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스튜디오의 인디 게임 바이페드가 독특한 매력으로 화제다. 작년 3월 7일 해외 출시를 한 플랫포머 게임 바이페드는 하나의 PC에서 두 명의 플레이어가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인디게임으로 주목을 받았다. 최근 다인플레이를 지원하는 게임이 대부분 네트워크 환경에서 작동하는 데 반해 하나의 PC 하나의 모니터에서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메리트가 있다.
국내에서는 스마일게이트가 운영하는 인디 플랫폼 스토브 인디를 통해 정식 출시하면서 같은 플랫폼 내에서도 2인 플레이라는 독특한 재미를 보장하고 있다. 특히, 싱글 플레이와 2인 플레이에 따라 게임의 양상이 달라지는 만큼 색다른 재미를 제공한다.
지구에 있는 8개의 등대를 다시 밝히는 것이 게임의 목표 = 게임조선 촬영
바이페드는 플랫포머 장르답게 게임의 목표가 매우 단순하다. 우주 항로를 여행하는 외계 생명체 바이페드가 우주선 항해 중 지구의 등대가 갑작스럽게 꺼지면서 운행에 차질을 겪게된다. 플레이어는 유능한 바이페드 에고와 힐라를 조작해 어떤 일이 있었는지 탐사하고 등대를 밝히고 다시 무사히 항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게임의 전체 스토리이며 목표다.
조작 방식도 매우 간결하다. 캐릭터의 두 다리에 대응하는 두 개의 버튼을 번갈아 눌러가며 스테이지를 탐험해나가면 된다. 단순히 걷는 것부터 슬라이딩, 당기기, 로프 사출까지 다양한 동작을 튼튼한 다리 두개로 해내는 에고와 힐라와 함께 각 스테이지별로 있는 등대에 무사히 도착하면 된다.
험난한 길을 헤쳐 나가 등대에 도달하자 = 게임조선 촬영
당연히 게임 내에서 등장하는 사물들은 곱게 등대까지 보내주지 않는다. 가는 길목마다 간단한 퍼즐이 준비되어 있으며 풀기 전까진 바닥이 낭떠러지로 뚫려있다던가 거대한 장애물로 막혀있는 등 지나갈 수 없으므로 꼭 풀고 지나가야 한다.
다행히 퍼즐의 난이도는 조금만 고민하면 풀 수 있는 간단한 종류이다. 물론 풀지 못하더라도 연속으로 실패할 경우 도움말까지 표시해 주니 퍼즐에 익숙하지 못한 플레이어라도 계속해서 진행해 나갈 수 있다.
특정 타이밍에 조작할 것을 요구하는 간단한 퍼즐이 대다수 = 게임조선 촬영
너무 많이 실패하면 퍼즐 공략을 알려주기도 한다 = 게임조선 촬영
물론 순수히 자신의 피지컬로 극복해야하는 부분도 있긴 하다 = 게임조선 촬영
그렇다고 무작정 난이도를 낮춘 것은 아니다. 이런 퍼즐 플랫포머에 익숙하며 어려운 난이도를 추구하는 플레이어를 위한 도전 요소도 준비되어 있다. 먼저 스테이지를 클리어할 때 수집한 별, 사망 횟수, 클리어 시간을 체크해 요구치를 충족했으면 스테이지 준비 단계에서 해당 문양이 표시된다.
특히, 게임 내에서 수집할 수 있는 별은 탐험 중 진행 방향과 동떨어진 곳에 위치해있거나 아예 스테이지 내부의 도전 과제를 통해 얻을 수 있어 별의 개수가 곧바로 게임을 얼마나 깊게 팠는지 파악하는 지표가 되어주기도 한다.
정말 실력자라면 세 지표를 한 판만에 달성할 수 있을지도? = 게임조선 촬영
2인 플레이의 경우 혼자 할 때보다 스테이지의 구성이 더욱 풍성히 준비되어 있다. 첫 스테이지부터 복도같은 느낌의 좁은 무대에서 시작했던 싱글플레이와 달리 몇 배는 넓어진 발판 위에서 시작한다. 또한 매 판마다 표시해 주는 숙련 지표에 협력도가 추가돼 또 다른 도전 욕구를 불러 일으킨다.
퍼즐과 멥을 헤쳐나가는 방식도 다르다. 대표적으로 오브젝트에 로프를 사출해 매달려야 하는 부분이 2인 플레이에선 아예 서로가 서로에게 로프를 매달아 무게를 이용한 관성을 통해 교차로 건너가게 바뀐다.
또한, 시소 같은 구성의 퍼즐도 혼자 플레이할 땐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NPC의 패턴을 예측해 이동경로 설계가 가능했지만 2인 플레이의 경우 각자의 생각이 조금이라도 차이가 난다면 둘이 손잡고 낭떠러지로 추락하게끔 되어 있다. 즉, 싱글 플레이에서 경험해보지 못한 발상을 겪어가며 서로 간의 우정과 합을 맞춰보는 재밌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패드를 연결해 한 컴퓨터로 두명이 플레이 할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혼자 할 때도 정확하게 가늠하기 힘든 패턴을 합을 맞춰 도전해야 한다 = 게임조선 촬영
혼자 플레이 할 땐 NPC의 도움을 받아야 했던 곳을 둘이서 알아서! = 스토브 인디 상점 페이지
종합해보면 바이페드는 혼자 할 땐 여러 가지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도전 욕구를, 2인 플레이를 할 땐 파트너와의 호흡을 맞춰가는 재미를 얻을 수 있는 게임이다.
대개 협동 플레이를 강조하는 게임이면 혼자서 즐길 때 어딘가 나사가 빠져있는 듯한 엉성한 플레이나 지나치게 단순해진 플레이를 경험하는 경우가 많은데 바이페드는 싱글과 2인 플레이의 구성 자체를 다르게 해 나름대로의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구현돼 있다. 2인 플레이에서는 스테이 자체의 난이도도 난이도지만, 플레이어 간의 유기적인 플레이가 얼마나 이뤄지느냐에 따라 체감 난이도가 확연하게 달라진다. 특히, 같은 스테이지더라도 새로운 친구와 플레이할 때마다 참신한 플레이를 체험할 수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조작 체계가 단순한 게임의 특징상 조금만 설정값을 바꿔줘도 무한한 난이도를 플레이어가 창출해낼 수 있어 더욱 다양하게 즐길 수 있음에도 커스텀 기능이 없다는 점이다. 이는 아무리 반복 플레이 요소가 있긴 하지만 오래 붙잡아도 10시간 내외로 끝나는 플레이타임 때문에 더욱 아쉽게 느껴진다.
물론 그러한 특징 때문에 혼자하기보다는 오히려 가끔 찾아온 친구 또는 가족과 함께 별다른 설명 없이도 함께 즐기는 접대용 게임으로 제격인 편이다.
도전정신과 우정 실험을 같이 경험해볼 수 있는 바이페드는 현재 스토브인디를 통해 공식 한국어판을 플레이할 수 있다.
혼자, 또는 같이 즐겁게! = 게임조선 촬영
[오승민 기자 sans@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