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상반기 MMORPG 기대작, '프라시아 전기'가 베일을 벗었습니다.
출시 전부터 시네마틱 영상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게임 스크린샷이 공개된 적이 없어서 이런저런 추측이 많았었죠. 실제 공개된 화면은 생각보다 딥다크한 분위기에, 스토리적인 연출이 돋보였습니다.
일단 겉보기로 보이는 부분은 제쳐두고, 게임에 쓰인 용어나 단어 면면이 뭔가 프라시아 만의 세계관을 구축하고자 공들인 부분이 보입니다.
'얽힘'이라는 표현이나 '기억의 돌', '장막', '몰락체'등의 설정이 그냥 맵 만들고 몹 뿌려두고 마을 왔다 갔다 하면서 퀘스트나 하란 보통의 MMORPG 와는 다른 면을 보여줍니다. 엘프 혐오증에 걸릴 것 같은 꽤 유니크한 설정도 재밌었습니다. 적어도 전문 시나리오 라이터가 참여했음이 분명한 텍스트 수준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초반에는 닥사와 무지성 퀘스트를 지양하고 사건 전개를 위한 크고 작은 전투가 계속된다.
모바일기기가 아니라 PC 큰 화면으로 즐긴다면 한결 나을 것 같네요.
물론 어쨌든 기본인 모바일 MMORPG 장르이기에 스토리 면보다는 전투와 사냥이 주를 이루다 보니 결국에 주요 등장인물이 이루는 반전 설정이라던가 하나씩 탈락해나가는 중요한 컷씬에서도 이렇다 할 감흥이 느껴질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너무 몰아치듯 진행되는 점이 아쉽다.
꼭 컷씬이 아니더라도 전투 중이나 이동 중에 대사를 추가하거나 전투 외적인 이벤트도 넣어 인물들의 관계성을 더 강화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세계관 구축에 제법 공을 들인 부분이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결국 어떤 인물이 등장해도 같이 몹 잡으러 사냥 가는 것 외엔 이렇다 할 이벤트가 없는 것도 아쉬운 부분이었죠. 그나마 이런 점도 본편이 시작될 즈음인 30레벨 즈음에서는 많이 희미해지고 맙니다.
초반 연합 전투 연출에 공을 들였다.
캐릭터 모델링이 예쁘고 의상 및 직업 설정이 독특합니다. 흔히 있는 궁수 캐릭터인 향사수만 보더라도 터덜터덜 들고 다니는 활조차 거대하기 이를 데 없죠.
스킬 이펙트가 화려하다고 볼 수 없지만 그냥저냥 직업 포지션을 알려줄 정도는 됩니다. 여기에 스탠스라고 해서 일정 이상 진행 후 하나씩 개방되는 추가 클래스의 형태로 주무기를 수시로 바꿔가며 플레이 스타일에 변화를 줄 수 있는 것도 괜찮았습니다.
스탠스를 변경하며 플레이 스타일을 자유자재로 바꿀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전직인데, "이건 전직이야 해봐!" 이 식이 아니라 스탠스라는 설정에 대해 NPC들이 끊임없이 설명하고 예우해 주는 면을 볼 수 있죠. 전투하는 내내 '구르기' 같은 회피 기동 하나만 있으면 단순한 핵앤슬래시를 벗어나 한결 더 전투 만족도가 높았을 텐데-란 생각을 버릴 수가 없네요.
스킬 시스템에 '주문석'이라고 해서 '문양'을 완성해 부가 효과를 얻는 시스템도 있고, '아퀴룬'이라고 해서 스킬의 성능을 단계별로 높일 수 있는 시스템도 있습니다. 아마도 이 두 가지 부분이 상당히 코어한 컨텐츠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퀴룬을 통해 스킬 성능을 향상시킬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형상'이라 변신 시스템이 있고, 또 똑같이 뽑아야 하는 '탈것'도 능력치에 관여합니다. 뽑기 그리고 합성 시스템도 거의 동일합니다.
전설부터 일반까지 변신 형상이 존재한다.
변신 형상 수준으로는 과하게 화려한 반짝임만 줄인다면 동종 장르 '오딘' 만큼이나 화려합니다. 저걸로 꼭 변신해서 플레이하고 싶다-란 욕구를 자극하기에 충분합니다.
검은칼이라고 해서 게임 내 설정상으로 오염도가 높은 지역에 설치해서 일정 시간 몬스터를 불러내어 처치하는 독특한 시스템이 있습니다.
다수의 적, 거대 보스 등을 상대할 때 시점 전환을 영리하게 사용했다.
리니지로 말하면 임의로 생성할 수 있는 '자리체' 같은 느낌인데 사실 초반부라서 그렇게 많이 시도해 보진 않았습니다. 단, 이 점을 활용한 협동 콘텐츠를 얼마든지 부여할 수 있겠다 싶긴 했습니다.
UI 역시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나름의 세련됨을 추구했습니다. 특히, 캐릭터 창, 스킬 창 등 세부 설정 창에 들어가면 특히, 그렇습니다. 색다르면서도 직관적인 UI입니다.
스토리가 일단락되고 이제부터 시작이다- 란 느낌을 주도록 설계했다.
초반부 몰입을 위해 스토리적인 측면을 강조하면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뭔가 RPG에서 느낄 수 있는 득템의 재미는 적다는 점입니다. RPG는 결국 성장에서 오는 즐거움이 큰데 새로운 스킬 배우는 것 외에는 흔히 말하는 흰템만 도배한 상태로 졸졸 따라다니면서 뭐 대단한 비밀을 가진 양- 하고 있으니 그냥 작위적으로 정해진 스토리라인만 따라가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30레벨 이후 메인 퀘스트 보상으로 고급 등급 무기 하나 던져주는 것이 가장 큰 보상으로 시작되니까 말이죠.
리니지라이크의 요소를 차용했으면서도 여러모로 리니지라이크를 벗어나고자 노력한 모습들이 엿보입니다. 그런 면에서 성공적인 부분도 보이고요.
다만, 국내 MMORPG 의 한계라고 할까요?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육성'과 '경쟁'에 치중할 수밖에 없는 비중에, 이를 위해 P2W으로 흘러가는 구조는 끝내 탈피하지는 못한 것 같네요.
◆ 프라시아 전기 영상
서비스 넥슨
플랫폼 AOS / IOS / PC
장르 MMORPG
출시일 2023년 03월 30일
게임특징
- 의외로 재미 있는 스토리와 독특한 설정들
[김규리 tete0727@naver.com] / [박성일 기자 zephyr@chosun.com][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