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에이지가 서비스하고 로얄크로우가 개발한 신작 슈팅 게임 '크로우즈(Crowz)'의 공개 시범 테스트 (이하 OBT)가 28일을 끝으로 마무리됐다.
크로우즈는 최근 TPS 게임의 주요 트렌드라 할 수 있는 대규모 점령전과 배틀로얄, 두 콘텐츠를 모두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여타 TPS의 장점을 한데 모으고 버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는 것을 확인 가능한 작품이다. 또한 크로우즈만의 특색을 더하기 위해 새로운 시도가 이뤄졌다.
로얄크로우에 따르면 크로우즈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고퀄리티 그래픽 구현과 수준높은 물리엔진의 적용, 그리고 리얼리티에 기반한 총기 및 장비 디자인 반영 등이 이뤄졌다고 밝혔으며, 속도감 있는 전투, 그리고 역동성 있는 전투를 위해 크로우즈만의 파쿠르 액션을 선보였다고 전했다.
이와 같은 부분에 대해서는 지난 세 차례의 걸친 글로벌 비공개 테스트를 통해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줬으며, 이용자의 피드백을 반영해 밸런스적인 측면과 편의성, 그리고 각종 이상 현상에 대해 개선하는 단계를 거쳤다.
그에 따라 지난 2월 21일부터 28일까지 8일 간 진행된 OBT는 게임의 완성도적인 부분을 체크하고, 수많은 글로벌 게이머가 크로우즈에 대해 재미를 느끼고 계속 플레이할만한 매력을 느끼는지에 대해 검증하는 매우 중요한 기점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게임조선에서는 크로우즈가 어떤 매력으로 밀리터리 슈팅 게임 마니아에게 어필하고 있는지, 그리고 앞으로 최우선으로 해결해야할 과제는 무엇인지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본격적인 게임을 플레이하기 전에 확인할 수 있는 주요 시스템으로는 플레이 설정이 있다. 플레이 설정에서는 유저가 대규모 점령전 콘텐츠인 '블러드 존'에서 사용할 총기와 총기 부착물, 보조 장비 등을 미리 커스터마이징할 수 있으며 캐릭터의 복장과 외형을 변경할 수도 있다.
특히 총기의 경우 콘텐츠를 즐기면서 달성하는 경험치를 통해 캐릭터의 레벨을 높이고, 캐릭터의 레벨이 증가하는 것에 따라서 언락되는 형태다. 초반에는 사용할 수 있는 총기가 매우 제한적이지만 캐릭터 레벨이 증가함에 따라 모신나강을 비롯 SCAR 등의 총기가 개방된다. 또 장착한 총기로 적 처치 혹은 도움을 기록할 경우에 총기의 레벨을 증가시킬 수 있는데, 이 경우에는 해당 총기에 장착할 수 있는 부착물이 차례로 개방된다.
주총기를 기준으로 장착 가능한 부착물로는 총구와 총열, 총열 레일, 조준경, 보조조준경, 탄창 등이 있다. 각 부착물을 장착할 때마다 총기의 능력치가 영향을 받으므로 각 총기의 특성을 파악하고 보완해야할 점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중에서 보조조준경은 실제 전투에서 큰 역할을 하기에 필히 장착하는 것이 좋다.
보조조준경은 단순 장식품이 아니라 적과 일정 거리 이내에서 조우했을 때 매우 요긴하게 쓰이는 부착물이다. 도트사이트로 2배율 혹은 4배율을 부착했을 경우, 가까운 거리에서 적을 조준할 때 다소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이때 바로 활용되는 것이 바로 보조조준경이다. 보조조준경은 1배율의 도트 사이트이기에 근접전에서도 조준 사격을 용이하게 해준다.
이외에도 커스터마이징을 통해 이용자만의 취향이 반영된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능하며, 테스트 버전을 기준으로 다양한 복장을 활용해 개성을 뽐내는 것이 가능하다. 또 전차와 차량, 헬기, 보트 등에 대해서도 추후 다양한 도색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로얄크로우에 등장하는 총기의 반동 형태는 어떤지에 대해서도 살펴봤다. 조준 사격을 기준으로 모든 총기는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며, 다소 연사력이 낮은 AK계열 총기로 탄착 실험을 했을 때에는 우상향으로 탄착되다가, 좌상향으로 뻗어나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대체적으로 조준 사격의 반동이 크지 않기에 조준 상태의 연사 시에 충분히 유저가 반동을 제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원거리의 목표물에 대해 사격할 경우, 자신이 발사한 탄환은 육안으로 식별이 가능하며 포물선을 그리는 탄도를 확인할 수 있다. 포물선의 낙차가 크지 않은 편이기에 크로우즈에 처음 입문하더라고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추가로 저격소총을 사용할 경우에 거리에 따른 영점 조정 기능을 제공하는데, 실제로 엄청나게 먼 거리를 저격하는 상황은 좀처럼 발생하지 않기에 크게 사용되지는 않는 모습이다.
하지만 해당 기능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개발진이 얼마나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는지 확인 가능한 부분이다. 이외에도 신경을 쓴 부분이 있다면 근접무기를 투척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근접무기 투척을 통해 소리없이 적을 제거하는 등의 전술적 행동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수류탄과 같은 투척물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수류탄 투척 시 포물선 가이드라인이 형성되지 않기에 원하는 위치로 던지는 것이 힘들다. 추가로 제약없는 좌우 상체 기울이기도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으로, 기울이기를 통해서 리얼리티가 결여된 화려한 피킹 스킬을 선보일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한다.
다음으로 크로우즈의 핵심 콘텐츠라 할 수 있는 '블러드 존'과 '스쿼드 오퍼레이션' 모드에 대해서도 살펴보도록 하자. '블러드 존'은 대규모 점령전 콘텐츠로써, 최대 64명의 플레이어가 참여해 9개의 거점을 놓고 라인전을 펼치게 된다. 거점을 점령하는 일정 시간마다 팀 점령 포인트를 획득하게 되고, 해당 포인트를 제한 시간 내에 가장 많이 획득하거나 목표 포인트까지 도달한 팀이 승리하는 빙식이다.
블러드 존은 크로우즈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리는 콘텐츠다. 대규모 점령전을 적절한 크기의 맵에 적절한 구조물 및 지형으로 잘 갖춰놨다. 덕분에 전략성을 띠는 전투가 벌어질 수 있는 환경으로 구성돼 있다. 실제로 우위에 있는 팀은 상황을 활용해 점진적인 점령 전술을, 그리고 열세에 있는 팀은 게릴라전 또는 후방 침투 등의 전술을 활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블러드 존에서는 플레이어 개개인이 설정한 총기류와 보조무기 외에도 상황에 따라 주어지는 전차와 헬기, 대전차무기 등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다수가 탑승하게 되는 전차는 주포를 통해서 적을 제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관총으로 아군을 엄호할 수도 있는 최고의 전술 무기다.
다음으로 헬기의 경우 유일하게 공중에서 지상을 공격하는 제공기로, 숙련자가 운용할 경우 매우 위협적인 대상이다. 따라서 전차와 헬기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 여부에 따라서 전황을 뒤집을 수 있는 카운터가 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타블렛(스킬 시스템)으로 지상폭격기 요청 및 중포격, 리스폰 지점 생성 등이 가능하며, 이를 얼마나 잘 활용하느냐에 따라 개인의 전투 기여도가 달라지고 팀의 승패를 좌우하게 된다.
하지만 전차의 경우에는 크로우즈 내에 병과 개념이나 엔지니어 포지션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기에 일회성으로 소모된다. 더욱이 크로우즈 내에는 유도 기능을 가진 대전차 무기 혹은 대공 무기가 존재하지 않기에 헬기는 매우 성가시다는 느낌을 받는다. 전차 혹은 헬기에 대응할 수 있는 좀 더 다양한 수단, 예를 들어 대전차 지뢰와 같은 장비가 추가된다면 게임의 전략 및 전술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추가로 보완해야할 점이 있다면, 스쿼드(분대)의 활용성이다. 블러드 존 모드에 참여할 시, 모든 플레이어는 4명으로 구성된 스쿼드로 이뤄지게 되는데, 사실 친구 혹은 지인과 함께 플레이하는 것이 아니라면 스쿼드라는 것이 유명무실하다.
스쿼드 단위로 거점을 공격하거나 점령, 혹은 전차나 헬기와 같은 전술 무기를 활용해야 한다. 또 UAV를 호출해 적재적소에 적의 위치를 파악하고 주요 요충지를 타격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 플레이하다보면 분대원은 모두 개별 행동을 하는 것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에 스쿼드 리더(분대장)만이 사용할 수 있는 각종 핑과 명령 기능을 추가해 스쿼드 단위의 전술적 행동이 가능하도록 한다면 밀리터리 슈팅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에게 더욱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스쿼드 오퍼레이션' 모드는 자신의 스쿼드가 최후까지 살아남고 한정된 맵에서 헬기를 호출해 탈출하는 것을 기본 룰인 콘텐츠다. 즉 배틀로얄의 성격이 강한 콘텐츠로, 단순히 경쟁팀을 제거하면서 생존하는 것이 아니라 자원 채집 요소를 가미해서 또다른 전술적 장치를 마련했다. 자원을 모아서 탈출 헬기를 호출하고 해당 탈출 헬기에 탑승하면 스쿼드 오퍼레이션의 최종 승자가 되는 것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제타 변이체'라는 개념을 가미해 크로우즈만의 특색을 더했다. 제타 변이체 시스템은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특수한 주사제를 획득한 경우, 경쟁 스쿼드와의 교전으로 캐릭터가 사망하더라도 다시 한 번 부활할 수 있는 형태다. 단, 부활 시에는 좀비와 같은 모습으로 변하게 되며 기존의 탈출이 목표가 아니라 인간으로 남아있는 생존자를 모두 처치하는 것으로 목표가 변경된다.
제타 변이체가 될 경우, 인간일 때보다 훨씬 이동 속도가 빨라지며, 근접 공격만 가능하게 된다. 또, 생존자의 위치를 모두 파악할 수 있게 됨에 따라 또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일정 시간 내에 생존자를 공격하지 못한다면 사망하게 된다.
이처럼 제타 변이체 시스템은 매 게임이 상당히 오랜 시간 펼쳐지는 배틀로얄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신선한 시도라 할 수 있다. 게임 초반에 사망한 플레이어는 결국 같은 스쿼드 멤버의 경기를 지켜보거나, 혹은 경기 결과를 포기하고 게임에서 이탈하게 되는데, 제타 변이체로 부활의 기회를 제공함에 따라 또다시 한 번 색다른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요소다.
제타 변이체 외에도 기존 배틀로얄 장르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자기장 시스템' 대신, 운석을 통한 '큐온 가스 지대'를 활용한 것도 눈여겨볼만하다. 일정 시간마다 자기장이 형성되는 것을 대신해서 공중에서 운석이 랜덤한 지점에 떨어지게 되는데, 해당 운석이 떨어진 주변에는 큐온 가스가 발생해 플레이어의 접근을 막고 행동 반경을 좁게 만든다.
단, 방독면을 착용할 경우에는 해당 큐온 가스 내에서도 일정 시간 생존이 가능하며, 더욱이 파밍을 통해 획득 가능한 정화통으로 더욱 오랜 시간 버틸 수 있는 등 늘리는 등 다양한 변수를 마련했다.
하지만 스쿼드 오퍼레이션에서도 보완해야할 점은 존재한다. 테스트 당시, 많은 플레이어가 블러드 존 모드로 몰리면서 스쿼드 오퍼레이션 모드는 최소 20분에서 최대 1시간 가량 매칭을 기다려야 하는 문제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에 스쿼드 오퍼레이션 모드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이 절실해 보인다.
또한 스쿼드 오퍼레이션 모드의 홍보 방안과 함께 가이드에 대한 보완도 필요하다. 이번 OBT를 진행하면서 스쿼드 오퍼레이션 모드에서 플레이어가 어떤 행동을 해야할 지에 대해 안내하는 설명서 개념의 가이드가 추가되었지만, 실제로 체험하면서 학습하는 것과 설명서 형식의 가이드가 제공되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 이외에도 맵 크기에 비해서 참여 인원이 적어서 긴박한 전투가 벌어지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도 개선을 고려해야겠다.
현재 크로우즈를 체험해본 플레이어가 한 목소리로 제기하고 있는 문제는 바로 최적화에 대한 것이다. 매 순간이 중요한 슈팅 게임에서 핑이 불안정한 것은 큰 결점 중 하나인데, 크로우즈는 불안정한 핑을 해결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로 보인다. 특히 고사양 하드웨어에서도 지연 현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함으로써 게임에 대한 몰입도를 해친다.
이와 더불어 미흡한 사운드도 크로우즈의 아킬레스건 중 하나다. 사운드 플레이, 즉 소리를 듣고 적의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 슈팅 게임에서 사운드의 완성도가 떨어진다면 게임의 전체적인 완성도도 함께 하락할 수 밖에 없다.
일부 총기의 경우, 정식 명칭이 아닌 약간은 변형된 이름을 가지고 있는 것도 옥의 티다. 가령 FAMAS계열 총기는 FR-BURST, G36 계열 총기는 Z36C, ORSIS T-5000는 W-5000 등의 변형된 이름으로 표기됐다. 이는 라이선스 계약이 이뤄지지 못한 이유로 예상된다.
크로우즈의 OBT 첫 날에 개발자 방송을 통해 밝힌 바와 같이 로얄크로우는 약 4년의 기간 동안 48명의 소규모 개발진으로 제작된 만큼 수많은 난관과 과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총기 라이선스와 같은 문제도 난관 중 하나였을 것이다.
세 차례의 걸친 테스트를 통해서 크로우즈의 미흡한 부분을 점진적으로 보완해가고 있지만 실제 게임을 플레이하는 게이머의 입장에서는 불만족스럽게 느낄 수 있다.
로얄크로우는 그래픽 품질에 대한 퀄리티업 작업과 프레임 드랍 문제에 대한 개선이 이뤄지고 있으며, 출시 전까지 최적화를 최우선 과제로 놓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사운드 부분에 대해서도 소폭 개선이 이뤄졌으며 인력 충원을 통해 보완해나가겠다는 의지도 전했다.
크로우즈는 기존의 밀리터리 슈팅 게임의 트렌드를 한데 모음과 동시에 신선한 시도를 통해서 해당 작품만의 색깔을 입히기 위해 노력한 것을 엿볼 수 있다. 게임의 기획은 충분히 참신하게 느껴지며, 게임의 기본적인 틀에 있어서도 수 차례의 테스트를 통해서 가능성이 있음을 확인했다.
이번 OBT를 통해서 크로우즈에게 부여된 과제는 명확하다. 바로 게임의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것으로, OBT를 포함한 네 차례의 테스트로 마무리될 것이 아니라, 추가적인 테스트를 통해서 플레이어의 의견을 수집하고 피드백을 반영해 밀리터리 슈팅 게임의 또다른 미래를 제시하는 작품으로 거듭나길 기대해본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