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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 문턱에서 돌아온 '젠지' 롤드컵 4강 진출로 한중 결승전 확정 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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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시간으로 10월 20일, 젠지 이스포츠(GEN)와 북미 리그의 마지막 희망 플라이퀘스트(FLY)가 리그 오브 레전드 2024 월드 챔피언십(이하 월즈)의 8강 마지막 경기를 진행했다.

사전 평가에서는 양 팀의 전력차가 가장 큰 매치라는 이야기가 많았다. 최근 국제 대회에서 북미 리그(LCS)와 유럽 리그(LEC)가 부진한 성적을 보여준 것도 있었을 뿐더러, 대전 상대인 GEN이 글로벌 파워랭킹 1위를 수성하고 있는 이번 월즈의 최유력 우승후보로 자리매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월즈 8강이라는 자리의 무게감을 생각하면 FLY가 마냥 쉽게 여길 수 있는 팀은 아니라는 분석 또한 있었다.

실제로 스위스 스테이지 단계에서 메타와는 동떨어진 우르곳, 카시오페아, 아무무, 누누 등의 조커픽을 능수능란하게 활용하여 변수를 창출해왔고 누누의 경우에는 무려 한화생명 이스포츠를 상대로 체급으로 눌러 한세트를 따내는 등 좋은 성과를 보여준 바 있어 밴픽을 굉장히 신경써야 하는 매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 젠지 이스포츠 vs 플라이퀘스트

- 1세트

GEN은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FLY가 구사한 아이번, 카시오페아, 아무무 등의 변수픽 차단에 중점을 두는 기조를 보였고 반대로 FLY는 애쉬-세라핀을 통해 초장거리 CC 연계로 선공권을 쥐는 대신 이들을 위협할 수 있는 라칸-렐 등의 교전 특화 서포터들을 잘라낸다.

궁극기의 잠재력이 높은 애쉬-세라핀을 보고 GEN에서는 사일러스를 고민하는 듯 했으나 결국 아리로 선회했고 오히려 상대 측에서도 뚜벅이 원딜을 쉬이 물 수 없다는 판단을 한 것인지 페이즈(김수환)에게 징크스를 믿고 맡기는 모습을 보여줬다.

FLY는 정상 라인전 구도에서는 게임이 쉽지 않겠다고 판단을 한 것인지 초반부터 조직적인 움직임으로 수를 던졌다. 단체 인베이드를 들어갔으나 별다른 소득은 없었고 브위포(가브리엘 라우)가 늑대 캠프로 정글링을 스타트하는 캐니언(김건부)를 견제하긴 했으나 큰 지장은 없었다.

그러나 선취점을 낸 것은 FLY였다. 두번째 유충을 빌미로 GEN을 불러내자 이퀄라이저 미사일-혼령 질주의 연게로 상대를 끊고 시작하려는 GEN이었지만, 알리스타의 점멸 박치기-분쇄를 시작으로 CC 연계가 매끄럽게 들어가면서 쵸비(정지훈)의 아리가 일절 반응을 하지 못한채로 터졌고 이에 휩쓸린 기인(김기인)과 리헨즈(손시우)도 앙코르에 적중당하면서 전사한다.

이후 미드에서 쿼드(송수형)의 세라핀을 노리기 위한 캐니언과 리헨즈의 갱킹 시도가 있었으나 연계를 해야 할 캐니언이 반박자 늦게 벽을 넘어오면서 FLY측이 오히려 순서대로 포커싱을 하며 레오나와 스카너를 차례차례 처치했고 스카너는 이 과정에서 꿰뚫기까지 허무하게 빠지는 결과가 나왔다.

FLY의 솔로 라이너들이 예상과 달리 초반 소규모 교전에서 킬을 몰아먹고 급성장하며 GEN에는 비상이 걸렸다. 상체의 AP 비중이 높아서 브위포의 갈리오를 뚫을 화력이 나오지 않았고, 세라핀은 물리더라도 한턴을 살아 남은 뒤 앙코르로 궁극기 대박을 냈다. 

GEN의 마지막 희망이었던 징크스는 지속효과인 '신난다!'가 터지지 않으면 화력 기대값이 매우 낮아지는 챔피언인지라 판을 깔아줄 수 있는 아군의 활약이 필요했는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았고 결국 이후로도 교전을 연전연승한 FLY가 가볍게 1세트 승리를 가져온다.

 

- 2세트

FLY가 한화생명에게 1세트를 따낸 필살기인 누누를 자신감 있게 고르고 월즈 메타 기준 12연승을 달리는 라칸까지 확보하는데 성공한다.

GEN에서는 1세트에서 상대가 좋은 모습을 보여준 애쉬를 선점하면서 세라핀과 신 짜오를 밴하는 방식으로 이전 세트와 동일하게 상대의 조커픽을 다분히 의식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 와중에 풀려버린 오리아나를 카운터 치기 위한 마지막 픽으로 쵸비가 카사딘을 꺼내면서 좌중을 흔들어 놓았다.

실제로 카사딘은 GEN의 승리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 탑과 바텀이 모두 라인전을 상수로 이겨주는 가운데 초반에는 오리아나를 상대로 열세에 놓여 있었으나, 인스파이어드(카츠펠 스워마)와 부시오(앨런 크와리나)를 불러들여 다이브로 카사딘을 망쳐놓으려는 시도를 쵸비가 전부 간파하고 기합으로 회피하면서 캐니언의 나딜리에게 퍼스트 블러드가 들어가거나 상대만 죽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덕분에 6레벨이 찍혀 사실상 갱킹 면역이 된 시점에서 카사딘은 오히려 오리아나를 상대로 500 골드 이상을 리드했고 GEN이 글로벌 골드를 도합 4천 차이까지 벌려놓으며 공허 유충과 전령을 모두 확보하는데 성공한다.

바텀 1차 포탑을 수성하던 브위포를 상대로 다이브하다가 실수하여 기인이 사망하는 사고는 있었지만 대세에 큰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으며, 오히려 페이즈와 리헨즈를 불러와서 재차 이를 응징하고 상대를 전부 불러오며 라인 2개를 공짜로 푸시하는 등 GEN의 운영이 확실히 더 매끄러운 모습이었다.

성장차가 워낙 심하게 나서였는지 리헨즈가 미드 2차포탑에서 닻줄 견인을 실수하여 포탑에 들이받았지만 오히려 노틸러스를 끊기 위해 앞으로 나선 누누가 애쉬의 DPS를 감당하지 못해 역으로 터져버렸고 카사딘이 균열 이동으로 전장을 종횡무진하여 FLY를 초토화했다.

결국 23분 만에 이미 약속의 16레벨을 돌파한 쵸비의 카사딘을 비롯한 GEN의 모든 선수들이 고른 활약을 보이며 FLY의 넥서스를 부쉈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다.

 

- 3세트

이번엔 브위포의 히든 카드인 우르곳이 풀려나는 동시에 FLY 측에서 제리를 미드로 올려보내는 쌍포 조합을 기용하면서 현장을 들썩이게 했다.

FLY는 우르곳과 스카너 라칸을 앞세우면서 템포가 약간 느리긴 하지만 한번 상대를 물면 절대 놓치지 않는 돌진 조합을 구성했고 GEN은 이즈리얼을 통해 꾸준히 포킹딜을 누적하면서 먼저 진입한 앞라인을 차근차근 제거하는 상체 근접시너지를 준비했다.

조합 구성상 슬로우 스타터에 가까운 FLY였으나, 극초반에 발생한 사고가 3세트의 명운을 가르고 말았다. GEN 측에서 카운터 정글링 동선을 짠 캐니언을 불러들이며 바텀에 3인 다이브를 시도하고자 하였으나 브위포가 순간이동으로 넘어오며 3:3 구도가 됐다.

리헨즈와 캐니언이 타워에 2대씩 맞으면서 죽을 뻔한 위기에서 적절하게 점멸을 쓰며 생존하는 듯 보였으나 동상을 맞고 뇌진탕 펀치 스택이 쌓인 브위포를 순간 포커싱하여 처치하려던 페이즈와 다른 2명의 콜이 갈리면서 브위포는 생존하고 오히려 페이즈와 리헨즈가 화려한 등장에 맞고 뜨며 역으로 더블킬이 난다.

이 더블킬로 인해 카이사가 너무나도 빠르게 스태틱의 단검을 뽑으면서 이즈리얼로는 카이사의 프리파밍과 성장을 제지할 방법이 없어졌고 쿼드의 제리 또한 무리하지 않고 착취로 기초 체력을 착실하게 쌓으면서 후일을 도모한다.

기인의 레넥톤이 그나마 맞라인을 선 브위포를 솔로킬로 응징하고 대규모 교전에서도 최대한 뒷라인을 잘 물어주면서 어떻게든 승리 플랜을 도모했지만, 성장에 탄력을 받은 마쑤(파하드 압둘말렉)의 카이사는 AP 포킹 빌드로 GEN 측에 지속적인 체력 압박을 줬고 그나마 대열에서 앞에서 포킹하던 쿼드의 제리는 착취-발걸음 분쇄기 빌드에 흡혈 아이템까지 마련하고 있어 유사 탱커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었다.

결국 초반의 큰 실수가 42분 경기 내내 GEN을 압박했고 끝까지 열세를 뒤집지 못한 GEN이 FLY에게 2점째를 내주며 매치포인트를 주게 된다.

 

- 4세트

GEN은 FLY이 요네를 잘라낸 것을 보고 트리스타나를 중심으로 하는 쌍포를 오랜만에 선보였고 FLY는 조커픽 없이 오리아나와 이즈리얼 등 월즈 메타를 따라가는 트렌디한 방향으로 밴픽을 진행한다.

부시오의 라칸은 극초반부터 적극적인 로밍플레이로 GEN 측의 솔로 라이너들에게 소환사 주문 소모를 강제하고 다니면서 GEN은 어느정도 신중하게 라인전을 진행한다.

하지만 바텀에서 2:1로 버티던 기인이 부시오의 견제를 받는 도중에 엔토포 타격 스택을 잘 쌓은 후 미니언을 징검다리 삼아 마쑤를 포커싱하며 이미 선취점을 획득하는데 성공한다.

쵸비가 라인전에서 스킬 배분을 실수하여 1번 전사하는 사고가 있긴 했지만 탑과 정글에서 도합 1천이 넘는 골드 격차로 리드를 유지하고 포탑 파괴 상황도 유리하여 GEN은 쵸비의 트리스타나를 지속적으로 빈 라인에 파견시켜 성장에 집중하게 한다.

게임의 향방을 가른 한수는 17분에 나왔다. FLY측에서 인원을 과감하게 4명 투자하여 드래곤에 집중하자 GEN은 탑 라인을 지키고 있던 레넥톤을 상대로 다이브를 준비한다.

브위포가 그나마 적절하게 점멸과 강신을 활용하여 쿼드가 순간이동으로 날아올 수 있을 타이밍까지 버티고 죽었지만 순간이동 직후 날아든 구체의 충격파를 캐니언이 추적자의 팔목 보호대 액티브 효과로 흘려내면서 FLY는 드래곤 1마리를 대가로 다이브 킬에 순간이동을 무의미하게 소모하고 탑 1차 포탑까지 깨지는 삼중고를 겪는다.

이 플레이를 기점으로 쵸비가 완전히 회복세에 들어서면서 제대로 된 쌍포로 기능하게 됐고 기인의 크산테는 사이드에서 상대를 2명씩 드리블하면서 위협하는 사이드 운영을 선보인다.

21분경 FLY의 상체 3인방이 무리하게 기인을 추격하는 과정에서 GEN이 차례차례 합류하면서 역으로 브위포가 쿼드만 죽는 최악의 교환비가 나왔고 상대를 밀어낸 GEN이 적측 정글 캠프와 시야를 전부 독점하고 쌍포의 DPS를 살려 순식간에 바론을 사냥 후 FLY의 넥서스로 진격하여 실버 스크랩스를 울린다.

 

- 5세트

GEN이 요네를 풀어주고 스몰더와 직스를 기용하며 이번에도 밸류 위주의 클래식한 쌍포 조합을 가져간 반면 FLY가 봉인 풀린 주문서 피들스틱이라는 과감한 픽을 선보이며 중계진을 술렁이게 했다.

그나마 스몰더가 월즈 스위스 스테이지 이후 전패를 기록하는 카드이긴 했으나 GEN이라면 체급 차이로 어느정도 무마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고, 피들스틱을 유효활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라인전 페이즈에서 우세를 점하여 맵을 주도적으로 쓸 수 있어야 하지만 사고가 난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상황에서 GEN이 리드하고 있었기 때문에 밴픽 구도에 있어서 어느 정도 근거가 있는 판단으로 보였다.

결과적으로 봉풀주 피들스틱은 GEN의 노련한 대처로 인해 실패로 돌아가게 됐다. 인스파이어드는 6레벨 첫 궁극기 타이밍에서 강타를 점화로 교체하여 반드시 킬을 내며 변수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나 GEN이 공격적으로 라인전을 풀어가면서 시야를 빼곡하게 확보하여 강타가 없는 상태로 정글링을 지속할 수 밖에 없었고 오브젝트를 취하기 위해 팀의 자원을 있는대로 끌어쓰면서 FLY 팀 전체의 성장도 정체됐다.

그 와중에 쵸비의 스몰더는 요네를 상대로 라인전을 압도하며 착취와 용 조련 스택을 쌓았고 결국 FLY 측에서 억지로 4명이 이를 덮쳐 잡아내기는 했으나 서포터인 부시오에게 킬이 들어가는 아쉬운 결과가 나왔다.

결국 참다 못한 FLY가 GEN의 정비 타이밍을 예리하게 캐치하여 몰래 내셔남작을 치는 판단을 했으나 페이즈의 직스가 지옥 화염 폭탄으로 이를 체크했고 럼블과 스몰더의 궁극기가 바론 둥지로 쏟아지면서 FLY가 혼비백산하여 도주하다가 한꺼번에 쓸리는 그림이 나온다.

그나마 FLY가 2차 포탑까지 밀어낸 탑 라인에서 럼블을 뚫어내려는 시도를 반복했고 억지 갱킹에 기인이 한번 끊기긴 했으나 카운터 정글까지 하고 귀환하면서 턴을 길게 쓰다가 캐니언에게 덜미를 잡혀버렸고, 밑에서 합류하던 리헨즈와 함께 꿰뚫기로 발을 제대로 묶어 쵸비가 트리플 킬을 먹는다.

결국 일찌감치 성장을 마친 쵸비가 FLY 전원을 밀어낼 수 있는 화력을 갖춰버렸고 그대로 바론 둥지 근처에서 한타를 대승하며 3:2로 게임을 끝내는데 성공한다.

[신호현 기자 hatchet@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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