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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인물열전] 라스트오리진 김수연 PD, 입힐 거예요? “벗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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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는 주연과 조연, 다양한 등장인물이 있듯이 게임에서도 다양한 캐릭터가 등장해 게이머의 몰입감을 높여줍니다. 특히, 대작이라 평가받는 게임은 영화 이상의 스토리와 캐릭터성으로 많은 게이머들에게 여전히 회자되는 대상이기도 합니다.
 
작품 밖에는 기획자, 프로그래머, 일러스트레이터 등 게임이라는 세상을 탄생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개발자들이 있습니다. 이들이 피땀 흘려 만든 게임은 게이머에게 때론 웃음을, 때론 눈물을 선사하며 일상의 피로를 잠시 잊게 만들어 줍니다.
 
때론 주인공, 때론 친구, 때론 적으로 등장하는 캐릭터부터 게임이라는 세상을 탄생시킨 개발자들까지 게임에 관련된 인물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조명했습니다.
 
 
[편집자 주]
 

* 본 인터뷰는 10월 4일 진행되었으며, 업데이트 진행 상황과 상이할 수도 있습니다.
 
​한국 서브컬처 게임계에 한 획을 그은 '라스트오리진'이 밸로프로 이관된지 약 6개월이 지났습니다. 이후 플레이엑스포나 일러스트 수정 등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여전히 많은 사령관(라스트오리진 게이머)들의 사랑을 받으며 서비스되고 있습니다.
 
​이관 이후 가장 화제가 되었던 것은 역시 소니아의 스킨이라고 생각합니다. 일러스트 검열로 인해 힘이 빠지지 않을까 생각했던 라스트오리진이 사령관들 생각 이상의 스킨을 선보이면서 사령관뿐만 아니라 각종 게임 커뮤니티에서도 화제가 되었습니다.
 
​이번에 만나본 인물은 바로 라스트오리진의 김수연 PD입니다. 밸로프 이관 후 소니아와 디오네 스킨을 추진하면서 많은 게이머에게 그 이름을 알렸죠. 라스트오리진이 밸로프 이관 후 어떤 게임이 되었는지 인터뷰를 통해 들어보았습니다.
 
​기자: 라스트오리진 PD 인터뷰는 4번째인데 올 때마다 PD님이 바뀌세요. 이미 익히 알려지시긴 했지만, 처음 뵙는 독자분들을 위해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수연: 라스트오리진 이관 이후 PD를 맡게 된 밸로프 김수연입니다. 원래 아이샤 님이랑 오렌지에이드 님하고 나오려고 했더니 연차를 쓰셨어요.
 
기자: 그럼 오늘 그 두 분의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겠네요(웃음). 원래 액션 게임을 담당했다고 들었습니다. 라스트오리진을 맡기 전엔 어떤 업무를 하셨나요?
 
김수연: 원래 MORPG나 MMORPG를 총괄했습니다. 사실 컬렉팅 게임은 이번이 처음이에요. PD 업무도 처음이고요.
 
​기자: 다른 장르를 개발하던 분이 오시는 건 꽤 흔한 일이긴 한데 라스트오리진은 컬렉팅 게임 중에서도 약간 특수한 편이잖아요? 그런데도 사령관분들의 니즈를 확실하게 파악하고 캐릭터든 스킨이든 잘 뽑으신 것 같아요. 그런데 이관 직후 PD를 모집했던 것으로 아는데 어떻게 PD가 되셨나요? 라스트오리진 PD에 지원하셨나요? 아님 납치당하셨나요?
 
​김수연: 일단(웃음)... 납치라는 말이 어울리는 것 같아요. 이전 프로젝트가 지금도 라이브 서비스 중이니 어떻게 보면 일하다가 납치당해서 온 거죠(웃음). 신 대표님께서 좋은 제안을 주셨고, 그렇게 라스트오리진에 오게 되었습니다.
 
​기자: 그럼 지금은 라스트오리진을 전담하시는 걸까요?
 
​김수연: 네 지금은 부서를 옮겨 라스트오리진을 전담하고 있습니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어쨌든 살아남았으니 좋았쓰!

 
기자: 아시다시피 라스트오리진은 남성향 페티시 게임이라는 인상이 강해요. 사령관들 사이에선 “이거 게임 아니고 유사 어플”이라는 농담도 자주 하곤 했는데 어떻게 이 게임을 맡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PD를 맡기 전에 라스트오리진은 어떤 게임이었는지, 맡은 후엔 어떤 게임이었는지 인상의 변화가 궁금합니다.
 
​김수연: 처음엔 “오~ 야껨!”이었어요. 그런데 담당하고 나니 “이게… 야겜?”이 되었어요(웃음).
 
​라스트오리진이 서브컬처에 한 획을 그은 게임이라 업계 사람으로서 알고는 있었어요. 시작됐을 때 플레이도 해봤고요. PD가 된 다음엔 다양한 분들이 공동 참여한 게임인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실 PD라는 직함을 달았을 땐 넓은 바다에 던져진 것처럼 좀 막막했어요. 어디서부터 손대야 안정화를 시킬 수 있을지 중압감이 컸어요. 개발 직군이나 기획 직군은 기존에 남아있던 프로세스가 있어서 관성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데 디렉팅은 어떻게 해야 계속 좋은 서비스를 드릴 수 있을지 정답도 없고… 인수인계랄게 없거든요.
 
​그래서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 딱 받고 보니 ‘유명한 게임치곤 수위가 너무 약한데?’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약간 ‘너 뭐야? 이것밖에 안돼? 너 이것밖에 못해?’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웃음)
 

대장님이 우리 게임 쫌 약했대... 그럼 이제 뭘 해야 할지 알겠지?^^

 
기자: 이… 이게 약하다고요? 저도 어디 가서 나름 신사라고 자부하는데 PD님에 비하면 최약체인 것 같습니다. 사실 이관 소식이 꽤 갑작스러웠는데 PD님은 정말로 맨땅에 맨손으로 떨어진 느낌이 들었을 것 같습니다.
 
​김수연: 그런 느낌이 컸어요. 사실 개발 쪽도 사령관분들이랑 별반 다를 게 없었어요. 저희도 기자님들 기사 보고 알게 된 부분이 많았고요.
 
​기자: 오래된 게임의 경우 차라리 처음부터 만드는 게 낫겠다 싶은 경우도 있잖아요? 처음에 플레이해 보셨다고 하셨지만, 워낙 많은 일이 있었으니 파악하시기도 힘들었을 것 같고, 방향성 잡기도 힘드셨을 것 같습니다. 이제 10월이니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른 건 정말 몇 달 안 지났을 것 같네요.
 
​김수연: 그래서 초창기엔 업데이트가 없기도 했죠. 실제로 개발팀이나 기획팀이 프로세스를 가다듬는 시간이 필요했고,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5년이란 꽤 긴 시간이라 알아야 할 부분이 많았아요. 캐릭터가 굉장히 많은 게임이니 캐릭터 하나하나를 알아가고, 어떻게 하면 게임의 매력을 살릴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이런 시간이 꼭 필요했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자: 어떻게 보면 답변이 정해진 질문일 것 같은데 PD를 맡고 나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 셨을까요? 아무래도 수위 문제로 인해 일러스트 수정하셨을 때가 가장 힘드셨을 것 같은데 말이죠.
 
​김수연: 그 부분도 기억나지만, 프로젝트를 딱 받았을 때가 먼저 떠올라요. 흔히 말하는 김장, 묵혀둔 미공개 리소스가 없는 상태였거든요. 당장 사령관분들께 뭔가 보여드리고 싶어도 보여드릴게 없다 보니 빨리 리소스를 확보하는 거에 주력을 뒀어요. 그래서 저는 좀 긴급하게 아티스트분들이랑 컨택에 집중했습니다.
 
​그렇게 아티스트분들께 새로 PD를 맡게 되었다고 연락을 드렸는데 굉장히 기뻐하고 독려해 주시더라고요. 다들 우리 라스트오리진 잘 부탁한다고, 이렇게 연락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그러셨어요. 아티스트분들이 라스트오리진을 너무 사랑하고 아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힘이 되었습니다.
 
​기자: 아, 저도 공감하는 게 올해 초 노동 8호 님의 멸망 후의 일상 순한 맛이 다시 돌아왔을 때 굉장히 기뻤거든요. 밸로프 이관 이후에도 많은 아티스트가 라스트오리진을 응원해 주신다고 하니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령관과 함께 라스트오리진을 지탱한 그들도 합류!

 
김수연: 네, 그렇게 연락처 있는 분은 연락을 드리고, 없는 분들은 SNS나 이메일 드리면서 계속 컨택을 했습니다.
 
​기자: 굉장히 바쁘셨을 것 같네요. 그럼 이제 어느 정도 김장은 해둔 상태인가요? 비축 리소스와 별개로 앞으로 업데이트 계획은 잘 세우고 계실지 궁금합니다.
 
​김수연: 일단 미스 오르카가 일단락이 났고, 이제 일본 미스 오르카가 끝나면 사령관분들께 어느 정도 앞으로 계획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아요. 
 
​기자: 일러스트는 어떻게 될까요? 사령관들 입장에선 일러스트 변경이 제일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발생 원인은 공지나 인터뷰 통해서 말씀 주셨는데 이후 대처는 어떻게 진행하고 계시나요?
 
​김수연: 어느 정도 마무리된 것 같습니다. 후속 조치는 계속하고 있어요.
 
​기자: 야근도 많이 하셨을 것 같아요. 아수라장이었을 것 같은데(웃음).
 
​김수연: 아... 정말... 일단 태시 님과 유릭스 님이 굉장히 수고를 많이 하셨어요(웃음). 라이브 서비스 게임은 첫 심사 이후 업데이트 심사만 받으면 되는데 누적된 문제가 터진 거죠. 그래서 처음부터 전부 다시 심사를 받는 상황이 되었어요. 이제 막 우리 회사 온 게임이 내려갈까 봐 진짜 걱정 많이 했어요.
 
​기자: 고치는 것도 고치는 거지만, 결국 수정본은 PD님도 검수를 하셔야 하잖아요? 얼마나 걸리셨어요?
 
​김수연: 와… 이거 진짜(웃음). 많기도 한데 라이브 2D는 또 토막 나 있어서 작업량이 많았는데 다들 시간 맞추려고 조마조마하면서 빨리빨리 했던 기억이 나네요.
 
​기자: 그래서 분노의 공지를 올리고 나온 게 소니아하고 디오네였는데 둘 다 장난 아니었죠? 이건 게임물관리위원회에서 괜찮다고 하던가요?
 
​김수연: 우선 말씀드리면 저흰 절대 법을 어기지 않았어요(웃음). 당시에 아이샤 님은 “이거 어쩌지? 우리 사령관님들 진짜 어떡해…”이러시고 저는 분노하면서 같이 수정했어요. 인터뷰에 이런 말 드리기 좀 그렇긴 한데 우리 게임이 ‘젖겜’이잖아요? 그래서 ‘이대로는 안된다. 초심으로 돌아가자’라는 생각에 법을 어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려고 했어요. 라스트오리진이 이제 5년 된 게임인데 사실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5년은 꽤 긴 시간이거든요?
 
​기자: 그렇죠. 살아남은 거죠.
 
​김수연: 맞아요. 그래서 ‘이제 우리도 변화를 보여드릴 때가 되었다’라고 생각해서 마침 이관도 했고 아이샤 님이랑 같이 강백호랑 서태웅처럼 하이파이브 딱하고 추진했어요. 걱정도 했는데 사령관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다행입니다. 앞으로 더 좋은 스킨 많이 보여드릴 거예요.
 

오우... 좋긴 한데... 좋긴 한데요...!

 
기자: 아니, 좋아한다고 해야 할지… 놀랐다고 해야 할지… 소식을 처음 들었을 땐 ‘올 것이 왔구나’라거나 ‘우리 게임도 이제 입히는 건가?’라는 반응이 많았거든요. 그런데…(웃음) 그래서 저는 계속 강강강강만 밟으실 줄 알았는데 의외로 메로페 같은 캐릭터가 빨리 나왔더라고요. 빵빵이랑 말랑이랑 출시 순서 균형을 맞추고 계신 건가요? 아니면 스토리나 이벤트를 기준으로 캐릭터를 내시는 건가요?
 
​김수연: 음… 가슴 크기 기준이라고 해야 할지… 저희는 우선 쌓인 것부터 정리하는 중이에요. 멜트나 메로페가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겠네요. 메인 스토리 진행에 꼭 필요한 캐릭터나 사령관님과 약속했던 캐릭터들을 먼저 구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물론 디오네처럼 독자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도 있는데 이런 캐릭터를 기준으로 말씀드리면 다양한 크기를 가진 친구들을 준비 중이에요. 왜냐하면 취향은 다양하니까요.
 
​기자: 그럼요. 그럼요. 취향은 다양하죠. 메로페가 처음 나왔을 때 스킬 설명에 감마가 있어서 사령관들이 “개발진이 또 실수로 감마 썼구나” 이렇게 생각했는데 실수셨나요? 아니면 의도한 부분인가요?
 
​김수연: 의도한 거였어요!(웃음) 이건 좀 서운했는데 메로페가 감마 직속 부관이니까 이런 부분을 좀 살리고 싶었어요. 스토리랑 함께 공개됐으면 좀 더 자연스럽게 이해하셨을 것 같은데 얼리 액세스를 도입하면서 캐릭터가 먼저 나오니까 사령관분들이 그렇게 생각하신 것 같아요. 앞으로 자매기나 부관이 나올 땐 좀 더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자: 사실 전 이런 방법도 신선하고 새로운 시도로 느껴졌어요. 프롬 소프트웨어가 이런 식으로 내러티브를 전개하는 편이잖아요? 보물 찾기하는 느낌이라 재밌는 방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김수연: 저희도 고민을 많이 했어요. 이미 감마가 호감작을 다 해놓은 상태라 툭 치면 넘어오거든요. 사령관님들은 반반이라고 생각하시는데 어쨌든 감마에 대한 여지를 좀 나타내보고 싶기도 했어요.
 
​기자: 그렇죠. 원래 강해 보이는 캐릭터가 넘어왔을 때 그게 순애라고 해야 할지… 스토리가 더 맛있다고 해야 할지…
 
​김수연: 그렇죠. 그런 작업입니다.
 

찐빠 아니라고!

 
기자: 예전에 인터뷰를 했을 땐 스토리나 기획 파트에서 캐릭터 기획을 만들고 아트가 시안을 만들어서 조율한다고 들었어요. 요즘에도 그렇게 하시나요? 캐릭터 제작 프로세스가 궁금합니다.
 
​김수연: 요즘에도 그렇게 합니다. 어느 정도 스토리 라인이 나와서 컨펌되면 캐릭터 설정을 구체화시키죠. 이젠 얼리 액세스가 생겨서 스킨이랑 함께 나와야 하니 캐릭터와 스킨 기획이 동시에 진행됩니다. 그렇게 기획서가 나오면 아트에서 시안을 보내주세요. 
 
​기자: 캐릭터 생김새를 고민하는 게 제일 큰 문제일 것 같아요.
 
​김수연: 네, 굉장히 어려워요.
 
​기자: 라스트오리진이 5년 동안 서비스되면서 캐릭터가 굉장히 많이 나온 편이고, 디자인이랑 성격이 겹치지 않게 해야 하니 참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이런 아이디어나 모티브는 어떻게 얻으시나요?
 
​김수연: 스토리를 담당하는 기획자분들과 맨날 싸워요(웃음). 전쟁이에요 전쟁. 기획서를 가져오시면 “다시 써와!”이러고…(웃음) 모티브는 결국 단순하게 가요. 여러 가지를 섞어보고, 그렇다고 또 욕심내지 않고. 결국 단순한 부분에서 오는 미학도 있네요.
 
​기자: 아, 미학이라는 단어. 굉장히 어울리네요.
 
​김수연: 네, 너무 욕심내면 이도 저도 아닌 캐릭터가 되고, 설정 충돌도 나서…
 
​기자: 라오 식으로 말하면 해괴망측한?
 
​김수연: 그럼 이제 “다시 써와!”이러는 거죠(웃음)
 
​기자: 그렇게 말씀하시면 스토퍼 역할을 하시는 것 같아요.
 
​김수연: 그럴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어요. 예전에는 신사들의 게임이었지만, 이제 신사숙녀의 게임이 되었잖아요? 그런데 회의를 하면 신사들은 가만있고 저 혼자 음담패설을 할 때도 있어요(웃음). 그럼 신사분들은 그걸 듣고 좀 더 구체화시키고 이런 식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저쪽 숙녀분이 드리는 스킨입니다

 
기자: 소니아랑 디오네 스킨을 구상했을 때 아트에서 놀라시진 않던가요?
 
​김수연: 사내 아티스트분들은 놀라시는데 외주 아티스트분들은 놀라시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아티스트분들마다 조금씩 다르긴 한데 요즘엔 사내 아티스트분들도 여전히 놀라시긴 하지만 더 적극적으로 작업하고 계세요. 저도 조금씩 채찍질하고요. “아니야! 이걸로 안돼… 좀 더… 아니야! 이게 아니야!” 이렇게요.
 
​기자: 예전엔 개발자들이 자신의 취향이 담긴 캐릭터들을 만들기도 했는데 그런 캐릭터를 만들어보실 생각도 있으신가요?
 
​김수연: 아직 새 회사다 보니 그런 캐릭터를 넣기엔 조금 이른 것 같아요. 세계관도 정리하고, 스토리도 정리해야 하니 여유가 생기고 확장할 수 있을 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볼 것 같습니다.
 
​기자: 저는 호라이즌이, 무용 빼고요, 좋은데요. 특히 세이렌이 제일 좋습니다. PD님은 어떤 캐릭터가 마음에 드시던가요?
 
​김수연: 제가 가리진 않아서…
 
​기자: 원래 오타쿠들은 분기마다 남편이랑 아내가 바뀌는데요?
 
​김수연: (웃음). 일단 포츈이 원픽이긴 해요. 그리고 차애는 천아고요.
 
​기자: 포츈이요? 포츈이 참 호불호 많이 갈리는 캐릭터인데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드셨을까요?
 
​김수연: 뭐든 다 받아줄 것 같은 느낌이 좋아요. 근데 천아는 오히려 안 받아줄 것 같아서 좋습니다.
 
​기자: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네요. 든든 누나가 사실 방지턱이란 얘기도 많았는데요. 든든 누나도 그렇고 예전 캐릭터는 스킨이 잘 나오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요? 다른 방지턱이었던 라비아타는 최근 스킨이 너무 잘 나와서 주가가 쫙 올라갔어요. 요안나도 그랬죠. 일러스트도 중요하고 말씀하셨던 것처럼 스토리도 진행해야 하다 보니 개발 인력이 중요할 것 같아요. 개발 규모는 어떻게 되나요?
 
​김수연: 정확히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전담 기획자와 프로그래머분들이 당연히 계십니다. 너무 든든하게 일해주고 계셔요. 다만 아트는 밸로프 아트실이 공용으로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아트실 내에 라스트오리진 담당자가 계신 거죠.
 

이 누나도 고생이 많았는데 이 스킨 덕분에 이미지가 확 바뀌었다

 
기자: 혹시 다른 게임 아트를 하시다가 “저도 라스트오리진 그려볼래요!” 하는 분도 계신가요?
 
​김수연: 네, 그런 분도 계시긴 합니다. 아트실 방식의 장점은 아티스트가 원한다면 다양한 게임을 작업해 볼 수 있는 거죠.
 
​기자: 아이샤 님과 오렌지에이드 님은 계속 그대로 계신 건가요?
 
​김수연: 계속 그대로 계십니다.
 
​기자: 이젠 진짜 짬킹이 되셨네요.
 
​김수연: 네, 든든한 아군입니다(웃음). 아군인데… 오늘은 두 분이 나란히 휴가…
 
​기자: 조금 민감한 질문이 될 것 같은데요. 라스트오리진이 새 회사로 오고, 인력도 어느 정도 바뀌면서 개발 체제도 바뀌었을 것 같아요. 업데이트와 이벤트 주기는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계시나요?
 
​김수연: 인원과 리소스 분배를 최적화해야 하니 매주 점검을 격주 점검으로 바꾸었습니다. 지금 목표는 라스트오리진의 핵심인 언제 돌아와도 편한 게임으로 계속 남는 거예요. 이벤트 스토리 길이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최소 한 달을 기준으로 잡고, 몇 부로 나누어서 진행하면 그만큼 기간도 늘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대규모 업데이트는 반년 정도를 목표로 삼았습니다.
 
​기자: 컬래버레이션은 어떻게 진행 중인가요? 예전엔 외부 협업을 많이 진행했는데 그 권리도 획득하신 상태인가요?
 
​김수연: 이제 저희 회사 IP가 되었기 때문에 타 IP와 협업도 계획 중입니다. 그리고 외부 행사로 AGF나 일본 코미케도 계획 중입니다.
 
​기자: 빅사이트요? 거기 한 번 가면 진 빠지는데 고생하실 것 같네요(웃음).
 
​김수연: 네, 그래서 저도 가야 되나 말아야 되나 심각하게 고민 중이에요(웃음).
 

아마 사령관들과 첫 만남이 될 AGF

 
기자: 그럼 당장 진행하고 있는 작업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김수연: 우선 최대한 UI 개편을 빠르게 진행하고 싶습니다. 사실 진척 상황이 남아있는 것이 없어서 사령관분들이 올려주신 이미지를 보고 역으로 만들고 있는 중이에요. 정말 사령관분들께 하나부터 열까지 너무 감사드릴 따름입니다.
 
​기자: PD가 아니라 고고학자가 되셨네요?
 
​김수연: 네, 개발진이 PD를 잘못 만나셔서 다들 고고학자가 되셨어요(웃음). 상점도 개편하고 싶어요. 사령관분들이 가장 오랫동안 이용하시는 곳이 로비랑 상점이거든요. 아무래도 스킨 구경을 많이 하실 것 같아요. 그런데 캐릭터가 워낙 많고, 스킨은 그 이상으로 많아서 찾아보기가 굉장히 귀찮거든요? 하나씩 슬라이드로 넘기면 지문도 지워질 것 같고… 게다가 장바구니 기능도 없어서 구매하기 귀찮고… 저도 평상시엔 사령관이니까 귀찮게 느껴지는 부분을 먼저 개편하려고 합니다.
 
​또 서약도 개편해야 할 것 같아요. 내가 좋아하는 캐릭터랑 서약을 했는데 글씨가 안 보여요! 감동적이긴 한데… 감동적인데 글씨가 안 보여! 그래서 글자를 크게 만들던가 드래그로 넘기면서 보게 만들던가 개선해 보려 합니다.
 
​기자: 서약 얘기가 나왔는데 올해 1월 일본에서 사소한… 전문용어로 찐빠라고 해야 할까요? AGS랑 하트를 띄우며 사랑할 수 있는 기능이 잠시 등장했는데 왜 고치셨어요?
 
​김수연: 맞아요(웃음). 다들 “아이샤 이거 왜 고쳤어!”이러셨어요. 비밀의 방이라는 시스템이 일본에 처음 도입되면서 발생한 현상인데 비밀의 방에 들어갈 때 성인, 어린이, AGS 이렇게 구분되거든요. 그런데 AGS가 성인으로 인식되어서 그만… 그런데 반응이 너무 좋아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AGS도 어떤 기체는 러브러브해야 하지 않냐는 식으로요. “에이다 누님이랑 들어가고 싶다!” 이런 얘기가 많아서 실제로 논의를 많이 했고, 심도 있게 고민해 보겠습니다.
 

버그? 기능이다!

 
기자: 여성형 AGS도 있긴 한데 스킨으로 캐릭터가 바뀐 경우도 꽤 있죠. 빙룡도 그렇죠. 에이다도 그렇고 AGS도 그렇고 오래된 캐릭터 스킨 작업은 어떻게 진행 중인가요?
 
김수연: 요즘 제가 도장 깨기를 하고 있어요. 스킨 못 받은 친구들을 하나씩 스킨 주는 식으로 챙겨주려 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시기나 기한을 정해둔 것은 아닌데 도장 깨기처럼 한 명씩 한 명씩 챙겨주려 합니다.
 
​기자: 예전엔 로봇 좋아하신 분이 계셔서 괜찮았는데 요즘엔 메카 전문으로 그리시는 분이 드물어서 AGS가 좀 걱정됩니다. 앞으로 AGS 스킨도 나올 수 있을까요?
 
​김수연: 그럼요. 그럼요. AGS도 만들어야죠.
 
​기자: 요즘 SNS로 아티스트를 낚는 어부가 되셨던데 혹시 우로부치 선생님처럼 스토리 협업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김수연: 스토리 협업은 일본 퍼블리싱을 담당하는 GOP에서 먼저 얘기를 주셨어요. 우로부치 선생님께서도 정말 감사하게도 라스트오리진에 애정을 보여주고 계시고 긍정적이신 것 같아요. 다만 국가를 넘은 협업이다 보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언제가 될 것이라고 확실히 말씀드리긴 어려울 것 같습니다.
 
​기자: 일본 운영진분들도 굉장히 적극적이시네요.
 
​김수연: 일본에서 늦게나마 4주년 방송을 준비하고 계셔요. 아마 라이브 방송이 될 것 같습니다.
 
​GOP분들뿐만 아니라 오부이 부장님도 굉장히 적극적이세요(웃음). 다들 너무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고 계셔서 굉장히 힘이 됩니다. 사령관분들도 일본 아티스트분들의 활약을 기대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오 센세도 그렇고 다른 일본 아티스트분들도 열심히 뭔가 하고 계신다니 기대하자

 
기자: 한국은 기념일을 언제로 잡고 계시나요. 이게 여러 번 출시된 게임이기도 하고, 이관도 해서 여전히 1월을 기준으로 삼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김수연: 계속 1월을 기준으로 기념일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그 무렵에 맞춰 방송이나 협업도 검토하고 있어요. 안되면 아이샤님을 열심히 채찍으로 때려서…
 
​기자: 골든 크레마처럼 오프라인 행사도 하시나요?
 
​김수연: 오프라인 카페도 생각하고 있지만, 당장 AGF가 다가오니 그 준비를 열심히 하고 있어요. 사령관님들이 얼마나 많이 오실지 긴장하고 있습니다.
 
​기자: 이번에도 AGF에서 미공개 신스킨을 공개할까요?
 
​김수연: 네, 이번에도 신스킨을 공개할 예정입니다. 
 
​기자: 다시 게임으로 돌아와서 말씀하셨던 얼리 액세스가 새로운 BM으로 추가되었고, 미스 오르카 투표권도 추가되었는데 생각보다 반응은 괜찮았습니다. 실제 매출 성과로 이어졌나요?
 
​김수연: 먼저 왜 이런 BM을 만들었는지 설명드려야 할 것 같아요. 많은 게임이 새로운 캐릭터 출시가 매출로 이어지는데 저희 게임은 그렇지 않았어요. 오히려 새로운 캐릭터를 내는 것이 적자가 되어서 캐릭터를 출시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캐릭터가 사령관님들의 즐거움인데 어떻게 보면 게임의 발목을 잡아서 시작된 BM이었어요. 또 커뮤니티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신규 캐릭터를 보고 라스트오리진에 돌아온 사령관분들이 바로 캐릭터를 얻을 수 없는 것도 문제였습니다. 자원이 많은 분들도 신규 캐릭터를 얻으려면 운에 맡겨야 하니 답답했죠. 그래서 걱정도 많이 했지만, 적어도 명함은 쉽게 얻으실 수 있도록 도입했습니다. 그런데 2주 먼저 만나는 것이 생각보다 마음에 드셨는지 많은 분들이 구입해 주셨습니다. 무엇보다 커뮤니티나 광고에서 보던 캐릭터와 스킨을 바로 입힐 수 있는 부분이 마음에 드셨다고 하더라고요.
 
​기자: 저를 예로 들면 세이렌이 최애라 세이렌을 가지고 싶은데 너무 오래된 캐릭터라 구하기가 힘들잖아요? 이제 캐릭터가 많아서 제조로 얻기도 힘들고요. 이렇게 오래된 캐릭터도 패키지로 구입할 수 있을까요?
 
​김수연: 그런 피드백도 많이 주셨어요. 신규 사령관분들이 사용하기 좋은 캐릭터를 패키지로 만들어 달라는 의견이 많았어요. 이런 부분을 반영해 패키지로 업데이트할 예정인데 캐릭터가 워낙 많으니 패키지 아이콘 작업에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회사별로 호라이즌이나 엠프레시스 하운드 이렇게요.
 
​기자: 빙룡을 원하니까 빙룡 하나만 파는 게 아니라 여러 캐릭터를 파시는 거네요?
 
​김수연: 아무래도 여러 캐릭터를 만나고 싶어 하셔서 다양하게 준비할 예정입니다.
 

막판 뒤집기가 뭔지 보여준 천아

 
기자: 투표권도 좀 더 확대될까요?
 
​김수연: 투표권은 결승만 판매했는데 처음에는 왜 파냐고 많이 그러셨어요. 그런데 결승을 가니 오히려 왜 결승만 파냐고 그러시더라고요(웃음). “예선부터 팔았으면 내 최애가 올라갔을 텐데!”라면서요. 실제로 이 패키지 덕분에 순위가 정말 극적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확대하면 너무 피바람이 불 것 같아요. 사실 미스 오르카가 부담을 드리려는 이벤트는 아니니까요.
 
​이만큼 성원을 보여주셨으니 저희도 거기에 부응해야겠죠? 그만큼 좀 더 좋은 스킨으로 보답 드리려고 미스 오르카 중파 버전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타이틀 콜도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 드려요.
 
​그리고 미스 오르카 당시 꽤 재밌는 뒷이야기가 있어요. 저희는 미스 오르카 순위를 실시간으로 볼 수 있었는데 발표 전날까지만 해도 천아가 3위였거든요? 그것도 4위 라비아타랑 차이가 많이 안 났죠. 그래서 3위 인터뷰 자료를 천아랑 라비아타로 만들어 놓고 퇴근했는데 다음날 출근해 결과를 보니 천아가 2등을 했더라고요!(웃음) 그래서 아침에 오자마자 비명을 지르면서 “이거 당장 공지 올려야 하는데 어쩌지?!” 하면서 2등이랑 3등 작업 다시 하고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웃음). 
 
​기자: 재난을 당하셨네요(웃음). 지나고 보면 라스트오리진이 참 다사다난한 게임이었던 것 같아요. 이번 PD님도 오랫동안 같이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사령관분들께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김수연: 저희 게임의 캐치프레이즈가 있잖아요? “함께해요. 이 세상의 마지막까지”. 사령관님들이 함께해 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리고, 마지막까지 함께 하고 싶습니다. 이제 곧 6주년인데 6번째 PD면 좀 그렇잖아요?(웃음) 라스트오리진이 잘 되면 좋겠고, 예쁘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라스트오리진 잘 되게 해주세요...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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