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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고립감과 공포마저 반갑다! 크래프톤 '서브노티카2'가 증명한 시리즈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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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고립감과 공포마저 반갑다! 크래프톤 '서브노티카2'가 증명한 시리즈의 가치
 
 
망망대해만이 존재하는 외계 행성에서 느끼는 극한의 고립감, 그리고 미지의 생명체와 조우할 때 엄습하는 공포감. 이는 ‘서브노티카’ 시리즈를 상징하는 핵심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독보적인 경험을, 한층 더 확장된 모습으로 다시 마주할 수 있게 됐습니다. 바로 후속작 '서브노티카2'를 통해서 말이죠.
 
서브노티카2는 얼리액세스 출시 전부터 전 세계 게이머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작품입니다. 개발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하면서 출시 연기가 이뤄지기도 했지만, 500만 명 이상의 이용자가 스팀 위시리스트에 등록했고 약 9개월 연속 스팀 글로벌 위시리스트 1위를 유지하며 기대작다운 존재감을 입증했습니다.
 
이처럼 여러 이슈 속에서도 시리즈 팬들이 서브노티카2에 높은 기대를 보낸 이유는 결국 전작들이 보여준 뛰어난 완성도에 있습니다. 시리즈 첫 작품인 '서브노티카'는 스팀에서 ‘압도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기록 중이며, 후속작 '서브노티카: 빌로우 제로' 역시 ‘매우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또한 시리즈 누적 판매량 1,850만 장이라는 기록이 보여주듯, 서브노티카만의 독창적인 외계 행성 해양 탐사 생존이라는 콘셉트는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렇다면 지난 15일 얼리액세스로 출시된 서브노티카2는 과연 시리즈의 명성을 이어갈 수 있을까요. 직접 플레이를 통해 확인해봤습니다.
 
서브노티카2의 배경은 전작의 무대인 4546B 행성이 아닙니다. 주인공은 시카다호를 타고 제주라 행성으로 향하고 있었으나 프로테우스라는 이름의 행성에 불시착하게 됩니다. 당연히 전작과 마찬가지로 구명포드에서 시작하게 되고, 생존을 위해 드넓은 바다가 펼쳐진 외계 행성을 탐사하게 되죠.
 
 
프로테우스는 이미 식민지가 있던 곳으로, 시카다호가 이곳에 불시착한 시점에서는 이미 식민지는 폐허가 된 상태입니다. 이에 플레이어는 프로테우스 행성에서의 생존 뿐만 아니라, 이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를 조사하게 되죠. 그 과정에서는 블룸이라는 바이러스가 거대 암굴충에 침투해 행성 생태계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을 게임 초반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 행성의 토착 종족, 즉 외계인도 등장합니다. 악숨 테일링이라고 불리는 이들은 입이 떡 벌어지게 할 정도로 어마어마한 규모의 건축물을 행성 곳곳에 건설해놨는데요. 플레이어는 이들 존재에 대해 차츰 알아가면서 행성의 비밀을 풀게 됩니다.
 
 
전체적인 플레이 감각은 전작과 매우 유사합니다. 외계 생물과 광물을 수집해 재료를 모으고, 생존에 필요한 다양한 물품들을 만들게 됩니다. 또 점차 기지를 확장시켜 나가면서 안정적으로 해양 탐사를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게 되죠. 처음에는 구명포트를 중심으로 간단한 도구를 이용해 소량의 자원만을 획득하게 되며, 이 과정에서는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산소와 배고픔, 그리고 물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4546B 행성과는 다른 곳인 만큼, 플레이어가 마주하게 되는 해양 생물도 완전히 새롭습니다. 다만 전체적인 틀은 매우 유사하기 때문에 전작을 즐겨본 이들이라면 쉽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뚜렷한 가이드를 제공하지 않으면서 플레이어 스스로 개척해나가게 한다는 점도 전작을 계승한 부분이라 할 수 있는데요. NoA와 PDA를 통해 제공되는 최소한의 단서만으로 플레이어는 직감에 의존해 스토리를 진행하게 됩니다. 게다가 찾고자 하는 생물과 자원이 어디있는지 헤맬 수 밖에 없습니다. 외계 행성의 바다는 무척 광활한데다가 별도의 맵을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죠. 
 
따라서 본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플레이어라면 매우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데요. 이 또한 서브노티카만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로, 여타 게임들 처럼 NPC가 작위적으로 제공하는 퀘스트를 해결하면서 스토리를 진행하는 것을 지양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초반의 어려운 난관을 극복하고 어느 정도 생존의 기틀을 마련하고 나면 프로테우스 행성의 미지의 바다는 탐험의 재미로 가득한 세계가 됩니다. 특히 물갈퀴와 수력 추진기를 제작 가능하게 되면 탐사의 범위가 넓어지면서 기지 건설에 속도가 붙게 되며, 전작의 시모스 포지션인 태드폴을 완성하게 되면, 망망대해로의 여정을 떠날 수 있게 됩니다.
 
태드폴은 약간의 이동 속도 증가와 탑승 시 산소 무제한 제공, 공격성을 가진 생물로부터 보호 등의 기능을 가졌는데, 본작에서는 섀시라는 모듈 개념의 요소가 새롭게 추가되면서 플레이어가 원하는 형태로 태드폴을 완성하게 됩니다. 가령 정찰 가오리 섀시를 부착하게 되면 태드폴의 가속도와 최고 속도, 그리고 선회 성능이 극대화돼 빠른 이동이 가능해지고 위협적인 생물의 공격을 피하는 것이 가능해집니다. 또 운송에 특화된 섀시도 존재합니다.
 
당연히 탈것 모듈도 존재하며, 모듈을 업그레이드해 내구성을 높이고 최대 잠수 깊이를 늘리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처럼 전체적인 게임 플레이 흐름은 전작과 매우 유사합니다. 덕분에 바닷 속에서의 극한의 고립감과 미지의 생물과 환경에 대한 공포가 시너지를 일으키며 시리즈 특유의 긴장감이 진하게 느껴집니다.
 
물론 새로운 모습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먼저 유니티 엔진으로 제작된 전작과 달리, 서브노티카2는 언리얼 엔진5로 개발됨에 따라 현실적인 느낌을 살렸습니다. 덕분에 때로는 몽환적이면서도 신비로운, 그리고 때로는 공포가 엄습해오는 프로테우스 행성 바다의 두 얼굴을 마주할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그래픽 퀄리티가 향상되었지만 시리즈 특유의 밝은 톤의 색감은 잃지 않은 모습입니다. 
 
특히 눈에 띄었던 건 조명 효과인데요. 오전과 오후, 그리고 밤에 따른 빛의 표현은 흠잡을 곳이 없었습니다. 게다가 물 속에서 빛이 반사되는 효과 역시 뛰어났기에 아름다운 바닷속을 감상하는 즐거움까지 느낄 수 있었습니다.
 
 
 
 
바이오 모드 역시 본작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시스템입니다. 플레이어블 캐릭터의 특수 능력 내지 스킬 개념인 바이오 모드는 플레이어가 원하는 모드를 캐릭터에 장착하면서 상황에 따라 활용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아마도 서브노티카2에서는 많은 팬들이 고대하던 멀티 모드가 추가된 만큼 협동 플레이 시에 플레이어 간에 역할을 분담 가능하도록 한 것이 아닌가 추측해봅니다.
 
 
서브노티카2는 최대 4명의 플레이어 간의 멀티플레이를 지원하며, 호스트 플레이어가 게임을 생성해 다른 플레이어를 초대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멀티플레이에 맞춘 다양한 요소도 확인 가능한데요. 일단 게임 시작 시 총 4종의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으며, 추후에는 자신 캐릭터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커스터마이징 옵션이 추가될 계획입니다.
 
 
또 소형 잠수정 태드폴은 조종석 탑승 외에도 외부에 매달려서 함께 움직일 수 있으며 잠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 다수의 인원이 함께 심해로 탐사를 떠나고 각종 자원을 해수면 쪽으로 올려보낼 수 있습니다.
 
특히 서브노티카2에서는 기지 건설 기능이 대폭 강화됐는데요. 멀티가 가능해졌기에 친구와 함께 멋드러진 해양 기지를 건설해볼 수 있습니다. 즉 해양 생존 어드벤처에서 해양 샌드박스 장르로 거듭나게 된 셈이죠.
 
기지는 정말 정교하게 건설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방을 늘리거나 꺾은 복도를 손쉽게 만들 수 있으며 창문의 모양도 자유자재로 변형 가능해졌습니다. 내부를 꾸밀 수 있는 가구나 조형물도 매우 다양해졌으며 기지 내부에는 조명을 원하는 곳에 배치하면서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습니다.
 
얼리액세스 전 진행된 쇼케이스에서는 엄청나게 긴 길이의 기지를 만드는 플레이어도 등장할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는데, 실제 플레이를 해보니 마치 바닷속에서 레고로 멋드러진 기지를 건설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새로운 레비아탄급 생물의 등장도 반갑게 다가왔습니다. 해양 용암지대에서의 탐사를 마치면 외계 종족의 유산이 남아 있는 장소로 향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두족류를 닮은 수집가 레비아탄과의 조우하게 됩니다. 수집가 레비아탄의 촉수에 잡힐 경우, 거대한 입 속으로 삼켜지는 연출까지 등장하는데요. 덕분에 레비아탄이 선사하는 공포는 한층 더 강렬해졌습니다.
 
 
아울러 생물 AI도 반영됐는데, 플레이어의 행동에 따라 생물들은 패턴을 달리해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예를 들어 돌진하는 선공형 생물들의 경우, 의도적으로 거리를 벌린 뒤 플레이어가 피할 수 없도록 공격해왔습니다. 또 훌룡한 단백질 공급원인 작은 물고기들은 플레이어가 쫓을 경우 급선회를 하며 회피하기도 했습니다.
 
수집가 레비아탄 외에도 거대 산호 게와 그레이트 죠 (Great Jaw)는 미지의 바다가 느끼게 해주는 경이로움을 더했는데요. 그레이트 죠의 경우, 엄청난 크기의 조개로, 중심부에는 희귀 자원인 리튬이 있으나 리튬을 채취하다가 그레이트 죠의 붉은색 신경을 건드리게 되면 거대한 입을 닫으면서 그대로 플레이어를 삼켜버립니다.
 
 
프로테우스 행성의 바다는 정말 광활합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전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거대한 건축물이 곳곳에 있으며, 압도적인 크기의 레비아탄급 생물도 여기저기서 조우하게 됩니다. 즉 쇼케이스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얼리액세스 버전임에도 불구하고 방대한 볼륨으로 플레이어를 맞이하고 있습니다.
 
얼리액세스 출시 이후에는 더욱 더 영역을 확장해나갈 것으로 보이는데요. 맵의 끝자락에 도달하면 붉은색의 장막이 존재하며, 이를 넘어갈 경우에 '앞서 해보기 프리뷰 지역 - 건설 비활성화'라는 메세지가 팝업됩니다. 또 이곳에는 수집가 레비아탄과 비교를 불허하는 강력한 생명체가 등장하는데, 거대한 크기의 생물 1종과 동일한 형태의 작은 생물 3종이 함께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붉은색 장막을 넘어가면 즉시 공격해오며, 태드폴을 타고 있다고 하더라도 일격에 죽음을 선사했습니다. 4종이 1세트인 점을 미뤄볼 때, 4인 협동 플레이어 접근에 대한 대비인 듯 합니다.
 
 
 
출시 전 개발진은 편의성 개선에 힘을 실었다고 강조한 바 있는데요. 편의성과 관련해 눈에 띄는 부분은 소지품 공간과 자원 획득 방식이었습니다. 서브노티카 원작 기준, 아이템의 크기에 따라 소지품 공간을 차지하는 형태였는데요. 서브노티카2는 모든 아이템이 가방 내에서 1칸을 차지하도록 설정하면서 소지품 공간에 대한 부담을 크게 줄였습니다. 자원을 캘 때마다 결과물이 무작위로 결정되던 방식 역시 채집물을 확정적으로 얻도록 변경된 모습입니다.
 
서브노티카2는 시리즈의 색채를 고스란히 담아내고자 변주보다는 계승에 초점을 맞춘 모습입니다. 멀티플레이 모드와 바이오 모드 등 새로운 요소를 추가했으나, 서브노티카만의 아이덴티티를 유지하고자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서브노티카2가 특별하게 다가온다기 보다는 반갑게 여겨졌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식상하다는 건 아닙니다. 전작과 세계관을 공유하는 연결고리를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으며, 거대한 서사의 퍼즐 조각을 맞춰가면서 서브노티카 시리즈에 대한 흥미를 더욱 키웠습니다. 특히 프로테우스 행성 곳곳에 남겨진 흔적들과 외계 종족 악숨 테일링의 거대한 유산은 탐험에 대한 동기를 끊임없이 부여하며, 단순한 생존을 넘어 ‘이 행성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라는 궁금증을 자극합니다.
 

또한 얼리액세스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콘텐츠 밀도 역시 상당한 수준입니다. 기본적인 생존 루프만 구현된 전작 초창기와 비교하면, 서브노티카2는 처음부터 방대한 탐사 구역과 다양한 생물군, 강화된 기지 건설 요소, 그리고 멀티플레이까지 갖춘 상태로 출발했습니다. 덕분에 현재 시점에서도 충분히 긴 플레이 타임을 제공하며, 앞으로 추가될 콘텐츠에 대한 기대감 역시 자연스럽게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생물 AI의 어색한 움직임과 멀미 유발을 꼽을 수 있는데요. 수집가 레비아탄의 경우 서브노티카2의 얼굴마담과도 같은 존재로, 플레이어에게 위협적인 모습을 보여야 하지만 어딘가 아쉬운 행동 패턴을 보여줬습니다. 또 전작에서도 거론되었던 멀미 유발과 관련해서는 언리얼 엔진5로 제작되면서 조금 더 심해진 느낌입니다. 멀미의 경우, 시야각(FOV)을 넓히는 방식의 개선을 통해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브노티카2는 왜 이 시리즈가 오랜 시간 사랑받아왔는지를 다시 한 번 증명해낸 작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광활한 외계의 바다를 홀로 헤엄치며 느끼는 고독감, 심해 아래에서 정체불명의 울음소리를 들었을 때 엄습하는 공포, 그리고 미지의 공간을 스스로 개척해나가는 탐험의 즐거움은 여전히 대체 불가능한 경험으로 다가옵니다.
 

특히 전작의 감성을 유지하면서도 협동 플레이와 강화된 건설 시스템, 새로운 생태계와 레비아탄급 생물 등을 통해 경험의 폭을 넓혔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합니다. 기존 팬들에게는 익숙하면서도 반가운 후속작으로, 신규 이용자들에게는 독창적인 해양 생존 어드벤처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아직은 얼리액세스 단계인 만큼 앞으로 채워질 부분도 많습니다. 하지만 현재 시점만으로도 프로테우스 행성의 바다는 충분히 매혹적이며, 동시에 두려운 공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감정이야말로, 서브노티카 시리즈가 가장 잘하는 영역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시영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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