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새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돌린 병사의 눈에 한 마리 종달새(정확하게 어떤 새였는지는 모르겠다)가 비친다. 자신도 모르게 입가에 번지는 미소. 병사는 고개를 내밀어 새의 모습을 스케치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잠시 후 그는 어디선가 날아온 총탄에 머리를 맞고 쓰러진다. 그날 전선의 보고는 '서부 전선 이상없다'…. 어어, 이건 게임으로 적합한 소재가 아닌데?
실제 전쟁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워 게임들이 가장 즐겨 찾는 소재는 바로 제 2차 세계 대전이다. 소총을 가진 병사들이 왔다 갔다 하던 1차 세계대전과 달리 2차 세계 대전은 탱크와 전투기를 비롯한 각종 신병기들이 본격적으로 전장에 등장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한층 흥미로운 전술과 전투가 이루어지는 등 풍부한 게임 소재가 산적해 있는 까닭이다. 그 소재가 일반성을 갖느냐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인데…. 다른 종류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에 비해 워 게임은 매니아적인 성격이 강하다. 실전을 모델로 한 고도의 사실적인 시뮬레이션은 전사에 대해 특별한 지식을 갖고 있지 않은 게이머들에게 다소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다. 특히 게이머들의 층이 한쪽으로 심하게 편중되어 있는 국내에서는 즐기는 게이머들도 별로 없고 워 게임을 만드는 제작사는 더더욱 찾기 힘들었다. 신생 제작사인 '드림 엔터테인먼트'의 '월드 워 Ⅱ'는 그래서 더 관심을 끈다.
1. 실시간으로 즐기는 2차 세계 대전
월드 워 Ⅱ는 문화관광부의 제 2회 우수 사전 제작 지원에 선정된 게임이다. 그 만큼 게임의 기획력을 인정받았다는 증거일 것이다. 월드 워 Ⅱ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전투가 실시간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팬저 제너럴(Panzer General)'이나 '오퍼레이션 아트 오브 워(Operation : Art of War)' 등 숱한 워 게임의 명작들에서 볼 수 있었던 '헥사'는 월드 워 Ⅱ에 존재하지 않는다. 실전에서 답습하는 현실적인 전술과 실시간의 박진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의도로 여겨진다.
게임에는 독일, 일본, 미국, 영국의 4개국이 참전하며 각 나라마다 15∼20개의 시나리오가 준비되어 있다. 실제 역사적 사건을 바탕으로 한 시나리오가 70%, 가상 시나리오 30% 정도로 구성되는데, 예를 들어 나바론 요새 폭격 작전, 진주만 방어 작전, 아우슈비츠 포로 구출 작전 등에서는 실제와 다른 가상 역사가 펼쳐진다. 지상, 해상, 공중에 걸친 다양한 전투를 체험할 수 있으며 동맹국끼리 합동 작전을 펼쳐 적을 섬멸시키는 등의 작전 구사도 가능하다. 아마 제작사의 의도가 충분히 반영된다면 월드 워 Ⅱ는 2차 세계 대전의 개전부터 종전까지를 완벽하게 표현한 최초의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만들어질 것이다.
2. 2D가 3D를 만날 때
밀리터리 팬이라면 독일의 전설적인 전차 '타이거(Tiger)'나 영국의 '무스탕' 전투기를 모를 리 없을 것이다. 월드 워 Ⅱ에는 철저한 고증을 통해 2차 세계 대전에 등장했던 100여 개의 유닛을 그대로 재현할 예정이다. 각 유닛은 풍부하고 현실적인 애니메이션을 보여주며, 롤플레잉처럼 전투 경험을 통해 레벨업을 하게 되어 게이머는 유닛 하나 하나를 더욱 소중히 여기게 될 것이다.
또 이는 종전의 많은 실시간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에서 불만을 샀던 단순한 '인해전술'의 구사를 방지하는 역할도 하게 된다. 전술적인 측면에 있어서도 매복, 기습, 상륙, 폭파, 공수 등 다양한 실전을 방불케 하는 다양한 작전의 구사가 가능하다.
전장의 맵은 넓은 시야의 확보와 밀리터리의 세밀한 고증을 살리기 위해 2D 엔진으로 제작되지만 폭파 화면의 반투명 효과, 수면의 반사, 전장의 안개 등은 화려한 3D 효과로 표현된다. 서부 유럽의 초원, 동부 유럽의 평야와 설원지대, 대서양과 태평양, 지중해, 북아프리카의 사막, 동남 아시아의 밀림 지대 등 2차 세계 대전의 유명한 전장들이 16비트 컬러로 재현되며 640×480, 800×600의 두 가지 해상도가 지원될 예정이다.
지형에는 고저차의 개념이 도입되어 고지의 확보와 진지 구축에 따른 전술적인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전장의 생생한 효과음을 전해주는 3D 멀티 사운드는 게이머로 하여금 실제 역사의 현장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줄 것이다.
실시간 전투의 채택은 네트워크플레이에 있어서도 한층 강점을 가진다. 바둑이나 장기와 달리 컴퓨터 게임의 온라인 플레이는 아무래도 실시간이 제격이다. 월드 워 Ⅱ는 현재 네트워크플레이 서버인 '드림넷 서버 시스템(Dream Net Server System)'을 제작중이며 게이머들은 이를 통해 전 세계의 게이머들과 새로운 2차 세계 대전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자료협조 : PC게임매거진)
장르 : 전략 시뮬레이션
제작 : (주) 드림 엔터테인먼트(02-576-9532)
출시예정일 : 2000년 4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