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시작 화면에는 자신의 캐릭터가 그대로 표시된다. = 게임조선 촬영
최근 국내 모바일 시장에는 자동화 열풍을 지나 다시금 조작의 맛에 집중하는 게임이 등장하고 있다. 미호요의 원신이나 넷마블의 세븐나이츠2, 엔픽셀의 그랑사가 등 자동과 조작을 적절하게 조율해 손맛은 손맛대로 느끼면서 조작의 재미는 나름대로 찾아가는 게임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 와중에 여태껏 모바일 시장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게임이 혜성처럼 나타나 별다른 마케팅 없이도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하는 게임이 있다. 바로 국내 스타트업 기업 드림모션의 '로닌 더 라스트 사무라이'가 그 주인공이다.
이름만 들어보면 일본 게임이겠거니 하겠지만, 스태프 롤을 확인해보면 한국 사람들로 꽉찬 게임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사무라이나 닌자 등의 요소를 차용해 만든 이 게임은 소울류 게임이라는 하나의 장르를 만들어낸 다크소울이나 세키로처럼 손에 땀을 쥐는 패링과 일섬과 진검 승부를 하는 게임이다. 기본적으로 전투 중에는 오토 기능이 일절 없으며, 적의 공격 타이밍에 맞춰 튕겨내기와 일섬으로 적을 처치해나가는 액션 게임이다.
하나의 막은 여러 장으로 구성돼 있다. = 게임조선 촬영
이동과 공격, 방어, 튕겨내기, 일섬 등의 조작을 모두 수동으로 조작해야 하며, 어떤 적이냐에 따라 공격 타이밍과 특수능력 등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난이도가 상당하다. 특히, 여러 종류의 적들이 섞여 몰려나오기라도 하면 순식간에 마을로 가버리는 자신의 캐릭터를 볼 수 있다.
특히, 단순 이동과 공격, 방어만으로는 버티기 식의 플레이가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체력과는 별개로 '균형'이라는 추가 포인트가 존재한다. 균형은 적의 공격을 맞거나, 방어했을 때마다 깎여나가는 수치로 해당 포인트가 꽉 차면 캐릭터는 일시적으로 행동불가 상태가 된다. 적 역시 보스를 포함해 모든 적이 균형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를 전략적으로 깎고 회복하는 플레이가 필수적이다. 일반적인 공격이나 방어와 다르게 튕겨내기와 일섬은 균형을 깎지 않으며, 추가적인 패시브를 통해 오히려 균형을 수급하는 플레이도 나오기 때문에 게임을 진행할수록 튕겨내기와 일섬이 중요해진다.
튕겨내기는 로닌의 핵심 그 자체다. = 게임조선 촬영
튕겨내기는 적의 공격이 자신에게 닿기 직전에 방어를 하면 발동하는 동작으로 소울류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패링'이다. 적의 일반 공격은 전부 패링 할 수 있으며, 특히 원거리 공격은 막아도 피해가 상당하기 때문에 튕겨내기를 반드시 해줘야 한다. 일섬은 적의 강한 공격이 자신에게 닿기 직전에 공격을 하면 발동하는 동작으로 순식간에 적을 베어 넘기는 스킬로 일반 공격에 비해 월등히 강력하다. 단, 적의 '강한 공격'에만 발동하기 때문에 평상시에는 튕겨내기를 더 자주 사용하게 된다.
강한 공격은 튕겨내기가 되지 않아 일섬을 해야 한다. = 게임조선 촬영
추가로 필살기 개념인 오의가 있다. 오의는 오의 게이지를 사용할 수 있는 스킬로, 자신의 무기에 따라 각기 다른 효과를 가진다. 한손검이라면 공격 타이밍과 무관하게 일섬을 연달아 사용할 수 있으며, 쌍검이라면 주변의 적들이 느려지고 자신은 빨라지는 버프, 태도라면 일정 시간 동안 공격 시 흡혈 효과가 부여된다.
단순 오의 외에도 무기마다 공격 타이밍이나 위력, 모션 등이 다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무기를 찾는 것 역시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게임에 등장하는 무기는 검(좌측), 쌍검(중앙), 태도(우측) 3종이다.
여기에 아이템 파밍 요소와 다양한 패시브 스킬 등이 추가되면서 게임의 재미를 더했다. 특히, 던전 내에서 레벨업을 하거나, 특정 NPC를 구출 시 추가적인 패시브를 던전 한정으로 습득할 수 있기 때문에 매 판마다 각기 다른 패시브 효과를 가지고 던전을 도는 '로그라이트'적인 요소도 가미돼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NPC가 제공하는 효과는 굉장히 강력한데 반해 반작용이 있을 수도 있는 만큼 안전한 패시브를 얻을지, 위험을 감수하고 강력한 패시브를 얻을지 선택의 순간도 찾아온다.
막 내에서 레벨업 시 능력을 선택할 수 있다. 물론 해당 전투가 끝나면 전투 중 레벨은 초기화된다. = 게임조선 촬영
이렇듯 조작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게임이지만, 의외로 아이템 파밍도 계단식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니 파밍이 되지 않으면 일정 라운드 이상을 클리어할 수 없을 정도로 적들의 공격력과 균형 피해가 증가하기 때문에 돌았던 곳을 계속해서 돌며 아이템을 파밍해야 하는 특징이 있다. 아이템은 같은 아이템 3개를 모아 한 등급 높게 업그레이드 하는 진화와 같은 등급 아이템 5개를 넣고 일정 확률로 상위 등급 아이템을 랜덤하게 얻는 합성이 있으며, 추가 옵션을 변경해 주는 제련도 최근 추가됐다.
게임 내 장비 화면 = 게임조선 촬영
로닌은 게임 특성상 아이템 파밍을 직접 하면 상당한 스트레스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에 2막 클리어 이후에는 토벌 기능이 생기면서 보스를 클리어한 막에 한해서는 토벌을 보내 직접 조작하지 않고도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다만, 토벌 기능에는 다소 아쉬움이 있는 편이다. 1회 던전 토벌 시 1시간이 걸리며 추가시마다 1시간씩 늘어나 10회를 보내면 무려 10시간이나 아무것도 할 수 없는데, 던전 입장 시 소비되는 주먹밥의 최대치가 25개 고정으로 자연적으로 회복되는 주먹밥을 손해보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또한, 여러 횟수 토벌을 돌리면 초반 경험치를 많이 받아오면서 레벨업하는데, 로닌은 레벨업 시 주먹밥을 최대치로 채워주는 기능이 있어 레벨업 주먹밥 역시 허공으로 사라지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2막을 클리어하면 토벌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또한, 막이 오를수록 난이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상승하기 때문에 상점에서 뽑기를 하지 않으면 특정 구간마다 질리도록 파밍을 하거나 접속해서 토벌만 하고 끄는 등 유저를 수동적으로 만드는 경향이 있었다. 유료 뽑기나 시간으로 커버가 가능하다고는 하지만, 반복적인 사냥 외 다른 콘텐츠가 전혀 없다는 점은 약점이 될 수 있는 요소다.
한편, 로닌 더 라스트 사무라이가 주목받는 이유에는 '그래픽적인 요소' 또한 한몫한다고 볼 수 있다. 수묵화 풍의 배경과 캐릭터가 사무라이-닌자라는 소재와 절묘하게 어울려 시선을 사로잡는 특징이 있다. 특히, 최근 모바일 게임이 장비를 차더라도 정해진 외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외형은 스킨 아이템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은데, 로닌은 정직하게 외형이 적용돼 장비 수집욕을 더욱 자극한다.
어떤 방어구를 착용했느냐에 따라 일러스트와 게임 내 외형이 확연히 달라지며, 같은 종류의 아이템이더라도 등급이 올라갈수록 일러스트가 조금씩 화려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무기와 갑옷에 따라 외형이 확연히 달라진다. = 게임조선 촬영
이외에도 사운드나 타격음 역시 게임 분위기를 잘 살리고 있어 게임의 집중도를 높여준다. 게임 자체가 집중을 해서 해야 하는 만큼 이러한 사운드적 요소 역시 플러스 요소인 것은 확실하다.
전체적으로 게임은 조작감을 잘 살린 '어려운 난이도' 게임으로 초중반 빠른 주먹밥 수급으로 재미를 확실하게 붙여주지만, 앞서 말했던 난이도 상승에 따라 동일 구간 반복 플레이 외에 할 것이 없으며, 토벌 시간이 지나치게 길어 허공으로 사라지는 주먹밥 등 여러 요소나 토벌 시 할 게 없다는 점은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긴다.
하지만 로닌은 출시된 지 얼마 안 됐기 때문에 차후 콘텐츠를 충분히 기대해볼 수 있을 만큼 매력적인 게임임에는 틀림없다. 범람하는 오토 게임, 전투력에 의해서만 좌지우지되는 게임에서 벗어나 극한의 조작감을 즐겨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로닌은 충분히 가치가 있다.
[이정규 기자 rahkhan@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