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A 신작 전투 피구 액션 게임 '녹아웃 시티'가 지난 21일 플레이스테이션, Xbox, PC(스팀, 오리진, 에픽 스토어)를 통해 동시 발매됐다.
'녹아웃 시티'는 공을 던져 상대를 맞추는 피구 룰을 기본으로 각종 기믹이 있는 맵과 캐릭터의 액션, 다양한 공의 효과를 이용해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즐길 수 있게 제작된 게임이다. PS5와 XBXIS같은 차세대 콘솔은 하위호환으로 즐길 수 있는 데다가 굵직한 3대 PC 플랫폼(스팀, 오리진, 에픽 스토어) 모두 크로스 플레이를 지원해 자신이 편한 플랫폼을 선택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출시 후 10일, 즉 5월 30일까지 '블록 파티'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어 게임을 구매하지 않은 유저도 자유롭게 플레이할 수 있는데 이는 25일부터 시작되는 첫 번째 시즌을 미리 체험할 수 있는 기간이기도 하다.
'전투 피구 액션'이라는 생소하기만 한 '녹아웃 시티'는 어떤 게임일까? 게임조선에서 자세히 들여다봤다.
◆ 피구 룰만 가져온 하이퍼 스포츠 액션
공을 던져 상대를 맞춘 뒤 땅에 떨어지면 아웃된다는 간단한 룰을 가진 피구. '녹아웃 시티'는 그 피구 룰을 기본으로 한다. 상대에게 공을 던져 맞추면 상대 체력을 1 뺏을 수 있고, 체력 2를 뺏으면 1점을 얻는다. 유저는 기교에 따라 드롭샷, 스핀샷, 페이크샷 등을 사용할 수 있고, 상대는 그 공을 순간 대시를 통해 피할 수 있고, 타이밍 좋게 받아내는 데 성공하면 반격 찬스를 얻을 수 있다.
공을 던지고, 피하고, 받는 일련의 행위는 피구와 동일하다. 그런데 건물과 자동차가 돌아다니는 도시가 아군/적군 진영이 따로 정해져 있지도 않은 채 통째로 전장이라면? 전장에 던질 수 있는 공은 너댓 개씩 있는 데다가 상대를 가두거나 중력을 거스르게 해주는 공까지 있다면? 아군을 공으로 변신시켜 폭발형 필살기를 사용하거나, 적에게 태클을 걸어 공을 뺏을 수 있다면?
이쯤 되면 이건 피구의 룰을 차용한 전투라고 볼 수 있겠다.
◆ 강하면서 깔끔한 색채. 캐릭터 디자인은 호불호 있을듯?
게임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갱스터, 스트릿 문화로 대변되는 저항 문화에 사이버 펑크를 가미한 느낌. 게임 내내 울려 퍼지는 빠르고 강한 비트의 음악과 캐릭터들의 스왜그(swag)스럽게 행동하는 것을 보면 단 5분 만에 게임의 분위기를 파악할 수 있다. 뭐 근미래에는 날아다니는 자동차에 탄 3인조 전투 피구 갱단이 포효를 내지르며 적들에게 그동안 갈고 닦은 스핀샷을 던지는 세계가 올 수도 있지 않을까?
자신의 분신이 돼 줄 캐릭터 디자인은 미(美)형보다 개성을 강조하는 속칭 '북미 스타일'이 강한 편. 커스마이징은 성별, 의상, 머리 스타일부터 패배포즈(!)까지 정할 수 있을 정도로 세세한 편이지만, 플레이를 통해 일정 레벨에 도달하거나 게임 내 재화인 홀로벅스로 구입해야 돼 꾸준한 플레이가 필요하다.
맵은 진하면서 구분이 확실한 색감. 회색을 베이스로 밝은색으로 포인트를 준 구조물 등 기본적인 느낌만 보면 '오버워치'의 분위기와 아주 비슷하다. 실제 플레이해 보면 상당히 익숙한 느낌을 많이 받을 수 있는 편.
커스터마이징은 다양하지만 플레이를 통해 얻어야 한다 = 게임조선 촬영
미래 분위기 물씬 = 게임조선 촬영
◆ 단순한 룰 속에서 나오는 무지막지한 변수
녹아웃 시티를 즐기려면 '던지고, 받고, 피한다'는 3가지만 알면 바로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다만 이러고 들어가면 아주 높은 확률로 연속 패배의 늪에 빠지게 될 것이 확실하다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
일단 맵은 건물, 자동차, 워프 파이프, 이동 발판 등 고저 차를 이용한 기습과 은/엄폐가 가능하고, 상대의 허를 찌르는 이동까지 할 수 있다. 높은 곳에서 글라이더를 이용해 활강하다가 갑자기 내려와 태클로 공을 뺏거나, 워프 파이프로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타날 수도 있다.
또, 특수 공의 존재가 있는 것도 특징. 문볼은 가지고 있으면 높게 점프할 수 있게 되고, 케이지볼은 적을 맞추면 강제로 일정 시간 공으로 만들어버린다. 장애물 뒤에 숨은 적에게 좌우로 휘어 들어가는 스핀샷을 던지거나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드롭샷을 쏘는 것도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맵에 있는 공은 4개 이상이며 3 vs 3이라는 팀으로 진행된다는 점이 최대의 변수. 즉 언제 어디서 어떤 공이 날아올지 모른다는 무한 변수의 전장은 꽤 즐거운 긴장감을 제공한다.
난전이 되면 어디서 공이 오는지 전혀 알 수 없게 된다 = 게임조선 촬영
'봄 폼'을 사용한 아군이나 적을 공으로 사용하는 것도 가능 = 게임조선 촬영
◆ 3 vs 3 팀전을 기본으로 변칙적 모드 제공
가장 기본이 되는 모드는 데스매치 룰인 '팀 KO' 모드 3 vs 3으로 10포인트, 즉 적 10명을 먼저 처치하면 1세트 선취하며 2세트를 따내면 승리한다. 캐릭터가 두 방만 맞으면 쓰러지는 데다가 리스폰 시간이 5초이기 때문에 한 판이 5분 남짓으로 게임 템포가 상당히 빠른 편.
'다이아몬드 돌진' 모드는 상대를 맞출 때 나오는 다이아몬드를 30개 먼저 모으는 팀이 2세트를 선취하면 승리한다. 아군이 맞아 쏟아진 다이아몬드를 아군이 먹을 수도 있어 보다 전략적인 움직임이 필요하고, '팀 KO' 모드와 다른 맵을 사용하기 때문에 전혀 다른 감각으로 플레이 가능하다.
'파티 팀 KO' 모드는 기본은 '팀 KO'와 같지만 나오는 모든 공이 특수 공인 것이 특징. 일반 플레이들에 비해 인기는 좀 떨어지는 편이라 매칭 시간이 약간 더 오래걸리지만 색다른 플레이를 원하는 유저에게 적합하다. 마지막으로 '대결' 모드는 유일한 1 vs 1 결투로 모든 특수 룰과 공 없이 실력으로만 승부하는 방식이다.
◆ 찍먹가치 충분. 미래가 기대되는 게임
기자가 '녹아웃 시티'를 플레이하게 된 계기는 지극히 우연한 타이밍에 본 프로모션 영상이 아주 약간의 호기심을 자극했기 때문이고, 정말 고맙게도 5월 30일까지 무료로 플레이가 가능했기 때문. 즉 큰 기대감 없이 플레이한 게임이라는 의미다. 그런데 막상 플레이해보니 꽤 오랜만에 할 일도 잊은 채 주말을 통째로 불태운 게임이 됐다.
개인적으로 캐릭터 디자인이나 약간 복잡한 맵 구성은 다소 불만이지만, 단순한 규칙 속에서도 꽤 심오한 공방이 오고가는 시스템, 한판에 5분 남짓의 짧은 호흡, 맞고 때렸을 때 느껴지는 시원한 타격감, 승리와 패배를 적절히 오고가는 매칭 시스템이 꽤 잘 버무려져 있어 자꾸만 '한판 만 더...'를 누르게 되는 게임이 됐다.
아! 이건 아주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인데 역시 피구(돗지볼) 게임 아니랄까 봐 의외로 일본 게이머들이 많이 접속하는 보였다. 본의아니게 한일전의 주역이 된거 같아서 승부욕이 불타오를 때가 많다. EA는 장기적으로 '녹아웃 시티'를 이용한 이스포츠도 계획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 역시 나름의 기대가 되는 편. 일단 기자는 25일부터 시작되는 리그전을 제대로 즐겨볼 생각이다.
시원시원하면서도 타격감 강력한 게임에 목마른 게이머가 있다면 한 번쯤 도전해보길 권한다. 빡! 소리와 함께 공에 맞아 날아가는 상대를 보면 기분이 상쾌해 질 것이다.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