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방한한 '인터플레이'의 '캘리 매키버(Kelle Mckeever)'는 인터플레이는 진정한 롤플레잉 게임 매니아를 위해 준비한 게임이 있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짧은 시간을 투자해 게임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는 게임도 있겠지만 정성스레 오랜 시간 게임을 즐겨야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토먼트다.
1. 새로운 세상의 문이 열린다
발더스 게이트가 D&D 형식의 게임을 PC 게임화 하면서 그 질을 한차원 높였다면 플레인스케이프는 발더스 게이트가 높여둔 수준을 한 번 더 높일 것이다. D&D 게임의 특성상 어린 게이머나 초보 게이머가 이해하기에는 좀 난해한 것이 사실이지만 PC 게임으로 즐기면서 어느 정도 쉽게 다가설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D&D 스타일의 게임들이 성인들을 대상으로 제작되기 때문에 어려운 난이도를 보이지만 어린 게이머들이 아예 즐길 수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해하고 흥미를 느끼기에는 약간 부적합하다는 것이다.
발더스 게이트도 마찬가지지만 플레인스케이프도 왠지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습관을 갖게 하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플레인스케이프에서는 현실에서는 불가능하고 신비롭게 느껴질만한 많은 일들이 벌어지는데, 현실에서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것들이나 다른 게임에서 경험할 수 없는 신비로움이 게이머를 한 번 더 생각하게 만드는 색다른 구성이 돋보이는 게임이다.
플레인스케이프는 여러가지 문들을 통해 다양한 종류의 '장소(Plane)'들로 이동하면서 게임이 진행된다. 우선 우주의 중심에 '시길(Sigil)'이라 불리는 장소가 있다. 이곳은 모든 생물체들의 원천이며 보금자리인데 이 시길은 종종 '문들의 도시' 또는 '우리' 등으로도 불리어진다. 그 이유는 시길에는 여러곳으로 통하는 문들이 있으며 이 문들을 통해 전 우주의 어느 곳이라도 이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문을 통과하기 위해서는 열쇠가 필요하다.
이렇게 간단하고 쉽게 다른 세계로 이동이 가능하지만 문을 열 수 있는 순서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 문 뒤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아무도 모른다. 힘들게 열쇠를 찾았다고 좋아하며 들어가 보면 도저히 감당할수 없는 어려운 장소로 갈 수도 있으며 운이 좋으면 쉽게 레벨을 올리며 편안히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이동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하면 시길은 여러 전화선들이 모두 모여있는 중앙 전화국이나, 마차 바퀴의 중심축 등에 비유할 수 있다. 처음 중앙에서 어디로 이동할지 특별히 정해진 것이 없기 때문에 게이머의 성향에 따라 게임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2. 정체성의 발견이 목적
게임이 시작되면 게이머는 자신이 시길의 영안실에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어떤 이유인지는 모르지만 죽었음은 확실하다. 그러나 왜 죽었는지 자신이 누구인지 알 수 없다. 플레인스케이프는 자신을 알기 위해 떠나는 모험이다. 처음에는 자신이 불멸의 힘을 가진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되지만 막상 진행해 보면 상처도 입고 죽기도 한다(상처를 입으면 아픈 표정도 짓는다고 한다).
게임의 목적이 앞서 말했듯이 자기자신에 대해 알아내는 것인데 이에 따라 캐릭터가 쓰는 기술이나 마법들도 배우는 것이 아니라 기억해 내는 것이다. 배우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때에 따라 한번에 많은 것을 기억해 낼 수도 있다고 한다.
화면의 오른쪽에 나타나는 해골은 게이머에게 어느 정도의 정보를 제공해 주며 발더스 게이트처럼 게임 곳곳에 숨어있는 갖가지 다양한 수수께끼를 풀어야 한다. 모든 수수께끼들을 해결할 필요는 없지만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으므로 게임을 좀 더 재미있고 수월하게 진행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수수께끼를 풀며 자신에 대한 해답 혹은 정체성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게임의 스토리는 특정하게 정해진 것이 없으며 마찬가지로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된다. 따라서 게이머가 원한다면 특정 지역으로 가서 새로운 방식의 게임을 진행해 볼 수도 있다. 이런 방식 때문에 게임은 진행하는 게이머마다 다르게 진행되며 또 같은 게이머가 플레이하더라도 다른 방식으로 여러번 즐길 수 있다.
다른 롤플레잉 게임처럼 처음에 정해진 HP나 MP가 없는 것은 물론이고 HP나 MP가 늘어나는 것도 정해진 것이 없다. 게이머는 플레이 하면서 자신의 성향대로 캐릭터를 어떤 방향으로 성장시킬지 선택해야 한다. 선과 악, 옳고 그름의 판단 기준도 게이머가 선택하고 행하는 것이다.
다른 롤플레잉 게임들을 보면 주로 나쁜 마법사나 악마를 물리치거나 중요한 아이템을 찾아 정해진 길을 따라 진행하게 되는 것이 보통인데 플레인스케이프에서 특별히 정해진 목적은 자신이 누구인지 밝혀내는 것 이외에는 없으며 단지 게이머가 새로운 세계에서 모험을 하며 여행을 하는 것이다.
플레인스케이프는 게이머가 제작자의 의도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닌 제작자는 환경만 설정하고 게임은 게이머가 원하는 데로 최대한 자유롭게 진행할 수 있는데 이것은 마치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는 것과 흡사하다. 이처럼 무한 자유도를 보장하기 위해 컴퓨터는 보다 많은 것을 계산하게 되는데 정해진 프로그램대로 진행되는 것이 아니라 게이머가 어떻게 진행하느냐에 따라 상황이 달라지므로 그만큼 컴퓨터가 상황에 대처해야 하는 일이 많기 때문이다.
3. 죽음도 죽는 것이 아니다
플레인스케이프에서의 죽음에 대한 의미도 다른 게임과 다르게 설정되어 있는데 게이머의 죽음까지도 게임 내용에 포함이 된다. 예를 들면 시길에는 '콜렉터(Collector)'라는 죽음의 사자들이 있는데 이들은 죽은 자의 몸을 찾아내 다른 세계에 판다.
따라서 게이머가 죽었다면 죽은 뒤 이 콜렉터들에 의해 정상적으로는 이동할 수 없는 새로운 세계로 갈 수 있게 된다. 그렇다고 자살 할 필요는 없다. 누구나 게임을 하면서 한 번 이상은 죽기 때문이다.
게이머는 게임을 진행하면서 여러명의 동료들을 만나게 되는데 누구를 동료로 삼을지도 완전히 게이머 마음이다. 물론 게이머가 원한다고 모두 동료로 삼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게임에 등장하는 인물들도 모두 자기 나름대로의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그것이 게이머와 어느 정도 맞아야 동료로 삼을 수 있다. 게이머가 어떻게 게임을 진행해 왔느냐에 따라 만나는 인물들의 반응도 달라지고 또누구와 파티를 이루느냐에 따라 적과 동료가 달라지기도 한다.
게임의 제작진은 발더스 게이트와 비교할 때 일부러 작은 규모의 세상을 설정해 놓았다고 한다. 그 이유는 모든 게이머가 플레인스케이프에서 모든 것을 즐기기를 바랬기 때문이라고 한다. 게임 속의 세상이 넓을 경우 많은 부분을 놓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작게 만들어 놓고 그에 대한 변명일지는 모르겠지만 플레인스케이프의 제작진은 하나의 이벤트라도 게이머가 놓치는 것을 원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한 플레인스케이프라는 게임 자체가 특정하게 정해진 스토리가 없기 때문에 다양한 게임플레이가 가능한데 게임의 규모가 너무 크다면 게이머가 이무리 원한다 해도 다양한 플레이가 힘들어 지기 때문에 게임의 세계를 작게 설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그래픽은 발더스 게이트보다 좀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는데 더욱 선명하고 깨끗한 그래픽을 선보이게 될 것이다. 게임에 등장하는 모든 것들이 커졌으며 게이머 자체가 이 게임의 줄거리인 만큼 주인공 캐릭터를 더욱 자세히 표현했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크기를 키우고 선명한 그래픽을 응용해 사실감을 부여했다. 자신만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플레인스케이프는 모든 것이 게이머에게 달려있다. 게임의 내용이나 게임의 작품성을 비롯해 흥행까지도…. 이제는 자유로운 세계로 날아가 자신을 찾는 일만 남았다.
(자료협조 : PC게임매거진)
최소사양 : 펜티엄 166, RAM 32MB, WIN 95/98, NET 불가, 3D 불가
제작 : 인터플레이(www.interplay.com)
출시예정일 : 99년 가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