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LG와 MMORPG 장르의 절묘한 조화, 조이시티가 선보이는 모바일 게임 '테라: 엔드리스 워'가 3일부터 국내를 포함, 전세계 170여 개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테라: 엔드리스 워는 타이틀명에서 알 수 있듯이 국내 PC MMORPG계에 한 획을 그은 바 있는 '테라' IP를 활용한 작품이다. 그에따라 원작을 즐겼던 게이머가 추억을 되새기며 접근하기 좋은 작품임과 더불어, SLG 장르로써 새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다.
특히 테라의 세계관이 녹아듬에 따라 원작에 등장했던 7개 종족, 휴먼과 케스타닉, 아만, 포포리, 엘린, 바라카, 하이엘프 등과 8개 클래스를 만나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원작 게이머에게 익숙한 몬스터와 보스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테라: 엔드리스 워에서 이용자는 다양한 원작 영웅을 모집하고 자신의 세력을 육성 및 확장해나간다. 또, 세력의 영향력을 넓혀가면서 다른 이용자와 맞닥뜨리게 되고, 무한 경쟁을 펼치게 된다.
여기에 특정 콘텐츠에는 RPG의 요소도 포함돼 있어, 기존 모바일 SLG 작품과는 또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단순히 테라 IP의 세계관을 씌운 모바일 SLG가 아니라, 원작의 특징도 가미하면서 SLG를 새롭게 해석하려는 시도가 깃들었다고 볼 수 있다.
게임의 기본적인 진행 방식은 여타 SLG와 비슷하다. 자신의 영지에 다양한 기반 시설, 즉 생산지와 병사 훈련소, 대장간, 연구소, 방어시설 등을 건설하면서 점차 발전시켜나가고 병력을 모아서 적의 공격에 대비하거나 몬스터를 처치하고 다른 이용자의 영지를 약탈한다.
영지의 중추라 할 수 있는 '사령부'는 영지 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으며, 기반 시설을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서 가장 먼저 신경써야하는 건물이라 할 수 있다. 군사 기반 시설로는 '병동'과 '훈련소', '전쟁본부', '병력관리소', '벙커' 등이 있는데, 우선 병동은 전투로 인해서 피해를 입은 병사를 치유하는 역할을 한다. 다음으로 전쟁본부는 다른 이용자와 함께 공격하는 집결과 아군 영지에 부대를 파견하는 지원 등을 증가시키는 건물이며, 병력관리소는 자신의 병력을 군단으로 편성하거나 병력을 관리하는 등의 기능을 한다.
마지막으로 훈련소는 병력을 생산하는 시설인데, 병종은 방패병과 돌격병, 마공병, 궁병 등 네 가지로 분류된다. 각 병종은 상성을 가지고 있음에 따라 적의 진영을 파악하고 적절한 조합을 통해 전투하는 전략을 펼칠 수 있다.
이외에도 대장간에서는 이용자가 모집한 영웅의 장비를 제작할 수 있으며, 아카데미에서는 경제와 방어, 군사, 사냥, 통솔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연구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서 부대의 전투 능력을 높이거나 생산 시설의 생산 속도를 높이는 등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또, 시장과 농장 등의 생산 기반 시설에서는 골드와 식량 등을 얻는 것이 가능하며 방어 시설인 성벽과 포탑은 영지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건물 중 '시공의 균열'은 RPG의 특징을 녹여낸 콘텐츠다. 시공의 균열에서는 이용자가 모집한 영웅을 파견해 전투를 벌이게 되는데, 최대 6명의 영웅을 배치해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는 방식이다. 전투는 자동으로 진행되지만, 각 영웅이 보유한 스킬은 적재적소에 이용자가 직접 사용해줘야 하므로, 약간의 타이밍 싸움을 요한다. 또, 강력한 보스 몬스터가 등장함에 따라 각 영웅의 포지션 별로 조합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영웅의 경우, 해당 시공의 균열 외 다양한 요소를 통해 성장시킬 수 있으며, 전투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 각 영웅은 고유한 스킬을 보유하고 있는데, 군단 및 부대 전투 시 사용하는 군단스킬과 시공의 균열과 아레나 등 영웅만이 참전하는 전투에서 사용하는 액션스킬이 있다.
따라서 부대의 병종 조합을 기준으로 각 부대에 알맞는 영웅을 배치하는 것이 좋으며, 시공의 균열 혹은 아레나에서는 자신만의 자유로운 영웅 조합을 통해 덱을 편성해야 한다. 즉, 부대에 배치할 영웅과 개인 콘텐츠용 영웅, 두 부류로 나눠 영웅을 육성해야한다는 뜻.
영지에서 벗어나 세계 무대로 나가면, 또다른 콘텐츠가 펼쳐진다. 같은 길드에 속한 이용자가 힘을 합쳐, 모든 이용자의 적이라할 수 있는 아르곤 캠프 혹은 주성을 공격할 수 있으며, 적대 길드를 공격해 약탈할 수도 있다. 또, 영지 주변의 빈 땅을 공격해 추가적인 자원 획득도 가능하며, 자원지에서는 철과 목재 등 귀중한 자원 채집도 할 수 있다.
여기서 특징적인 것은 여타 SLG와 다르게 테라: 엔드리스 워는 사각형의 '테트라곤 타일이 아닌, 육각형의 '헥사곤' 타일로 이뤄져 있다는 것이다. 헥사곤 타일로 맵이 구성돼 있음에 따라 많은 경우의 수가 발생하게 되고, 이용자는 더욱 더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게 된다. 즉, 경우의 수가 다양해짐에 따라 각 상황에 맞물려 전혀 새로운 양상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이는 전략성이 요구되는 SLG에서 매우 중요한 포인트 중 하나다.
테라: 엔드리스 워는 개인의 역량보다는 길드 단위의 단결과 연합이 매우 중요하다. 테라: 엔드리스 워의 진정한 시작은 길드에 소속된 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각각의 이용자 간의 경쟁보다는 각 길드의 경쟁이 훨씬 두드러지기 때문. 길드는 힘을 합쳐 공성과 수성을 중심 등의 상위 콘텐츠를 이용하게 된다. 또, 이 과정에서 패권을 놓고 다양한 길드와 이해 및 적대 관계를 가지게 되고 수시로 협력하거나 충돌한다.
최근에 등장하는 모바일 SLG 장르는 캐주얼성을 더하면서도 전략성을 더욱 진화시켜 이용자 타겟층을 확대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서 테라: 엔드리스 워는 모바일 SLG의 기본은 충실히 지키되, RPG의 요소를 녹여내면서 새로운 시도를 했다. 게다가 걸출한 IP인 테라를 활용하면서 기존의 SLG 장르 이용자층 뿐만 아니라, 테라를 추억하는 이용자층까지 공략에 나섰다.
즉, 차세대 모바일 SLG로 나아가기 위한 도약이 눈에 띄는 작품이다. 하지만 그 도약이 먼 곳에 도달할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SLG 장르에 RPG적 요소를 결합하는 것은 이미 여타 모바일 SLG 작품에서 시도된 바 있으며, 이를 통해 테라 IP의 특징을 살려내기엔 역부족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테라 IP를 십분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로 발전시켰지만, 테라 세계관 기반의 종족과 영웅, 몬스터가 등장한다는 것이 이외에는 테라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없다는 뜻이다. 게다가 서비스 첫날부터 여러차례 발생한 긴급 점검은 이용자에게 크나큰 불편함으로 다가온 점도 마이너스 요인 중 하나다.
분명 SLG 장르의 재미를 충분히 느끼고, 어디 하나 부족함 없는 탄탄한 콘텐츠로 중무장한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다. 또, 테라 IP에 이끌려 SLG 장르를 처음 접하는 게이머가 즐기기에도 손색이 없는 수준. 다만 아쉬운 것은 테라 IP를 활용했음에도 불구하고 테라의 느낌을 살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는 점과 잦은 점검을 통한 불안한 서비스로 시작했다는 점이다.
과연 테라: 엔드리스 워가 앞서 언급한 부분을 보완하고 수준 높은 서비스를 통해서 더욱 멀리 도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시영 기자 banshee@chosun.com] [gamechosu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