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래시스 캣 게임즈의 인디게임 '데빌 슬레이어 - 락사시'가 스토브 인디를 통해 정식 한글화 출시했다.
'데빌 슬레이어 - 락사시'는 기억이 불완전한 7명의 소녀들로 요괴와 전투를 펼치며 세계의 진실을 파헤치는 액션 로그라이트 게임이다. 특이하게도 보통은 탑 뷰 시점을 채택해도 어느 정도는 화면을 기울여 상체 정돈 표시하는 편이 대다수인데 이 게임은 너무나도 정직하게 머리와 어깨 정도밖에 보여주질 않는다. 이는 적의 공격이 화면 어디에서 오든지 똑같은 거리감을 제공해 좀 더 직관적인 판단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게 해준다.
게임 시작 시 수상한 삼인방의 의미심장한 말과 함께 깨어난 바이레스는 일단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인 '요괴를 처치하는 일'을 하기 위해 전장으로 떠난다. 플레이어는 험난한 전장을 헤쳐나가며 자신을 이미 알고 있는 듯한 쿤룬의 마녀를 비롯해 여러 과거의 일지를 확인하며 서서히 기억을 되찾아 시련을 통과해야 한다.
정직하게 머리와 어깨부분만 보여주는 탑 뷰 시점을 채택했다 = 게임조선 촬영
스테이지가 시작할 때마다 등장해 세계관을 간접적으로 알려주는 쿤룬의 마녀 = 게임조선 촬영
일지를 확인할때마다 기억을 떠올리게 된다 = 게임조선 촬영
진행 방식은 탑 뷰 시점의 다른 로그라이트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다. 방에 있는 모든 적을 해치우면 다른 방으로 이동할 수 있고 보스를 해치우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 수 있다. 등장하는 적이나 위치가 매번 조금씩 바뀌며 진행 도중 사망할 경우 스테이지 진행 상황이 초기화돼 정령관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반복해서 윤회한다는 게임 내 설정대로 폐허부터 지하감옥까지 총 여섯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다시 정령관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초회차 플레이, 즉 한 번 지하감옥을 클리어하기 전까진 스테이지가 고정되어 있으나 2회차부턴 첫 스테이지인 폐허와 마지막 스테이지인 지하감옥을 제외하곤 도전할 스테이지를 선택할 수 있다.
무사히 시련을 마쳐도 다시 원점으로 = 게임조선 촬영
2회차 부터만 도전할 수 있는 스테이지도 있다 = 게임조선 촬영
전투는 무기별로 사용할 수 있는 고유한 동작을 좌클릭, 우클릭으로 사용해 적을 공격하면 된다. 우클릭을 통한 강공격 사용이나 달리기, 회피를 할 때는 기력이 필요하며 이때 사용하는 기력은 무기별로 모두 다르다. 보통은 공격 사거리에 비례해 점점 늘어나기 때문에 요리 저리 적들 사이를 가로지르며 근접전을 펼칠지 원거리에서 침착하게 적을 제압할지는 오로지 플레이어의 선택에 달렸다.
또한 데빌 슬레이어 - 락사시에는 전투를 좀 더 수월하게 해줄 총 181 종류의 아이템이 있다. 소모하는 아이템과 가지고 있기만 해도 효과를 발휘하는 유물로 나뉘어 있으며 보물상자에서 얻거나 스테이지 중 한 번 만날 수 있는 상점에서 구매할 수 있다. 이 중 상점에선 적을 처치하거나 보물상자에서 얻을 수 있는 금화로 살 수 있으며 입장할 때 열쇠를 한 개씩 필요하니 무작정 잠긴 보물상자를 열려고 열쇠를 다 사용하지 말고 어느 정도 여분을 남겨두는 것이 좋다.
무기는 스테이지 진행 중 대장간에서 구매할 수도 있다 = 게임조선 촬영
상점에서 구매할 때마다 판매 가격이 올라가니 신중하게 선택하자 = 게임조선 촬영
비슷한 유물끼리 모이면 세트효과를 주기도 한다 = 게임조선 촬영
스테이지 진행 중 캐릭터를 강화하는 요소론 영혼 상점이 있다. 한 스테이지가 끝나고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가기 전 마을에서 총 네 명의 NPC가 등장해 요괴를 처치할 때마다 나오는 영혼을 요구한다. 전투 시작 전 모든 영혼을 소모하지 않으면 다음 스테이지로 넘어갈 수 없으니 마음껏 쓰면 된다.
NPC별 기능은 스테이지 안에서 이득을 볼 수 있는 랜덤 요소를 더 추가해 주는 노파와 캐릭터의 고유 특성을 강화시켜주는 레이븐, 보물 상자에서 얻은 두루마기를 무기와 유물로 바꿀 수 있는 소울 키퍼, 영혼 80개를 소모해 랜덤한 아이템을 만들어 주는 승리의 제단이 준비되어 있다.
2스테이지부터 전투 시작 전 재정비를 할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영혼을 지불해 특성을 얻을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이 중 노파와 레이븐을 통해 얻은 능력, 소울 키퍼에게 넘긴 두루마기 중 제작하지 않은 품목은 스테이지 진행 중 사망하거나 끝까지 클리어해 다시 정령관으로 돌아가더라도 효과가 유지되어 게임을 진행하면 할수록 좀 더 쉽게 스테이지를 헤쳐나갈 수 있게 해준다.
바꿔 말하면 위에서 언급한 것을 제외하면 모두 초기화된다는 것이다. 소비 아이템 중 비밀의 방으로 진입하게 도와주는 파환주를 제외하곤 유물을 몇 개나 장착하든 모두 사라지므로 노파와 레이븐을 통해 능력을 완전히 개방하기 전까진 영혼을 적절히 분배해 사용하는 것이 좋다.
레이븐을 통해 얻는 특성이 유지되고 있는 모습 = 게임조선 촬영
유물이 다섯 줄 빼곡히 채울만큼 있지만 모조리 사라질 예정 = 게임조선 촬영
수집 요소도 준비되어 있다. 전투 중 만나는 요괴나 획득한 무기와 아이템, 유물, 문서가 두루마기 관리자의 '악마 살육 기록'이 되어 자기가 전투했던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무기와 유물의 경우 다시 정령관으로 돌아오면 모두 사라지니 우연히 같은 아이템을 얻은 게 아니라면 정보를 이쪽에서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정령관에서만 만날 수 있는 NPC 이설은 전투 중 만났던 주요 요괴에 대해 모의 전투를 할 수 있다. 이는 한 번 만나본 적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상대할 수 있을지 연구할 수 있게 해준다. 스테이지 진행 중 사망해 정령관으로 돌아왔다면 무작정 재도전 하는 것이 아니라 이쪽을 통해 전략을 가다듬고 실전에 임할 수도 있다.
스테이지 구석 구석 숨겨진 이야기를 찾아보자 = 게임조선 촬영
이미 만나본 요괴와의 모의 전투 = 게임조선 촬영
종합해보면 데빌 슬레이어 - 락사시는 로그라이트 게임의 본질에 충실했다고 할 수 있다. 8방향 이동이 가능하고 캐릭터의 모습이 머리와 어깨 정도밖에 안 보이는 정직한 탑뷰 시점, 완전히 죽으면 진행 상황이 초기화되는 페널티, 스테이지 진행 중 무작위로 얻을 수 있는 능력까지 온전히 담겨있는 만큼 불확실함을 본인의 손으로 헤쳐나가는 재미를 얻을 수 있는 게임이다.
기존까진 아쉽게도 한국어를 지원하지 않아 수많은 아이템의 옵션이나 수집하는 일지가 말해주는 게임의 뒷이야기, 7명의 소녀가 왜 이곳에서 끊임없이 전투를 반복하는지 이해하기 힘들어 재미가 반감되왔다. 이를 현재 스토브 인디에서 번역해 공식 한국어판을 지원하고 있으니 게임에 흥미가 있는 플레이어라면 이쪽에 관심을 가져봐도 좋을 것이다.
[오승민 기자 sans@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