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분께 추천!: 내 문명이 성장하는 모습을 확실히 느끼고 싶다
이런 분께 비추!: 놀려고 게임하는데 또 공부하는 느낌이야...
지난 시간에 우린 많은 게이머에게 사랑받은 '시드마이어의 문명 5'를 알아봤습니다. 시드마이어의 문명 5가 출시되면서 타일은 육각형으로, 게임 방식은 캐주얼하게 바뀌었지만, 많은 신규 게이머를 끌어오는 것에 성공하며 문명 시리즈의 새로운 전성기를 이끌어냈죠. 이후 등장한 드마이어의 문명 6(이하 문명 6)'은 여기서 한 번 더 바뀌어 사회 제도가 마치 연구 형태가 되고, 위인을 구매할 수 있으며, 특수 지구라는 새로운 요소를 도입해 차별화를 꾀했습니다.
문명 6에 대한 평가는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 확 바뀐 지도자 외모에 반감을 가지는 분이 계신가 하면 심시티를 요구하는 특수 지구 때문에 머리가 아파 전작을 다시 켜는 분도 계시죠. 하지만 게이머에 따라 호불호는 갈리지만 개척자와 전사를 데리고 시작했던 작디 작은 나의 문명이 역경을 딛고 세상의 중심이 되는 문명 특유의 재미와 중독성 하나는 여전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그래서 신규 시리즈 소식이 공개된 지금도 문명 6은 많은 게이머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문명 6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특수 지구일 것입니다. 기존 시리즈의 경우 도시 안에 건물을 짓고 여러 보너스를 얻는 형태였지만, 문명 6에선 도시 바깥에 성지와 캠퍼스, 주둔지, 상업 중심지 등 저마다 특화 요소를 가진 특수 지구를 건설해 보너스를 얻습니다. 예를 들어 캠퍼스를 건설하면 그곳에 도서관을 지어 과학 생산량과 위대한 과학자 보너스를 얻고, 산업구역을 건설하면 그곳에 작업장을 지어 생산력과 위대한 기술자 보너스를 얻는 식입니다.
도시 안에 짓던 건물을 단순히 바깥으로 꺼낸 형태로 보이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기존 시리즈 건물과 꽤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위치죠. 특수지구는 인접한 자원이나 특수지구에 따라 자원 생산량이 달라지고, 건설되는 지역의 자원을 사라지게 만들기 때문에 위치 선정에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그래서 문명 6은 기존 시리즈보다 더 심시티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들죠.
특수지구는 다른 도시의 특수지구와도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에 도시와 도시가 교류하는 듯한 느낌도 줍니다. 또한 도시 외부에 건설되기 때문에 문명이 성장하는 시각적 만족도도 선사하죠. 반면 인접 보너스를 제대로 받지 못하면 맨땅보다 가치가 떨어지는 경우도 있고, 그렇다고 인접 보너스를 너무 신경 쓰면 고대부터 나중에 등장할 특수지구의 인접 보너스까지 생각하게 되어 머리가 아파지죠. 문명 6의 난이도를 크게 높인 주범이지만, 어떻게 보면 문명 6을 문명 6으로 만들어준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문화에 따른 사회 제도도 꽤 중요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전작에선 몇 가지 보너스를 제공하던 것에 반해 이번엔 연구 트리와 마찬가지로 문화로 상승하는 여러 사회 제도가 마련되어 있으며, 새로운 사회제도를 얻으면 새로운 기술과 유닛을 얻게 됩니다.
특히 정부 형태는 사회 제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특정 사회 제도에 도달했을 때 선택할 수 있으며, 족장제부터 과두제, 군주제, 민주주의, 기업 자유지상주의 등 다양한 형태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게이머는 자신의 정부에 군사 정책, 경제 정책, 외교 정책, 와일드카드 정책 카드를 사용해 다양한 보너스를 얻을 수 있고, 정부 그 자체에도 저마다 보너스가 있어 국정 운영에 큰 도움을 줍니다. 아무리 눈부신 과학 발전을 이룩했어도 원시적인 사회 제도와 정부를 가지고 있다면 제 성능을 내지 못할 때도 많죠.
발전 트리가 연구 트리와 사회 제도 트리로 나누어졌기 때문에 발전 방식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보너스가 생겼습니다. 바로 '유레카'와 '영감'이죠. 유레카와 영감은 각각 특정 연구나 사회 제도가 요구하는 조건을 만족했을 때 자동으로 발동하며, 발동 시 해당 연구와 사회 제도를 즉시 크게 상승시켜줍니다. 마치 퀘스트를 수행하고 보상을 얻는 것처럼 말이죠. 문명 6에 익숙해질수록 유레카와 영감을 통해 빠르게 발전하며 자신의 문명을 키워나가게 됩니다.
확장팩이 등장하면서 문명의 성장을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이 더 많이 추가되었습니다. 그중에서도 '시대 점수'와 '충성심'은 문명의 상황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요소입니다.
문명은 특정 행동을 할 때 시대 점수를 얻습니다. 예를 들어 주변 야만인 주둔지를 소탕하거나 남들보다 빠르게 중요한 연구를 배웠을 때죠. 이런 행동들은 역사에 기록되고, 이런 기록들은 다시 시대 점수로 쌓여 다음 시대로 넘어갈 때 문명의 흥망성쇠를 정하게 됩니다. 만약 시대 점수를 최대로 얻었을 땐 다양한 보너스를 얻는 '황금기'에 돌입하고, 목표 점수에도 미치지 못하면 '암흑기'에 돌입하는 식이죠. 암흑기에 돌입해도 암흑깅에만 사용할 수 있는 특수 정책카드 등을 이용해 시대 점수를 잘 모으면 다음 시대엔 황금기 이상의 능력을 얻는 '영웅기'를 누릴 수 있습니다.
게이머의 도시는 문명이 이룩한 업적에 따라 충성심이 변합니다. 황금기엔 도시들의 충성심이 높게 유지되지만, 암흑기엔 낮게 유지되는 식이죠. 다른 문명의 도시를 점령했을 때도 낮은 충성심을 보여주는데 충성심이 낮은 도시는 이내 반란을 일으켜 자유 도시가 되거나 심지어 주변 국가에 스스로 편입되기도 합니다. 역사의 움직임을 직접 느낄 수 있는 순간이죠.
전작들과 비교하면 문명 6은 더 복잡해졌지만, 익숙하면 익숙해질수록 여러 시스템에서 발전의 만족감을 충분히 느낄 수 있는 게임이 되었습니다. 신규 게이머를 많이 끌어들인 전작보다 팬들에게 더 먹힐만한 게임이 된 것은 다소 아쉽지만, 문명 시리즈 특유의 재미와 성취감을 더 깊이 느낄 수 있는 부분은 여전히 만족스럽습니다.
신작 소식에 문명을 시작해 보려는 게이머분들껜 문명 6보다 전작들이 더 나은 선택이 될 것 같습니다. 대신 문명 시리즈에 익숙하거나 전략 시뮬레이션, 혹은 건설 경영 시뮬레이션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꼭 문명 6을 해보시길 바랍니다. 역경을 딛고 세계 중심이 되는 문명의 재미를 오감으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