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첫 트레일러 공개 이후 개발 도중 개발사가 변경되는 등 여러 몸살을 앓아온 '데드 아일랜드2'가 드디어 21일 정식 출시한다.
좀비 아포칼립스를 배경으로 한 게임은 사실 많다. 데드 아일랜드가 초기에 이러한 붐을 일으킨 것은 사실이지만, 2가 나오기까지 9년이나 걸리면서 그 사이에 다양한 게임들이 데드 아일랜드의 영역을 침범하면서 데드 아일랜드2에 대한 우려가 커진 것이 사실이다. 특히나 파쿠르 좀비 액션으로 사랑받은 다잉라이트가 2까지 발매하면서 비슷한 콘셉트를 죄다 가져갔다는 의견이 있어 데드 아일랜드2는 잊힌 듯 했다.
하지만 데드 아일랜드2는 다른 좀비 게임과는 다르게 좀비를 때려 부수는 데에 초점이 맞춰진 독특한 게임이다. 단순히 좀비를 때려잡는 것이 아니라, 좀비의 어떤 부위를 어떤 무기로 공격하느냐에 따라 색다른 쾌감(?)을 제공한다. 둔기를 이용해 원하는 부위를 뭉게버릴 수도 있고, 잘 벼린 검을 이용해 목이나 발을 절단할 수 있다. 막기를 이용해 적을 기절시킨 후 좀비의 멱살을 잡고 얼굴을 부수거나, 넘어진 좀비의 머리를 으깨는 등 유혈이 낭자하는 그로테스크 액션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때문에 기존의 다른 좀비 게임과는 궤를 달리하는 재미를 확실하게 선사해 준다.
좀비 멱살을 잡고 주먹으로 얼굴을 깨는 액션을 어디서 또 볼 수 있을까? = 게임조선 촬영
그렇다고 무작정 때려 부수는 핵앤슬래시와는 확연히 다르다. 보다 강력한 좀비가 등장했을 때는 회피와 막기, 지형지물을 적절하게 사용하지 않으면 좀비 떼에 순식간에 둘러싸여 사망할 수 있는 만큼 화끈한 액션과는 별개로 조심스러운 진행이 필요한 게임이다.
재미난 점은 게임의 대부분을 '근접 무기'로 진행하게 된다는 점이다. 여타 좀비 게임은 총기를 이용한 전투가 주류를 이루는 반면 데드 아일랜드2는 후반에 가서야 총기가 등장하기 때문에 게임 중반 이상까지는 근접전을 주로 하게 된다.
스킬에 따라 캐릭터의 스타일이 변화한다. = 게임조선 촬영
대신 초반에는 쉽게 근접 무기가 파괴돼 무기는 물론 맨주먹까지 열심히 휘두르며 진행을 하기 일쑤이며, 후반 총을 얻어도 나사 빠진 성능 탓에 고성능의 근접 무기를 선호하게 되는 자신을 돌아볼 수 있다. 사실 데드 아일랜드2의 캐릭터 디자인이 일단 근접전에 맞춰 스킬이 구성돼 있기 때문에 근접전에서 좀 더 화려한 액션성을 가미한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
호쾌한 전투와 다르게 맵 진행은 다소 루즈하게 구성돼 있다.
특정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기 위한 길에는 언제나 좀비들이 곳곳에 배치돼 있어 이동을 방해하고 성가시게 만들어 게임을 다소 늘어지게 만든다. 이미 있던 좀비가 아니라 상황에 따라 갑자기 리젠 된 좀비가 갑툭튀하는 경우도 많아 몰입도를 방해하기도 하며, 반복적인 등장으로 지치게 만들기도 하는 편이다. 특히, 길거리에 있는 자동차의 경보 장치가 울리기라도 하면 스트레스를 한가득 받을 수도 있다.
그나마 중반 이상으로 가면 빠른 이동이 열리지만, 초반부 한 구역씩 열릴 때마다 차례대로 기능을 열어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지도는 사실 별 의미가 없는 느낌. 빠른 이동이 초반에는 안되는 것이 상당히 귀찮다. = 게임조선 촬영
게임 플레이 자체는 메인 퀘스트를 진행하면서 곁가지로 서브 퀘스트를 진행하는 방식인데, 일직선 방식의 세미 오픈월드로 구축돼 있기 때문에 게임 진행이 막히거나 하지는 않는다. 다만, 열쇠나 카드키 등을 필요로 하는 구간이 상상 이상으로 많아 흐름을 끊는 경우도 있는 편이다.
다만, 스토리의 빠른 진행보다 서브 퀘스트를 즐기고 전투 자체에 재미를 느끼는 유저라면 이러한 부분은 크게 단점으로 느껴지지 않을 것이다.
데드 아일랜드2는 개발 과정에 생긴 여러 이슈에도 불구하고 좀비 액션이라는 데드 아일랜드 특유의 분위기를 좀 더 유머러스하게 잘 풀어내는데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 게임 본연의 전투 재미에 거의 몰빵되다시피 구성됐고, 전투 역시 반복적이지만 손맛이 제대로 감기도록 잘 구현해냈다.
어쨌든 좀비 때려잡는 재미는 확실하게 살렸으니 그걸로 됐다. = 게임조선 촬영
앞서 이야기했듯 전투 외 요소에서 다소 늘어지게 만드는 요소나 아쉬운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최근 게임 외적으로 승부를 본다거나, 시리즈 전통을 무시하고 팬들의 기대와 어긋나게 개발하는 게임과는 확연히 다른 근사한 게임임에는 틀림없다.
한편, 데드 아일랜드2는 온라인을 통해 타 유저와 함께 협동 플레이가 가능하다. 캐릭터의 스킬 구성에 따라 스타일이 전혀 달라진다는 점을 생각하면 상당한 재미를 줄 것으로 예상되나, 이번 리뷰를 위한 사전 빌드에서는 안타깝게도 온라인을 지원하지는 않아 체험이 불가능했다. 이 부분은 정식 출시 이후 제대로 된 검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코옵은 정식출시 이후 해보기로 = 게임조선 촬영
[이정규 기자 rahkhan@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