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머들은 이렇게 말한다. ‘지겨운 게임은 어차피 30분을 하나 30시간을 하나 지겹다’라고.수많은 게임이 출시되는 요즘, 단 30분이라도 게이머들의 소중한 시간을 지키기 위해 게임조선이 나섰다. 장르 불문 게임 첫인상 확인 프로젝트, ‘30분해드리뷰’게임조선이 여러분의 30분을 아껴드리겠습니다.[편집자 주]
30분 분량은?: 혼자서 배틀 중급 컴플리트
포켓몬스터 IP를 기반으로 개발된 모바일 TCG '포켓몬 카드 게임 Pocket'이 정식 출시되었습니다. 모바일로 플레이할 수 있는 포켓몬 카드 게임이라는 점에서 많은 팬이 출시를 기다렸고, 출시 후 많은 게이머가 몰리며 포켓몬스터 IP의 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포켓몬 카드 게임 Pocket은 포켓몬 카드 게임을 기반으로 개발되었지만, 기존 포켓몬 카드 게임과 비교하면 좀 더 간소화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덱에 사용하는 카드 수가 60장에서 20장으로 줄어들고, 에너지 카드가 없는 대신 매 턴 자동으로 특정 에너지가 생산되며, 모바일 환경에 맞춰 자동 플레이도 지원합니다. 마치 유희왕 OCG·TCG를 간소화시킨 '유희왕 듀얼링크스'처럼 말이죠
게임의 목표는 기존 TCG와 동일합니다. 카드를 수집하고, 수집한 카드로 다른 플레이어와 배틀을 즐기는 것이죠. 포켓몬 카드 게임 Pocket은 카드 수집과 꾸미기 요소를 좀 더 강화해 같은 포켓몬이라도 다른 일러스트를 여러장 마련하고, 수집한 카드를 마치 액자에 전시하는 것처럼 꾸며 주변 친구들에게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카드 수집 방식은 '확장팩'에서 뽑는 방법과 주변 게이머가 얻은 카드를 무작위로 하나 획득하는 '겟 챌린지' 두 가지가 있습니다. 두 방법 모두 일정 시간마다 무료로 시도할 수 있으며, '팩 모래시계'나 '챌린지 모래시계', '포켓골드' 같이 현금으로 구입할 수 있는 재화를 사용해 바로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다른 TCG와 마찬가지로 뽑기가 주요 BM인 것이죠. 아이템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하루에 두 번, 프리미엄 패스를 결제하면 세 번까지 추가 재화 소모 없이 확장팩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중복 카드는 '반짝 금색 이펙트'나 '링 스타 노랑 이펙트' 같은 꾸미기 아이템 제작에만 사용됩니다. 필요 없는 카드를 분해해 다른 카드를 만드는 일명 '가루' 시스템은 없죠. 카드를 모으는 게이머도, 배틀을 즐기는 게이머도 원하는 카드를 바로 얻지 못해 답답하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적어도 레어도 낮은 카드는 제작으로 얻을 수 있게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싶군요.
이 게임에서 가장 오랫동안 즐기게 될 콘텐츠인 '배틀'은 앞서 말한 것처럼 기존 포켓몬 카드 게임을 간소화시킨 버전입니다. 덱 크기와 벤치에 내보낼 포켓몬 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플레이 시간도 짧아졌는데 오래 플레이하기 어려울 수 있는 모바일 환경에 어울리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 필드에 공개된 정보의 양도 줄어들었으니 좀 더 입문하기도 쉬운 느낌입니다.
다만, 출시 초반인 만큼 밸런스에 대한 문제가 여기저기 보입니다. 선공은 말만 선공이지 초반에 에너지를 붙일 수 없어 선'공'이 불가능하고, 무엇보다 많은 포켓몬이 카드 효과에 의한 운영보단 코인 토스같이 운에 의지하는 경우가 많아 전략이 퇴색된 느낌입니다. 특히 다속성 덱의 경우 별다른 에너지 생산 카드가 없다면 기본 에너지 속성이 무작위로 등장해 모든 운영을 하늘에 맡겨야 합니다.
카드 컬렉팅 측면에선 꽤 나쁘지 않은 시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펙트를 만들어 카드 자체를 꾸미는 것뿐만 아니라 '파일'에 그동안 모은 카드들을 배치하거나 '보드'에 자신이 좋아하는 카드 하나를 장식해 꾸밀 수 있습니다. 아직 출시 직후라 꾸미기 아이템이 적긴 하지만, 파일과 보드 수가 늘어나면 다양한 작품을 만드는 게임이 될 것 같군요.
이렇게 꾸민 파일과 보드는 다른 게이머에게 보여줄 수도 있습니다. 네, 합법적으로 자랑할 수 있는 것이죠. 쉽게 얻을 수 없는 파일과 보드에 고레어도 카드를 도배해 다른 게이머들에게 보여주는 것. 이것 하나 만으로 이 콘텐츠의 가치는 충분합니다.
이런저런 아쉬운 부분이 있긴 해도 포켓몬 카드 게임 Pocket은 포켓몬 카드 게임에 대한 진입 장벽을 크게 낮춘 성공작인 것은 사실입니다. 특히 하루 무료팩 두 개는 게임에 접속하는 동기를 부여하죠. 카드 수집에 대한 접근성이 낮으니 자신이 좋아하는 포켓몬을 모으는 컬렉터도, 포켓몬 배틀을 즐기는 게이머도 일단 게임에 접속하게 만듭니다. 이렇게 모인 게이머들이 서로 카드를 자랑하거나 배틀을 즐기게 되니 TCG라는 장르가 가진 재미를 가장 잘 살렸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물론 앞서 살펴본 아쉬운 부분들은 꾸준히 개선해야 할 것입니다. 카드 수집이나 배틀 밸런스 등 각 게이머의 니즈에 맞춰 콘텐츠를 손보지 않는다면 아무리 많은 게이머를 모았다고 하더라도 결국 잃게 될 것입니다. 스타트가 좋은 만큼 포켓몬 GO가 그랬던 것처럼 꾸준히 즐길 거리를 내놓고 다듬으면 포켓몬 IP를 이끄는 핵심 작품이 될 것 같습니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