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트 그래픽으로도 이렇게 으스스할 수가 있다는 걸 알려준 타이틀이죠. RPG 만들기 제작 툴로 만들어졌던 미스터리 게임, '포켓 미러'가 리마스터판으로 돌아왔습니다.
'KOMODO'의 미스터리 호러 어드벤처, '포켓 미러 : 황금빛 꿈'입니다. 5월 19일 스팀을 통해 출시됐고, 출시 기념 25% 할인가 16,120원입니다.
어림없는 피폐물의 짧은 애니메이션 오프닝이 반겨준다.
원작 자체가 쯔꾸르 게임이라는걸 믿을 수 없을 정도의 완성도를 보여준 바 있는 데요, 리마스터판인만큼 그래픽이 그만큼 더 발전했고, 보이스, 그리고 화풍 역시 바뀌었습니다. 일러스트의 경우 설정에서 '레거시 아트 스타일' 변경으로 원작 일러스트로 플레이할 수도 있습니다.
장르에 잘 어울리는 화풍 / 도트 그래픽을 만나볼 수 있다.
도트 그래픽 속에서도 특유의 미스터리하면서도 몽환적인 분위기를 잘 챙겼고, 등장인물들의 일러스트, 삽화, 그리고 몰입감 있는 BGM이 반겨줍니다. 고전 순정만화의 소녀소녀한 그림체 같으면서도 분위기가 주는 섬뜩함이 묘하게 잘 어울립니다.
순간적으로 시점이 바뀌며 단서를 찾거나 삽화가 등장할 때, '히엑~' 하고 놀라며 물러나는 주인공을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움찔하게 되죠. 적어도 이 게임을 하는 동안은 헤드셋을 착용하고 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주인공이 파랗게 질리면 나도 긴장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기억을 잃은 주인공이 어딘가 음침하고 신비로운 공간에서 깨어나고, 자신의 금빛 손거울을 들고 이 이상한 공간을 헤매면서 여러 사건을 겪게 되는 구조입니다.
사실 설명이 간단하지, 주인공이 겪는 일들을 보면 저라면 방에서 나가지도 못했을 것 같은데 역시나 공포 게임 주인공이라 그런지, 연출만 살짝 겁먹는 연출일 뿐 실제론 정작 호기심도 많고 사건 해결에도 빼지 않는 씩씩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아무 정보도 없이 무작정 움직여야 하기에 다소 불친절할 수도 있겠지만 일단 해당 맵 내에 모든 단서가 있다고 생각하면 끈질기게 풀어낼 수 있습니다.
결국 각 챕터별로 갈 수 있는 맵 안에 단서가 숨겨져 있다.
결과적으로는 직선형 구조인데다가 제한적인 맵 구성에서 여러 퍼즐을 숨겨둬야 하다 보니 아무래도 갔던 곳 또 가고 살펴봤던 곳 또 봐야 하는 반복 동선이 자주 등장합니다. 이것만 잘 생각하면 막혔던 부분도 잠깐의 고민만으로 잘 풀어낼 수 있습니다.
'호러' 장르를 표방하기에 음산한 분위기 속에서 깜짝깜짝 놀래는 장면이 나오지만 사실 게임은 '스토리'에 기반한 '퍼즐'과 '어드벤처'에 주안점을 두고 있습니다. 저처럼 무서운 걸 전혀 못하는 분들이라도 아슬아슬 참아가며 할 수 있을 정도의 압박감이 아닐까 싶네요. 어쨌든 중간중간 잘못된 선택이나 조작으로 숱하게 '게임오버'를 당하게 됩니다.
주인공의 직감은 대부분 맞다.
리마스터판인 만큼 해당 공략을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모든 퍼즐 게임과 어드벤처 게임이 그렇듯이 초회차 정도는 꼭 직접 플레이하시는 걸 추천하고, 퍼즐 한참 풀고 진행하다가 처음 막히는 기믹에서 게임오버 당하면 엄청난 탈력이 오게 되므로 퍼즐을 한 단계라도 진행할 때마다 세이브 포인트를 잊지 말고 제때 세이브하시기 바랍니다.
퍼즐 부분에서는 퍼즐에 심취해서, 스토리 어드벤처 부분에서는 어드벤처에 심취해서 할 수 있게끔 콘텐츠 분배가 밸런스 있게 잘 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고, 하나하나 파트를 클리어 해나갈 때마다 느낄 수 있는 성취감 역시 뛰어납니다.
중간중간 마주치는 섬뜩한 텍스트들이 백미
여러 인물들의 등장과 이들의 개성 있는(?) 성격들을 지켜보는 것도 역시 재미있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공략 도움 없이 꼼꼼하게 초회차 플레이를 할 경우 플레이 시간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네요.
그리고 중대하다면 중대하고, 사소하다면 사소한 문제인데 한국어를 지원하긴 하지만 번역상의 문제로 긴 문장의 경우 뒷부분이 잘려 나가 순간 몰입을 해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 부분은 많이 아쉽네요.
◆ 포켓미러 : 황금빛 꿈 영상
서비스 KOMODO
플랫폼 스팀
장르 캐릭터 수집형 RPG
출시일 2023년 05월 11일
게임특징
- 장르를 푹 고아낸 스토리와 연출,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한 팩
[김규리 tete0727@naver.com] / [박성일 기자 zephyr@chosun.com][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