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노트] 일러스트에 속지마라! 매운 맛 로그라이크 덱빌딩 게임 '크로노 아크'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스팀을 통해 성공적으로 론칭한 로그라이크 게임 '크로노 아크'는 국내 인디게임서는 보기 드문 독특한 게임성으로 주목을 받는 게임이다. 펀딩 성공은 물론 스팀을 통해 긍정적인 해외 데뷔까지 마치면서 게임성과 흥행 두 마리 토끼를 제대로 잡은 게임이라는 평이다.

스마일게이트의 플랫폼 스토브 인디를 통해서도 서비스 중인 크로노 아크는 국내 게임인 만큼 자연스럽게 한국어 지원이 되며, 이에 따라 다소 난해할 수 있는 스토리는 물론 게임 중 곳곳에 등장하는 카드 텍스트 등을 플레이할 수 있다.

덕분에 국내에서도 호평을 이어나가고 있는 대표적인 로그라이크 인디 게임이다.

◆ 로그라이크 게임

크로노 아크는 최근 인디 게임 사이에서 트렌드가 되는 '로그라이크' 장르에 먼저 진입한 게임 중 하나다. 무작위로 바뀌는 지형과 아군의 상황, 그리고 사망 시 초기화가 되는 요소까지 포함돼 제법 높은 난이도를 표방하고 있다.

맵은 헥사타일로 구성돼 있다. = 게임조선 촬영

크로노 아크는 로그라이크 게임으로 유명한 다키스트 던전과 덱빌딩 카드 게임 요소를 가진 슬레이 더 스파이어를 적절하게 혼합했다는 평을 받고 있기도 하다. 게임의 전반적인 시스템은 덱빌딩 카드 게임 요소를 차용하고 있지만, 게임 전반적인 분위기와 랜덤 요소, 빈사, 캠프 등 여러 부분에서 다키스트 던전의 느낌이 물씬 나는 편이다. 다키스트 던전의 성공 이후 우후죽순 비슷한 분위기로 떡칠하며 등장한 양산형 로그라이크 게임에 비해 개발자가 고민한 흔적을 볼 수 있는 게임이기도 하다.

중간 점검을 할 수 있는 캠핑 = 게임조선 촬영

크로노 아크의 매력 포인트는 여럿 손꼽을 수 있지만, 다양한 캐릭터와 카드 시스템을 이용한 전투, 크로노 아크라는 이름에 걸맞게 시계탑과 방주와 관련된 공포스러우면서도 기괴한 스토리를 핵심으로 들 수 있다.

이러한 요소를 제대로 잘 이해하고 스토리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단연 '많이 죽어가며' 게임에 익숙해지는 것이 정답이다.

◆ 독특한 전투 시스템

크로노 아크는 이제는 제법 익숙한 '덱빌딩 시스템'을 기본 전투 시스템으로 차용하고 있다. 플레이어는 루시라는 주인공 캐릭터를 플레이하며, 원하는 캐릭터를 영입하여 플레이한다. 캐릭터를 모험에 차출 시 해당 캐릭터에 맞는 덱들이 루시의 덱에 포함되며, 이후 전투 중에는 루시가 카드를 뽑고, 각 캐릭터들이 해당 카드를 이용해 전투를 벌이는 방식으로 게임을 진행한다.

루시는 카드를 뽑아 전투를 돕고, 영입한 캐릭터로 카드를 사용해 전투를 한다. = 게임조선 촬영

루시의 플레이는 일반적으로 카드를 뽑거나, 교체하기 등 덱과 관련된 스킬을 사용하며, 이는 직접적인 전투 수단이 아니라 좀 더 효율적인 카드 조율을 위한 행동이다. 전투에도 당연히 직접적으로 참여하지 않는다. 반대로 영입해 온 캐릭터는 루시가 뽑은 카드와 마나를 이용해 일반 공격 및 스킬을 사용한다.

일반적인 덱빌딩은 카드가 공용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지만, 크로노 아크는 파티를 구성한 캐릭터의 카드가 덱에 섞여 있기 때문에 각 캐릭터의 카드가 손에 잡히지 않으면 스킬 자체를 사용할 수 없다. 루시의 마나를 이용해 일반 패턴을 사용할 수 있지만, 카드를 사용할 때에 비해 마나 효율이 급감하기 때문에 이를 조율하는 것이 크로노 아크의 핵심이다.

또한, 캐릭터마다 전혀 다른 패턴의 카드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매력 포인트다. 탱커와 딜러, 힐러가 구분돼 있을 뿐 아니라 같은 역할군이더라도 전용 카드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리플레이성도 상당한 편이다.

패턴을 이해하지 못하면 순식간에 전멸할 수 있다. = 게임조선 촬영

또한, 각 지역의 보스 몬스터는 공략법을 이해하지 못하면 아무리 강하게 키워도 클리어할 수 없는 독특한 패턴을 이용해 전투를 하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적의 패턴을 잘 파악하고, 최적의 파티 구성과 최적의 루시 스킬 구성을 해야 한다.

◆ 일러스트와 스토리의 괴리감

크로노 아크는 당연히 덱빌딩을 이용한 로그라이크인 만큼 전투가 핵심이지만, 이러한 전투를 포장해 주는 스토리텔링 역시 주목받고 있다.

시계탑과 방주라는 정체불명의 요소, 그리고 뒤틀린 대지에서 계속해서 등장하는 몬스터를 상대하며 일어나는 각 캐릭터 간의 군상극이 흥미를 돋운다.

일러스트 자체는 미려한데, 분위기는 상당히 음울하다. = 게임조선 촬영

사실 게임을 진행하다 보면 명확한 것이 없다. 루시의 정체, 목걸이의 힘, 방주의 미래, 시계탑의 기능, 시계탑 제작자들의 행방 등 무엇하나 속시원하게 해결되는 것이 없다. 이러한 난해한 상황을 잘 풀어내는 것이 바로 연출력이다.

의도적인 텍스트 깨짐 현상이나, 글리칭, 음울한 BGM 등을 적극 활용하고 있으며, 캐릭터 마다 성격이나 특징을 잘 살려 스토리를 이끌어나는 재미가 확실히 있는 편이다.

첫 사망 시 이벤트로 볼 수 있는 장면, 소름끼치는 연출이 백미다. = 게임조선 촬영

◆ 높은 난이도는 주의

크로노 아크는 여러 장점이 있지만, 한 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난이도가 제법 높다는 점이다. 높은 난이도와 보스 패턴의 이해력, 사망 시 초기화되는 로그라이크의 특징이 한데 어우러져 상당피 높은 난이도를 자랑한다. 게임 내에서는 캐주얼과 보통, 숙련 난이도를 조정해 플레이어의 수준에 맞춘 플레이가 가능하지만, 덱빌딩 카드 게임이나 로그라이크 게임을 많이 접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캐주얼 난이도에서도 개복치마냥 사망하는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얼마나 멘탈을 잡고 도전하느냐가 핵심 = 게임조선 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