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캐릭터 수집형 게임을 개발하고 성공시킨 호요버스가 이번엔 '붕괴' IP를 활용해 SF 판타지 '붕괴: 스타레일'을 내놓았다.
붕괴: 스타레일은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는 것처럼 별 사이를 다니는 열차에 타고 우주를 누비는 모험을 그린 SF 판타지 게임이다. '스텔라론'이라는 수수께끼의 물질을 운반하는 존재로 태어난 주인공이 우주를 여행하는 열차 동료들과 함께 우주 이곳저곳을 다니며 문제를 해결하고 성장하는 전형적인 모험담을 보여주고 있다.
게임은 메인 시나리오인 '개척 임무'를 중심으로 서브 퀘스트인 '동행 임무', '일일 임무', '모험 임무'를 수행하며 성장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다. 이러한 임무 외에도 재화를 보상으로 지급하는 퀘스트인 '일일 훈련'이나 로그라이크 요소를 더한 '시뮬레이션 우주', 그리고 성장 재료를 수급하는 던전인 '고치' 등 여러 콘텐츠로 구성됐다. 개척 임무는 계정 레벨인 '계척 레벨'에 따라 해금되기 때문에 다양한 콘텐츠로 캐릭터와 장비를 성장시켜 새로운 개척 임무나 콘텐츠에 도전하는 것이 게임의 주된 목적이 되겠다.
이러한 콘텐츠는 크게 '탐사'와 '전투'로 구성된다. 유저는 캐릭터를 조작해 지역을 탐사하며 재화를 얻거나 새로운 콘텐츠를 열면서 성장의 기회를 마련한다. 그리고 탐사 중 적 캐릭터와 마주치거나 일부 콘텐츠에 진입하면 전투에 돌입한다.
붕괴: 스타레일의 전투는 캐릭터의 속도에 따라 공격을 주고받는 턴제 방식을 채택했다. 전투에는 총 4명의 아군 캐릭터가 참가하며, 이들 캐릭터는 전투 내내 영향을 주는 '특성'과 별다른 부가 효과 없이 적에게 피해를 주지만 전투 스킬 포인트를 발생시키는 '일반 공격', 전투 포인트를 소모해 적을 공격하거나 아군에게 이로운 효과를 줄 수 있는 '전투 스킬', 그리고 전투 중 공격과 스킬 사용, 피격으로 모은 에너지를 소모해 강력한 기술을 발휘하는 '필살기'를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전투 전 탐사나 다음 전투에 강화 효과를 부여하는 '비술'까지 더해 전투를 진행한다.
전투 자체는 일반 공격으로 전투 포인트를 쌓고, 전투 포인트를 써서 전투 스킬을 쓰고, 전투 중 모은 에너지로 필살기를 쓰는 단조로운 방식이지만, 여기에 캐릭터에 따른 '전투 속성'과 '운명의 길'에 따라 전투의 양상이 바뀐다.
전투 속성은 각 캐릭터마다 쓸 수 있는 물리, 화염, 얼음, 번개, 바람, 양자, 허수 7가지 속성이다. 전투 시 적 약점에 맞는 속성 공격을 하면 일시적으로 적을 무력화 시킬 수 있고, 속성에 따라 행동을 멈추고 추가 피해를 주는 '빙결'이나 지속 피해를 주는 '연소' 등 상태 이상을 부여할 수 있다.
운명의 길은 캐릭터마다 부여된 역할이다. 파멸 캐릭터는 높은 공격 능력과 생존 능력을 겸비하고 있고, 화합 캐릭터는 아군에게 이로운 효과를 부여해 전투 능력을 높일 수 있다. 4명으로 제한된 전투 캐릭터를 콘텐츠에 따라 전투 속성과 운명에 길에 맞춰 조합하고 공략하는 것이 붕괴: 스타레일 전투의 핵심이다.
전투의 핵심인 캐릭터들은 레벨을 높이거나 새로운 능력을 해방해 성장시키거나 장비를 착용시켜 한층 더 강력하게 만들 수 있다.
캐릭터 자체를 강화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은 각종 콘텐츠에서 얻은 재화로 레벨을 높여 추가 능력치를 얻는 것이다. 또한 캐릭터가 특정 레벨에 도달했을 때 '행적'을 개방해 추가 능력치와 새로운 능력을 얻을 수도 있다. 만약 뽑기에서 동일한 캐릭터를 획득했다면 캐릭터 대신 '성혼'을 얻을 수 있고, 캐릭터에게 성혼을 사용해 최대 6회까지 새로운 능력을 얻는 '성혼 동조'를 할 수 있다.
캐릭터가 사용하는 장비는 운명의 길에 따라 추가 능력을 얻을 수 있는 '광추'와 조건을 만족하면 세트 효과를 부여하는 '유물'이 있다. 같은 캐릭터라도 광추와 유물의 효과에 따라 다른 식으로 활용할 수 있어 자신의 취향, 혹은 콘텐츠에 맞춰 장비를 세팅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작품은 이미 많은 캐릭터 게임으로 자신들의 실력을 입증한 호요버스의 작품인 만큼 붕괴: 스타레일 역시 매니아가 좋아할만한 요소들로 가득하다.
먼저 뛰어난 렌더링과 한국어 더빙으로 완성도를 높인 캐릭터가 눈에 띈다. 호요버스는 국내에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던 '붕괴3rd'부터 전 세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원신'까지 2D 원화와 잘 어울리는 캐릭터 렌더링을 보여줬는데 이번 붕괴: 스타레일에서도 이러한 실력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여기에 자연스러운 한국어 더빙 더하면서 유저들은 한층 더 붕괴: 스타레일 세상 속 캐릭터들에게 깊게 몰입할 수 있다.
전체적인 세계관 면에서는 붕괴 IP를 활용했지만, 붕괴3rd와 별개의 내러티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존 작품을 모르는 유저도 이번 작품을 이해하는데 문제가 없다. 대신 호요버스가 만든 다른 게임들처럼 초반부터 '스텔라론'이나 '에이언즈' 같은 고유 명사가 등장해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드는 건 여전하다. 이런 부분은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캐릭터들의 대화에로 설명되기도 하고, 이후 추가되는 '아카이브'에서 더 자세한 설명을 찾을 수 있다.
기존에 호요버스 작품을 했던 유저에게도 이번 작품은 반가운 요소가 가득하다. 붕괴 시리즈를 즐겼던 유저라면 익숙한 캐릭터의 등장에 앞으로의 스토리를 상상하며 즐거움을 느낄 수 있고, 원신을 즐겼던 유저면 첫 동료인 Mar. 7th의 모습에서 엠버의 기시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작품은 전반적으로 호요버스가 기존의 게임 개발에서 얻은 노하우를 십분 활용해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려고 노력한 부분이 엿보였다. SF와 턴제 전투라는 다소 식상한 재료를 들고 시작했지만, 뛰어난 캐릭터 렌더링은 물론 붕괴 시리즈와 원신에서 보여준 시스템을 일부 채용하면서 새로운 유저와 기존 팬 양쪽에게 충분히 만족감을 줄 수 있는 완성품을 선보였다. 콘텐츠 면에선 많은 부분을 덜어내 지나치게 가볍게 느껴지는 감이 없진 않지만, 라이브 서버로 운영되는 만큼 업데이트와 이벤트를 통해 충분히 채워 넣을 수 있을 것이다.
뛰어난 캐릭터 렌더링과 흥미로운 세계관으로 유저들의 눈길을 끄는데 성공한 붕괴: 스타레일. 기초 공사를 탄탄하게 완성한 만큼 호요버스를 이끄는 새로운 간판작으로 자리매김하게 될 것이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