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거였다.
물론 글로벌 시장을 강타한 '나 혼자만 레벨업 : 어라이즈'의 기세가 심상치 않아 '이번에야말로?' 란 기대가 있긴 했지만 실제로 각이 날카롭게 섰을 때 드디어 또 해냈구나 싶었다. 찾아보니 2015년 '레이븐' 이후 9년만이라고.
수상 사전 유출의 잡음이 있긴 했지만 그건 그냥 고춧가루 뿌린 정도. 사실 대상은 그 정도로 치열했고, 각자의 장점과 성과가 뚜렷했다.
채찍질은 필요 없었다. 성장하고 있음을 알고 있었으니까.
좋은 IP를 보는 선구안, 어느 정도 원작에서 오는 고정된 선입견이 있을 IP를 대중적인 좋은 게임으로 만드는 기획력, 이 모든 것을 실제로 구현하는 실행력까지, 따지고 보면 항상 해오던 것을 했다.
'나 혼자만 레벨업 : 어라이즈'는 잘 얻어 걸린 대어가 아니라 넷마블의 꾸준한 레벨 업, 파밍을 통한 약속된 승리의 검이었다.
방준혁 의장은 '나 혼자만 레벨업 : 어라이즈'의 대상 수상 소식이 전해진 당일 지스타2024 현장을 찾아 취재진 앞에 서서 '트랜스미디어'란 단어를 자신 있게 언급했다.
컨텐츠 범람의 시대, 멀티플랫폼 시대에 유연한 이야기의 확장과 유의미한 관계성의 정립은 컨텐츠의 가치를 더욱 풍부하게 해주는 요소가 된다.
이는 지금까지 넷마블이 쌓아 올린 노력의 결실들을 한 단어로 정립하기에 알맞은 표현이기도 했다.
임원진이나 실무진이나 모두 기분 좋을 남다른 경사로 이번 축제를 시작한 넷마블은 지스타 2024 현장에 차기 신작으로 '왕좌의 게임 : 킹스로드'와 '몬길 : STAR DIVE' 2종을 공개했다.
하나는 어둡고 중후한 '거친 면'을, 하나는 밝고 명랑한 '말랑한 면'을 보여준다. 그리고 또, 하나는 현재 진행형의 월드 클래스 IP를, 하나는 넷마블의 모바일 진출을 견인한 상징적인 자체 IP라는 점에서 이 둘의 대비가 묘하게 조화롭다. 지스타의 꾸준한 참가사답게 내놓은 패 역시 먹음직스럽다.
이는 다양한 IP를 받아들여 색다른 면을 발굴해낸 넷마블의 포용성의 상징이고 그간의 다양한 도전이 얼마나 부지런했는지를 말해주는 대목이다.
그들은 스스로 돌아봐 아마도 더 그렇겠다. 어디 하나 빈 곳 없을 빽빽한 발자국.
대한민국 최대의 게임 축체 지스타2024를 보내는 이 순간만큼이라도 넷마블이 잠시 뿌듯해해도 좋을 이유다.
자신들이 걷는 길이 트랜스미디어의 한 갈래, 그 선구자임을 확고히 믿어 의심치 않으면서.
[박성일 기자 zephy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