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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30분해드리뷰] 페르소나 3 리로드, 유카리 미모 실화냐? 당장 옷 사주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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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머들은 이렇게 말한다. ‘지겨운 게임은 어차피 30분을 하나 30시간을 하나 지겹다’라고.
 
수많은 게임이 출시되는 요즘, 단 30분이라도 게이머들의 소중한 시간을 지키기 위해 게임조선이 나섰다. 장르 불문 게임 첫인상 확인 프로젝트, ‘30분해드리뷰’
 
게임조선이 여러분의 30분을 아껴드리겠습니다.
 
[편집자 주]

* 본 리뷰는 스팀덱 환경에서 플레이 및 촬영 후 작성되었습니다.

30분 분량은? : 첫 섀도 등장까지 25분 + 전투 5분 + α

​개인적으로 올해 가장 기대했던 게임인 '페르소나 3 리로드'가 드디어 출시되었습니다. 2006년 출시된 아틀러스의 JRPG '페르소나 3'의 리메이크 버전이죠. 페르소나 시리즈 중에서도 최고의 작품을 고르라고 할 때 많은 게이머가 고민없이 바로 이 작품을 선택할 것입니다. 페르소나 3는 여신전생 시리즈의 외전 '여신이문록 페르소나'로 시작된 일상과 비일상을 오가는 학생들의 이야기가 '페르소나'라는 독자적인 시리즈로 분화된 뒤, 마침내 자기만의 개성을 확실히 선보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페르소나 3의 이야기는 주인공이 도쿄 미나토구에 위치한 사립 월광관 학원에 전학을 오면서 시작됩니다. 자정 무렵에 기숙사 인근 역에 도착한 주인공은 녹색으로 물든 밤하늘과 똑바로 세워진 관들, 그리고 바닥에 흥건한 붉은 액체를 마주합니다.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인지조차 할 수 없는 0시 이후의 시간 '섀도 타임'에도 자유롭게 다닐 수 있고, 마음 속의 힘 '페르소나'를 다룰 수 있는 주인공은 자신과 비슷한 힘을 가진 동료들과 함께 섀도 타임이 무엇인지 밝혀내기 위해 근원지로 추정되는 거대한 건축물 '타르타로스'를 탐색합니다. 세상에 이변이 생기고, 그 이변을 조사하고 막아내기 위해 동료들과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는 게임뿐만 아니라 다양한 미디어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소재지만, 페르소나 3는 이 소재를 구세주 모티프를 활용해 세련된 방식으로 담아냈습니다.

​리메이크 버전인 페르소나 3 리로드 역시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대신 여기에 그래픽과 사운드, 연출의 디테일을 더해 몰입감을 높였죠. 덕분에 주인공이 처음으로 섀도 타임을 마주하고 역에서 기숙사까지 이동하는 장면도 3~4등신 캐릭터가 등장할 때보다 더 기괴하고 실감나게 느낄 수 있죠. 뿐만 아니라 주요 이벤트마다 등장하던 애니메이션의 퀄리티도 더욱 상승해 적당한 타이밍에 게임의 분위기를 환기시켜줬고, 이전에는 탑뷰로만 볼 수 있었던 시가지를 자유롭게 누비고 다니며 원작에선 다소 느끼기 힘들었던 방과 후 학생의 분위기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죠. 풋풋하고 열정 넘치는, 하지만 저마다 상처와 컴플렉스를 가진 학생탐정단이라는 테마를 완성시킨 느낌입니다.


페르소나 3 리로드는 이제 막 전학온 주인공이


이상한 적을 만나


멋지게 소탕하는 이야기

그래픽과 사운드, 연출 3가지 요소는 완벽한 첫인상을 심어주기에 충분했습니다. 페르소나 3의 팬이라면 아틀라스 방향으로 감사의 큰 절을 올리고 싶을 정도로 훌륭했죠. 그렇다면 페르소나 3의 팬이 아닌 게이머라면 어떨까요? 페르소나 시리즈는커녕 페르소나 3를 한 번도 플레이한 적 없고, 페르소나 3를 들어본 적도 없다면?

​여기서 우린 페르소나뿐만 아니라 JRPG라는 장르가 자주 마주했던 단어들과 떠올리게 됩니다. 주로 '진부함'이나 '지루함'으로 불리는 것들이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페르소나 3는 2009년에 출시되어 15년 만에 페르소나 3 리로드라는 형태로 돌아왔습니다. 스토리는 큰 틀에서 변하지 않았으니 우린 15년 전 이야기를 다시 한번 플레이하게 된 거죠. 당시에는 신선하고 참신한 어반 판타지로서 눈길을 끌었던 소재도 게이머에 따라선 다소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초반부 진행 역시 게이머에 따라선 낡게 느껴질 수 있을 것입니다. 페르소나 3 리로드에서 첫 전투라고 할 수 있는 옥상 위 전투는 게임 시작 후 약 30분이 지나야 등장합니다. 자신이 세운 전략에 따라 약점을 찌르고 무효로 막는 전투에서 재미를 찾는 게이머라면 약간의 인내심이 필요한 시간입니다. 그 사이를 채우는 스토리 진행은 많은 JRPG가 그랬던 것처럼 캐릭터 바스트샷과 대화창이 오가는 방식입니다. 옳고 그름의 문제라기보단 게이머의 취향 문제인 만큼 아틀라스가 15년 전 게임을 현세대 게이머들에게 어떻게 어필할지 궁금했습니다.


스토리는 바스트샷 + 대화문


전투는 실시간이 아니라 턴제


솔직히 겉으로만 보면 그래픽 외에 바뀐 게 있나 싶긴 했다

아틀라스의 방식은 지극히 단순했습니다. 그냥 멋지게 만들고, 또 엄청 멋지게 만든 것입니다. 15년 전 게임 스토리? 당신의 진부함, 타나토스가 오르페우스처럼 찢어버렸습니다. 30분이 길게 느껴지시나요? 파란색과 검은색의 강렬한 대비와 뇌리를 파고드는 음악으로 게임에 빠져들게 만들었습니다. 아틀라스는 게이머가 진부함과 지루함을 느끼기 전에 당신의 시각과 청각을 사정없이 뒤흔들어 버립니다. 팬에게는 다시 만난 감동을, 새로운 게이머에겐 깊은 몰입감을. 페르소나 3 리로드는 리메이크 게임이 가져야 할 최고의 덕목을 갖췄습니다. 타르타로스는 여전히 높다고 하지만, 알게 뭡니까? 지금 Mass Destruction가 흐르는데! 약점 안 찌를 거야?

전투도 마찬가지입니다. 마음의 괴도단 후배들이 페르소나 5에서 보여준 역동감 넘치는 전투를 이제 특별과외활동부 선배님들도 합니다. 적의 뒤통수에 칼침을 놔서 선공을 얻으면 바닥에 크게 'S.E.E.S. ADVANTAGE!'가 딱! 약점을 찌르면 캐릭터 일러스트가 팍! 부서지면서 페르소나가 딱! 총공격으로 적을 막타치면 시작한 캐릭터의 일러스트가 딱! 그냥 적들을 처치해도 우리 특별과외활동부 선배님들은 멋진 워킹을 딱! 아틀라스는 페르소나 팬들이 뭘 좋아하는지 정말 너무 잘 파악했고, 페르소나 3 리로드에 너무 잘 반영해 줬습니다. 멋진 연출 하나 만으로 자칫 지루할 수 있는 턴제 전투에 활력이 넘쳐 흐릅니다.


간지토스님 나오시는데 이걸 참아?


갈 하나 쓸 때도 박력 터지는데 이걸 참아?


솔직히 팬이라면 확 바뀐 연출을 보고 감동의 눈물을 참기 어려울 것이다

게임이 보는 재미, 듣는 재미가 넘쳐흐르니 그저 모든 것이 다 기대됩니다. 심지어 본편에 FES에 P3P까지 모두 다 해본 팬들조차 용기, 매력, 학력이 높으면 어떤 이벤트가 생길지, 이 아르카나 NPC의 이벤트는 어떤 연출로 다시 만들어 줬을지, 내가 아끼던 그 페르소나는 어떤 식으로 구현됐는지 호기심이 마구마구 솟아오릅니다. 심지어 가장 짜증 나던 스킬 무작위 계승도 후배들한테 배웠는지 지정해서 배울 수 있다고? 오르페우스와 픽시로 엔젤을 만드는 작업조차 즐거울 것 같습니다.


천재 카리스마 사나이, 이번엔 어떤 모습일까?


아르카나 이벤트? 내가 1회차에 꼭 다 보고 만다


스킬을 지정할 수 있다고? 아틀라스는 신인가?

사실 페르소나 3 리로드가 출시되었을 때 리뷰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용과 같이 8 때와 마찬가지로 30분 리뷰라는 테마에 담기엔 너무 큰 게임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죠. 리뷰를 한다고 해도 대화만 읽다가 30분을 다 채울 것 같았고, 실제로 대화문을 직접 넘겨가면서 읽는 속도로 첫 전투 전까지 약 25분이 소요되었습니다. 하지만 직접 30분을 해보니 반드시 리뷰를 써야겠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페르소나 3 리로드는 리메이크 게임이 갖춰야 할 모든 것을 갖춘 교과서 같은 작품입니다. 팬들이 사랑했던 스토리는 한층 더 큰 감동으로 돌아왔으며, 팬들의 친구이자 동료였던 캐릭터들은 한층 더 매력적으로 돌아왔으며, 속성과 총공격으로 전술의 재미를 선사한 턴제 전투는 한층 더 박진감 넘치는 전투로 돌아왔습니다. 페르소나 3 리로드의 첫 30분은 원작 이상의 강렬한 인상을 남겼고, 팬들에겐 환호를, 새로운 게이머에겐 흥미를 안겨줬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시 한번 특별과외활동부 동료들과 추억을 남길 수 있다는 것, 다시 한번 '너의 기억'의 감동을 느낄 수 있다는 사실이 게이머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이쁜 유카리 보고 가십쇼


두 번 보십쇼


하루 종일 보십쇼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성수안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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