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바이벌 게임은 높은 자유도를 바탕으로, 게이머만의 성장 방식을 보장하기에 과거부터 큰 인기를 끌어온 장르다.
'러스트'와 '아크 서바이벌', 그리고 '발헤임' 등으로 대표되는 크래프팅 게임은 인간이 살아가는데에 필수적 요소라 할 수 있는 의식주를 플레이어가 직접 해결해야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게임 내에 마련된 다양한 종류의 자원을 모아서 의상을 제작해 추위 혹은 더위 등의 날씨를 극복해내고, 집을 건설해 휴식 공간을 마련해야하며, 지속적으로 음식을 요리해 먹으면서 굶주림을 극복해나가야 한다.
즉 플레이어가 직접 자신만의 삶의 터전을 가꾸고, 다양한 위협에 대항하면서 생존하는 것이 서바이벌 게임의 가장 큰 재미다.
이와 같은 서바이벌 게임의 특징은 살리면서도 코옵플레이와 PvP 콘텐츠 요소 등을 더욱 강화해 함께 즐기는 재미를 강조한 작품이 연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바로 카카오게임즈의 신작 생존 FPS 게임 '디스테라'다.
디스테라는 지난 5월 4일부터 17일까지 2주간에 걸쳐 글로벌 베타 테스트에 돌입했으며, 더욱 더 완성된 형태의 디스테라를 체험해볼 수 있는 기회다.
디스테라는 SF 디스토피아 세계관을 바탕으로 1인칭 슈팅 게임의 재미를 더한 작품으로, 여타 서바이벌 게임과 동일하게 크래프팅의 재미를 녹여내면서 협동과 경쟁 요소로 게임의 볼륨을 높였다. 여기에 기존 서바이벌 게임의 아킬레스건이라 할 수 있는 진입장벽을 낮추기 위한 노력에 초점을 맞추면서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디스테라는 황폐화된 지구를 떠나 우주에서 새로운 문명을 세우고 살아가는 인간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플레이어는 우주 문명의 존속을 위해 필요한 광물 '테라사이트'를 확보하기 위해 다시금 지구로 보내진다. 이에 플레이어는 파괴된 행성이 된 지구에서 다양한 위협에 맞서 생존하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고 탈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실제로 접해본 디스테라는 서바이벌 게임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게이머도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각종 편의 기능이나 가이드, 튜토리얼 등이 시스템적으로 마련돼 있는 모습이다. 해당 부분은 지난 두 차례에 걸친 테스트 동안의 피드백이 반영된 결과로, 이번 글로벌 베타 테스트에서는 확연히 달라진 것을 확인 가능했다.
디스테라는 온라인 플레이가 메인 콘텐츠인 만큼, 다른 플레이어와 효과적으로 협동하기 위해서, 그리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게임에 대해 어느정도 이해가 필요하다. 따라서 입문자는 다소 불리한 조건에서 게임을 즐기게 되는데, 다행히 싱글 플레이 모드를 마련해 게임을 학습할 수 있도록 준비했다.
싱글 플레이 모드에서는 게임의 밸런스를 플레이어가 직접 설정할 수 있도록 했으며, 튜토리얼 기능을 활용할 수도 있다. 해당 모드 덕분에 온라인 플레이 이전에 충분히 게임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으며, 다른 플레이어와의 경쟁을 원치 않는 이용자가 혼자서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또 처음 발을 내딛는 곳은 지역 위험도1로 표시되며, 섬으로 이뤄진 내륙으로 이동할수록 점차 위험도가 증가한다. 이를 통해서 각 지역의 난이도를 플레이어가 직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도록 한 모습이다. 또한 주요 조작법을 화면상에 표시하는 형태로 게임 플레이를 도왔다.
특히 튜토리얼 기능을 활용했을 때 가이드 미션에서 필요로 하는 재료를 어디서 획득할 수 있는지 표시되는 등 큰 어려움 없이 게임에 대한 학습이 가능했다. 여기에 에너지를 소모해 주변을 탐색하는 기능을 이용하면 보다 쉽게 아이템 및 제작 재료를 획득할 수 있는 등 높은 편의성을 보여줬다.
초반부에는 큰 위협이 존재하지 않기에 생존을 위한 준비에 집중하면 되도록 설계돼 있다. 동식물로부터 얻을 수 있는 음식 재료와 건설에 필요한 돌 조각, 그리고 다양한 곳에 활용되는 테라사이트 광석 등을 채집하게 된다. 특히 대부분의 재료는 캐릭터의 오른팔에 달려있는 기계팔을 활용해 얻을 수 있는데, 디스테라의 SF적인 색채가 잘 드러나는 부분이다.
건물 건설도 크게 어렵지 않다. 집을 지으려는 곳에 토대를 세우고 벽과 천장을 만들어 완성할 수 있으며,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서 창문이 있는 벽을 세울 수도, 그리고 2층 혹은 3층으로 쌓아나갈 수도 있다. 특히 건물에 대한 소유권을 얻을 수 있는 빌딩코어를 세우면 문에 플레이어만의 비밀번호를 만들어 경쟁자의 침입을 막는 것이 가능하다.
또 빌딩코어 건물을 유지하는 요소이며, 주기적으로 각종 아이템을 재료로 투입해 전력을 공급해야하는 식이다. 따라서 주기적으로 확인하면서 건물을 관리해줘야 한다. 이외에도 배전판을 설치하고 제작대와 같은 부가적인 시설을 건물 내에 마련할 수 있으며, 상위 단계의 아이템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상위 아이템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좀 더 위험한 지역으로 진출해야만 한다. 돌 조각과 테라사이트 외의 특수 아이템을 얻기에 가장 적합한 곳은 버려진 주거촌인데, 해당 주거촌에서는 금속 뿐만 아니라 전선, 낡은 통조림, 섬유 등을 얻을 수 있다. 특히 가장 낮은 난이도의 적 NPC라 할 수 있는 오르비스 로봇이 공격해올 수 있기에 권총 혹은 돌격소총같은 무기를 구비하는 것이 좋다.
바로 이 시점부터 디스테라의 매력 포인트 중 하나라 할 수 있는 1인칭 슈팅 요소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각종 총기류를 활용해 적과 총격전을 벌이게 되며, 각 부위별로 피해량이 다르기에 슈팅 게임 특유의 컨트롤의 즐거움을 선사한다.
맵 곳곳에는 플레이어에게 주어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각종 임무가 준비돼 있으며, 충분히 생존에 대한 준비와 각종 무기 구비를 마쳤다면 해당 임무를 수행하면서 게임을 즐기면 된다. 특히 보스 몬스터와 같은 강력한 적도 등장하기에 이를 공략하는 재미도 함께 맛보는 것이 가능하다.
이와 같은 미션은 온라인 플레이에서 더욱 큰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며, 뜻이 맞는 다른 플레이어와 협동해 함께 공략할 수도, 혹은 경쟁을 하면서 PvP 콘텐츠를 만끽해볼 수도 있다.
즉 단순히 생존을 위해서 각종 재료를 모으고 건물을 건설하는 것만큼 슈팅 게임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다채로운 콘텐츠가 마련돼 있으며, 이를 통해 서바이벌 게임을 즐기는 듯한 느낌보다는 슈팅 게임을 플레이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다.
여기에 드넓은 지형을 빠르게 탐험할 수 있는 수단인 '차량'이 존재하기에 다소 루즈할 수 있는 게임에 속도감을 불어넣었다. 특히 이번 테스트에서는 다른 플레이어 소유의 차량을 획득할 수 있는 '해킹' 시스템이 도입되었으며, 해킹에 성공할 경우에 직접 차량을 제작 혹은 수리하지 않아도 즉시 차량을 얻을 수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환경에 대해서 대처하는 것도 디스테라의 매력 중 하나다. 단순히 기후가 변해 온도가 바뀌는 것이 아니라, 인공 지진을 일으켜 다른 플레이어의 건물을 손상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따라서 건물을 세울 때 기둥을 세우는 등의 구조적인 부분도 신경을 써야만 한다.
이외에도 적대 플레이어의 침략에 맞서서 각종 장애물과 방어 시설, 터렛 등을 세워놓는 것도 중요하며, 동료 플레이어와 함께 거대한 요새를 건설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는 생존 게임 본연의 재미 중 하나로, 디스테라는 이러한 부분을 잘 활용하고 있다.
패시브 스킬 시스템의 경우에는 흔히 볼 수 있는 구조이나, 액티브 스킬은 좀 더 자유도를 높인 듯한 모습이다. 패시브 스킬은 스킬 포인트를 모아서 캐릭터의 신체 능력을 강화하거나 특수 능력을 개방할 수 있으며, 자원 채집량을 늘릴 수도 있다.
액티브 스킬의 경우에는 '프로토콜'이라는 시스템을 통해 구현했다. 프로토콜은 제작을 통해 얻을 수 있으며, 해당 프로토콜을 장비한 후에 퀵슬록에 등록해 사용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서 상황에 따라서 프로토콜을 즉시 제작해 활용 가능할 뿐만 아니라, 클래스나 스킬 트리에 상관없이 다양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디스테라는 수차례에 걸친 테스트를 통해 완성형에 가까운 모습이다. 서바이벌 게임 장르 본연의 생존 및 크래프팅의 재미에 협동과 경쟁, 그리고 슈팅 게임의 즐거움까지 더하면서 고유한 매력을 뽐내고 있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몇몇 눈에 띈다.
가장 아쉽게 여겨졌던 것은 역시 게임 서버 내 지연 시간이다. 적지 않은 빈도로 일어나는 지연 현상으로, 게임의 몰입감에 방해가 되는 느낌이었으며 다른 플레이어와의 교전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또 편의 기능에 있어서도 몇몇 보완해야할 부분이 존재하는데, 우선 소지품 정렬 기능이다. 디스테라는 아이템 정렬 기능을 준비해뒀으나, 단순히 가방의 빈칸을 메워주는 형식이며 비슷한 종류, 혹은 동일한 아이템 간의 정렬은 지원하지 않아 불편함을 느꼈다.
여기에 프로토콜 아이템의 경우, 장비창에 장착 후에 다시 한 번 퀵슬롯에 등록해야하는 불편함도 있었다. 장비창에 프로토콜을 장착하면 자동으로 퀵슬롯에 등록되는 형태의 편의성이 갖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적 NPC의 인공지능도 아쉬움으로 남았다. NPC와 교전을 벌일 때 지형지물을 잘 이용할 경우에 결코 위협적이지 않기에 게임에 대한 긴장감을 낮추는 듯 했다.
이외에도 협력 플레이어 간의 보호 기능도 선결과제라 할 수 있다. 팀을 이룬 플레이어라 할지라도 팀킬이 가능하기에 언제든 배신하고 팀원을 죽일 수 있었으며, 이에 따라서 처음보는 플레이어와 팀을 이뤄 협력하는 것을 꺼려하게 됐다. 따라서 팀킬을 한 플레이어에 대해서는 패널티, 혹은 팀원 간 사격 불가 기능 등이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글로벌 베타 테스트는 2주간에 걸쳐 진행된 테스트인 만큼 디스테라 내의 다양한 콘텐츠를 즐겨보는 것이 가능했다. 덕분에 디스테라만이 가진 재미를 확실히 체험해볼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크래프팅 요소와 건슈팅 요소의 적절한 균형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앞서 언급한 몇몇 문제만 해결한다면 건슈팅 게임 마니아 혹은 서바이벌 게임 마니아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며 추후 볼륨있는 콘텐츠를 추가하면서 다양한 즐거움을 제공 가능해 보인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