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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리뷰] 엔픽셀 '그랑사가', 캐릭터 수집형 RPG 만난 모바일 MMOR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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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픽셀이 26일 출시한 모바일 MMORPG '그랑사가'는 MMORPG와 캐릭터 수집형 RPG를 훌륭히 조합한 작품이다.

그랑사가는 엔픽셀이 처음 출시하는 작품으로 캐릭터 수집형 RPG의 장인이 모인 집단답게 뛰어난 캐릭터 그래픽을 선보였다. 한편 엔픽셀은 '파이널 판타지 15'와 '킹덤하츠' 등 일본의 유명 RPG의 음악을 제작한 장인 '시모무라 요코'를 기용해 감미로운 음악을 제공하며 그랑사가의 완성도를 한층 끌어올렸다.

개발사의 이러한 노력 덕분에 그랑사가는 출시 후 이틀 만에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10위를 기록하더니 하루 뒤엔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6위에 애플 매출 순위 1위까지 휩쓰는 저력을 발휘했다. 이에 엔픽셀은 모든 유저에게 유료 재화를 비롯한 다양한 아이템을 제공하는 한편 유저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장비 아이템, SSR급 그랑웨폰 '아이샤'를 선물하는 파격적인 행보를 보여줬다.


최상급 그랑웨폰을 망설임 없이 지급하는 파격 행보 = 게임조선 촬영

게임은 여섯 명의 주인공과 함께 그랑사가의 세계관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메인 퀘스트'를 공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랑사가의 세계 '에스프로젠'은 '라그나데아'와 '용의 언덕', '칼바람의 계곡', '쿠샨의 모래' 등 다양한 지역으로 구성됐으며, 각 지역은 메인 퀘스트의 진행도에 따라 해금된다.

특이한 점은 그랑사가의 각 지역이 MMORPG보단 캐릭터 수집형 RPG에 가까운 방식으로 나누어졌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처음 모험을 하게 되는 용의 언덕 지역은 다시 하위 지역인 '임시 선착장 1-1'과 '지하 추모공원 1-2'로 나뉜다. 다른 지역으로 가려면 캐릭터 수집형 RPG처럼 월드맵에서 하위 지역을 선택해 이동하는 방식을 택한 것이다. 그래서 그랑사가를 하다 보면 연속된 세계를 모험한다는 느낌보단 메인 퀘스트에 따라 나누어진 단편집을 읽어나가는 느낌을 받는다.

각 지역의 모습은 여타 MMORPG와 크게 다르지 않다. 활동의 거점이 되는 마을은 장비 상인과 제작 장인, 길드 관리인, 마부, 워프 경비병 등 핵심 NPC로 채워졌으며, 각 사냥터는 다양한 종족의 몬스터와 수많은 서브 퀘스트로 가득하다. 주목할 부분은 제작이나 거래 같은 일부 기능을 사용하려면 직접 마을을 찾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분해나 판매같이 사냥 중 자주 사용하는 기능은 UI에서 해결할 수 있지만, 그랑웨폰이나 방어구를 구입하거나 포션을 제작하려면 마을의 NPC를 이용해야 한다. 터치 한 번으로 모든 것이 해결되는 모바일 게임보단 PC MMORPG나 콘솔 게임에 가까운 방식에 신선함이 느껴졌다.


월드맵은 캐릭터 수집형 RPG에 가깝다 = 게임조선 촬영


각 지역의 모델링은 뛰어난 퀄리티를 자랑한다 = 게임조선 촬영

메인 퀘스트는 '라스'를 비롯한 기사단원이 의문의 소녀 세리아드를 만나며 시작된다. 그랑사가의 세계는 에스프로젠을 지키려는 여신과 지배하려는 흑룡의 싸움 이후 세계 곳곳에 이변이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인간들은 여신에게 힘을 받아 자아가 담긴 무기 '그랑웨폰'을 사용해 세계를 지키고 있다. 라스 일행이 속한 기사단은 바로 이 그랑웨폰을 다루는 자들이 모여 결성된 무리로 라스 일행 역시 이변을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한다는 것이 메인 퀘스트의 주요 줄거리다.

엔픽셀은 메인 퀘스트를 표현하기 위해 사냥이나 수집 퀘스트 외에도 시네마틱 영상과 체험 퀘스트를 마련했다. 특히 시네마틱 영상은 그랑사가의 가장 큰 특징인 뛰어난 캐릭터 모델링을 활용해 애니메이션에 비견될만한 뛰어난 퀄리티를 자랑했다. 특히 세계관을 설명하는 첫 영상에선 QTE를 넣어 몰입감을 더했다.


메인 퀘스트의 시작은 전형적인 보이 미트 걸 = 게임조선 촬영


메인 퀘스트에 따라 지역과 콘텐츠가 열리는 구성 = 게임조선 촬영

메인 퀘스트나 필드 사냥은 일반적으로 여섯 명의 캐릭터 중 세 명의 캐릭터를 선택해 파티를 편성하고, 파티에서 한 명만 전투하는 방식이다. 나머지 두 명은 유저가 원할 때, 혹은 전투하는 캐릭터의 체력이 일정 이하가 될 때 자동으로 교체된다.

하지만 메인 퀘스트의 보스 전투 같은 일부 콘텐츠에선 세 명의 캐릭터가 한꺼번에 등장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캐릭터 세 명을 동시에 조작하는 것이 아니라 유저가 조작하는 캐릭터 외 다른 캐릭터 두 명은 AI가 조작하는 방식이다. 유저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AI가 조종하는 캐릭터를 자신이 조종할 수 있다.


일반 필드에선 캐릭터 한 명만 등장 = 게임조선 촬영


보스전에선 파티 캐릭터가 모두 등장한다 = 게임조선 촬영

그랑사가에는 메인 퀘스트 외에도 거대 보스를 공략하는 '토벌전'과 '심연의 회랑', 다른 기사단과 자웅을 겨루는 '결투장', 인스턴스 던전인 '섬멸전', SRPG 형식의 '무한의 서고' 등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됐다. 모든 콘텐츠는 요일 제한이 없고, 시간에 따라 회복되는 도전 횟수를 사용해 도전할 수 있어 언제든 즐길 수 있다. 따라서 유저들이 그랑사가를 즐길 땐 다른 MMORPG와 마찬가지로 각 지역의 사냥을 통해 기사단의 레벨을 올리고, 메인 퀘스트를 비롯한 다양한 콘텐츠를 공략하게 된다.

아쉬운 점은 그랑사가의 각 콘텐츠를 즐기려면 메인 퀘스트를 어느 정도 공략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 콘텐츠인 무한의 서고의 경우 메인 퀘스트의 후반 지역인 챕터 5에 진입해야 해금되는데 이전 지역인 챕터 4의 마지막 보스 '아이샤'가 매우 강력해 챕터 5에 진입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각 콘텐츠의 퀄리티는 매우 뛰어나지만, 콘텐츠 해금이 느려 전부 즐기지 못하는 유저도 있는 것이다.


메인 퀘스트뿐만 아니라 성장 콘텐츠도 알차다 = 게임조선 촬영


콘텐츠는 많지만 대부분 후반에 해금되는 것은 다소 아쉽다 = 게임조선 촬영

물론 그랑사가에는 원활한 콘텐츠 공략을 위해 다양한 육성 요소가 마련됐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이 게임의 핵심 요소인 '그랑웨폰'과 '아티팩트'다.

그랑웨폰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자아가 있는 무기다. 캐릭터마다 자신의 무기에 부합하는 그랑웨폰을 최대 네 가지 장착할 수 있으며, 범위 공격이나 회복, 상태 이상 방지 등 여러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 그랑웨폰에 따라 탱커형 캐릭터가 메인 딜러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유저의 성향에 따라 다양한 파티를 구성할 수 있다.

아티팩트는 일종의 패시브 스킬 장비다. 그랑웨폰과 마찬가지로 최대 네 가지 아티팩트를 장착할 수 있지만, 그랑웨폰과 달리 모든 캐릭터가 제한 없이 아티팩트를 사용할 수 있다. 상성 피해 증가나 기본 공격 위력 증가 같은 공격형 패시브 스킬부터 체력 증가나 받는 피해 감소 같은 방어형 패시브 스킬까지 다양한 효과가 있으며, 그랑웨폰과 조합해 캐릭터의 장점을 극대화하거나 약점을 보충하는 방식으로 사용 가능하다.

그랑웨폰과 아티팩트는 단순히 레벨을 높여 능력치를 상승시키는 것 외에도 동일한 장비를 합쳐 기존 능력을 강화하는 것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R급 그랑웨폰 '루트비히'는 단일 피해 스킬 외에도 합성을 통해 팀 내 모든 캐릭터의 중독 저항을 90%까지 높일 수 있다. 이처럼 퀘스트와 상대 몬스터에 맞춰 그랑웨폰을 육성하는 것이 이 게임의 핵심 공략이다.

그랑웨폰의 장점은 단순히 기능면에서 그치지 않는다. 모든 그랑웨폰은 뛰어난 퀄리티의 일러스트로 꾸며져있으며, 2D Live와 대사, 고유 스토리를 지원한다. 즉, 가장 낮은 등급인 C급 그랑웨폰부터 SSR급 그랑웨폰까지 모든 그랑웨폰이 생동감 넘치는 캐릭터로 게임 속에서 숨쉬고 있는 것이다. 특히 SSR급 그랑웨폰 중 변신 스킬을 가지고 있는 그랑웨폰의 경우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뛰어난 캐릭터 모델링을 자랑한다. 단순히 콘텐츠를 공략하고 해금하는 것 외에도 캐릭터 수집형 RPG에 버금가는 재미를 담겨있는 것이다.


그랑사가의 핵심 시스템 그랑웨폰은 액티브 스킬로 생각하면 된다 = 게임조선 촬영


기본 능력치부터 추가 옵션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그랑웨폰 마다 고유 스토리가 있어 보는 재미도 쏠쏠한 편 = 게임조선 촬영

이처럼 그랑사가는 뛰어난 퀄리티의 캐릭터를 앞세워 기존 모바일 MMORPG에서 보여준 편의성에 PC MMORPG와 콘솔 게임 특유의 깊이를 더한 작품이다. 특히 바로 위에서 언급한 대로 각 캐릭터와 그랑웨폰의 완성도는 다른 캐릭터 수집형 RPG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여기에 PC 클라이언트를 별도로 제공하면서 PC MMORPG 유저를 배려하는 모습도 보여줬다.

물론 그랑사가의 게임성이 완벽한 것은 아니다. 일반 메뉴의 가방과 메뉴를 열어 나오는 가방의 구성이 다른 점, 가방에서 바로 강화와 분해를 할 수 없다는 것, UI를 지나치게 세분화 시킨 부분 등 둘러보면 불편한 점도 많다.

하지만 엔픽셀의 적극적인 행보 덕분에 이러한 부분에 대한 우려는 적은 편이다. 특히 유저들의 건의 사항을 발 빠르게 확인해 공지로 작성하거나 가장 인기 있는 그랑웨폰을 망설임 없이 배포하는 등 거침없는 운영을 이어오고 있다. 아직 출시 일주일도 채 안된 게임에 심열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만큼 엔픽셀의 첫 작품이 무난히 흥행 고공행진을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성수안 기자 nakir@chosun.com]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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