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션스퀘어는 자사가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는 신작 '킹덤: 왕가의 피(이하 킹덤)'의 CBT를 통해 본 작품을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전세계적으로 사랑받았던 드라마 '킹덤'의 IP를 액션 RPG로 재해석한 본 작품은 조선의 미를 담아내면서도, 생사역(좀비) 및 인간형 적에 대항해 손에 땀을 쥐는 공방 액션을 경험해볼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킹덤은 지난해 플레이 영상을 최초로 공개하면서 국내외 많은 게이머의 이목을 집중시킨 바 있으며, '블레이드', '앤빌' 등의 작품을 통해 짜릿한 액션감을 선보인 바 있는 액션스퀘어의 작품인 만큼 게이머로부터 기대감을 가지게 하는 작품이다.
아울러 PC 뿐만 아니라, 모바일 플랫폼에서의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며, 다채로운 콘텐츠를 통해 끊임없이 즐길거리를 제공하면서 현 게임 트렌드를 적극 반영했다.
모바일 플랫폼 한정으로 CBT가 진행된 킹덤: 왕가의 피. 과연 어떤 매력을 가진 작품인지, 그리고 게이머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작품인지 직접 체험해봤다.
■ 게임 곳곳에 담아낸 한국 전통의 색채
본 작품의 원작은 시대적 배경으로 조선 중기로 하고 있는 만큼, 한국 전통의 미를 부각시키는 데 중점을 뒀다. 조선의 건축물과 복식은 물론이고 한국 전통 무술까지 구현하면서 기존의 액션 RPG와 차별화했다.
플레이어는 도검을 주무기로 하는 '이창', 혹은 활을 사용하는 '아신'으로 플레이할 수 있으며, 두 캐릭터는 한국 전통 무술을 활용해 전투를 펼친다. 또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다양한 조선의 의복을 장착하는 것도 가능하다.
전투에서 적으로 마주하게 되는 생사역과 인간형 적에게서도 한국 전통의 색채가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 기본적인 복식은 물론이고, 인간형 적은 이창, 아신과 마찬가지로 조선의 무술을 사용하면서 플레이어를 위협한다. 아울러 백정과 망나니와 같은 보스 몬스터가 등장한다는 점도 눈에 띈다.
전체적인 네이밍에서도 옛스러움이 느껴지는데, 상점은 '장터', 파티는 '결사대', 교환 NPC는 '만물상', 순위는 '서열', 가방은 '행낭' 등으로 구현했다.
■ 묵직한 액션에 초점을 맞춘 전투
킹덤을 처음 접하면, 마치 모바일로 소울류 게임을 즐기는 듯하다. 바닥에 시체처럼 누워있다가, 혹은 문을 부수고 갑작스럽게 등장하는 생사역은 플레이어에게 묘한 긴장감을 제공하며, 진검승부를 펼치는 듯한 인간형 적과의 전투는 높은 몰입도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
특히 정박자와 엇박자로 구성된 적의 공격은 매 순간 방심할 수 없게 하며, 플레이어와 마찬가지로 회피 동작을 펼치므로 짜릿한 공방을 경험하게 된다.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강공격과 약공격으로 콤보 공격을 사용하며, 상황에 따라 연계공격을 활용하면서 다채로운 액션을 펼친다. 약공격으로 내공을 획득하는 것이 가능하며, 내공은 강공격이나 회피기인 구르기를 사용하면 소모된다. 강공격은 약공격보다 많은 피해를 주지만 모션이 길어 위험 부담이 크다.
하지만 강공격에는 피격 무시, 막기 해제, 기절 및 쓰러짐 상태 부여 등 다양한 효과가 있으므로 약공격과 더불어 강공격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강공격으로 효과가 발동하면 그 효과에 맞는 연계공격을 사용할 수 있는데, 연계공격은 투지를 소모하게 된다. 아울러 투지를 모을 경우에 연계공격 외에도 회복 기술을 사용해 치유하는 것도 가능하다. 내공과 투지는 적 공격 및 피격, 오브젝트 파괴 등으로 축적된다.
적의 패턴은 전투의 긴장감을 높이는 핵심 요소다. 생사역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등장해 플레이어에게 매우 빠른 속도로 달려들며, 생사역에게 공격당할 경우에는 감염 상태가 돼 지속적으로 체력이 줄어들게 된다. 감염 상태는 맵 곳곳에 배치돼 있는 물항아리에서 해제할 수 있다.
또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인간형 적도 도검과 창, 도끼 등으로 조선 무술을 사용하는데, 정박자와 엇박자로 공격해오기에 매우 까다롭다. 플레이어는 이들에 대항해 적절히 회피기, 혹은 튕겨내기를 사용하며 반격해야 하기에 컨트롤의 재미를 제공한다.
인간형 적 또한 회피 후 반격 등의 기술을 활용함에 따라 기본적인 전투의 난이도는 꽤 높은 편이며, 소울류 등의 액션 게임을 처음 접하는 게이머라면 적응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 성장 요소와 방치 요소로 접근성 UP
킹덤은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적의 패턴이 까다롭기에 조작 난이도가 꽤 있는 작품이다. 이러한 높은 난이도는 게임의 진입장벽으로 작용할 수 있는데, 허들을 낮추기 위해 성장 요소와 방치 요소를 적절히 녹여냈다.
캐릭터는 무기 카테고리에 5종의 장비를 장착할 수 있으며, 강화를 통해 장비의 능력치를 상승시키게 된다. 이를 통해 공격력과 체력을 높이고 다양한 효과를 제공받을 수 있으며, 무기 외 부적 6종을 장착 및 합성해 체력 회복량, 투지 획득량, 내공 획득량 등을 증가시키게 된다.
또 플레이를 하지 않더라도 일정 시간마다 보상이 누적되는 방치 요소도 존재하는데, 스테이지로 구성된 메인 콘텐츠는 각 구간을 클리어할 때마다 보상 수준이 높아지면서 캐릭터 성장을 돕는다. 방치 보상으로는 무기 제작 및 강화 재료가 제공되므로 특정 스테이지에서 막혔더라도 방치 보상을 통해 무기를 제작 및 강화하고 재도전할 수 있도록 설계해놨다.
추가로 사용하지 않는 무기와 부적 등은 만물상에서 특수 재화로 교환할 수 있으며, 해당 특수 재화로는 무기 재료 상자, 부적 상자, 기술 상자 등을 구입할 수 있다. 즉 새로운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는 만물상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
■ 다채로운 콘텐츠로 끊임없는 즐길거리 제공
킹덤은 스테이지로 구성돼 있는 메인 콘텐츠를 즐기면서 계속해서 캐릭터를 성장시켜나가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킹덤은 메인 콘텐츠 외에도 플레이어 간의 실력을 겨루는 '대전'과 협동 플레이 콘텐츠인 '토벌', 그리고 난이도를 점차 높여가며 도전하는 '수련' 콘텐츠를 마련해놨다.
특히 수련에서는 정예 몬스터를 공략하는 '정예', 끊임없이 몰려오는 생사역을 막아내는 '수성', 한정된 공간에서 다수의 적을 상대하는 '군집', 그리고 마지막으로 보스 몬스터를 토벌하는 '보스' 등의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으며 각 콘텐츠는 매일 1회에 한해 무료 입장할 수 있도록 했다.
수련의 주요 보상은 장비 제작 및 강화 재료, 기술 강화 재료, 부적, 그리고 의상 등으로 준비돼 있는 모습이다. 즉 메인 콘텐츠에 도전하다가 막힐 경우에 수련에 도전해 추가적인 성장 재료를 획득하도록 돼 있다.
■ 콘셉트와 기획 의도는 긍정적, 해결해야할 과제도 분명
킹덤은 컨트롤의 재미와 성장의 재미를 모두 담아낸 액션 RPG라 할 수 있다. 스테이지 형태로 구성돼 있는 메인 콘텐츠에서 계속해서 도전하고 공략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며, 다채로운 콘텐츠를 통해 부가적인 즐거움도 제공하고자한 모습이다.
CBT에서 만나본 킹덤: 왕가의 피는 어느 정도 개발이 마쳐져 있는 상태로 보였다. 메인 콘텐츠 외 다양한 즐길거리도 갖춰져 있으며 재화 및 재료의 수급처와 소모처 설계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벤트와 시즌패스 등도 준비돼 있는 등 개발 막바지 단계의 모습이다.
하지만 개선 및 해결해야할 사항이 산재해 있다.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할 부분은 전투다. 킹덤은 액션의 재미를 강조한 작품이지만 액션의 완성도는 매우 떨어지는 편이다. 시점 이동의 경우 계속해서 카메라를 조작하면서 조정해야 하기에 모바일 플랫폼에서는 매우 불편했으며 구조물에 캐릭터와 적이 가려지기도 했다. 더 나아가 논타겟팅으로 펼쳐지는 전투에서 적을 공격하기 위한 방향을 잡기가 어려운 것도 개선해야할 부분이다.
더욱이 기술 및 무기의 사정거리도 가늠할 수 없어 어렵게 느껴졌으며, 전투 공간이 매우 한정적이기에 회피기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엔 무리가 있었다.
높은 진입 장벽도 단점으로 꼽힌다. PC와 모바일 플랫폼 간의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하나, 모바일 기기로 게임을 즐길 시에는 난이도가 매우 높아지며, 적은 짧은 모션의 공격을 가해오지만, 플레이어블 캐릭터의 공격 모션은 크고 딜레이가 길기에 불합리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더욱이 액션에 중점을 뒀지만 기본적인 난이도가 높게 설정돼 있음에 따라, 반복적인 플레이를 통해 캐릭터를 성장시키고 높은 등급의 장비를 착용하도록 강요한다는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결국 반복되는 플레이로 지루함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조작감도 주요 해결 과제다. 묵직한 타격감과 현실적인 액션을 반영하기 위해 캐릭터의 움직임은 다소 느린 편인데, 이로 인해 액션 게임에서 느낄 수 있는 특유의 재미가 반감했다.
많은 기대를 모았던 킹덤: 왕가의 피, 자동 전투가 필수 요소로 자리잡고 있는 모바일 게임에서 수동 조작의 즐거움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본 작품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게다가 자연스러운 전투 모션과 한국 전통의 미를 잘 담아냈다는 점에서 만족감을 느꼈다.
하지만 전체적인 완성도에 있어서는 큰 아쉬움이 남았으며, 작품의 기획 의도와는 별개로 플레이어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많았다. CBT는 테스터로부터 의견과 건의 수렴하고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다. 킹덤: 왕가의 피는 본 CBT를 통해 피드백을 반영하고, 더욱 높은 완성도를 가진 작품이 되길 기대해본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