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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체험기] 12년만에 돌아온 아이온 클래식. 그 때 그 느낌 확실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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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의 PC MMORPG '아이온'이 지난 11월 11일 오픈 12주년을 맞이해 '클래식 서버'를 오픈했다.

클래식 서버는 2008년 오픈한 아이온을 그대로 체험할 수 있도록 공개된 서버로 최근 '월드오브워크래프트(이하 와우)'에서 공개한 와우 클래식과 비슷한 개념이라 생각하면 이해가 편하다. 요점은 12년전 오픈한 초기 아이온을 그대로 플레이할 수 있다는 것.

아이온은 당대 최고의 그래픽, 천족과 마족이 적으로 인식되는 진영 구조, 어비스를 중심으로 한 무한 PVP와 RVR을 내세우며 한때 대한민국에서 PC방 점유율 기준 160주 연속 1위를 큰 인기를 구사한 게임이다. 클래식이라는 이름으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도 그 인기를 기반으로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빠르게 변하는 현대사회에서 그 옛날 기준으로도 강산이 변한다는 10년을 넘긴, 무려 12년만에 되돌아 온 아이온 클래식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그때... 그 게임이 다시 돌아왔다.

◆ 추억의 힘은 강력했다.

아이온이 공개 서비스를 시작한 2008년 11월 11일. 당시 게임조선은 '아이온 조선' 커뮤니티 사이트를 운영 중이었고, 기자 역시 게임조선의 일원으로서 아이온을 플레이하는 사람 중 하나였다. 그 때 가장 강렬하게 남은 기억은 웅장한 음악과 수준 높은 그래픽. 그리고... 접속할 때마다 몇 천명씩 대기해야하는 어마어마한 대기 시간이었다.

클래식 서버 역시 오픈과 함께 접속을 시도했음에도 2000명 가까이되는 대기 시간이 나와 기자를 당황케 했다. 첫 날 대기 인원 약 2000명, 대기 시간 30분 정도로 표기된 화면은 1시간 넘게 기다려도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결국 신서버 '지켈'이 새로 추가돼 이쪽으로 접속하지 않았다면 당일 접속은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이다.

11월 15일 현재 운영되는 서버는 총 4개. 저녁 시간에는 접속 시 수 백명 내외의 대기자가 발생하지만 접속 자체는 원활한 편이다. 일부 서버는 마족 혹은 천족 생성이 불가한 상태니 꼭 원하는 종족이 있다면 생성 여부를 꼭 확인해야 한다.


첫 날 오후 3시부터 대기해 실제 접속은 오후 9시 쯤 가능했다.

◆ 그때 그 느낌 그대로?

기자는 주위에서 아이온 클래식을 궁금해하는 지인들에게 "이거 12년 전 그때랑 완전 똑같은 게임이야?"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아무래도 현재 아이온이 정액제에서 부분 유료화로 바뀌었기 때문에 과금 방식 등 여러가지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나온 질문이다.

기자는 그때마다 "와우처럼 100%는 아니지만 2008년 그때 그 느낌으로 플레이한다는 점에서는 바뀌지 않았다"라고 답한다. 아이온 클래식은 2008년 11월 11일 당시의 그 게임을 100% 복원한 게임은 아니다. 대표적으로 '데바 패스'같이 당시에는 없던 미션형 퀘스트도 있고, 이벤트라는 명목아래 여러 편의 아이템들이 추가됐다는 점, 소모품을 자동 사용해주거나 가방을 늘려주는 펫 등이 있기 때문이다.

단 해당 아이템의 경우 어디까지나 편의성과 관련된 아이템들이다보니 실제 게임의 밸런스를 해치는 것도 아니어서 게임을 즐기는데 크게 불편한 요소가 아니기 때문에 무시해도 무방한 수준이다.


현재 공개된 캐시 아이템은 충분히 납득 가능한 수준

그 외 아이온 특유의 사냥 감각, 파밍과 파티, 채집 등 고유의 콘텐츠들은 당시 아이온을 그대로 가져왔다. 둘 만 붙어도 사경을 헤맬 정도로 센 몬스터, 성공이냐 실패냐를 두고 심장 쫄깃한 긴장감을 주는 채집, 다양한 퀘스트들과 반가운 NPC들은 그때와 똑같다. 불의 신전, 드라웁니르 동굴 처럼 낯익은 던전들도 그대로 등장한다.

그래서인지 12년 만에 플레이해보는 아이온은 상당히 신선했다. 시작부터 좀처럼 오르지 않는 레벨, 잠시만 한 눈을 팔아도 사망하는 캐릭터, 몬스터 하나를 잡아도 전력을 다해아 수월하게 잡을 수 있는 높은 필드 등 모바일 게임을 통해 자동 사냥과 고속 육성에 익숙해진 기자에게 오히려 신선함을 안겨주는 게임이 됐다.

그래... 그 때는 다 이렇게 죽으면서 플레이했었지...


10레벨을 찍기도 전에 족히 20번은 죽었다. 물론 기자의 콘트롤이 엉망인 것도 있지만...

◆ 추억은 강렬했고, 동기는 확실했다.

기자는 2008년 처음 플레이했을 때와 동일하게 마족 호법성으로 시작했다.

3시간 가까이 늦어진 서버 오픈 + 1시간 넘게 기다린 대기 시간을 뚫고 마족의 시작지점 이스할겐에 접속하자마자 놀란건 어마어마한 인파. MMORPG에서 시작 지점에 사람이 몰리는 것은 당연한 풍경이지만 7인치도 안되는 모바일 화면으로 볼 때와 기자가 최근 큰 출혈을 감수하고 구입한 32인치 모니터로 본 첫 풍경은 느낌이 사뭇 달랐다.


신서버에 몰려든 마족 게이머들

일단 12년이 지난 기억은 어느정도 왜곡됐고, 미화돼있는 상태. 마족 첫 지역 '이스할겐'은 전직을 위한 튜토리얼 지역이고 당연히 난도가 상당히 낮을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5분도 되지 않아 첫 죽음 맞았다. 잠시만 한 눈을 팔면 순식간에 죽어 넘어지는 곳이 아이온의 세계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모바일 게임을 오래 플레이 한 게이머일 수록 자동 사냥과 고속 성장에 익숙해진 적응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그동안 당연시 여겼던 수동 사냥이 생각보다 많은 생각과 조작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과정 말이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아이온이 아주 잘 만들어진 MMORPG였던 만큼 플레이를 할 수록, 조작이 익숙해질 수록 그 재미가 서서히 느껴지게 된다는 점이다.


그래 어비스가 이런 곳이었지... 사실 튜토리얼 지역으로 아직 어비스 진입은 하지 못했다.

◆ 장벽은 많지만 재미는 확실

기자의 개인적인 평을 하라고 한다면 '아이온 클래식'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이제 게임에서 '돈내고 시간, 혹은 아이템을 구입한다'는 개념이 아무런 장벽이 되지 않는 세상에서 누구나 같은 조건에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이 다시 나왔다는 점 자체가 반가운 점이다.

이제 기자는 12년이나 지나간 세월만큼 나이를 먹었고, 왕성했던 체력도, 나름대로 충부했던 시간도 모두 부족하기 짝이 없는 사람이 됐지만 그 옛날 밤잠을 설치며 진행했던 퀘스트들, 늘어나는 무기를 위해 30분마다 들락거렸던 '불의 신전' 던전을 기억하며 짬 날때마다 핸드폰 대신 컴퓨터를 켜는 날이 계속되고 있다.

엔씨소프트도 이 부분을 강조하려하는지 캐시템의 밸런스 관련 아이템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 물론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어느정도의 과금 유도는 필요한 것이지만 모쪼록 밸런스 관련 아이템의 출현은 되도록 늦어졌으면 하는 소망이 있다.

그 때 그 추억이 조금 더 오래 지속됐으면, 그리고 그 재미를 더 오래 느끼고 싶다는 소박한 소망이 있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다시 경험하는 데바 의식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 [gamechosun.co.kr]

배향훈 기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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