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릭스터M'은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엔씨소프트가 서비스했고 지금은 서비스 종료된 캐주얼 RPG '트릭스터'의 IP를 사용한 모바일 MMORPG다. 원작 트릭스터는 드릴을 통한 발굴이라는 참신한 소재를 가져와 많은 게이머의 주목을 받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소식이 뜸해지더니 결국 소리 소문 없이 서비스 종료에 이르렀다.
하지만 아기자기한 도트 그래픽, 발굴이라는 독특한 설정 등 트릭스터만의 매력을 그리워하는 다수의 유저는 트릭스터의 부활을 바랐고, 많은 트릭스터 유저의 성원이 이어진 결과 우리는 다시 한번 트릭스터를 만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엔트리브 소프트의 이성구 총괄 PD는 자사의 신작 발표회에서 트릭스터M을 소개하면서 귀여운 리니지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히며 현장을 놀라게 했다. 이러한 우려를 예견한 듯 이어서 "리니지라는 표현은 순한 맛 리니지에 가깝다. 원작의 감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현재 트렌드에 맞게 리니지의 시스템을 채용했다"라고 전했다. 이어서 트릭스터M은 라이트하고 소프트한 재미에 집중했으며 폭넓은 이용자층을 유치하기 위해 접근성을 높였다고 밝혔다.
리니지라는 IP는 국내 게임 시장에서 충성도 높은 코어 유저층과 공성전과 같은 거대한 볼륨을 자랑하는 헤비한 게임의 대명사와도 같다. 이렇듯 소프트와 라이트라는 단어와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게임이 바로 리니지인데 '리니지'스럽지만 라이트하고 소프트한 재미를 가졌다니?
게임조선에선 설명만으론 도통 감이 오지 않는 게이머를 위해 트리스터M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게임에 접속한 후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건 원작처럼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느낌이 돋보이는 2D 그래픽으로 채워진 게임 화면이다. 원작의 감성을 유지하겠다는 총괄PD의 말처럼 그 시절 트릭스터의 감성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 도트 그래픽은 원작의 팬과 귀여운 그래픽으로 표현된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만족할만한 퀄리티를 보여준다.
튜토리얼을 마치면 캐릭터 선택 메뉴를 확인할 수 있다. 해당 메뉴에선 격투가 닉키, 복서 니아, 주술사 소울, 사서 미코, 엔지니어 레오, 고고학자 로니, 자산가 홀든, 크리에이터 제니 이렇게 8명의 캐릭터를 선택할 수 있다.
각 캐릭터마다 특색을 잘 나타내는 라이브 2D 일러스트를 확인할 수 있는데 일러스트 퀄리티는 100점 만점에 100점을 주고 싶을 만큼 훌륭하다. 플레이어 캐릭터 이외에도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각 NPC마다 라이브 2D 일러스트가 적용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했다면 캐릭터의 성장을 위해 사냥을 시작해야 한다.
기본적인 사냥의 형태는 리니지를 표방한 만큼 필드에 소환되는 몬스터를 잡고 경험치를 모아 레벨업을 하는 익숙한 방식이다. 모바일 게임 대부분이 그렇듯 트릭스터M도 자동 사냥과 자동 물약 사용을 지원하며 클릭 앤 히트 방식을 채용했다. 때문에 화려한 컨트롤을 요구한다거나 특정 몬스터의 전멸 패턴 등을 파악해야 하는 복잡한 기믹은 없다. 이런 방식은 쉽고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조작감을 중요시한다면 단순하게 느껴질 수 있다.
방식 자체는 익숙하지만 처음 몬스터를 사냥할 때 당황할 수 있다. 많은 MMORPG는 몬스터에게 공격이 적중하면 몬스터의 체력이 표시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트릭스터M은 체력바가 표시되지 않고 크리티컬, 더블, 미스 정도만 표시해 줄 뿐 체력바와 대미지 수치는 표시되지 않는다. 리니지에선 당연한 광경이지만 리니지를 접해 보지 않은 사람에겐 당황스러운 경험이 될 수 있다.
일방적으로 사냥만 해선 어느 사냥터에서 사냥을 해야 하는지,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게임을 처음 접했을 땐 성장 방향을 정하기 쉽지 않다. 트릭스터M은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메인 퀘스트를 따라 자연스레 성장하는 형태를 보여준다. 퀘스트는 스토리, 지역, 업적, 의뢰 등으로 분류되며 대부분의 플레이어는 스토리 퀘스트를 따라 성장하게 된다.
일정 레벨에 도달하면 트릭스터의 아이덴티티 발굴을 배울 수 있다. 발굴은 '유물을 찾으려면' 퀘스트를 수락한 후 NPC '드릴러 마르쿠트'와 대화를 완료하면 얻을 수 있는 드릴이 필요하다. 해당 퀘스트를 완료하면 기본 드릴을 받을 수 있고 이후 드릴을 장착하면 발굴이 가능하다. 발굴은 퀘스트 진행 시 필요한 각종 아이템을 획득하거나 추후 특별한 보물을 발견할 수 있는 '트레저 스팟' 등의 발견에 필요하다.
발굴도 사냥과 마찬가지로 자동 발굴을 지원하며 발굴 시 몬스터에게 공격받으면 발굴을 멈추고 몬스터와의 전투에 돌입한다. 또한 발굴은 횟수가 정해져 있어 한자리에서 무한히 발굴을 시도할 수 없다. 발굴 횟수를 증가시키기 위해선 '숫돌'을 사용해 발굴 횟수를 충전시켜줘야 한다.
발굴이 원작 트릭스터 다운 시스템이라면 패션과 아카데미는 리니지스러운 시스템이다.
패션 아이템은 캐릭터의 외형을 바꿔주며 아이템의 등급에 따라 상승하는 스탯에 차이를 보이는 리니지 시리즈의 변신 시스템과 유사한 부분이 많다. 또한 하위 등급의 장비, 유물 아이템을 등록시켜 최대 HP, 명중, 대미지 등 스탯을 증가시킬 수 있는 아카데미 또한 리니지의 도감 시스템과 유사하다.
귀여운 리니지를 표방한 만큼 리니지에서 보던 것과 비슷한 시스템을 게임 전반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귀엽고 라이트 하다는 점을 강조한 만큼 기존 리니지보다 콘텐츠의 허들이 많이 낮아진 것 또한 확인할 수 있었다. 대표적으로 강화 시스템이 그렇다.
리니지의 강화 시스템은 무기의 등급이 높아짐에 따라 강화 실패 시 장비가 파괴되는 강력한 페널티가 존재한다. 그러나 트릭스터M에선 강화에 실패해도 바로 장비가 파괴되는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렇지만 실패에 따른 페널티가 존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장비에는 '내구도'가 존재하며 일정 수치 이상의 강화를 시도할 때 강화에 실패한다면, 내구도가 감소하며 내구도가 모두 감소한 장비는 더 이상 착용이나 강화를 진행할 수 없다.
살펴본 트릭스터M은 최초 공개 인터뷰에서 밝힌 것처럼 고퀄리티의 2D 도트 그래픽, 발굴과 같은 원작 특유의 캐주얼하고 유니크한 감성을 잃지 않는 동시에 리니지의 성장 시스템을 융합하려는 시도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원작의 팬과 리니지 시리즈의 팬 모두 만족하며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 될지 트릭스터M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이석용 수습기자 cielo@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