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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화 경제로 해법 제시한 위메이드 '레전드 오브 이미르', 새로운 트렌드 일으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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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MMORPG에서 사용하던 문법을 반복하는 것이 아닌,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시도한다"

위메이드 신작 '레전드 오브 이미르(이하 이미르)'의 개발 총괄을 맡고 있는 석훈 PD가 쇼케이스 행사에서 언급했던 내용이다. 

최근 등장하는 국산 MMORPG는 정형화된 틀을 가지고 있기에 유사한 게임성을 띠는 경우가 많다. 그에 따라 유저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신선한 경험을 제공할 신작에 대한 갈망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여러 신작이 개성을 담아내고자 차별화를 시도했으나 기존 MMORPG의 문법에 변화를 주지는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미르는 MMORPG의 패러다임을 전환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면서 많은 MMORPG 마니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과연 석훈 PD가 이미르에 담아낸 차별성은 무엇일까? 그리고 이미르를 통해 어떻게 기존 MMORPG의 문법을 탈피하고자 했을까? 그 해답으로 제시한 것이 바로 새로운 경제 시스템, '주화 경제'다.

- 기존 MMORPG 문법에서의 탈피, 그 방법은?

MMORPG에서 유저가 느끼는 가장 큰 재미는 역시 '득템'이다. 다만 득템의 재미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아이템 및 게임 내 재화의 경제적 가치를 보존해야 한다. 그러나 대다수의 MMORPG 작품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아이템과 재화의 가치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지속적으로 하향하게 된다.

이에 대해 석훈 PD는 "아이템 및 재화의 사용처가 충분하지 못하고, 시간이 지날수록 무한대에 가깝게 생산되기 때문"이라고 아이템 가치 지속적 하락 원인을 분석했다. 이미르가 주화 경제를 도입한 까닭은 유저가 보유한 아이템 및 게임 내 재화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이미르가 도입한 주화 경제는 블록체인의 개념과 기술을 활용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가상 화폐(코인)는 발행량이 정해져 있으며,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반감기가 발생한다. 이러한 블록체인의 특징을 접목하면서 아이템 가치를 보존하고 투명한 운영이 이뤄지도록 했다. 

한정된 수량의 주화를 통해 장비 아이템을 생산 및 거래하며 아이템의 가치를 오랜 기간 유지하는 구조의 설계가 이뤄졌다는 뜻이다.

- 아이템 및 재화 가치 보존 위한 주화, 그 쓰임새는?

아이템 가치를 보존하기 위해 주화가 존재하는데, 결국 주화 자체가 가치가 있어야 한다. 즉 주화의 쓰임새가 충분한 목적성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미르는 최상위 등급의 아이템을 획득하거나 강화 시에 주화가 필요하도록 했다.

최상위 아이템, 또는 장비를 보스 몬스터 처치로만 획득할 수 있다면 단순히 확률에 의존하게 된다. 또 최상위 아이템 및 장비는 엔드 콘텐츠에서 획득 가능한 것이 일반적인데, 이 경우에 엔드 콘텐츠에 도달하지 못하는 유저는 최상위 아이템 획득에 대한 기회조차 얻지 못하게 된다.

반면에 이미르는 최상위 아이템 제작 시에 주화가 필요하도록 하고, 주화 자체의 발행량에 제한을 두면서 유저의 상황에 따라 유기적인 플레이가 이뤄지도록 했다. 만약 최상위 아이템을 제작하거나 강화하려는 유저는 주화를 모으기 위해 주화를 거래하고자 할 것이며, 최상위 아이템보다는 재화가 필요한 유저는 자신이 보유한 주화를 판매하게 된다는 것이다.

- 최상위 아이템 획득 및 강화에 필요한 주화, 획득은 어떻게?

주화는 최상위 아이템 제작 및 강화에 필요하기에 많은 유저가 획득하고자 할 것이다. 그렇다면 주화를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물음표가 남는다. 주화는 제작으로 얻을 수 있는데, 재료로 필요한 것은 거래 가능한 희귀 등급 이상의 아이템, 그리고 제련석이다. 

제련석은 이미르의 실패 케어 정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과금 한정 상품에서 유저가 원하는 결과물을 얻지 못했을 때 제련석 조각이 제공되고, 제련석 조각을 모아서 제련석으로 만드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확률형 상품에서 유저가 희망하던 발키리, 혹은 펫 획득에 실패하면 제련석의 재료를 제공하는 만큼, 어떤 상품을 구매하건 간에 최소한의 보상이 주어지도록 설계했다.

제련석 조각은 제련석 제작을 통해 주화를 획득하는 데에 활용해도 되지만, 이를 다른 유저와 거래하고 재화를 얻어서 다시금 한정 상품을 구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는 주화의 가치와 또다시 연결되는 부분인데, 주화가 최상위 아이템의 재료로 소모되는 만큼 높은 가치를 가지고, 주화를 만드는데 필요한 제련석도 제련석 조각을 모아야만 얻을 수 있기에 희망 수요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게임 내 모든 아이템과 재화의 가치가 동반 상승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물론 일반 주화는 제작으로만 획득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거래 가능한 희귀 아이템과 제련석으로 제작하는 방법 외에도 일반 콘텐츠를 통해 일부 획득할 수 있도록 했다.

- 뛰어난 가치 지닌 만큼 허들 높은 주화? 시즌 주화를 통해 간접적으로 상쇄

이미르에서는 두 종류의 주화가 마련돼 있다. 바로 일반 주화와 시즌 주화다. 일반 주화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총 발행량이 제한돼 있고 아이템 획득 및 강화 등을 통해 소비된 주화는 다시 생산할 수 없다. 

반면에 시즌 주화는 총 발행량의 제한이 없으며, 한정된 시즌 동안 주조 가능하다. 시즌이 종료될 경우, 해당 시즌 주화는 더 이상 획득할 수 없으나 이미 생산 등의 방법으로 발행된 시즌 주화는 사라지지 않기 때문에 유저 간 거래를 통해 지속적으로 얻을 수 있다.

시즌 주화 역시 일반 주화와 마찬가지로 제작으로 획득하게 되며, 시즌 콘텐츠에서도 일부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시즌 주화는 시즌 유일 장신구 제작 및 강화에 필요한 재료이며, 거래 가능한 희귀 등급 이상 아이템과 시즌 제련석을 재료로 소모해 제작 가능하다.

MMORPG 경제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레전드 오브 이미르는 블록체인의 문법을 활용한 주화 경제를 내세웠다.

주화 경제는 단순히 최상위 장비 획득과 아이템 및 재화의 가치 보존과 관련돼 있을 뿐만 아니라, 게임 내 전체적인 아이템의 시세가 우상향할 수 있도록 해주는 요소다. 또 과금 상품과도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선순환 구조를 가지게끔 하고 있다.

게임 경제 시스템에 새로운 해법을 제시한 레전드 오브 이미르가 MMORPG 장르의 트렌드를 변화시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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