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캐주얼 RPG '환세취호전 온라인'이 CBT를 시작하면서 팬들 앞에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환세취호전'은 컴파일의 PC RPG로 가볍고 유쾌한 분위기로 국내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던 게임이다. 당시엔 보기 힘들었던 한국어화된 외산 게임이었던 만큼 국내 게이머 사이에선 국민 게임 수준의 인지도를 자랑했다.

CBT를 시작한 환세취호전 온라인은 원작 환세취호전은 물론 전후 작품을 포함한 '환세 시리즈' 전체를 아우르는 게임으로 공개되어 화제가 되었다. 지난 지스타 2024에서 한차례 시연을 거친 환세취호전 온라인은 이제 무제한 CBT를 통해 팬들에게 돌아왔다.

작품의 첫인상은 역시 '추억 회귀'다. 호랑이바위 동굴에서 일어난 아타호, 그리고 이어지는 괴인들의 습격, 동료인 린샹과 스마슈의 합류까지 팬이라면 반가워할 요소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온다. 여기에 트렌디한 키우기 향기를 얹은 것이 환세취호전 온라인이라고 할 수 있다.

게임은 MMORPG에 최근 키우기 게임들이 보여주는 방식을 더했다. 평소엔 끊임없이 사냥하면서 성장 재료를 모으고, 보스나 토벌 같은 육성 콘텐츠에서 한 번에 많은 성장 재료를 얻고, 이렇게 얻은 성장 재료로 캐릭터들을 계속 키우며 상위 콘텐츠에 도전하는 방식이다. CBT 시점에는 뽑기권까지 후하게 뿌리고 있으니 최근 키우기 트렌드를 확실히 벤치마킹한 모습이다.

각 캐릭터는 레벨업과 단련, 장비 등을 통해 성장하게 된다. 레벨업과 단련 수치는 성능 교체를 통해 그대로 다른 캐릭터에게 옮길 수 있으며, 장비는 탈착으로 역시 다른 캐릭터에게 착용시킬 수 있다. 여기에 몬스터 도감이나 정화 같이 MMORPG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수집 콘텐츠로 파티 전체를 강화할 수 있다.

게임에 등장하는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스토리나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얻을 수 있다. 인기 캐릭터인 환세취호전의 주인공 트리오 아타호와 린샹, 스마슈는 초반 스토리만 진행해도 만나게 된다.

뽑기는 캐릭터가 아닌 스킨을 선택했다. 원작 환세취호전에 등장하는 캐릭터가 적고, 환세희담을 비롯한 다른 환세 시리즈 캐릭터는 인지도가 낮으니 게이머 입장에선 캐릭터 뽑기의 매력은 떨어진다. 대신 스킨은 한 캐릭터로도 수많은 디자인을 선보일 수 있으니 게이머로서도 개발자로서도 꽤 괜찮은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CBT로 선보인 스킨 중에선 먹보 메이드 아타호, 베테랑 집사 아타호, 객잔 주방장 아타호 등 세계관에 어울리면서도 그럴듯한 스킨이 등장했고, 모래여우 아타호처럼 특유의 묘한 표정으로 유명한 티벳여우를 패러디한 스킨을 선보이면서 앞으로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팬들이 가장 기대했을 원작 계승에 대한 부분은 꽤 만족스러웠다. 회상으로 구현된 환세취호전의 이야기나 근본 BGM, 뛰어난 퀄리티로 구현된 원작 세계까지 꽤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써서 만든 티가 났다. 자칫 촌스러울 수도 있는 90년대 감성을 유쾌하게 담아낸 캐릭터들의 말장난도 팬심을 자극하는 부분.

유명 IP와 인기 장르의 조합은 대게 어느 한쪽의 색을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환세취호전 온라인은 오리지널 노선을 택했음에도 원작 팬도 납득할 만한 IP 활용 능력을 보여줬고, 여기에 트렌디한 장르의 특징을 꽤 잘 버무렸다. 원작 계승부터 장르 변경까지 불안 요소가 꽤 많았음에도 CBT에서 보여준 환세취호전 온라인은 환세취호전이라는 느낌을 유지해냈다. 이 균형만 계속 유지할 수 있다면 환세취호전 온라인은  환세 시리즈 팬들에게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