플레이시 몰입할 수 있고 그 배경 자체를 좋아하게 되는 것이 블리자드 게임의 장점이기도 하다.

워크래프트 Ⅲ에서도 물론 예외가 아닐 것이다. 특히 작년 게임 개발이 전격 취소된 워크래프트 어드벤처의 줄거리를 도입해서 이번 시리즈가 얼마나 강도 높은 시나리오를 갖게 될지 주목된다.

워크래프트 Ⅱ가 끝난 오랜 후 인간의 땅 아제로스, 명예를 버리고 타락한 인간들에 의해 어린 오크 트랄이 납치된다. 트랄은 이렇게 인간들의 노예로 고달픈 어린 시절을 보내지만 그와 동시에 인간의 지혜를 터득하고 타고난 힘과 용맹함을 무기로 인간 주인들로부터 탈출에 성공한다.

이로서 워크래프트Ⅲ에서 첫 출발이 시작되는 셈이다. 이 시대의 오크들은 더 이상 인간과 힘을 겨루는 문명 부족이 아니다. 쇠퇴를 거듭하여 결국 인간 사냥꾼의 칼날에서 벗어나려고 아주 작은 집단으로 나뉘어져 도주생활을 하고 있으며 그렇지 못한 오크들은 인간의 노예로 전락해 있다. 여기에서 트랄이 영웅으로 등장한다. 모든 오크 종족을 다시 재결속시키는 마치 징기스칸과 같은 인물이다. 트랄은 옛 오크의 전통과 문화를 발견하고 동포들을 사악한 인간들에 대항하여 싸울 수 있도록 이끌어 나간다. 이렇게 인간과 오크의 관계가 어느 정도 정립되었다. 하지만 워크래프트Ⅲ에선 이 둘의 싸움이 전부가 아니다.

또 이 두 종족이 반드시 싸워야 하는 것도 아니다. 앞서도 언급되었지만 무려 6개의 종족이 등장하기에 스토리는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다.

그 중 한 종족이 버닝 리전, 현재로선 가장 강력한 어둠의 세력인 듯 싶다. 이 버닝 리전이 아제로스를 침략하면서 전투는 본 괘도에 오른다. 버닝 리전은 사악한 기운과 수도없는 끔찍한 괴물로 이루어진 악마의 군대로 이 세계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된 존재로 인간의 세계 저편에서 존재해 왔었다. 이들이 아제로스를 넘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워크래프트Ⅰ이 시작되기 근 1만년 전, 이 아제로스 땅의 마법의 힘을 탐내어 침략했었다.

그러나 그 당시는 어느 신비의 종족에 의해 격퇴되었었다.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마법의 힘에 굶주려 있고 언젠가 다시 돌아와 복수하겠다는 의지를 잊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그 때가 온 것이다. 버닝 리전은 아제로스를 바로 침략하지는 않는다. 우선 아제로스에 혼란을 일으킨 다음 통째로 덮쳐 마법력은 물론이고 모든 생물체의 씨앗을 소멸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 혼란을 일으키기 위해 이들은 자신의 목적에 사용할 수 있도록 오크들을 유혹하고 부추기게 된다.

이런 소용돌이 속에서 각 부족은 정복, 배반, 방어 혹은 명예 아니면 생존을 위해 투쟁하게 되며 각각 워크래프트 Ⅲ의 주인공이 된다.

* 아직 먼 이야기

랍 파르도가 보여준 게임 데모는 아직 개발 초기 버전이었다. 워크래프트 Ⅲ는 2000년 말을 겨냥한 작품으로 완성되려면 1년이 훨씬 넘게 남아있는 게임이다. 현재로선 엔진이 어느정도 완성된 수준으로 데모 상에는 많은 문제점들이 보였다.

우선 이런 류의 게임에서 제공하는 우측 상단 구성의 조그만 맵이 아직 없다. 뭐, 필요 없어서 안 만들었는지도 모르지만 랍 파르도는 분명히 개선될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해명했다.

그리고 인공지능도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소부대를 이끌고 적을 치는 장면을 연출하는데 각 유닛마다 일일이 공격 목표를 찍어줘야 하는 불편함 이 있었다. 또 적은 옆의 동료가 공격받고 있는데 나 몰라라 서있는 점이 눈에 걸렸다.

멀티 플레이에 대해서도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 배틀넷을 통해 서비스되며 최대 32명까지 동시 접속을 시도하고 있으나 아마 16명 정도가 될 것 같다고 랍 파르도는 말하고 아울러 어떤 모드가 제공될지도 아직 명확하지 못했다.

하지만 확실히 확인할 수 있었던 점은 너무나도 깨끗하고 산뜻한 그래픽과 애니메이션이었다. 다리를 건너고 언덕을 넘어 적에게 돌진하는 모습이라던가, 마지막 장면이라면서 보여주었던 얼음 공룡의 부활 모습 등은 파이널환타지 시리즈의 마법보다 멋있고 짜릿했다. 결론 적으로 워크래프트 Ⅲ는 블리자드의 차세대 주자로서 손색이 없는 게임 플레이를 약속하고 있으며 블리자드의 3D로의 야심찬 도전이 시작된 셈이다.

(자료협조=PC플레이어)














장 르 : 롤플레잉 전략 게임
제 작 : 미 블리자드
발매일 : 2000년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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