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 소개할 비틀 크레이지 컵은 사실적인 운전 모델등으로 승부를 거는 것이 아니라 간단한 조작감, 쉬운 난이도와 단순한 운전 모델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수 있는 소위 아케이드형 레이싱 게임이다. 고속에서 조금만 실수를 해도 균형을 잃어버리는 차, 높은 수준의 인공지능을 보유한 컴퓨터 차량등으로 한시도 긴장을 놓을수 없는 전문 레이싱 게임들은 재미를 느끼기에 앞서 정신적으로 지쳐버릴수 있다. 이에 비하여 비틀 크레이지 컵과 같은 아케이드형 레이싱 게임은 편안한 마음으로 즐길수 있다는 것에서 장점을 찾을수 있겠다.
아케이드형 레이싱 게임이야 이전에도 많이 소개되었지만 비틀크레이지 컵에는 보다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타 아케이드형 레이싱 게임과 차별화를 이루고 있다.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대단히 경쾌한 경주!!
그렇다 다른 아케이드형 레이싱 게임과 차별되는 비틀 크레이지 컵만의 독특한 요소는 운전 자체가 대단히 경쾌하다는 것이다. 게임의 오프닝 동영상이 화질도 떨어지고 역동적이지 못해 실망스러운가? 그런것은 전혀 중요한것이 아니다. 본질을 보자. 별다른 사전 준비같은것 없이 바로 Quick Race로 들어가 한번 차를 몰아보라. 조작은 엄청나게 간단하다. 방향키, 액셀, 브레이크 그리고 헨드브레이크 게이머가 여유 있을때 누르라고 배려해놓은 경적소리만이 있을뿐이다. 상대 차량의 난이도도 그다지 높지 않다. 장애물과 충돌해도 별다른 피해없이 원래의 코스로 복귀할수 있다. 이거야 말로 머리를 식히면서 즐기기엔 더할나위 없는 게임이다.
게임에는 다섯가지의 경주 방식이 있다. 전통적인 속도(Speed) 경쟁부터 시작하여 상쾌한 해안을 달리는 버기(Buggy), 비포장 도로를 정신없이 경주하는 크로스(Cross), 패차를 박살내는 쾌감을 느낄수 있는 몬스터(Monster), 마지막으로 니트로 부스터와 점프대를 이용하여 일정 높이 이상 공중으로 도약해야하는 점프(Jump)가 그것이다. 이중에 필자가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고픈 방식은 크로스(Cross)인데 이것이야 말로 비틀 크레이지 컵을 가장 돋보이게 해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울퉁 불퉁한 비포장 트랙을 상대와 업치락 뒤치락 하면서 경쟁하게 되는데 코스의 굴곡에 따라 차가 요동하는 모습은 게이머의 혼을 빼놓는다. 얼마지나지 않아 게이머는 난장판 경주에 금세 매료되고 말것이다.
화사한 그래픽 경쾌한 음악~
게임 첫 메뉴 인터페이스 부터가 귀엽기 그지 없다. 전체적으로 화사한 색을 사용하였고 곡선으로 이루어진 메뉴바들은 보고 있노라면 기분이 절로 흐뭇해진다. 게임으로 들어가서도 그 기분은 지속된다. 등장하는 차량들 역시 귀엽기 때문이다. 등장하는 차들은 실제로 존재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있었던 차량이 도대체 이렇게 귀여울수가 있는가 의문스러울 정도다.
게임에 사용된 "Ambush"라는 3D 엔진은 수준급의 그래픽을 표현해내고 있다. 개인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보는 색감부터 수준급이다. 필자는 레이싱게임에서 이렇게 선명한 색감을 여태껏 본적이 없다. 적절한 효과들도 마음에 들고 텍스쳐도 너무 방대하지도 모자라지도 않는다. 또한 해안가를 질주하는 버기 모드에서 물결치는 바다의 모습은 대단히 아름답다. 이렇듯 상당히 인상깊은 그래픽인데, 한가지 특이한게 있다면 게임 시야가 정상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언리얼과 같은 FPS 게임을 많이 즐기는 게이머라면 게임을 좀더 원활하게 하기 위해 시야를 넓힌적이 많을것이다. 비틀 크레이지 컵의 기본 시야는 정상보다 더 넓다.
넓어진 시야로 인해 몬스터 트럭과 같은 차의 뒷바퀴가 마치 탱크의 캐터필터 같이 보이기도 하지만 속도감을 더 많이 느낄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비틀 크래이지 컵에 등장하는 차들이 그다지 빠른 속도를 지니지 못하고 있는데 시야를 넓혀서 나마 약간의 향상된 속도감을 맛볼수 있는 것이다. 제작사 Xpiral의 이런 이상한(?) 시도에는 거부감보다 참심함이 느껴진다. 단 리플레이 화면의 시야는 정상적이다.
음악! 비틀 크레이지 컵에서 음악을 빼놓을수가 없다. 앞서 이야기 했듯이 정신없는 경주에는 시종일관 경쾌한 음악이 그 흥을 돋구어 준다. 조금 오래된 스타일의 음악풍은 게임의 시대적 배경을 적절히 표현해주고 있고, 톡톡 튀는 리듬을 듣고 있노라면 너무나 즐겁다~ 게임의 효과음은 평균적인 수준으로 그다지 나무랄데가 없고 레이싱 중간에 들리는 관중들의 환호성이 인상깊다.
몰입하기에 문제가 보인다.
장점이 있으면 물론 단점도 있으며 장점만으로 점철된 그런 게임은 세상에 존재 하지도 않았다. 비틀 크래이지 컵 역시 경쾌한 경주의 장점이 있지만, 기술적 문제와 코스디자인의 아쉬움이 있다.
여기서 꼬집어 내고자 하는 기술적 문제는 조만간 패치로 해결될것이라 믿는다. 게임중 나오는 글자들이 모두 초록색 박스를 등에 엎고 나와 화면을 지저분하게 한다는 것. 그다지 신경쓰지 않아도 좋다고 하겠지만 게임의 완성도를 떨어뜨리는 요소중 하나다.
게임에 등장하는 코스들은 너무나도 짧다. 이 쉽게 지루해지는 짧은 코스를 몇번 왕복하여 도는 것이 플레이의 전부다. 각각의 코스 디자인에도 참신함이 결여되어 있다.
해안가를 달리는 버기 모드에는 시종일관 바다와 모래사장 그리고 약간의 마을 도로만 연달아 나온다. 밤과 낮이 바뀌고 약간의 방향이 틀려지는 것뿐 모든 트랙들이 자신만의 개성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이런 문제는 게이머가 가지는 새로운 코스에의 기대를 저버리는 결과를 낳고 게임으로의 몰입을 방해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아쉬운점을 말하자면 멀티 플레이시 TCP/IP의 부제다. 어느날 친구에게 비틀 크레이지 컵이 상당히 재미있는 게임이라고 꼬셔 그녀석과 인터넷 플레이를 하려고 했었다. 그러나 어인일인가~ 멀티 플레이 메뉴에는 화면 분활과 IPX 연결외에는 없고 TCP/IP는 눈씻고 찾아봐도 없었다. 순간 허탈의 극치를 느낀 필자였다. 당연히 있을줄 알았는데 게임이 뒷통수를 쳐버린것이다. 이 게임을 혼자서만 하기보다 다른 사람과 같이 하는것이 더욱 재미있음이 틀림없고 최근 게임에는 거의 보이지 않는 화면 분활지원으로 자신의 집으로 놀러온 친구녀석과 신나는 경주를 한번 즐기라는 제작사의 배려는 고마운데, 왜 TCP/IP는 잊은 것인가... (--+) 하루빨리 TCP/IP 지원 패치를 요구하는 바이다. (과연 해줄지...)
일상의 스트레스를 잊어버리라.
제작사 Xpiral은 오랜 게임 경력의 필자에게도 상당히 생소한데 이런 생소함은 항상 그들이 만든 게임에 대한 일종의 불신감을 게이머에게 불러일으키는 법이다. Xpiral은 딱 그런 경우다. 비록 유통사로 게임업계에서 전통있는 인포그램이 버티고 있다고는 하나 그들은 세기의 졸작 테스트 드라이브 5,6를 팔아먹은 전례가 있기에 레이싱에서만은 불신감 해소에 도움은 안된다.
하지만 생소한 제작사에서도 멋진 게임들이 나오는 법이다. 이런 게임들이 불신감 속에서 묻혀버리지 않도록 하는것이 필자와 같은 리뷰어들의 의무다. 비틀 크래이지 컵은 간간히 스트레스를 해소하기에는 정말 멋진 레이싱 게임이다.
일상 생활에서의 스트레스를 차곡 차곡 쌓아 두시는 분들. 그 스트레스를 한방에 해소할수 있는 법을 알려드리겠다. 게임 매장에 가서 비틀 크레이지 컵을 구입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얼마간의 돈이 들겠지만 한동안은 즐거움에 몸을 떨게 될것이다. :)
대상: 최근 하던 게임들이 지루해졌으며 삶의 의욕이 없는 게이머
장점: 깔끔한 그래픽, 경쾌한 경주와 흥겨운 음악
단점: TCP/IP의 부재, 너무 짧고 단조로운 코스들
결론: 아쉬움은 남지만 참으로 경쾌한 레이싱을 즐길수 있는 작품~
(박기빈 객원기자 NatureMus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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