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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밸류픽 대신 스노우볼 깎아온 젠지의 공포! '롤드컵' 스위스 스테이지 3라운드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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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간으로 10월 5일,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이하 월즈)의 스위스 스테이지 3라운드 승자조 일정이 진행됐다. 

LCK에서는 가장 먼저 2승을 거둔 한화생명 이스포츠(HLE), 젠지 이스포츠(GEN), 디플러스 기아(DK) 자리를 잡았으며 LPL의 3시드인 리닝 게이밍 나인봇(LNG)은 최유력 우승후보로 꼽히는 빌리빌리 게이밍(BLG)를 격파하며 올라와 화제몰이를 하고 있었다.

대진표는 DK와 LNG의 한중전 그리고 HLE와 GEN의 한국 내전이 성사됐다. 앞경기를 DK가 승리할 경우 최소 2개의 LCK의 팀이 8강에 진출하게 되며, 특히 뒷경기의 경우 2024 LCK 서머 결승전의 리매치이기도 하기 때문에 내전임에도 불구하고 주목도가 매우 높았다.

■ 승자조 1경기 디플러스 기아 vs 리닝 게이밍 나인봇

- 1세트

DK가 직스를 선점하고 미드에도 스몰더를 기용하며 무난하게 바텀이 리드를 유지하고 중간 단계에서 마오카이가 무게감을 잡아주며 스몰더로 후반 캐리롤을 수행하는 밸류픽 조합을 구성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고성능 AP 궁극기들이 많은 것을 근거로 스카웃(이예찬)이 사일러스를 픽하고 갈라(천웨이)의 경우에도 어떻게든 스태틱까지만 뽑아낸다면 직스에 크게 밀리지 않는 선에서 라인 클리어 템포를 따라가고 경우에 따라서는 바이-사일러스와 함께 돌진도 가능한 시그니쳐 픽인 카이사를 뽑아들었다.

덕분에 5픽으로 나온 올라프가 조합에서 붕 떠버린 DK와는 다르게 콘셉트 면에서 LNG는 확실하게 뚫는 힘이 강한 조합 구성이 됐다.

게임의 향방은 조합 차이가 아니라 초반 플레이에서 갈려버리고 말았다. 극초반 인베이드를 들어온 LNG의 바텀듀오가 점화를 동반한 강한 딜교환으로 에이밍(김하람)의 직스에게 점멸을 뽑아냈고, 웨이웨이(웨이보한)도 블루팀의 빅 웨이브가 쌓인 타이밍에 3렙 탑 갱킹에 성공하며 프리징되는 라인을 형성하면서 킹겐(황성훈)의 올라프 CS에 손도 대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맞이하게 된다.

11분경 두번째 유충 싸움에서 DK가 무리한 포지션을 잡은 것을 포착한 LNG는 웨이웨이를 앞세우고 알리스타의 궁극기를 훔친 스카웃의 사일러스가 후진입하며 제대로 진영을 휘저어 놓았고 순간이동을 타고 넘어온 올라프는 별다른 소득 없이 퇴각하는 최악의 교환구도가 나온다.

그 사이 바텀에서 프리파밍을 한 갈라는 빠르게 스태틱을 완성한 뒤 코어템을 조립하며 공허추적자를 수시로 발사하여 암살기도를 했고 여기에 에이밍이 넘어가면서 그대로 게임이 굳어지는 모양새가 됐다.

쇼메이커(허수)의 스몰더가 무난하게 노데스 상태로 분당 10스택 이상을 쌓으며 후반 왕귀를 노리고자 하였으나 LNG의 돌파력은 상상 이상이었고 36분 장로 드래곤 교전에서 쇼메이커의 첫 데스와 함께 에이스가 뜨며 LNG가 1세트를 선취한다.

- 2세트

DK가 요네를 밴하고 바이와 직스를 선픽하는 선택을 했고 LNG는 쌍포 중에 그나마 기용할만 챔피언 중 스몰더와 트리스타나를 금지처리한다.

루시안이 남아있긴 했지만 사실상 아이번이 강제되는 조건을 클리어하기도 어려울 뿐더러 쇼메이커의 챔피언 풀에서는 그리 선호되는 픽이 아니었는지 아리를 선택했고 결과적으로 미드-원딜이 모두 AP가 되는 것을 확인한 LNG가 갈리오를 히든카드로 꺼내들며 밴픽구도에서 제대로 웃고 시작한다. 

상체 3인방이 전원 근접 캐릭터로 만년서리 시너지가 작동할 수 있어 기본적으로 힘싸움이 강한 편인데다가 돌진의 안정성을 극대화 해주는 갈리오 덕분에 전반적으로 LNG가 수시로 싸움을 걸되 수틀리면 안전하게 빠질 수 있는 로우 리스크 돌진 조합이 됐다.

게임 내내 아니면 말고 식으로 교전을 유도하는 LNG의 세트 패턴에 DK는 시종일관 휘둘렸다. 그나마 24분 드래곤 4스택 교전에서 지카(탕화위)가 지나치게 무리한 교전각으로 진입을 하면서 에이밍의 직스가 프리딜을 넣을 수 있는 환경이 됐고 모함(정재훈)의 뽀삐가 굳건한 태세를 활용해 주요 돌진기들을 적절하게 끊어내며 추격, DK가 1:4교환이라는 기적의 한타를 보여주며 바론 획득에 성공하긴 했다.

그러나 31분 장로 드래곤 교전에서 후방 침투에 성공한 지카의 카밀이 노마크로 진입하여 에이밍에게 마법공학 최후통첩을 꽂아넣으며 후속 CC 연계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었고, 에이밍은 존야와 점멸을 총동원하여 살아나가긴 했으나 사실상 리타이어 상태가 됐고 장로 드래곤과 내셔 남작을 모두 차지하면서 LNG가 전방위 압박구도를 완성한다.

직스를 통해 어떻게든 라인클리어를 하며 결사항전을 하는 DK였지만 결국 38분에 벌어진 두번째 장로 드래곤 교전은 피할수 없었고 여기서 대패하며 LNG가 가장 먼저 8강 무대인 파리행을 확정한다.

■ 승자조 2경기 한화생명 이스포츠 vs 젠지 이스포츠

- 1세트

첫번째 밴페이즈에서 스몰더를 자른 가운데 제카(김건우)가 자신감 있게 요네를 선픽하자 의외로 GEN이 평소의 팀컬러와는 다르게 후반 고밸류가 아닌 사이드 푸시 능력이 좋고 뚫는 힘이 강한 스노우볼링 조합을 꺼냈다.

쵸비(정지훈)이 쌍포가 아닌 환경에서 가장 강하다고 평가받는 요네를 상대로 연구해온 비책은 착취-마순팔 빌드를 통해 유지력을 극대화하여 라인에서 진득하게 버티는 아리였고 실제로 이는 어느 정도 유효타를 보여주며 대등하게 라인전을 풀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긴 했다.

그러나 HLE는 탱커가 없는 GEN의 조합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것은 최전방에서 뚫는 역할을 하는 캐니언(김건부)의 녹턴임을 명확하게 인지하고 있었다.

극초반 GEN이 대놓고 인베이드를 들어가는 모습으로 상대를 윗쪽 정글 캠프에 시선을 고정시켜둔 다음 칼날부리-칼날부리로 이어지는 변칙동선으로 빠른 레벨링과 함께 바텀 다이브를 계획했으나, 이를 미리 읽은 피넛(한왕호)가 붉은 덩굴 정령만 빠르게 처치한 후 윗캠프로 이동했고 캐니언의 칼날부리 카운터 정글링 딜라이트(유환중)이 방해하면서 GEN의 초반 설계가 완전히 어그러지고 만 것이다.

피넛의 세주아니는 역으로 GEN의 정글 캠프를 전부 쓸어먹으면서 레벨과 아이템 차이를 벌렸고, 6레벨을 찍자마자 첫 갱킹을 성공시키며 스노우볼링 조합인 GEN을 상대로 역으로 스노우볼링을 굴리기 시작한다.

GEN이 그나마 불리한 와중에 피해망상으로 시야를 차단하고 선공권을 활용해 오브젝트를 챙기거나 하나둘씩 HLE의 챔피언을 끊어내긴 지만 글로벌 골드 자체는 HLE가 리드를 유지하고 있었다.

GEN은 내셔 남작 버프를 두른 미니언을 제거하던 바이퍼(박도현)의 카이사를 끊으려고 오로라로 가두고 녹턴의 피해망상으로 추격하는 연계플레이를 시도했다. 그러 간발의 차이로 카이사가 세계의 경계에 갇히지 않았고 딜라이트-피넛의 역이니시로 이어지는 HLE의 빠른 반격 전환에 GEN이 대패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결국 노탱 돌진 조합인 GEN은 HLE의 후반 밸류를 이겨내지 못해 1세트를 내주고 만다.

- 2세트

GEN이 이전 세트와 비슷한 밴픽 기조를 보여주되 제카의 핵심픽인 요네를 일찌감치 잘라냈고, 방어 관통력 빌드 칼리스타를 기용했고 선공권을 활용하여 단숨에 상대를 끊어내는 힘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조합을 수정했다.

도란(최현준)의 럼블은 라인전 페이즈에서 상대의 돌진에 무방비하게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며 이퀄라이저 미사일을 파밍에 사용하는 등 굉장히 방어적으로 경기에 임했다.

이로 인해 기인(김기인)의 오로라가 좀처럼 재미를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피넛의 바이가 우회로를 통해 공허 유충을 몇 마리씩 쏙쏙 뽑아먹고 도주하는 등 전반적으로 HLE가 운영에서 이득을 보며 GEN의 공격적인 플레이에 잘 대처하는 모습이었다.

바텀 1차 포탑을 끼고 연막을 깔아 은신으로 농성하는 제카를 GEN이 4인 다이브로 끊어내며 선취점을 따내긴 했으나 전투가 길어지면서 HLE가 장거리 지원이 가능한 진을 필두로 역습에 들어갔고, 시간이 끌리면서 부활한 제카가 순간이동으로 넘어와서 쵸비를 응징하며 1세트처럼 GEN의 패색이 짙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GEN은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었다. 패배한 패턴을 분석하여 HLE의 단단한 정글-서포터에서 시작되는 역습이 문제임을 파악했고 무작정 돌진하기보다는 1선부터 차근차근 끊어내는 것으로 전략을 수정한다. 

실제로 이후 교전부터는 피해망상으로 불을 끈 뒤에 딜라이트나 피넛만 점사하여 수적 우위를 만드는 식으로 선공권을 유효활용하기 시작했고, 기인은 세계의 경계로 오직 바이퍼만 노리면서 딜지원을 방해하여 GEN이 HLE의 앞라인부터 차근차근 지워나가는 식으로 연전연승을 거뒀다.

물론 HLE도 바이-아칼리의 돌파 능력이 워낙 뛰어났기 때문에 페이즈(김수환)의 칼리스타만을 먼저 노리는 플레이를 시도했으나 방관빌드 특성상 스킬을 한 사이클만 돌려도 딜러진은 빈사상태로 만들 수 있는 수준의 화력이 있었고 이로 인해 페이즈가 죽더라도 기인과 쵸비가 나머지를 다 정리하는 그림으로 흘러가며 GEN이 36분만에 HLE 넥서스 파괴에 성공한다.

- 3세트

GEN이 또 다시 이전 세트와 거의 비슷한 조합을 구성했고, 두번째 밴페이즈에서 칼리스타가 금지처리되자 트위치까지 기용하며 더욱 더 극단적으로 선공권을 중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HLE가 극초반부터 라인스왑을 걸어버린 GEN을 상대로 바텀 다이브를 설계했고 탱커나 브루저와 달리 몸이 약한 오로라로는 이를 받아내기 쉽지 않아 기인이 상당히 손해를 보며 라인전을 시작했다.

하지만, GEN의 바텀듀오는 일식-독약병-오염의 스킬 연계로 쌓인 미니언 웨이브를 단숨에 지워버리는 콤보를 연구해오면서 약한 라인전과 다이브 내성이라는 약점이 부각되지 않았고, 기인은 정상적으로 라인전을 진행하면서 무난하게 성장하며 받은 피해를 복구하기 시작한다.

승부는 사실상 두번째 유충 교전에서 갈렸다. 캐니언이 피해망상으로 불을 끄고 텀을 두고 순간이동으로 넘어온 쵸비의 아리와 페이즈의 트위치가 사방에서 조이며 폭딜을 쏟아 넣었는데 이 한타에서 페이즈가 더블킬을 먹고 유충 6개가 전부 GEN 측에 넘어가고 만다.

이후 GEN은 피해망상의 쿨타임이 돌때마다 불을 끄고 급습하는 패턴으로 HLE의 인원을 암살해나갔고, 오로라-아리-트위치가 모두 메커니즘상 킬-어시스트를 통한 스킬 쿨타임 리셋이 가능했기에 한번 킬이 나오기 시작하면 속수무책으로 HLE의 인원들이 터져나가 GEN은 6유충의 힘으로 포탑을 철거하여 점점 HLE의 활동 영역이 조이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그나마 세번째 드래곤 교전에서 살짝 대열에서 삐져나와있던 리헨즈(손시우)의 레오나를 먼저 자르면서 수적 우위를 바탕으로 HLE가 반격에 나섰으나, 기인이 세계의 경계로 HLE의 진격을 막은 뒤 영역 내를 이리저리 활보하며 어그로를 끌었고 그 사이 불을 끄고 합류한 쵸비와 페이즈가 이를 전부 쓸어담으며 쵸비가 쿼드라 킬을 기록한다.

결국 HLE는 제카의 스몰더가 후반 캐리를 보여줄 새도 없이 스노우볼에 전복되며 32분만에 패배했고 GEN은 2:1 승리로 LCK 서머 결승전 결과를 제대로 되갚아주며 8강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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