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유머로 무장한 세가의 건설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 '투 포인트 캠퍼스'가 두 번째 DLC '학령과'로 돌아왔다.
투 포인트 캠퍼스는 투 포인트 스튜디오가 개발한 건설 경영 시뮬레이션이다. 현실적인 건설과 경영에서 벗어나 '유사과학과', '일상현실학과', '인터넷사학과', '기사도학과' 등 그럴듯하고 엉뚱한 학과들이 넘치는 대학교를 만드는 게임이다. 이번 DLC인 학령과 역시 혼령과 관련된 재치 있는 콘텐츠를 통해 게이머들에게 색다른 대학 생활을 선사했다.
학령과 DLC에선 신규 지역 '라이프리스 영지', 신규 학과인 '이상현상 감지과'와 '학령과', 그리고 새로운 학과에 걸맞은 강의실과 학생들이 추가됐다. 이외에도 '생명 전구'나 '영묘' 같이 으스스한 분위기를 한껏 살려줄 꾸미기 아이템도 추가됐다.
신규 지역인 라이프리스 영지는 본편 네 번째 지역인 노블스테드 별 하나를 달성하면 해금된다. 고딕풍 성과 마을이 모여있는 라이프리스 영지에는 생명이 없다(Lifeless)는 그 뜻처럼 언데드 혼령들이 출몰한다. 학생들까지 말이다. 새로운 학과인 이상현상 감지과에는 유령 퇴치를 배우기 위한 학생들이 찾아오며, 학령과에는 반투명한 하늘색 유령 학생들이 내세를 위한 수업을 듣는다.
새로운 지역인 라이프리스 영지 = 게임조선 촬영
그 이름 그대로 학생부터 NPC까지 죽은 자들을 상대하게 된다 = 게임조선 촬영
신규 학과는 유령 퇴치를 배우는 '이상현상 감지과'와 유령들이 다니는 '학령과' = 게임조선 촬영
학령과에서 추가된 학과와 학생들은 다른 학과나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독특한 고유 모션을 가지고 있다. 가령 유령 학생들은 유령답게 공중을 떠다니면서 기분이 나쁠 땐 대학 여기저기에 영액을 떨어뜨려 미관을 해친다. 또 이상현상 감지를 실습하는 학생들은 유령 창고에서 뒤틀린 옷장을 사용해 괴기 현상과 싸워보기도 하는 등 특이한 행동들을 보여준다.
영화에 관심 있는 게이머라면 이번 콘텐츠 여기저기에서 유령 영화라면 빼놓을 수 없는 '고스트 버스터즈'의 향기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구마의식에 참여하는 학생들의 복장, 유령을 빨아들여 퇴치하는 도구, 문 너머에서 흘러나오는 스산한 기운 등 영화와 비슷한 장면이 곳곳에 등장한다. 섬뜩하고 공포스러운 유령보단 좀 더 유쾌한 유령을 보여주기 위한 개발진의 노력이 엿보이는 부분.
투 포인트 캠퍼스의 매력인 학생들의 고유 행동도 학령과 특징에 맞춰 구현 = 게임조선 촬영
유령 퇴치엔 전통적으로 청소기가 약이었다 = 게임조선 촬영
때로는 귀신들린 방을 정화해야 할 때도 있다 = 게임조선 촬영
유저들의 도전 의식을 자극할 콘텐츠로는 '구마의식'이 추가됏다. 구마의식은 라이프리스 영지에서 새로운 부지를 얻는 방식으로 유령 감지사 성격을 가진 학생들이 부지에 있는 유령들을 퇴치하는 콘텐츠다. 다른 영지와 다르게 구마의식을 하지 않으면 아무리 돈이 많더라도 부지를 구입할 수 없으므로 대학 발전을 위해선 반드시 진행해야 한다. 대신 구마의식에 성공하면 부지에 더해 평판과 돈을 보상으로 얻게 된다.
구마의식은 단순히 학생들이 많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각 유령마다 학령과 학생 24명, 평균 기숙사 점수 90%, 새로운 연애 100개 형성 등 피해 보너스 조건을 가지고 있으며, 이 조건을 만족하면 학생이 유령에게 주는 피해가 증가해 구마의식을 제대로 진행할 수 있다. 만약 보너스 조건을 만족하지 못하면 구마의식이 진행되는 한 달 동안 필요한 피해량을 충족시키지 못해 구마의식에 실패하고 귀중한 시간을 날리게 된다.
구마의식은 지루할 수 있는 샌드박스형 게임 플레이에 명확한 목표 의식을 심어주는 역할을 잘 수행해냈다. 특히 기존엔 느끼기 힘들었던 학생들의 성장과 대학의 발전을 구마의식을 통해 직·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부분이 인상적이었다.
이번 확장팩의 주요 목표는 유령 퇴치 = 게임조선 촬영
새로운 부지에 학교를 새우려면 구마 의식을 통해 유령을 쫓아내야 한다 = 게임조선 촬영
학령과는 투 포인트 시리즈의 독특한 유머를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던 DLC였다. 게이머에 따라선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유령이라는 소재를 기존의 미디어에서 보여준 친숙한 이미지로 유쾌한 분위기를 만들어 누구나 거부감 없이 몰입할 수 있는 학과를 만들어냈다. 건설 경영 시뮬레이션이라는 장르 측면에서도 구마의식이라는 콘텐츠를 통해 새로운 즐길거리를 제공했다.
단, 분량은 반성할 필요가 있다. 지난 DLC였던 '스페이스 아카데미'가 12,800원에 지역 3종, 학과 6종, 사건 3종, 동아리 1종을 추가해 준 반면 이번 DLC는 7,500원에 지역 1종, 학과 2종, 학생 2종, 도전 모드 1종에 그쳤다. 지역과 학과만 놓고 비교하면 거의 3배 수준의 차이다. 콘텐츠의 매력이 확실했던 만큼 다음 DLC에선 조금 더 충실한 분량으로 투 포인트 캠퍼스의 매력을 만날 수 있길 기대한다.
개발진의 유머 감각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던 확장팩 = 게임조선 촬영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