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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프리뷰

마블 어벤져스. 팬심도 넘기 어려운 어색한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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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다이남코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9월 4일 플레이스테이션4, 엑스박스원, PC스팀을 통해 '마블 어벤져스'를 발매했다.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IP(지적 재산권)는 20편 이상의 영화를 통해 '어벤져스: 엔드게임'까지 이어지는 장대한 세계관을 구축한데 비해 게임은 아직 그렇다할 대표작이 없는 상황이다. '마블 어벤져스'는 영화와 같이 게임에서도 마블 IP를 확장하기 위한 게임이라 볼 수 있다.

마블 어벤져스는 '다채로운 경험을 선사하고, 자신만의 커스텀 AI팀을 짜거나 최대 4인의 플레이어가 각각의 히어로를 선택해 팀을 구성해 히어로들의 고유 능력을 표출할 수 있다.'는 부분을 강조했다. 즉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마블 히어로들을 직접 조작해 호쾌한 전투를 경험할 수 있다는 의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마블 어벤져스는 다양한 영웅들이 각자의 특기를 활용한 액션, 오리지널 캐릭터를 통한 참신함, 신규 스토리를 통한 신선함 등 다양한 방면에서 마블 팬을 위한 요소를 넣었고, 또 어느정도의 성과도 있었지만 이를 잘 융합하는데는 실패한 모습이다.

◆ 준수한듯 불편한 싱글 캠페인

히어로는 MCU를 통해 우리에게 익숙한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헐크, 토르, 블랙 위도우 5명과 진주인공급 위치에 있는 '미즈 마블'까지 총 6명이 등장한다. 기존 히어로들은 (어른들의 사정에 의해) 영화 배우를 바탕으로 모델링하지 않고 새로운 얼굴과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거부감이 들 정도로 어색했지만 히어로별 특징을 잘 살린데다가 성우들의 연기도 좋아서 금새 익숙해진다.

싱글 플레이는 A데이(어벤져스 데이)라 불리는 어벤져스 주제 페스티벌에서 발발한 AIM의 급습 사태로 어벤져스들이 행방불명되게 되고, 5년 후 미즈 마블인 '카말라 칸'에 활약으로 어벤져스가 다시 모여 위기를 극복한다는 내용. '카말라 칸'은 한 명의 어벤져스 팬에서 어벤져스 '미즈 마블'이 되기까지의 성장기를 다루고 있다. 히어로물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선한 용기와 노력을 통해 희망을 찾는다는 왕도격 스토리.

약 10시간 내외의 플레이 타임동안 게이머는 미즈 마블, 헐크, 아이언맨, 토르, 캡틴 아메리카, 블랙 위도우까지 총 6명의 어벤져스 캐릭터들을 차례대로 플레이하게 된다. 스토리를 즐기면서 각 히어로들이 가진 특성과 플레이 스타일을 자연스럽게 익히는 튜토리얼로서의 역할도 겸한다.


A-데이에 일어난 참사가 스토리의 중심

캠페인을 요소요소 한가지씩 뜯어 보면 나쁘지 않다. 그래픽도, 스토리도, 히어로 교체도, 액션과 플레이 방식도 준수하다. 그런데 이상하게 플레이하고 있으면 어딘가 불편하고 느낌을 받았다. 더 정확히 짚어보자면 내가 영화에서, 코믹스로 알던 마블 코믹스의 느낌과 다른 어색함이 느낌이다.

일단 싱글 캠페인의 플레이 타임은 약 10시간 정도. 익숙해지면 5~6시간이면 끝낼 수 있는 수준으로 가격을 생각했을 때 짧다는 느낌이 강하다. 스토리의 기승전결은 크게 나무랄데가 없지만 전체 시간이 짧아서인지 빠르게 봉합하려 한다는 느낌이 강하다. 싱글 캠페인의 흐름상 6명의 히어로를 번갈아 플레이하는 것도 플레이 타임이 짧아보이는데 한 몫 한다.


6명의 히어로는 플레이 스타일이 다르다.

마블 히어로 고유의 특징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도 아쉽다. 정확하게 말하면 어느정도 레벨을 올려야 각 히어로가 가진 고유의 특징이 발현되는데 모든 영웅은 첫 등장 시 1레벨로 등장하기 때문. 특히 후반부에 등장하는 영웅일수록 적응이 어렵다. 결국 적을 원활히 처치하기 위해선 어느정도 레벨을 올려줘야 하는데 이 과정이 상당히 지루한 편이다.

싱글 캠페인이 세계관 이해를 겸하는 튜토리얼 성격을 띄고 있다면 각 히어로 등장 시 그에 맞는 능력을 갖추고 등장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웠을 것이다. 자체 플레이 타임이 짧다보니 억지로 플레이 타임을 늘리기 위한 것처럼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현지화도 아쉬운 부분이다. 스토리 전체를 이해하지 못할 수준은 아니지만 종종 자막이 표시되지 않거나, 청각 장애인용 해설 자막(폐쇄 자막)이 꺼지지 않는 등의 문제가 종종 발생하는 편이다.


예상보다 미묘하게 긴 로딩도 아쉬운 요소

◆ 비슷한 포맷 반복을 강요하는 멀티 플레이

마블 어벤져스의 궁극적인 재미는 멀티 플레이에 있다. 싱글에서 다루지 않았던 스토리, 각 히어로들의 모든 특성 등은 멀티 플레이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 콘솔 게임의 경우 때때로 멀티 모드는 즐기지 않고, 싱글로만 플레이하는 게이머들이라면 꼭 참고하는 것을 추천.

원작 어벤져스도 '팀'으로 일을 해결한다. 이를 감안하면 친구들과 함께 각자 좋아하는 히어로를 골라 협동 플레이를 즐긴다는 것은 멀티 플레이가 가진 최대의 즐거움이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줄 수 있고, 각자 열 수 있는 문도 달라서 호흡을 맞춰 즐길 수록 재미있는 플레이를 보장한다.

조합에 따라,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 다양한 상황이 일어날 수 있다. 이를 극복하거나 혹은 실패했을 때 일어나는 다양한 헤프닝들이 멀티 플레이가 가진 가장 큰 장점.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신규 스테이지나 히어로 추가가 예정된만큼 오래도록 재미있게 즐기게 하려는 욕심이 보인다.

하지만 레벨링, 장비, 스킬 등 지나치게 많은 육성 요소와 단조로운 스테이지 구성은 생각보다 빠르게 게임을 지루하게 만든다. 멀티 플레이 특성상 일정 수준의 반복 플레이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는 것을 감안해도 너무나 더딘 육성 속도를 감안했을 때 총 6명의 히어로를 모두 키우기 위해 들어가는 시간이 지나치게 길게 느껴진다.

이는 각 스테이지의 구성에서도 나타나는데 비슷한 방식, 똑같은 구조가 반복돼 지루함을 배가시킨다. 적의 공격력, 드롭 아이템을 통해 변화를 꾀했지만 플레이 다양성을 느끼기에는 미미한 수준.

생각보다 쉽게 체험할 수 있는 각종 버그들과 프레임 드롭 현상도 게임의 집중도를 떨어뜨리는 요소 중 하나다. 개발사도 이 부분에 대한 문제를 인식했는지 업데이트보다 플레이 환경을 최우선으로 개선하겠다고 발표한 상태. 언젠가 해결될 것이라곤 하지만 팬들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반복되는 미션과 미묘한 재미
 

◆ 게임계의 마블 IP를 이어받기에는 시기상조.

마블 IP는 10년 넘게 이어져온 MCU 덕분에 한국에서 모르는 사람이 드물 정도로 유명한 IP가 됐다. 개발사 크리스털 다이나믹스는 이 IP 파워를 게임에서도 고스란히 이어가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캐릭터 확장성이 뛰어나고, 플레이 타임을 길게 잡을 수 있도록 멀티 플레이 중심의 역할 분담형 액션 장르를 선택한 것은 영리했다. 게임계의 마블 십년지대계를 위해 만들어진 게임이지만, 이를 재미있게 구현하는 것은 실패한 느낌.

하지만 십년지대계를 위해 개발된 게임인만큼 개발사 역시 쉽게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 희망적이다. 단점은 인정하고 빠른 조치를 약속한 것. 지금도 공식 채널을 통해 적극적으로 피드백 중인 것을 볼 때 속칭 갓겜이 될 것이라는 희망은 보인다.


안정을 택한 업데이트가 얼마나 큰 변화를 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

[배향훈 기자 tesse@chosun.com ] [gamecho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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