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5시, 띠어리크래프트의 배틀로얄 기대작 '슈퍼바이브'가 드디어 넥슨 채널링을 통한 오픈 베타 서비스를 개시했다.
듀오나 스쿼드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근래의 팀 게임에서는 보기 드문 단독 플레이어의 '솔로 캐리'나 금방 익히고 짧게 플레이할 수 있는 '빠른 템포'라는 캐치프레이즈에 매료된 많은 게이머들이 슈퍼바이브의 무대인 스카이랜드(Skylands)로 향하고 있다.
10,000시간을 질리지 않을 거라는 슈퍼바이브의 첫 날 모습은 과연 어떤 모습이었을까?
2번의 비공개 테스트를 거친 끝에 도달한 오픈 베타 테스트 버전의 인게임 빌드는 완벽하지는 않아도 안정적인 모양새를 취하고 있었다. UI는 전반적으로 게임의 색조에 맞춰 보라색과 하늘색 위주로 통일된 모습을 보여줬으며 캐릭터와 관련된 세부 에셋은 물론 비어있었던 음악과 캐릭터별 음성 더빙도 온전하게 채워졌기 때문이다.
심지어 이전 테스트에서는 만나볼 수 없었던 신규 헌터 '진'과 '허드슨'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새로 등장한 캐릭터의 존재를 인지한 시점에서는 이미 매치가 잡힌 상태였기 때문에 정보와 운영 방법을 찾아볼 여유는 없었고 결국 계속 주력으로 플레이했던 펠릭스로 게임을 시작했다.
예로부터 에임과 피지컬이 모자란 늙고 병든 게이머한테는 이런 AoE 캐릭터가 약이라고 했다
첫 게임에서 만난 팀원 중에서는 누가 봐도 초심자임을 알 수 있는 사람이 있었다. 다른 팀원들이 강하하자마자 일사불란하게 크립 캠프를 찍고 베이스를 확보하는 동안 슈라이크를 고른 게이머는 처음 접하는 이 게임의 모든 것이 신기하다는 듯이 천천히 맵을 둘러보면서 홀로 모험을 떠나는 모습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초심자가 있어서인지 이상현상으로 '자동 부활'이 걸렸고 필자를 포함한 3명의 팀원은 즐기시게 냅둬를 시전하고 체급을 키우는데 집중하며 게임을 풀어나갔다.
홀로 대열에서 떨어져 남극, 아니 스카이랜드 탐험을 즐기는 뉴비에게 아무도 뭐라 하지 않는 대인배들
코인이 아직 남아 있으면 빅 게임 아님 ㅅㄱ
물론, 사실상 1명의 팀원을 없는 것으로 간주해야 했기에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게임이 익히기 쉬웠던건 맞았는지 2번 전멸을 겪고 자동 리스폰 종료가 뜬 이후부터는 슈라이크를 고른 팀원도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았는지 다른 팀원 주변에 찰싹 달라붙어 착실하게 딜을 누적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중간에 또 한번 전멸을 맞이하는 순간이 오는 듯 싶었지만 필자는 피지컬이 딸리는 올드 게이머들이 가지는 '짬에서 나오는 바이브'를 활용한 꼼수로 이를 극복했다.
4:2로 추격당하는 상황에서 길리 슈트의 액티브 효과를 이용해 수풀인 척 눈속임을 걸어 탈출하거나 다리를 끊은 다음 넘어오려고 하면 스파이크각을 보겠다고 장판파를 시전하여 어떻게든 부활 비콘을 먹을 수 있었고, 이 팀은 내가 통나무를 들어야함을 인지하자마자 전멸시킨 적 스쿼드를 루팅할 때 가장 먼저 좋은 아이템과 파워를 선점했다.
쫓기고 있는 팀원에게는 미안하지만 냉정하게 각자도생이 필요한 부분
넘어오실 분은 죽을 준비를 해주셔야...
이번 한번만 살려드리는 겁니다
최후의 결전 단계에서 팀원들과 템포를 맞춰 움직이느라 상대가 심연의 거대괴수를 먼저 처치하는 것을 저지할 수는 없었지만, 체력과 스킬 쿨타임 관리 측면에서 금방 사냥을 마친 상대보다 우리 쪽이 유리할 것이라고 판단하여 우선 궁극기로 교전을 열었고 진영을 반으로 갈라 상대를 2명 잘라내면서 완벽하게 승기를 잡았다.
심지어 초심자였던 슈라이크가 드라마틱하게 마지막 한 명을 마무리를 짓는 장면을 가져갔다. 우여곡절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마지막까지 살아남으며 1등을 차지했고 뉴비 1명에게 게임을 이기는 즐거움을 알려줄 수 있는 값진 한 판이었다.
가장 맛도리인 장면을 가져가버렸다
그래도 이겼으니 한잔해!
물론, 정식 서비스가 아니기 때문에 보이는 아쉬운 점도 몇가지 있었다. 렌더링이 아직 덜 다듬어진 것인지 그래픽이나 텍스트의 가장 자리 부분이 튀는 것처럼 보였고, 광원 효과와 색조도 다소 어색하게 적용되어 있어 지난 테스트 버전과 비교해봤을 때와 완전히 반대되는 어둡고 무거운 느낌을 주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임의 재미는 여전했다. 저녁 먹고 몇판 해보지도 못한 상황에서 서버 점검에 들어갔지만 아마도 필자처럼 문을 열라고 컴퓨터 앞에서 기다리는 헌터들은 수두룩빽빽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