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독스 인터랙티브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에이지 오브 원더스가 다시 판타지 배경 게임으로 돌아왔다.
'에이지 오브 원더스 4'는 에이지 오브 원더스의 최신작이자 에이지 오브 원더스 3에서 이어지는 판타지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시스템 면에선 이전작인 SF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에이지 오브 원더스 플래닛 폴의 장점을 계승하면서 판타지 테마의 정체성과 개선된 편의성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았다.
이번 작품은 에이지 오브 원더스 3의 스토리에서 한층 더 확장된 세계관을 보여준다. 다양한 세력이 경쟁하던 판타지 세계 '아슬라'는 힘을 되찾은 고대 마법사들이 귀환하면서 혼란에 빠지게 된다. 이에 필멸자들의 투사들은 마법을 왕국을 재건하고 마법을 터득하며 맞선다. 전작을 해봤던 유저라면 스토리 모드에서 에이지 오브 원더스 3의 주인공격 인물인 엘프 선드렌 이니옥을 만나는 등 반가운 요소들을 찾을 수 있다.
게임은 다른 4X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과 마찬가지로 거점을 짓고, 건물과 병력을 생산해 승리 목표를 달성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초보자 시나리오인 입문 세계부터 4등급 세계인 얼어붙은 세계까지 특정 조건이 설정된 공식 세계와 유저들이 직접 참가 인원과 난이도, 세계 특성, 속도를 조절하는 커스텀 세계 중 원하는 세계에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플레이할 세계를 골랐다면 유저의 분신이 되어줄 세력을 고르게 된다. 세력 역시 공식으로 제공하는 세력과 커스텀 세력으로 나뉘며, 커스텀 세력에선 종족과 성향, 마법서, 외모 등 다양한 요소를 조합해 원하는 세력을 만들 수 있다. 유저가 원한다면 산업화를 이룩한 엘프도 신비한 학문을 다루는 오크도 만들 수 있다.
목표는 군사, 확장, 마법, 점수 승리 중 하나를 달성하는 것이다. 다른 세력을 모두 파괴하거나 점령하면 군사 승리, 통제 구획을 늘려 도시 세 곳에 통합의 등대를 설립하고 이를 15턴 동안 지키면 확장 승리, 3, 4, 5등급 마법서를 선택하고 해금되는 친화 구획 개선 시설을 세 가지 건설하고 이를 15턴 동안 지키면 마법 승리를 달성할 수 있다. 점수 승리는 일정 턴을 기준으로 가장 많은 점수를 얻은 세력이 승리하는 방식이다.
새로운 세계에 발을 내디뎠다면 주어진 도시를 성장시키고, 영웅과 병력으로 이곳저곳 탐험하면서 세력을 키워야 한다. 전투를 하고, 건물을 짓고, 과학을 발전시키는 것 외에도 특정 지역에서 이벤트가 발생하거나 불가사의에서 전투가 일어나는 등 다양한 변수가 발생해 게임에 재미를 더한다.
유저의 분신인 지도자와 고용을 통해 얻는 영웅은 모험을 통해 더 강해진다. 전투로 경험치를 얻어 레벨이 오르면 새로운 기술을 배우고, 이벤트와 외교로 새로운 아이템을 얻으면서 성장한다. 이렇게 성장한 영웅은 적국과의 전투뿐만 아니라 불가사의 전투나 승리 조건을 달성했을 때 일정 주기로 침략하는 적들을 막을 때 굉장히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도시는 건물을 짓거나 구획을 합병시켜 성장시킬 수 있다. 도시 주변에는 자원을 생성하는 구획들이 있고 이 구획을 합병하고 농장이나 벌목장, 채석장 등 시설을 건설해 추가 자원을 얻을 수 있다. 각 구획은 인구가 1 늘어날 때마다 합병할 수 있으며, 식량 수입에 따라 자동으로 늘어나거나 주권이라는 자원으로 구입할 수도 있다.
건물은 기본적으로 생산력과 골드를 사용해 건설하며, 건물에 따라선 특수 자원을 소모할 때도 있다. 벌목소 2개를 지으면 곡창 건설 가격이 하락하는 등 구획에 건설한 시설에 따라서 도시 시설을 건설할 때 부스트를 얻어 더 빠르고 싸게 건설할 수 있다.
또한 병력 생산은 징집력이라는 다른 요소와 별도의 슬롯을 통해 진행되기 때문에 건물 건설과 병력 생산을 동시에 진행할 수도 있다. 건물을 건설하지 않을 땐 생산력의 일부가 골드로 생산되며, 병력을 생산하지 않을 땐 징집력의 일부가 식량으로 생산된다.
이번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마법서다. 마법서는 다른 4X 게임에서 사용하는 과학과 유사한 개념으로 1등급부터 5등급까지 나뉜다. 이전 등급 마법서를 2개 습득해 상위 마법서를 배울 수 있으며, 4등급과 5등급 마법서는 요구하는 속성의 친화를 특정 수치까지 획득해야 배울 수 있다.
마법서에선 병력과 주문, 구획 시설, 도시 건물, 영웅 기술, 공성 작전 등 다양한 요소를 배울 수 있다. 특히 주문은 전투에서 사용할 뿐만 아니라 특정 종류의 유닛을 상시로 강화하거나 지형을 바꿔 원하는 자원을 얻고, 종족까지 변경시킬 수도 있다. 각 요소는 생산과 외교를 통해 얻은 지식을 쌓아 배울 수 있다.
마법서를 배우고 각 요소를 해금할 때마다 속성별 친화가 증가한다. 이렇게 증가한 친화는 제국 개발에서 제국 스킬을 개방할 때 사용한다. 제국 스킬은 도시를 늘리고 발전시킬 때 사용하는 공통 스킬인 일반 트리와 각 속성별 친화 트리로 나뉜다.
예를 들어 성장에 중점을 둔 자연 친화는 인구 증가와 식량 생산에 이득을 부여하며, 전투에 중점을 둔 혼돈 친화는 전투와 도시 파괴에 이득을 부여한다. 마법서를 새로 고를 때 다른 친화를 증가시키는 마법서를 골랐다면 여러 트리를 동시에 확보할 수도 있다. 이처럼 상황에 맞춰 마법서를 선택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친화를 고르는 것이 운영의 핵심이다.
도시를 성장시키고 탐험을 하다 보면 다른 세력이나 자유 도시와 만나게 된다. 다른 세력과 만났을 경우 우호도에 따라 외교를 진행할 수 있는데 만약 무차별로 전쟁을 했거나 성향이 반대라면 곧바로 전쟁을 하는 경우도 있다.
다른 세력과 외교 상황은 굉장히 직관적인 수치로 파악할 수 있다. 만약 구획을 침범해 불만이 쌓이면 이 불만을 돈으로 거래하거나 용서하는 등의 행동으로 청산해 외교 관계를 조절할 수 있다. 상대하는 세력이 나에게 어떤 불만을 가지고 있고, 어떻게 행동하길 바라는지 명확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불의의 배신이나 전쟁을 비교적 쉽게 방지할 수 있다.
자유 도시는 속삭이는 돌을 주고 충성도를 높여 관계를 개선할 수 있다. 충성도를 높이면 유저에게 여러 자원을 바치는 봉신 관계를 구축할 수 있으며, 최종적으론 통합 조약으로 아군 도시 중 하나로 편입할 수도 있다. 또한 봉신 도시는 고용 점수를 사용해 병력을 징집할 수 있으며, 직접 병력을 고용할 수도 있지만 봉신에게 지급해 충성도와 방위를 맡길 수도 있다.
탐험 중 적을 만나거나 외교가 결렬되어 전쟁이 시작됐다면 전투를 진행하게 된다. 전투는 6부대를 1개 군단으로, 최대 3개 군단 18개 부대까지 참가할 수 있다. 전투가 시작되면 별도의 전투 지역으로 전환되며, 아군 턴과 적 턴 번갈아가며 행동하게 된다. 병력마다 최대 3개의 행동 포인트가 주어지며, 이 행동 포인트를 소비해 이동과 공격, 방어, 스킬, 아이템 등을 사용한다.
전투는 결과만 보여주는 자동 전투와 전투 지역에서 직접 병력을 조종하는 수동 전투 두 가지 방식 중 하나를 선택해 진행한다. 만약 전투에서 너무 많은 손실을 입었다면 재시도로 다시 한번 전투를 진행할 수 있다. 단, 재시도는 수동 전투만 지원하지만, 전투 지역 진입 후 자동 전투 전환이 가능하다.
전투 후 적 세력의 영웅을 붙잡거나 사살했다면 감옥과 지하 묘지에서 처분을 결정할 수 있다. 영웅을 돌려보내 외교 관계와 아이템 획득을 동시에 노릴 수도 있지만, 사형 후 아이템만 챙기거나 사령술을 배웠다면 사망한 영웅을 되살려 아군 영웅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이렇게 도시를 성장시키며 영웅으로 마법 세계를 탐험하면서 승리 조건을 채우면 게임이 종료된다. 게임이 종료되면 유저의 행적에 따라 만신전의 경험치가 증가하며, 획득한 만신전 레벨에 따라 특전을 해금할 수 있다. 만신전 특전에는 투구나 갑옷 같은 꾸미기 아이템부터 새로운 문화 특성과 장비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마련됐다.
판타지 세계로 회귀한 에이지 오브 원더스 4는 에이지 오브 원더스 3 이후 판타지 4X에 목마른 유저들의 갈증을 시원하게 해소시켜줄 수 있는 단비 같은 존재로 돌아왔다. 전작들의 장점을 확실하게 계승하면서 에이지 오브 원더스 시리즈의 정체성을 확실히 드러낸 이 게임은 처음 하는 유저부터 시리즈의 오랜 팬까지 다양한 게이머를 사로잡을 만한 매력을 담고 있다. 특히 한층 발전된 커스터마이징 요소와 발전에서 얻는 성취감,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는 재미는 게이머들에게 높은 몰입감을 선사해 판타지 세계 모험을 밤을 새우게 만들 것이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