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최근 이러한 거대 아성에 과감히 도전하는 제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데, 전작들로부터 어느 정도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던 '플라이트 언리미티드(Flight Unlimited) Ⅲ', '시에라'의 '프로 파일럿(ProPilot) 99', 그리고 '플라이(Fly)'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 중에서도 'FS 5.0'에 참여했던 '마크 란델(Mark Randel)'이 Terminat Reality INC.에서 제작한 플라이가 FS 시리즈에 도전할 가장 유력한 후보로 점 찍혀지면서 점차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1. FS 시리즈의 새로운 도전자
플라이는 FS와는 특화 된 개성을 보임으로써 시장을 공략했던 다른 민항 시뮬레이션들과 달리 FS 시리즈와 기본적으로 동일한 관점에서 제작되었다. 즉 리얼한 콕핏과 계기, 사실적인 날씨 등을 통해 민항기 운항을 그대로 재현하고자 하고 있는 것이다.
게임에 등장하는 항공기는 '세스나(Cessna) 172 R', '파이퍼 말리부 미라지(Piper Malibu Mirage)', '파이퍼 나바조 치프텐(Piper Navajo Chieftain)', '비치크래프트 킹(Beechcraft King) Air B 200', '레이디온 호커(Raytheon Hawker) 800 XP' 등이다. 각각의 항공기는 실제와 같은(필자로서는 확인할 길이 없지만)조작 가능한 콕핏 계기를 가지고 있다. GPS(위성 위치추적시스템) 장비로 운항을 하는 것은 또 다른 묘미가 될 것이다.
지형은 디지털 고도지형 모델과 실제 25미터에 해당하는 부분마다 한 픽셀을 가지는 위성 실사 그래픽으로 이루어져 있고 전 세계를 비행의 무대로 삼을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샌프란시스코, LA, 댈러스, 시카고, 뉴욕 등의 주요 지역에서 세밀한 비행을 할 수 있으며 전체적으로는 200여 개국 9,500개의 공항, 13,500개의 활주로, 16,000개의 항법 시설물들을 만날 수 있다. 물론 한국의 77개 공항도 그 목록에 들어있다. 또한 시너리 에디터로 원하는 시너리를 만들 수도 있어 FS 시리즈에서와 같이 게이머들에 의한 추가 시너리들이 만들어지고 쓰여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 역시 구름, 천둥, 안개, 바람, 난기류, 비, 눈, 번개 등을 포함한 역동적인 날씨를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 민항 시뮬레이션이 지형과 날씨묘사에 매우 많은 비중이 두어진다는 것을 감안하면 플라이의 외적인 화려함은 충분하다 할 수 있다. 3D 입체 구름과 동적 기상변화 속에서 비행하는 기분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2. 살인적인 시스템 사양
그런데 과연 이러한 내용을 가진 시뮬레이션의 시스템 요구사양은 얼마나 될까? Fly!는 3개의 CD로 되어있고 인스톨 용량이 자그마치 1.6GB다. 아마도 Fly!를 구입한 많은 게이머들이 하드 디스크를 새로 구입해야 될 것이다.
제작사측에서는 부두 카드를 장착한 펜티엄 Ⅱ 컴퓨터에 RAM 64MB면 플레이가 충분하다고 말하지만, 날씨와 그래픽을 풀 옵션 사용하면 펜티엄 Ⅱ 333에 RAM 128MB, 부두 2에서도 슬라이드 쇼가 펼쳐진다. 적어도 펜티엄 Ⅲ와 부두 3 이상은 되어야 원활한 진행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짧아도 1년 이상의 제품수명을 갖는 비행 시뮬레이션의 특성을 생각한다면 시스템 사양이 높다는 것은 그다지 걱정할 문제가 아니다(적어도 그 동안 한번은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을까?). 예를 들어 후속작인 'FS 2000'이 나오기까지 FS 98의 수명은 2년이었다.
비행 시뮬레이션의 매니아라면 이 정도의 시뮬레이션을 PC에서 플레이하는데 드는 돈을 별로 아까워하지 않을 것이다. 국내 모 항공사의 실제 민항 시뮬레이터를 1시간 타는데 수십만원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플라이는 시기적으로나 기술적으로 FS 98보다는 FS 2000과의 경쟁을 대비한 제품으로 보인다.
뛰어난 그래픽과 실제 기상 데이터를 인터넷으로 전송받아 구현되는 실시간 기상 변화, 최근의 추세에 맞게 음성교신을 지원하는 네트워크플레이 기능 등은 앞으로 민항 시뮬레이션계가 FS의 독주가 아닌 경쟁체제로 들어서는데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 MS의 하늘이 아닌 새로운 가상 하늘에서 힘차게 날아보자!
■ 대 상 : FS 시리즈에 식상한 민항 시뮬레이션 매니아
■ 장 점 : 그동안 비행 시뮬레이션에서 축적되어 왔던 기술을 최대한 집약한 뛰어난 완성도
■ 단 점 : 시스템을 지나치게 요구한다. FS와의 차별화 전략이 성공할지도 미지수다
(자료협조 : PC게임매거진)
최소사양 : 펜티엄 II 266(펜티엄 III 권장), RAM 64MB(128MB 권장), WIN95/98, NET 가능, 3D가능
제작 : Terminat Reality INC.(www.iflytri.com)
유통사 : KS 미디어(02-3142-61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