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험해보지 못했던 삶, 혹은 꿈꾸던 삶을 간접적으로 체험해볼 수 있는 크래프톤의 신작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inZOI)'가 3월 28일 얼리액세스 형태로 발매될 예정이다.
인조이는 플레이어가 크리에이터가 돼 게임 내 구성원들인 조이(캐릭터)들의 인생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플레이어가 직접 창조해낸 조이라는 인물을 조작하면서, 자신의 조이가 다른 인물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관찰해나가게 된다.
다른 인물들과 커뮤니케이션하는 과정에서는 다양한 사건들이 발생하게 됨에 따라, 실제 인생사와 마찬가지로 희노애락을 간적접으로 체험하게 되는 것이 본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유저에게 현실과 가장 유사한 경험을 제공하고자 언리얼 엔진5를 통해 실사에 가까운 고퀄리티 그래픽으로 구현했으며 조이라는 캐릭터에 풍부한 표현과 행동을 담아내면서 성격과 경험을 바탕으로 저마다의 의지를 나타내도록 했다. 덕분에 유저는 인조이라는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깊이감 있는 삶으로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감상하게 된다.

이처럼 인조이는 실제 인간의 삶을 게임이라는 창구를 통해 유사하게 구현해냈으며, 조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또다른 삶을 경험하고 새로운 시선에서 삶을 관찰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기대를 받고 있다.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장르 핵심은 변칙성과 자유도다. 변칙성과 자유도를 갖추지 못하면 해당 장르의 매력은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유저가 예상하지 못했던 다양한 사건과 마주할 수 있도록 함과 더불어 뛰어난 자유도를 갖추면서 높은 현실성을 반영했다는 점에서 인조이는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게임 상에서 NPC와 대화한다고 가정해보자. 처음 게임을 시작하고 다양한 NPC들과 조우하고 대화를 진행하면 다른 상호작용으로 유저를 반길 것이다. 처음에는 각기 다른 반응을 하는 NPC에게 흥미를 느낄 수 있지만 NPC와 대화가 두 번, 세 번 반복되면서 동일한 대화를 진행하게 된다면 과연 신선함을 느낄 수 있을까?

결국 개발자가 NPC에 주입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동일한 반응과 대화가 계속 이어지게 된다면 유저는 지루함을 느끼게 될 것이 분명하다. 물론 NPC에 대한 데이터 볼륨을 풍부하게 준비하면서 지루함을 느끼게 되는 시점을 뒤로 미룰 수는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한계가 있다.
이러한 한계를 뛰어넘고자 인조이는 NPC(Non-Playable Character)에서 한 단계 진보한 CPC(Co-Playable Character), '스마트 조이(Smart Zoi)를 선보였다. CPC는 엔비디아 에이스(ACE) 기술로 구축된 게임에 특화된 온디바이스 소형 언어 모델(On-device SLM for Gaming)을 기반으로, 유저와 협력하면서 상호 작용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스마트 조이(= CPC)는 입력된 데이터값을 기반으로 유저와 상호작용하는 것이 아닌, 유저와 대화할 뿐만 아니라 협력하고 실제 사람처럼 상황을 인식해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다시 말해서 스마트 조이가 학습한 경험을 토대로 유저의 플레이어블 캐릭터의 행동하고, 자율적으로 행동하면서 환경과 주변에서 발생하는 사건을 각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각자의 방식으로 받아들인다.
가령 플레이어블 캐릭터가 거리에서 버스킹을 한다면 주변의 스마트 조이는 이에 대해 환호할 수도, 혹은 야유를 보낼 수도 있다. 또 거리에 배가 고픈 캐릭터가 있다면, 스마트 조이는 상점에서 빵을 구입해 전해줄 수 있다. 만약 길을 잃고 헤매는 상황에서 스마트 조이는 먼저 친절하게 다가와 도움을 주기도 한다.

더 나아가 스마트 조이는 일과를 마무리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에 하루 동안 벌어진 일들을 상기시키면서 자신의 경험을 축적하며,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캐릭터의 행동에 영향을 주게 된다. 즉 캐릭터는 경험에 의해 영향을 받은 행동을 하게 된다. CPC는 곧 기계적인 인풋과 아웃풋을 가진 NPC에게 인격을 가지도록 하는 개념이며, 덕분에 인조이를 즐기는 유저는 뛰어난 현실 감각을 느낄 수 있으며 보다 깊게 게임에 몰입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경험과 성격을 토대로 인격을 형성해가는 NPC의 등장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동일한 스마트 조이와 시간의 간격을 두고 상호 작용했을 때, 그 결과는 매번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는 유저에게 예상치 못한 상황과 사건을 접하게 되는 계기가 되며, 매번 새로운 이야기거리를 만드는 근간이 된다.
인생 시뮬레이션 장르의 작품은 별도의 엔딩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반복적인 플레이 속에서도 유저가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 그 무엇보다도 중요하며, AI 기술을 도입하면서 본 작품의 궁극적인 지향점인 엔드리스한 게임으로 향하고 있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