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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찍먹] 'THE라그나로크', 할머니 손맛이 느껴지는 곰국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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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 만하면 올라오는 '또그나로크' 리뷰입니다. 이름부터 웅장하게 'THE 라그나로크'여서 얼마나 절치부심한 신작이 나오나 싶었는데, 처음 실행해서 첫 화면에 흠칫- 놀라서 찾아보니 애초부터 클래식 MMORPG를 지향한 게임이었네요. 8월 19일부터 26일까지 일주일 간 CBT를 진행 중입니다.

올해 6월, '라그나로크 : 초심지전' 이란 이름으로 중화권에 먼저 선보였던 중고 신작 타이틀이기도 합니다.

원작 감성을 살리는 것을 목표로 했다고 하는 만큼 딱 보는 순간 숨길 수 없는 원작 DNA가 느껴집니다.

뭔가 이거 좀 모바일 기기 해상도를 신경쓰지 않은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찌그러진 느낌의 해상도와 이 나이에 노안 왔나- 싶은 작디작은 캐릭터와 버튼들이 답답하게 느껴지지만 그 정도야 사실 좀 하다 보면 익숙해지긴 합니다.

다만, 당시 2D 도트 그래픽으로도 둠칫둠칫 자세 잡으며 포즈 취하던 귀여운 캐릭터 애니메이션이 삭제되어 무슨 색종이 오려 붙인 것처럼 딱 멈춰 있는 캐릭터는 계속 거슬립니다. 원작 라그나로크 장점이 경쟁작들에 비해 밝고 큼직하고 귀여운 캐릭터였을 텐데 그 점이 많이 아쉽네요.

클래식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열화판에 가까운데요, 아무리 모바일이어도 기기 사양은 그때보다 더 좋아졌을 텐데 굳이 여러 면 칼질해서 가져와야 했었나 싶은 아쉬움이 남습니다. 모바일로 오면서 간소화는 할 수 있다지만 그래픽 표현 면이나 퀘스트 연출, 스킬 이펙트, 전체적인 완성도에는 발전이 있어야 하지 않았을까요?

자동 사냥 때문에 리니지라이크로 오해 받는 것 같습니다만 어디까지나 원작 '라그나로크' 그 자체입니다. 베이스 레벨과 잡레벨, 전직 시스템, 장비 파밍과 카드 장착까지 모두 건재합니다.

한 가지 또 눈에 띄는 점이 퀘스트 진행을 이루는 텍스트 스크립트입니다. 놀랍게도 텍스트가 큰 오탈자가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잘 다듬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전후 대화가 꽤 잘 이어집니다.

즉, 글솜씨 있는 분의 손을 탄 텍스트임에는 분명해 보이는데요, 다만, 이 분이 그냥 어떤 퀘스트에 쓸 대화 지문을 요청받아서 상상으로 작성했을 뿐인 건지, 뭔가 상황에 맞지 않는 별나라 대화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냥 퀘스트를 위한 대화, 다음 스텝을 위한 억지 대화 후 결국엔 뭣 좀 잡아와라-로 결론납니다. 적대적 마물을 제외하고 모든 NPC가 '~요'체 경어를 쓰는 바람에 괜한 몰개성 번역의 벽이 느껴지기도 하고요.

쉽게 말하면 누가 자막 번역을 해줘서 영화를 보긴 보는데 보다 보면 어느 순간 입 모양도 전혀 안 맞고 이 번역이 맞긴 맞나? 싶은 그런 의구심이 드는 겉껍데기용 텍스트가 씌워져 있는 느낌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좀 억지여도 퀘스트 당위성은 말해주는 편이고, 문체는 세련되어 술술 읽히긴 합니다.

눈은 좀 곤혹스러울 수 있어도 라그나로크 특유의 BGM은 여기서도 잘 활용해 귀는 즐겁습니다. 모바일 환경에 맞게 자동 이동, 자동 사냥으로 쭉쭉 성장하는 느낌도 있고, 고전 MMORPG 다운 '아이템 드랍', 라그나로크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인 '카드 드랍' 등 소위 '득템'의 재미도 살아 있습니다.

그래도 역시나 라그나로크 IP 어디 안 가는지 CBT 단계서부터 커뮤니티 반응은 나름 시끌시끌합니다. 

라그나로크의 시대에 맞는 대변화를 기대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이렇다 할 방향성 없이 손대느니 그냥 이렇게 원작 가져오는 것이 제일 나은 선택일 수 있겠죠. 어차피 이미 거의 십수년 동안 이름만 살짝 다르고 외형은 비슷비슷한 라그나로크들이 나오고 사라지고 해왔으니까요.

너무 오랜만에 해봐서 그런지 반가운 마음에 평가 점수는 몇 점 더 얹어 줄 수는 있겠는데요, 하지만 과연 정식 출시한 이후에도 요즘 같은 게임 홍수 시대에 굳이 이 정도 퀄리티의 게임을 시간 내어가며 즐길 것인 가에는 손 들어주기 쉽지 않네요.

결론지어 말하면 모바일로 억지로 옮겨오느라 열화 된 부분을 제외하면 전체적인 시스템에 모바일 편의가 더해져 원작 라그나로크 팬 분들은 반가움 보정이 클 것 같고, 처음 보는 분들은 '2024년 게임이 맞나-' 싶은 분들과 '쯔꾸르 신작인가-' 하는 두 가지 인상을 받게 될 것 같습니다.

리뷰 띄엄띄엄 넘겨 보는 분들을 위해 제일 끝에서 확실히 짚어주자면 이건 쯔꾸르 인디게임 아니고 '그라비티' 직접 서비스 타이틀 맞습니다.

◈ THE라그나로크 플레이 영상

개발/배급 그라비티
플랫폼 AOS / iOS
장르 MMORPG
출시일 2024년 8월 19일 ~ 26일 CBT
게임특징
 - 할머니, 그만요... 배불러서 더 못 먹어요

[박성일 기자 zephyr@chosun.com] / [김규리 기자 gamemkt@chosun.com] [gamechosun.co.kr]

박성일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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