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독특한 질감을 입히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몰입감을 높일 수가 있군요.
어쩌면 뻔할 수 있는 플랫포머에 따뜻함과 신선함을 입혔습니다. 수채화풍의 서정적인 아트로 입소문을 모았던 'GRIS'의 개발사 '노마다 스튜디오'가 개발하고, '디볼버디지털'이 퍼블리싱한 2D 횡스크롤 플랫포머 신작 '네바(Neva)'입니다. 10월 16일, PC와 여러 콘솔 플랫폼으로 출시됐습니다.
주인공 '알바(Alva)'와 새끼 늑대 '네바(Neva)'의 모험을 다룹니다.
한국어를 지원합니다만 사실 대사나 내레이션보다는 연출에 의한 스토리텔링이 주를 이루는지라 언어 자체는 크게 상관없습니다.
일반적인 '모험 모드' 외에 내러티브 위주의 '스토리 모드'를 제공하므로 플랫포머 액션에 익숙하지 않은 분들이라도 쉽게 적응할 수 있습니다.
진행 자체는 일반적인 플랫포머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원 버튼 액션, 회피 및 이동을 담당하는 대시, 점프와 이단 점프를 조합한 비교적 직관적인 액션이 전부입니다.
숲을 침범한 어둠의 세력을 물리쳐야 하는 입장이라 전투는 피할 수 없습니다만 사실 액션보다는 퍼즐에 조금 더 치중해 있습니다. 또한, '네바'와 교감하며 함께 네바의 성장을 함께 한다는 느낌만으로도 단순한 액션과 결을 달리하죠.
플레이어는 너무나도 당연하게 '네바'를 신경 쓰면서 플레이할 수밖에 없고 '네바'는 그런 플레이어와 합을 맞춰 주는 정교한 기획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미 오프닝에서 아픔을 겪었던지라 새끼 늑대와의 모험이 마냥 소중하게 느껴지죠.
게임 플레이 도중 언제라도 버튼 하나를 통해 '네바'를 육성으로 부를 수가 있습니다.
상황에 따라 어떨 때는 부드럽게, 어떨 때는 어르고 달래고, 어떨 때는 다급히 찾기도 하고, 아예 꼭 안아주기도 하는 등 '네바'와의 교감이 너무나 자연스럽습니다.
비록 내가 버튼을 눌러서 '네바'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긴 하지만 정말 딱 내가 원하는 톤으로 '네바'를 찾는 '알바'의 모습에 둘의 유대감을 간접 체험하기에 충분합니다.
그렇게 '알바'의 보호를 받아 성장한 네바는 계절이 지남에 따라 조금씩 성장해 어느 순간 든든한 동료가 되어 이 아름답지만 음험한 숲에 산재한 위험을 조금씩 헤쳐 나갑니다.
다양한 색감, 그림 동화처럼 몇 겹으로 표현된 배경과 오브젝트, 빛과 그림자, 카메라 줌아웃을 활용한 서정적인 연출은 전작에 이어 건재합니다.
어둠이 짙어질 때는 나도 모르게 긴장하게 되고, 눈부신 빛이 찾아올 때는 안도하며 네바와 함께 들판을 마음껏 내달릴 수 있습니다.
또한, 'Berlinist'의 이 몽환적이고도 서정적인 OST를 칭찬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신비'를 담은 숲이 갖는 공간감, 단둘이서 위험을 헤쳐 나가야 하는 미지 속에서 부드러움을 잃지 않는 선율은 이 게임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줍니다.
사실 게임을 쭉 즐기고 나면 뭔가 벅찬 컨트롤 게임을 즐겼다기 보다 가슴 따뜻해지는 힐링 게임을 즐긴 듯한 느낌이 듭니다. 그리고 그런 플레이 경험을 주기 위한 능숙한 기획도 엿보이고요.
전체적인 분위기상 전작의 자가 복제, 반복된 느낌을 주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벌써부터 개발사의 다음 작품이 기다려질 정도네요.
개발/배급 노마다 스튜디오 / 디볼버디지털
플랫폼 스팀, PS 5, PS 4, 엑스박스 시리즈, 닌텐도 스위치
장르 어드벤처 플랫포머
출시일 10월 16일
게임특징
- "네바~?", "네바!"
[김규리 기자 gamemkt@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