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먹] 역붕괴:베이커리 작전, 클래식한 매력과 스마트한 진화의 선물 같은 만남

'이쪽 계통(?)'에서는 '미카팀'을 모르는 분들이 없으시겠죠. 국내 모바일게임 서브컬처 시장에도 '소녀전선'으로 잘 알려진 '선본 네트워크'의 '미카팀' 시절의 작품, '빵집소녀'가 '역붕괴 : 베이커리 작전'이란 이름으로 리메이크됐습니다.

'소녀전선' 그리고 비교적 최근 출시된 '뉴럴 클라우드'까지 이어지는 이 세계관을 관통하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정식 출시는 아니었고 19일부터 개최된 '스팀 넥스트 페스트'에서 체험판을 통해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멘도와 수수께끼의 소녀의 만남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비교적 단순한 출발에서 시작합니다. 특수부대원 '멘도'가 '베이커리'란 코드를 가진 수수께끼의 소녀를 만나 탈출시키는 작전을 수행하게 되고, 소녀와 함께 하며 점차 감화되고, 이런저런 비밀들을 알게 된다는 내용입니다.

애초에 소녀전선 세계관의 첫 작품으로 출시된 게임인지라 전작을 해보지 않았어도 큰 문제 없을 내용이며, 그것을 염두에 두고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시나리오적인 측면에서의 흥미도나 캐릭터의 매력은 충분, 번역 오류를 제외한 텍스트 자체의 말맛은 확실합니다.

자연스럽게 한 마디 한 마디 읽게 된다.

세계관 설정을 NPC 대화로 억지로 풀어내기 보다 '키워드' 알림으로 보고 싶을 때 확인할 수 있는 '단서'로 치부한 것도 영리한 설정이었습니다. 아니었으면 등장인물들이 설명충 역할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스토리 몰입감을 해쳤겠죠.

시간상으로는 소녀전선 이후의 이야기를 그린 만큼 익숙한 전술인형들의 성장한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는 점도 재밌는 부분이네요.

소녀전선을 모르는 분들도 계실 거라 전작에 기댄 이야기는 그만하도록 하죠.

SRPG 장르입니다.

적당한 이동과 공격을 계산해야 하는 AP 포인트가 존재한다.

그것도 기획 의도에 맞춰 전장의 상황의 시시각각 변하고, 그저 단순히 유닛의 성능에 기대어 몇 칸 이동해서 공격하고, 반격하는 단순한 SRPG 룰을 몇 계단은 더 심화, 세분화 시켜서, AP 포인트 관리, 스텔스 모드, 지형지물을 이용한 여러 가지 은폐, 엄폐에 날씨 상태, 그때그때의 물품 제작, 적재적소에 부비트랩 설치 등 다양한 요소를 염두에 두고 진행해야 합니다.

전장에서 습득한 물품으로 필요한 장비를 제작할 수 있다.

당장 체험판에서 진행되는 중간 난이도, '일반' 난이도로만 진행해도 한 번에 S 등급 클리어를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뭔가 허덕허덕 벌어지는 상황에 대비하기 급급하죠. 다만, 그런 전장을 내 마음대로 제어했을 때의 쾌감은 상당합니다.

캐릭터들의 움직임도 상당히 자연스럽습니다.

전형적인 SRPG에 역붕괴만의 룰을 첨가한 것이 매력으로 작용한다.

주어진 행동에 맞춰 움찔움찔 움직이는 것을 보면 SD 캐릭터의 아쉬움이 치유될 정도니까요. 더구나 주로 '총기'를 이용한 공격 시의 타격감도 상당합니다. 저격은 저격대로, 돌격 소총은 돌격 소총대로 확실하게 적을 사살하는 느낌을 줍니다.

체험판 버전에서는 성우 더빙이 없었는데 정식 버전에서는 추가하게 될지 모르겠네요. 또한, 요즘 서브컬처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여러 스킬 컷씬이나 강조 연출 등이 없다 보니 허전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는데 이 부분 역시 해소될 여지가 있으므로 말은 아끼는 게 좋겠네요.

생각보다도 더 매 턴 상황이 급변해서 빠듯하게 돌아간다.

체험판에서 제공하는 내용은 아직 게임 초반부인 만큼 탈출, 기습 등의 은밀한 작전이 주를 이뤄 스테이지 자체의 활동성에서 뭔가 볼륨이 작은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특히, 게임이 익숙하지 않아서이기도 하겠지만 유닛들의 이동과 공격 범위가 생각 이상으로 넓은 데다가 적 유닛들의 능력과 외형이 잘 매치가 되지 않아서 몇 번이나 다시 확인해 봐야 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이는 플레이어의 숙련 혹은 이해도의 문제로 볼 수 있는데, 이 점을 돕기 위해 룰이 더 복잡해졌고, 수 계산이 필요한 필드인 만큼 뭔가 더 시각적인 표기가 있으면 어떨까 싶네요.

설득력 있는 연출이 있다면 화려함은 사족일 뿐이라는 것을 증명해준다.

어쨌든 고전 SRPG를 답습하면서 자신들만의 룰을 영리하게 짜넣은 점이 돋보입니다. 꾸준히 쌓인 세계관을 다시 한번 정립하려는 시도 역시 자신들의 작품에 대한 애정으로 볼 수 있겠고요. 본격적으로 '차', '포' 붙이고 나면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지가 기대되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 역붕괴:베이커리 작전 플레이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