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6일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의 그룹 스테이지 4일차 경기가 진행됐다.
4일차는 1라운드의 잔여 경기를 모두 소화하는 일정이 예약되어 있다. 6경기로 1라운드 순위 결정이 끝난 B조를 제외, A조, C조, D조에서는 8강 진출을 위한 소중한 1승을 두고 각축을 벌이게 된다.
주요 관전 포인트는 지투 이스포츠(G2), 젠지 이스포츠(GEN), 탑 이스포츠(TES)가 각각 1라운드 전승팀 대열에 합류할 수 있는지다. 경기력 측면에서 완벽에 가까웠던 담원 게이밍과 달리 이들은 한번이라도 상대의 노림수에 휘둘리는 모습이 보였기 때문에 이런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지가 순위 싸움에 있어 중요하기 때문이다.
■ A조 5경기 G2 Esports vs Team Liquid
G2 | TL | ||
Wunder | Impact | ||
Jankos | Broxah | ||
Caps | Jensen | ||
Perkz | Tactical | ||
Mikyx | CoreJJ | ||
금지 챔피언 | |||
|
|||
시작부터 모데카이저, 오른, 쉔 등 그나마 팀 리퀴드(TL)에서 최소 1인분이 보장되는 상수인 임팩트(정언영)을 저격하는 밴카드가 쏟아지는 기묘한 구도로 게임이 시작된다.
브루저 중에서 G2식 운영에 가장 잘 맞는 카밀이 잘린 관계로 탑은 레넥톤과 볼리베어를 사이좋게 나눠가졌는데 캡스(라스무스 윈터)가 미드에 AP 메이지가 아닌 제이스를 꺼내면서 G2는 최대한 빨리 게임을 끝내야만 하는 모양새가 되고만다.
극초반 강수를 자주 두는 G2였지만 본 경기에서는 오히려 피해자가 된 것이 주목할만한 부분인데 코어장전(조용인)의 세트를 앞세운 TL이 늦은 인베이드를 들어가서 니달리를 잡아 퍼스트 블러드를 올리는 것은 물론 정글링 동선을 완전히 망쳐놓았고 젠슨(니콜라이 옌슨)은 초반에 사리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오리아나로 라인을 강하게 압박해서 오히려 제이스를 상대로 포탑 방패를 뜯어냈다.
주도권을 빼앗긴 G2는 평소와 달리 서로 오브젝트와 타워를 나눠가지는 식으로 게임을 진행했는데 AP 딜러가 니달리 하나뿐인 G2는 안그래도 시간이 TL의 편인데 니달리가 완전 말려버렸다는 조바심 떄문에 미스 플레이를 연발했고 본인들의 장기인 난전으로 끌고가서 손익계산을 힘들게 만든 뒤 엎어버리는 플레이를 시도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28분경 4스택을 앞둔 원소 드래곤 한타에서 어떻게든 TL조합의 핵심인 오리아나를 억지로 물어죽이긴 했지만 밴시의 장막까지 두르고 있던 젠슨을 잡기 위해 과투자가 이뤄지면서 남은 인원이 쓸려나갔고 설상가상으로 화염의 힘까지 TL측으로 넘어갔고 이를 막아내지 못한 G2는 2승 1패로 1라운드를 마무리하게 된다.
초반 노림수를 많이 구사하는 G2가 오늘은 역으로 상대의 초반 노림수에 당하는 모습이 인상적 = 경기 영상 갈무리
■ A조 6경기 Suning vs Machi E-Sports
SUN | MCX | ||
Bin | PK | ||
SofM | Gemini | ||
Angel | Mission | ||
huanfeng | Bruce | ||
SwordArt | Koala | ||
금지 챔피언 | |||
|
|||
마치 이스포츠(MCX) 이전 경기들에서 분전하는 모습을 보여줬지만 상대는 G2만큼이나 난전에 일가견이 있는 중국의 쑤닝(SUN)인지라 체급차는 명백했고 그룹 스테이지 내내 좋은 모습을 보여준 제미니(황 추쉬안)을 제외하고는 압살당하며 게임을 그르쳤다.
그나마 탑에서는 쉔이 잭스를 상성 우위로 이기면서 리드하는 구간도 분명 있었지만 코어 아이템이 뽑힐수록 잭스가 쉔을 상대로 적어도 지지 않게 되고 MCX의 중후반 화력을 담당해야하는 미션(첸 샤오시엔)의 아지르가 한타만 시작되면 제대로 된 활약 한번 못하고 가장 많은 체력을 들고 있다가 마지막에 허무하게 전사하는 과정이 반복됐다.
이로 인해 MCX는 탱커와 브루저인 탑과 정글이 킬과 화력 지분이 가장 높은 아쉬운 결과와 함께 3패라는 성적을 받게 됐다.
제미니와 피케이가 암만 분전해도 팀의 허리인 미션이 솔로킬을 당하니 MCX는 어찌할 도량이 없었다 = 경기 영상 갈무리
■ D조 5경기 DRX vs FlyQuest
DRX | FLY | ||
Doran | Solo | ||
Pyosik | Santorin | ||
Chovy | PowerOfEvil | ||
Deft | WildTurtle | ||
Keria | igNar | ||
금지 챔피언 | |||
|
|||
플라이퀘스트(FLY) 측에 버티기 조합의 핵심 픽인 오른-오리아나-그레이브가 모두 넘어갔고 초반에 게임을 빠르게 굴리는 바텀인 애쉬-판테온도 빼앗기자 디알엑스(DRX)도 아예 마오카이-킨드레드로 상체는 대놓고 드러누웠다.
오랜만에 마오카이를 잡은 도란(최현준)은 중간중간 아쉬운 플레이가 나오긴 했지만 치명적인 실수는 나오지 않았으며 쵸비(정지훈)의 조이가 미드에서 열심히 어그로를 끌고 그레이브즈가 이에 끌려다니는 사이 킨드레드는 마음껏 카운터 정글을 하며 죽음의 손길 스택을 착실히 쌓는다.
이대로 두고 볼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인지 FLY가 바텀 라인전을 확실하게 압살하지 못하는 구도임에도 이그나(이동근)의 판테온을 로머로 올려보내는 강수를 뒀는데 표식의 킨드레드는 시야가 없는 상황에서 적 정글에 진입했다가 물리는 절체절명의 위기에서도 양의 안식처로 죽음의 위기를 흘린 뒤 폭발 열매를 유효 활용, 상대만 멀리 날려놓고 자신은 화살 세례로 빠져나가면서 무사히 탈출한다.
그 사이 DRX의 캐이틀린-럭스 바텀 듀오는 애쉬를 밀어넣으며 CS를 제대로 수급하지 못하게 만들었고 애쉬가 이따금씩 매 날리기나 사용하는 수준까지 말려버리면서 아이템 격차가 크게 벌어진다.
결국 한타 단계에 이르자 FLY가 킬스코어나 드래곤 스택은 앞섰지만 전투만 했다 하면 킨드레드-케이틀린의 든든한 쌍끌이 캐리라인에 연전연패했고 26분 이후로는 내셔 남작을 먹은 DRX로 주도권이 확실하게 넘어갔고 교전거리가 길다는 이점을 잘 살려 DRX가 일방적으로 FLY를 두들겨 2승 1패를 달성한다.
1코어 이상의 아이템 격차로 상대를 완전히 누른 데프트 = 경기 영상 갈무리
■ D조 6경기 TOP Esports vs Unicorns Of Love
TES | UOL | ||
369 | BOSS | ||
Karsa | AHaHaCiK | ||
knight | Nomanz | ||
JackeyLove | Gadget | ||
yuyanjia | SaNTaS | ||
금지 챔피언 | |||
|
|||
TES에서는 전날 하드캐리를 제대로 보여준 세나-탐켄치를 다시 기용한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 라인은 체급 차이를 믿은 것인지 다소 자유분방하게 챔피언을 가져가는 모습이었다.
UOL은 전날 DRX의 패배가 밴픽 단계에서의 라인전 열세로 인해 디나이당하며 스택을 허용한 것에 있다고 분석했는지 오히려 라인 클리어에 강점이 있는 바텀 카서스를 기용하는 묘수를 뒀고 아나나식(키릴 소크보르소프)의 리 신을 수시로 바텀에 불러들이면서 라인이 당겨지지 않게 하여 압박받는 상황을 피했다.
하지만 재키러브(유 웬보)의 세나는 명불허전이었고 그렇게 잦은 견제에 시달렸음에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상대를 타워쪽으로 밀어넣으며 손해를 강요했다.
심지어 369(바이 자하오)가 어제와는 달리 2:1로 몰린 상황에서 쉽게 잡히기는 커녕 역으로 상대 정글을 잡고 탑을 쫓아내며 상체 주도권을 완벽히 잡았고 카밀이 망해버리면서 잭스를 잡아낼 DPS가 없는 UOL은 시종일관 휘둘리다가 경기를 그르치게 된다.
이로서 TES는 3승 0패로 2번째로 1라운드 전승 대열에 합류했으며 DWG과 함께 강력한 우승후보임을 확실하게 증명해냈다.
UOL의 원딜 가제트가 진혼곡으로 킬은 더 잘 먹었지만 CS는 반절 정도 차이가 나며 포탑도 진작 박살나서 할 게 없었다 = 경기 영상 갈무리
■ C조 5경기 Gen.G Esports vs LGD Gaming
FNC | GEN | ||
Bwipo | Rascal | ||
Selfmade | Clid | ||
Nemesis | Bdd | ||
Rekkles | Ruler | ||
Hylisang | Life | ||
금지 챔피언 | |||
|
|||
프나틱(FNC)는 일찌감치 국밥 삼신기라 불리는 오른-오리아나-그레이브즈를 완성했고 젠지 이스포츠 측에서 이를 뚫어야하는 모양새로 경기를 진행하게 됐다.
FNC가 세트, 트위스티드 페이트 저격밴은 몰론 신드라까지 잠겼기에 비디디(곽보성)이 고를 수 있는 챔피언은 크게 제한됐고 원거리 딜러로 이즈리얼이 나오자 아예 세나-레오나 바텀 조합으로 굳히기에 들어가면서 어지간한 순간 화력으로는 생채기도 안나는 튼튼한 조합을 구성하는데 성공한다.
보험으로 미드에 AP DPS 딜러인 아지르를 넣긴 했지만 어떻게든 초반 바텀 라인전에서 이겨야 후반을 볼 수 있다는 생각인지 라이프(김정민)의 라칸이 점멸을 과감하게 포기하고 봉인 풀린 주문서와 함께 점화, 탈진으로 라인전에 임했는데 이것이 결정적으로는 패착으로 작용하고 만다.
수호자나 여진을 키스톤으로 채용하지 않은 라칸으로는 초반 싸움에서 이득을 보려는 찰나에 적 정글이나 미드의 견제가 들어오면 체력 손실이 워낙 커서 추가적으로 취할 수 있는 액션이 없었다.
심지어 라스칼(김광희)의 레넥톤을 상대로 뷔포(가브리알 라우)의 오른이 오히려 이기는 라인전을 하자 봉인 풀린 주문서를 순간이동으로 바꿔 탑 다이브를 막아보려 하지만 레넥톤을 구하지 못하고 포탑 방패만 잔뜩 뜯기며 누워야 하는 조합인 FNC가 역으로 경기를 굴리기 시작한다.
탱킹 능력의 부재는 물론 점멸을 항상 대기시켜 놓을 수 없는 봉인풀린 주문서의 특성상 라칸이 이니시에이팅을 걸 수 없었고 비디디와 라스칼 또한 이 역할을 완벽히 대체할 수는 없어 GEN은 30분 내내 FNC의 페이스에 끌려다녔고 결국 13 레벨을 넘긴 오른과 함께 밀고 들어온 오리아나의 충격파에 휩쓸리며 한타를 대패, 2승 1패를 기록하게 된다.
GEN의 라칸이 순간이동으로 넘어갔음에도 교전에서 별 도움이 되지않으니 대놓고 다이브를 감행하는 FNC = 경기 영상 갈무리
■ C조 6경기 Team SoloMid vs LGD Gaming
TSM | LGD | ||
Broken Blade | Langx | ||
Spica | Peanut | ||
Bjegsen | xiye | ||
Doublelift | Kramer | ||
Biofrost | Mark | ||
금지 챔피언 | |||
|
|||
그룹스테이지 1라운드 마지막 경기, 팀 솔로미드(TSM)는 시작하자마자 피넛(한왕호)의 필살기라 할 수 있는 킨드레드를 칼같이 잘랐고 오른이 금지된 상황에서 대부분의 브루저를 상대로 우위를 접할 수 있는 탱커로 쉔을 뽑아든다.
니달리마저 금지당한 상황에서 엘지디 게이밍(LGD)는 그 다음 정글러인 릴리아를 피넛에게 쥐어줬는데 비전투시 기동력이 떨어지는 릴리아를 정글 내에서 버스트 딜링으로 잡아 죽이겠다는 생각인지 비역슨(쇠렌 비에르그)가 조이와 함꼐 하위 티어로 분류되는 미드 AP 메이지인 르블랑으로 락인한다.
TSM 측은 설계한대로 LGD의 캐리 라인의 핵심인 피넛을 견제하기 위해 초반부터 부지런히 움직이며 시야를 잡는 모습이었다.
특히 르블랑은 적 미드인 오리아나를 견제하는 대신 라인만 지우고 자리를 자주 비우며 맵 전역에 영향력을 취하겠다는 액션을 보여줬고 코어 아이템이 나오는 타아밍을 쪼개가면서 제어 와드를 사며 바쁘게 움직였다.
그런데 피넛은 동선을 잘 설계하면서 상대 그레이브즈는 물론 르블랑과도 거의 마주치지 않으며 풀캠프를 돌아 무사히 룬메아리를 뽑아넀고 오히려 LGD의 서포터 마크(링 쉬)가 노틸러스로 날카로운 이니시를 걸어 바텀 2:2에서 선취점을 획득, 르블랑의 바텀 동선에 제동을 건다.
어떻게든 이득을 봐야겠다는 생각이 앞선 탓인지 TSM은 쉔의 단결된 의지를 동원한 바텀 5인 다이브를 시도하는데 때맞춰 도착한 피넛이 상대 여럿에게 수면을 걸어 버스트딜에 훼방을 놓았고 마크 한 명만 내주는 선에서 크레이머(하종훈)를 지킨 것은 물론 포탑 방패까지 보존하며 역으로 이득을 챙긴다.
당연히 르블랑의 견제를 받아내며 마나가 모자라야 할 오리아나는 마음껏 파밍하며 라인을 밀어 채굴을 했고 레넥톤 또한 쉔의 부재를 틈타 배를 불렸는데 덕분에 초반에 이득을 봐야했던 유통기한픽인 르블랑은 완전히 망해버렸고 쉔 또한 아이템 격자가 나는 레넥톤을 상대로 생존이 보장되지 않아 스플릿 주도권이 완전히 LGD에게 넘어가게 된다.
그나마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포인트가 21분 한타였는데 운명의 소용돌이를 맞은 세나를 쉔이 점멸-도발까지 그으면서 잡아내려 했지만 크레이머은 맞점멸로 무사히 탈출하고 역으로 TSM 전원이 추적당하면서 각개격파당한다.
그대로 LGD는 미드에 협곡의 전령을 풀어 고속도로를 냈고 시종일관 TSM을 쥐고 흔들다가 내셔 남작을 빌미로 이들을 본진에서 끌어냈고 시예(쑤 한웨이)의 충격파가 제대로 들어가며 대승, 2승 1패로 GEN의 뒤를 바짝 쫓으며 1라운드를 마친다.
5인 다이브를 헀지만 서포터 하나만 잡고 퇴각하여 TSM이 극심한 손해를 보며 경기를 그르쳤다 = 경기 영상 갈무리
그룹 스테이지 1라운드 종료 시점에서 부동의 2020 롤드컵 우승후보 투탑인 DWG과 TES는 3전 전승으로 조 1위 8강 진출을 확실시하고 있고 북미 LCS와 마이너 시드 팀들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사실상 LCK-LPL-LEC가 8강 진출권을 두고 싸우고 있는 상황이다.
A조에서는 매 경기마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다이나믹한 명장면을 주옥같이 쏟아내고 있는 G2와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는 SUN이 지금처럼만 경기력을 유지하면 8강 진출이 유력시되며 MCX는 패하는 와중에도 제미니를 필두로 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는 하나 라인전 원툴이라 불리던 미션과 바텀 듀오가 점차 무너지고 있는 것이 눈에 띄고 있어 전망이 좋지 않다.
B조는 DWG은 예외로 두고 봐야할 정도로 경기력 격차가 심한 상황이다. JDG가 그래도 RGE나 PSG를 상대로 확실한 비교우위에 있어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오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C조는 죽음의 조라는 사전 예상대로 전력이 엇비슷한 팀들이 만나면서 2:1만 3개 팀으로 백중세를 이루고 있으며 서머 시즌 우승팀인 TSM이 예상보다 훨씬 떨어지는 경기력으로 위기에 몰려있는 상황이다. 의도 자체는 좋은, 참신한 전략이 많이 입안되고 있긴 하나 실제로 이를 이행할 수 없는 경기력 때문에 제대로 풀린 적이 없다.
D조의 상황은 B조의 거울과도 같다. TES는 예외로 두고 3개 팀이 2위 경쟁을 해야 하고 DRX가 앞서있다. 그런데 지금 상황이 DRX에서는 호재일 수도 있는 것이 8강 진출까지만 한다면 결승 이전까지는 TES를 만날 일이 없고 TES를 상대로도 잠시나마 우위를 점하거나 한타를 이기기도 하는 의외성 덕분에 경기력 자체는 그렇게 나쁜 평가를 받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밴픽이나 인게임 전략을 잘 가다듬어 2라운드와 그 이후를 대비하는 게 좋을 것으로 보인다.
그룹스테이지 2라운드는 10월 8일부터 재개되며 매일 오후 5시부터 6경기를 소화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