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스트 자이언트'가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는 RTS '스톰게이트'가 앞서 해보기 서비스에 돌입했다.
프로스트 자이언트는 '스타크래프트 2'와 '워크래프트 3' 등 블리자드 유명 RTS를 만든 개발진들이 세운 개발사인 만큼 그들의 신작 스톰게이트에선 옛 RTS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스톰게이트는 거대 포탈을 통해 지구를 침략한 악마 '인퍼널'과 이에 맞서는 인류 저항군인 '뱅가드', 그리고 우주를 수호하는 고등 문명 집단인 '셀레스철'까지 세 종족의 전쟁을 다루고 있다.
여기에 스톰게이트의 세계관을 다룬 캠페인, 다른 게이머와 실력을 겨루는 대전, 영웅을 중심으로 다른 게이머와 함께 목표를 해결해 나가는 협동 세 가지 콘텐츠를 핵심 콘텐츠를 내세웠다. '크래프트' 시리즈에서 보여준 구조를 계승하여 해당 시리즈를 사랑했던 게이머들을 공략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우주를 잇는 포탈로 인해 인퍼널의 침략을 받은 지구
생존과 파괴, 질서를 위해 세 종족이 격돌한다
이러한 부분은 게임을 직접하면서 피부로 느끼게 된다. 게이머들이 가장 먼저 접하는 캠페인이 그렇다. 미션을 선택하고, 브리핑을 듣고, 각종 미션을 해결하는 방식.
스타크래프트나 워크래프트에서 캠페인을 즐기는 방식이 저절로 떠올랐고, 캠페인을 통해 게임에 들어간 이후 보이는 디자인은 워크래프트 3 배경 위에 스타크래프트 2 유닛들이 뛰어노는 기시감을 불러 일으켰다.
게이머들 각자 이 게임을 즐기면서 느끼는 재미나 감성은 다르겠지만, 적어도 첫 인상만큼은 각 게이머들 기억 너머에 있는 '크래프트'에 대한 추억을 자극하고 있다.
기본적인 게임 플레이 방식도 크게 다른 점은 없다. 각 종족마다 건물 건설 방식과 자원 수집 방식에 약간씩 차이가 있지만, 이원화된 자원을 수집해 새로운 건물을 건설해 나가며 더 강한 병력으로 적을 섬멸하는 방식은 동일하다. 비슷한 구조의 RTS 게임을 오랫동안 즐긴 게이머라면 원래 즐겼던 게임에 새로운 종족이 추가된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앞서 해보기 단계에 준비된 캠페인은 뱅가드의 6개 미션
임무 선택부터 브리핑, 본게임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크래프트식 RTS 그대로
섬멸전 외에도 목표를 해결해 나가는 방식 역시 고전 RTS에서 자주 사용하는 방법이다
뱅가드, 인퍼널, 셀레스철은 각각 스타크래프트의 테란, 저그, 프로토스의 콘셉트에 부합한다.
뱅가드는 바이오닉과 메카닉이 조합된 병력 구성과 유닛이 들어갈 수 있는 방어 건물을 사용하며, 인퍼널은 채집 유닛을 희생해 건물을 생산하고 마치 크립처럼 특정 지역을 오염시켜 유닛에게 추가 능력을 부여한다. 셀레스철은 채집 유닛을 사용하지 않고 건물을 생산할 수 있고 가속 능력으로 초반부터 능동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물론 각 종족마다 고유 콘셉트로 차별화를 꾀했다.
예를 들어 뱅가드는 유닛이 오래 생존할수록 진급을 거듭하며 기본 능력치가 높아진다, 또 인퍼널은 일정 시간마다 생산 유닛이 충전되며 생산 명령을 내리는 즉시 해당 유닛이 전장에 소환된다. 마지막으로 셀레스철은 처음부터 유닛 생산 제한량 300으로 시작하지만, 파워 뱅크를 관리해야 본래 성능을 내는 방식을 보여준다.
바이오닉과 메카닉, 승급으로 극복하는 뱅가드
스택형 생산과 희생을 테마로 삼은 인퍼널
우월한 채집 능력과 인구수로 압도하는 셀레스철
고전 RTS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기 위해 프로스트 자이언트가 선택한 전략은 '익숙함'이다. 그렇다면 새로운 게이머를 사로잡기 위한 전략은 무엇일까? 적어도 앞서 해보기 단계에선 '단순화'를 목표로 삼았다.
동일 장르 RTS 게임의 플레이 방식을 크게 2가지로 나누면 '운영'과 '전투'가 된다.
아무리 뛰어난 조작 실력을 가지고 있어도 상위 건물 건설과 병력 생산에 신경쓰지 못하면 다음 전투를 보장할 수 없고, 뛰어난 유닛을 아무리 많이 가지고 그저 방치한다면 전장을 장악하지 못한다. 유닛 하나하나 살아있는 것 같은 정교한 조작으로 전투에서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닛을 잃었다면 최대한 빠르게 보충해야 다음 전투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
이렇듯 전투에서 섬세한 조작을 하면서 건설과 생산이라는 운영을 동시에 해내는 것, 즉 멀티태스킹 능력이 RTS 게임 실력의 척도라고 할 수 있다.
반대로 이러한 멀티태스킹 강요는 RTS 게임의 가장 큰 진입장벽으로 작용한다. 하나에 집중하고 싶은 게이머에겐 너무 복잡하고 많은 능력을 요구하는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
스톰게이트는 이런 부분을 '버디봇'과 'UI'로 해결하려고 했다.
PVE 콘텐츠에서 버디봇을 설정하면 초반 채집 유닛 나누기부터 건물 건설 및 병력 보충까지 자동으로 해준다. 또한 다른 게임에서 생산 건물을 그룹으로 지정해 생산하거나 채집 유닛을 선택해 건물을 지어야 하는 방식을 QWERT 단축키에 할당해 전투 중 즉시 유닛을 생산하거나 채집 유닛을 찾지 않아도 빠르게 원하는 건물을 선택하도록 만들었다.
RTS 게임이란 장르를 처음 접하는 게이머나 멀티태스킹에 약한 게이머에겐 충분히 큰 도움이 된다.
전장에서 즉시 병력을 생산할 수 있는 부분은 생각 이상으로 편하다
버디봇까지 합쳐지면 초보자 입장에선 전투만 신경써도 될 정도
운영 측면에서 단순화는 좋은 시도라고 평가할 수 있지만, 전투는 다소 아쉬움이 남았다.
우선 거의 모든 유닛이 특수 능력을 가지고 있어 전투에서 신경쓸 부분이 많았다. 자동 시전을 지원하는 능력도 있지만, 대부분 직접 시전해야 하는 것들로, 여기에 상단 능력 또한 마찬가지. 각 유닛들의 능력을 사용하기도 바쁜데 상단 능력까지 사용하고 자원을 관리해야 한다.
특수 능력은 분명 전투에서 다양한 변수로 게이머에게 조작 실력으로 운영 능력을 극복하는 재미와 보는 맛을 선사한다. 다만 지나치게 많을 경우 번거로운 조작으로 극심한 전투 피로도를 안겨줄 수밖에 없다. 스톰게이트의 경우 전자보다 후자에 가깝다.
RTS 게임을 오래 즐긴 게이머는 운영 단순화로 줄어드는 피로도는 체감되지 않는 반면 전투로 인한 피로도는 상승해 후반으로 갈수록 점점 지치게 된다. 다양한 스킬로 전투의 맛을 살리고 싶다면 편의성을 개선해야 하고, 진입장벽을 낮추고 싶다면 유닛들의 특수 능력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
변수 창출의 재미보다 귀찮음이 앞선다
유닛 능력도 모자라 상단 능력까지?
프로스트 자이언트는 RTS의 감동을 다시 전하기 위해, RTS의 새로운 추억을 만들기 위해 스톰게이트 개발에 착수했다. RTS 게임에 열중한 개발진인 만큼 누군가에겐 익숙한 게임으로, 누군가에겐 쉽게 배우는 게임으로 다가가기 위해 고민한 흔적들이 느껴진다.
다만 그들이 원하는 RTS 게임, RTS 게이머가 바라는 게임이 되기 위해선 그래픽, 디자인, 사운드, UI/UX, 밸런스 등 아직 많은 부분을 손봐야 한다.
예전보다 RTS 게임을 보기 힘든 만큼 RTS 게이머들은 고전 RTS 게임의 부활을 꿈꾸는 프로스트 자이언트의 도전이 반갑다. 그렇기에 스톰게이트가 더 즐거운 게임이 되길 바라며 관심을 전하고 있다.
게이머들의 관심과 앞서 해보기라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피드백을 이어간다면 게이머와 개발진이 바라는, 그 시절 추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게임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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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멸전식 RTS에 목마른 게이머에겐 새로운 선택지 자체가 반갑다
더 갈고닦아 고전 RTS 붐을 다시 일으키길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