섀도우 택틱스: 블레이드 오브 더 쇼군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던 미미미 게임즈가 카리브해 해적들의 전설을 그린 잠입 액션 게임 '섀도우 갬빗: 저주받은 크루'로 돌아왔다.
섀도우 갬빗: 저주받은 크루는 전작 섀도우 택틱스: 블레이드 오브 더 쇼군과 마찬가지로 여러 캐릭터들이 적들의 시야를 피해 적진에 잠입하고, 목적을 위해 적을 처치하거나 특정 요소를 손에 넣는 잠입 액션 게임이다. 잠입 액션이라는 기본적인 방식은 거의 변한 것이 없지만, 무대는 무사들의 일본 전국 시대에서 해적들이 판치는 카리브해로 이동했고 선형적이었던 내러티브는 여러 섬을 오가는 비선형적인 구조를 더해 마치 항해를 하는 듯한 느낌을 부여해 전작과 차별점을 만들었다.
이 게임이 처음 공개됐을 때 카리브해로 배경을 옮긴 만큼 무리 생활을 하는 떠들썩한 해적들의 분위기를 먼저 떠올린 게이머가 많았을 것이다. 하지만 이 게임에 등장하는 주인공 캐릭터들은 죽음에서 돌아온 유령들로 적을 습격할 땐 적에게 빙의하거나 적에서 순식간에 다가가 암살을 하는 등 잠입 게임에 걸맞은 으스스한 모습을 보여준다. 언뜻 잠입 액션과 어울리지 않을 듯한 해적이라는 요소에 유령을 더하면서 온갖 특수 능력을 사용해 적들을 돌파하는 자연스러운 해적 판타지를 완성시킨 것이다.
해적 판타지의 낭만을 충분히 충족시킨 해적과 유령의 조합 = 게임조선 촬영
몰려다니며 적을 습격하는 해적이 잠입 액션을 하는 당위성을 챙겨주었다 = 게임조선 촬영
선형적인 전작과 다르게 이번엔 여러 임무를 동시에 제공해 게이머들이 선택할 수 있게 만들었다 = 게임조선 촬영
게임은 코만도스식 잠입 액션 형태로 진행된다. 적들의 시야를 파악해 덤불에 숨거나 시체를 처리하고, 원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저격수 테레사가 멀리서 영혼 화살로 적을 처리하고 보물 사냥꾼 쿠엔틴이 낚싯대로 적 시체를 옮기는 등 각 캐릭터의 능력을 사용해 어려운 상황을 풀어나가야 한다. 이처럼 실시간으로 변하는 상황에 적을 공격할지 덤불에 숨을지, 공격한다면 죽일지 기절시킬지 선택해 나가는 과정이 섀도우 갬빗: 저주받은 크루의 독특한 묘미다.
다만 이런 장르의 경우 높은 난도에서 한 번 잠입에 실패하면 복구하기 어려운 점은 이 게임의 진입 장벽이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 목표를 눈앞에 두고 먼 곳에 홀로 남아있던 아군이 발각된다면 몰려오는 적들 만큼 큰 허탈감이 몰려온다. 이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미미미 게임즈는 전작부터 특정 시점을 저장하는 퀵 세이브와 퀵 로드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실력에 자신 있고 도전 정신이 넘친다면 퀵 세이브를 0으로 만들고 임무에 도전하는 것도 가능하다.
적의 시야를 교묘하게 노려 적을 처리하거나 원하는 장소에 도달하는 것이 묘미 = 게임조선 촬영
때론 지형 지물을 이용해 적들을 '사고사' 시킬 수도 있다 = 게임조선 촬영
전작에서 보여준 캐릭터 동시 행동 역시 그대로 가져왔다 = 게임조선 촬영
임무의 핵심이 되는 캐릭터 수는 전작에 비해 약 2배가량 늘었다. 또한 스토리 진행에 따라 자연스럽게 아군 캐릭터로 합류하던 전작과 다르게 각 지역을 다니며 흑진주와 영혼을 모아 유령 해적을 부활 시키는 형태로 아군을 늘려나가는 식으로 바뀌었다. 부활시킬 아군 캐릭터는 게이머가 마음대로 정할 수 있으며, 역할이 겹치는 캐릭터를 여러 명 부활시켰다고 해도 동시에 여러 임무가 제공되기 때문에 성공 가능한 임무부터 천천히 도전하다 보면 금방 아군 캐릭터를 모을 수 있다.
임무 전략 면에서도 여러 상륙 지점과 탈출로를 배치해 선택지를 늘렸다. 초반에 수영 불가 캐릭터만 살렸을 때 물가가 아닌 곳으로 상륙해 임무를 시작하거나 특정 캐릭터의 스킬로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지역에 상륙해 초반을 수월하게 풀어나가는 등 같은 임무라도 다양한 캐릭터 조합으로 즐길 수 있는 여지를 마련했다. 여러 탈출로 역시 임무 종반부에 시작 지점으로 돌아와야 하는 번거로움을 덜어내고, 각자도생이라는 해적에게 어울리는 방식의 전술을 제공해 게임의 재미를 높였다.
플레이어블 캐릭터는 약 2배 가량 늘었다 = 게임조선 촬영
이가 출신 닌자...? 혹시 하야토라고 아니? = 게임조선 촬영
내가 가진 캐릭터 상황에 맞춰 상륙 지점과 탈출로를 정해 적들을 급습! = 게임조선 촬영
약 30~40시간에 달하는 스토리, 상황에 맞춰 게임을 진행할 수 있는 다양한 선택지, 2배 가까이 늘어난 개성 넘치는 캐릭터, 캐릭터의 능력을 시험해 보고 응용법을 배우는 튜토리얼 등 섀도우 갬빗: 저주받은 크루는 전작에서 보여준 장점을 확실히 계승하고, 단점을 보완했다. 여기에 캐릭터들의 개인 이야기와 스킬 업그레이드, 로그북과 메달 수집 등 스토리 종료 후에도 계속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면서 이미 충분히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받은 섀도우 시리즈를 한층 더 높은 경지에 올려놓았다.
미미미 게임즈는 이번 작품을 통해 자체 개발과 자체 유통이라는 첫 발걸음을 훌륭하게 내디뎠다. 전국 시대와 잠입. 해적 시대와 잠입. 독특한 테마로 완성도 높은 잠입 액션 게임을 선보여온 미미미 게임즈가 과연 다음엔 어떤 잠입 액션 게임으로 게이머들에게 전략의 묘미를 맛보게 해줄지 기대된다.
캐릭터의 기본 사용법과 응용법을 알려주는 친절한 튜토리얼 = 게임조선 촬영
선원들의 이야기를 볼 수 있는 개인 퀘스트나 성장 요소는 게임을 한층 풍부하게 만들어 준다 = 게임조선 촬영
가자! 카리브해로! 아호이! = 게임조선 촬영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